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1521 - Chapter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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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1화

“정 선생님, 아직도 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영미가 대체 얼마나 좋은 조건을 내걸었기에, 백인서를 모함하는 데 가담한 거죠?”정대명은 눈동자를 굴리며 머뭇거렸다. 어디까지 입을 열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당신이 인서의 양아버지라는 말은 사실입니까?”“그... 그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진실이야!”“그렇다면 딸을 키운 정도 있을 텐데 왜 모함하려 하신 거죠?”정대명의 몸이 떨렸고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정 선생님, 이제 영미조차도 당신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으신다면 감옥에서 나올 수 없게 될 겁니다!”그때, 바깥에서 소연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소아는 정대명을 매섭게 노려본 뒤, 사람을 시켜 문을 잠그도록 지시했다.소연화는 최군형과 최지용을 데리고 들어왔다.“여보!”최군형은 강소아를 보자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권온유와 정승우, 두 아이 모두 찾았어!”“정말인가요?”“그래.”최지용도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드디어 인서의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됐어.”“인서는 원래부터 결백했어요!”강소아가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이들을 찾았나요?”“아이들이 어찌나 영리하던지, 스스로 빠져나왔더군.”최군형이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그날 밤, 우리가 정대명을 찾았을 때, 정대명의 머리가 다쳐 있었던 거 기억하지? 그 틈을 타 도망쳤대. 길에서 착한 운전사분을 만나 도움을 받았고 그 운전사가 집까지 데려다줬어. 차 안에서 정승우가 휴대전화를 빌렸는데 다행히도 권온유가 자기 엄마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어서 덕분에 바로 연락할 수 있었어. 아마 20분 후면, 두 아이 모두 안전하게 권씨 집안에 도착할 거야.”“정말 놀랍군요...”강소아는 감탄이 담긴 눈빛으로 답했다.“이렇게 어린아이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니. 역시 아이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어요! 저도 이제부터 가원이에게 제 전화번호를 외우게 해야겠어요!”“그런 말 하지 마!”최군형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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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연회는 여전히 그 4성급 호텔에서 열리고 있었다.손님들 사이에서 소곤소곤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시장님이 정말 청렴하셔서 연회도 대단하게 하지 않고 이렇게 간소하게 한다는 대화였다.“무슨 소리야? 새로 취임했으니 당연히 이미지 관리를 하는 거겠지!”“하지만 권씨 가문이나 조씨 가문 정도라면 연회를 더 화려하게 할 수도 있잖아? 아무리 시장이라고 해도, 사위는 사업가 아닌가?”“맞아. 게다가 사대 가문과의 관계를 생각해 봐도, 좀 더 사치스럽게 해도 문제 될 건 없지.”“혹시... 이 호텔을 선택한 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영미는 한쪽에서 조용히 이 대화를 듣고 있었다.특별한 이유라... 글쎄, 그런 건 없을 것 같았다. 영미는 그저 자신만 무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조순철은 무대 위에 서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음악이 멈추고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조순철에게 집중됐다.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조순철은 여전히 허리를 꼿꼿이 펴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그의 목소리는 힘 있고 우렁찼다.“먼저, 오늘 연회에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여러분의 지지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오성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오성을 더 밝은 미래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청중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하며 잔을 들어 축하의 뜻을 전했다.“또한, 여러분께서 제 외손녀 권온유를 많이 걱정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조순철의 말이 끝나자마자 권온유가 무대로 달려 나와 외할아버지에게 안겼다. 