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수 아저씨, 결국 백인서 편을 드시겠다는 거예요?”백시연은 점점 차가워진 눈빛으로 돌변하며 물었다.“아저씨가 정말 기억해야 할 건, 어릴 때부터 아저씨 손에 자란 사람은 저라는 거예요.”종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까운 정으로만 따진다면 당연히 백시연과 더 깊은 유대를 가졌을 것이다. 백시연이 어린아이였던 시절부터 자신의 손으로 돌봤으니 말이다.하지만 종수의 마음속에는 백인서이라는 존재가 항상 걸림돌로 남아 있었다.그 또한 백홍의 딸이자 은인의 아이였기 때문이다.“종수 아저씨, 엄마는 남양에서 저와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바로 오성으로 떠났어요. 그러니까 오성에서 남양으로 돌아오던 길에 경찰에 체포된 거예요. 엄마가 감옥에서 아저씨에게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세요?”백시연은 종수의 가장 약한 부분을 알고 있었다. 백시연은 그것을 철저히 이용했다.“엄마는 저를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셨잖아요.”백시연은 종수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말했다.“종수 아저씨, 늘 은혜를 갚는다면서 엄마의 이 마지막 부탁조차 지키지 못하시겠다는 거예요?”“홍이 누님은 널 돌보라고 하셨지, 다른 딸을 해치라고 말씀하신 적은 없어!”“아니요, 엄마에게는 딸이 저 하나뿐이었어요.”백시연의 눈빛이 점점 광기를 띄기 시작했다.“저와 백인서, 둘 중 하나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요!”“너…”백시연은 차갑게 웃으며 종수의 손을 뿌리치고 방으로 들어갔다.종수는 한동안 그 자리에 굳은 채 서 있었다. 마치 막다른 길에 갇혀 어디로도 발을 뻗을 수 없는 듯했다.백홍이 세상을 떠난 이후, 남양에서 운영하던 사업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몇몇 술집과 나이트클럽은 거의 문을 닫기 직전이었다.이 업계는 경쟁이 치열했고 백시연은 사업을 운영할 능력이 없었다. 백시연은 빠르게 돈을 탕진했고 돈은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결국 그 시점에 이르러, 종수는 오성에 있는 권씨 가문을 떠올렸다. 종수는 단순히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약간의 돈을 받아낼 생
Last Updated : 2024-12-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