최지용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자 표아정은 백시연을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인서야, 잠시만 앉아 있어. 난 주방으로 가봐야 해!”“어머님, 하지만...”백시연은 조금 놀란 듯 물었다.물에 손끝 하나 담글 것 같지 않은 귀부인이 백인서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한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너 내가 만든 송어찜을 제일 좋아하잖아. 오늘 한 마리 준비했으니까 내 솜씨를 제대로 보여줄게!”백시연은 기뻐하며 활짝 웃었고 표아정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표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보며 말했다.“지용아, 넌 주방에 와서 날 좀 도와줘.”최지용은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 표아정과 함께 거실을 나섰다.거실에 홀로 남겨졌지만, 백시연은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았다. 백시연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최씨 가문의 화려함에 눈길을 떼지 못했다.명황산은 최씨 가문의 소유지로 가문의 대부분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연서의 ‘서원’은 명황산 저택 중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손꼽혔다.최지용에게는 별도의 독립된 집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보내곤 했다.백시연은 넓은 거실을 천천히 걸으며 감상했다.최연서가 서화와 골동품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전에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거실에 진열된 몇 점의 옥기와 도자기는 하나같이 우아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색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무거나 집어 들어도 값어치가 엄청날 것임이 분명했다.만약 자신이 최연서의 외아들인 최지용과 결혼하게 된다면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되지 않겠는가?백시연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이미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장면을 상상했다.한편, 표아정은 우아한 걸음으로 거실을 벗어나더니 서둘러 방음 처리된 비밀 방으로 들어갔다.표아정은 문을 닫고 돌아서서 최지용을 바라보았다. 최지용은 이미 초조함으로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엄마...”최지용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 표아정은 손을 들어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다 알아.”표아정
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