조순철은 권온유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무대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람이 권온유가 납치당한 일을 알고 있었고 권온유가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건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이 모든 행운이 가능했던 건 정승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그 순간, 정승우는 한쪽 구석에서 권온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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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그 순간, 조순철의 묵직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오늘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온유가 돌아왔다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여러분과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이유만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드디어 백인서 씨의 결백을 밝혀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뭐라고요?”영미의 귀에서 윙 하는 소리가 났다.“알고 있습니다. 요 며칠, 외부에서 떠도는 소문이 많았습니다. 온유의 실종이 백인서 씨와 연관되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었죠.”조순철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힘이 실려 있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하게 공간을 메웠다.“심지어 경쟁자들이 저를 음해하기 위해 이런 추문을 이용하려 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조순철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시선을 돌려 영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렇죠, 영미 아가씨?”영미는 얼어붙었다.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영미에게 쏠렸다. 그 시선은 바늘처럼 날카로워 영미의 온몸을 꿰뚫는 듯했다. 영미는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조... 조 시장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영미 아가씨, 제 말을 정말 이해 못 하시겠습니까?”조순철의 미소 속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빛이 서려 있었다.그리고 권욱의 시선은 더욱 살기를 띠고 있었다.부모는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은 어떻게든 참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에게 손을 댄 사람이 있다면, 그 누구라도 가만히 둘 수 없었다.강소아와 최군형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부하들이 정대명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영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영미는 본능적으로 정대명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정대명은 그녀를 보자마자 구원의 손길이라도 찾은 듯 온몸을 흔들며 다급히 외쳤다.“아니, 영... 영미 씨! 영미 아가씨! 제발 나 좀 도와줘!”“뭐 하는 짓이에요?”영미는 분노에 차 외쳤다.“제가 왜 당신을 도와줍니까?”“영미 아가씨가 나한테...”“그래요, 제가 당신에게 돈을 줬죠.”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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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곧이어 호텔 후문에서 촬영된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선명히 비쳤다. 화면 속에는 영미와 정대명이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뚜렷이 담겨 있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는 음향을 통해 그대로 흘러나왔다.“제가 이미 최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매수했어요. 당신은 그저 그 아이를 훔쳐내기만 하면 됩니다.”“영미 아가씨, 여자애를 훔쳐서 뭘 하려는 건데? 여자애는 값도 안 나가잖아!”“제가 하라는 대로 해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영미의 얼굴은 순간 새하얗게 변했다. 온몸의 기운이 빠진 영미는 ‘퍽’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아니, 저 여자가 최씨 가문의 딸을 훔치려고 했다고?”“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매년 이상한 일이 생긴다지만, 올해는 더하네. 최씨 가문과 육씨 가문의 보배 같은 아이를 훔쳐려했다고?”“말도 안 돼...”영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급히 변명했다.“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최 도련님, 제 말을 들어봐 주세요!”“음성이 이렇게 뚜렷한데, 더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강소아는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영미를 꿰뚫어 보며 입을 열었다.“설마 저 영상 속의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겠지?”“영미 씨, 정말 어리석군요.”최군형이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발걸음 소리는 공간을 가득 메웠고 그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우리 최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그렇게 쉽게 매수될 거라고 믿었습니까?”“뭐라고요?”영미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문밖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영미가 매수했다고 믿었던 바로 그 경호원들이었다.두 사람은 무표정한 얼굴로 영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차가운 눈빛에 영미는 몸이 떨렸다.“당신들... 날 배신한 거예요?”영미는 멍한 얼굴로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영미야, 무슨 농담을 하는 거야?”강소아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분들은 최씨 가문의 경호원이야. 이분들이 한 행동은 단지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 것뿐이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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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여기는 시장님의 연회 자리입니다. 우리가 여기 있어서는 안 되겠죠.”정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 우리의 책임입니다. 이곳에 인신매매범이 있다면, 반드시 체포해야겠지요!”“아니에요, 저는 인신매매범이 아니에요!”영미가 격렬히 몸부림치며 외쳤다.“아이를 납치한 건 제가 아니에요! 그건 정대명이 했어요, 모든 게 그의 짓이라고요! 제발 믿어주세요!”하지만 영미의 몸부림은 허공에 흩어졌고 그녀의 비명은 점점 희미해지다 이내 호텔 밖으로 사라졌다.정대명은 이 광경을 보며 무릎이 풀리고 말았다.지금 정대명은 최씨 가문의 경호원들에게 붙잡힌 상태였다. 곧 자신도 영미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얘졌다.정대명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대며 간절히 애원했다.“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정말 몰랐어요, 그 여자가 이런 사람이었는지! 저는 그냥 돈 받고 시킨 대로 했을 뿐이에요... 이런 일인지 몰랐다고요!”“그 말은 경찰서에 가서 하시죠.”정호가 손짓하자, 사람들이 정대명을 데리고 가려 했다.그 순간, 정대명의 시선이 한쪽 구석에 있던 정승우를 향했다.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승우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고 칼날처럼 날카로웠다.그 눈빛에는 끝없는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고 아버지가 아닌 원수를 바라보는 듯했다.그러나 정승우는 정대명이 세상에 남긴 유일한 혈육이었다.정대명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초조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정승우의 그 적대적인 눈빛은 그의 내면 깊숙한 곳을 찔러버렸다. 정대명은 자신이 정승우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분통이 터졌다.몇 대 때리긴 했지만, 아버지한테 감히 원한을 품다니?정대명의 상처받은 자존심과 자격지심이 뒤엉키며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자리 잡았다. 죽더라도 누군가를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리고 그 분노의 대상은 다름 아닌 그의 친아들이었다.정대명은 눈빛을 돌리며 표정을 바꾸더니 큰 소리로 울며 말했다.“좋습니다... 따라가겠습니다. 하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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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정승우는 몸을 피하지 못했고 머리에 무거운 충격이 가해졌다.정대명이 다시 손을 올리려는 순간, 경찰이 제때 그를 제압하며 상황은 순식간에 진정되었다.그러나 정승우의 이마에는 수갑이 남긴 상처가 선명히 드러났고 그 틈에서 피가 서서히 흘러내렸다. 정승우는 손으로 상처를 감쌌지만, 붉은 피는 손가락 사이로 천천히 흘러내렸다.“정승우!”백인서는 놀란 목소리로 외치며 황급히 달려가 정승우의 상처를 살폈다.“이 나쁜 자식! 네가 아버지를 감히 저주해?”정대명은 경찰에 의해 제압당해 몸부림칠 수 없자 대신 고래고래 소리쳤다.“백인서! 이 빌어먹을 년... 네가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놨어!”“감히 아버지를 저주하다니! 지옥 가서 천벌 받을 거야?”“이 나쁜 놈아! 네 몸엔 내 피가 흐르고 있어! 결국 넌 나처럼 될 거다, 쓰레기 같은 놈아!”“정대명 씨! 헛소리 그만하세요!”정호가 엄격한 목소리로 꾸짖었다.“아니요! 아니요!”정대명은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발로 차고 몸부림쳤다.“경찰이 아무리 강해도 내가 내 아들을 훈계하는 걸 막을 순 없지! 내가 아들만 훈계하겠냐? 저 계집애도 훈계해야지!”백인서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정대명을 응시했다.정대명의 잔혹한 언행은 백인서를 순식간에 어두운 과거로 끌어당겼다.폭풍우가 휘몰아치던 그날 밤, 백인서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깊은 공포가 되살아나는 듯했다.온몸이 떨리며 심장은 쿵쿵거렸고 귓가에는 정대명의 독설이 메아리쳤다.“젠장, 이 빌어먹을 년이. 집에 있을 때도 착하게 굴지 않았어... 그때도 내가 올라타면 얼마나 반항했는지!”그 한마디는 깊은 바닷속에서 폭발한 수류탄처럼 연회장의 공기를 산산이 갈라놓았다. 그 소리는 연회장의 모든 혼란을 멈추게 했다.모두가 알고 있었다. 백인서는 최씨 가문의 미래 며느리라는 사실을.그런데 정대명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최지용은 순간 멍하니 굳어졌다. 최지용은 본능적으로 백인서를 바라보았다. 백인서의 청초한 얼굴은 깊은 먹구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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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강소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표아정을 살폈다.“숙모, 괜찮으세요?”“괜찮아.”표아정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창백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표아정은 등을 꼿꼿이 세운 채 숄을 단정히 여몄다.“그런데 아까 그 아이는...”표아정의 눈빛이 번쩍였다. 표아정의 말에 모두가 머리를 돌려 정승우를 바라보았다. 정승우의 이마에서는 아직도 붉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그때 권온유가 안에서 급히 뛰쳐나오더니, 정승우의 피 흐르는 모습을 보고는 와아 소리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곧 정승우를 꼭 끌어안았다.“안 아파, 정말 안 아파!”정승우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건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히 품 안에 보들보들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공주님이 있으니 괜히 어색하고 쑥스러워졌다하지만 속으로는 누나 걱정이 떠나지 않았고 머리가 지끈거려 불편하기도 했다. 아까 맞은 충격이 결코 가볍지 않았던 것 같았다.“우선 정승우를 병원으로 데려갑시다!”조순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내 차로 가요!”“최씨 연합 병원으로 가면 됩니다.”최군형이 덧붙였다.“제가 이미 의사에게 연락했으니, 도착하면 상처를 치료하고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저도 갈래요!”권온유는 얼굴이 엉망이 되어 울면서 정승우를 붙잡고 흔들었다.“오빠, 오빠! 제가 병원까지 같이 갈 거니까 무서워하지 말아요!”정승우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들어 온유의 땋은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중간에서 망설이며 멈췄다.지금은 그때의 낡은 공장도 교외의 길가도 아니었다. 온유는 다시 공주님으로 돌아왔고 자기 손은 늘 더럽고 거칠었다. 그런 손으로 온유의 머리를 만질 순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승우는 연합 병원으로 이송되었다.시장님의 차로 병원에 도착한 데다 최군형이 미리 부탁해 둔 덕분에 간단한 상처지만 최고의 의사가 직접 치료에 나섰다.붕대를 감은 뒤, 정승우는 병실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VIP 병실은 정승우에게 마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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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권욱과 조순영은 숨을 삼키며 얼어붙었다. 의사의 깊게 굳은 표정이 두 사람의 마음에 불길한 예감을 드리웠다.“장 박사님,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장 박사는 권온유의 건강검진 결과를 두 사람에게 건넸다.“아이가 처음 돌아왔을 때 몸에 난 상처를 확인하며 전신 정밀 검사를 진행했는데, 혈액에서 이상이 발견됐습니다...”권욱과 조순영은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 눈을 떼지 않고 쳐다보았다.“쉽게 말씀드리면, 백혈병입니다.”“뭐라고요?”조순영은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며 숨이 막혔다. 다리가 풀려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권욱이 간신히 조순영을 부축했지만, 그의 얼굴 또한 충격으로 빛을 잃고 멍하니 굳어 있었다. 겨우 침착한 척하며 물었다.“확실합니까?”권욱은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어 말했다.“장 박사님, 정말 우리 딸의 검사 결과가 맞습니까?”“저도 잘못된 결과이길 바랐습니다.”장 박사는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그래서 처음 결과를 확인한 후, 직접 다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아이는 백혈병 초기 단계이며, 다행히 치료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부탁드립니다. 반드시 우리 딸을 살려주세요!”조순영은 흐느끼며 말했다.“저에게는 딸 하나뿐이에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 모든 것을 다해 키운 아이입니다. 아이는 제 전부예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도 살고 싶지 않아요...”“진정해!”권욱이 낮은 목소리로 조순영을 다독였다.“의사 선생님도 말씀하셨잖아. 온유는 치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권 대표님, 권 사모님,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분이 침착하셔야 합니다.”장 박사는 두 사람을 차분히 바라보며 말했다.“저희는 곧 상세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것입니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나 주사제가 아이의 체질에 따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제 딸을 반드시 살려주세요!”권욱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조순영은 고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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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백인서의 가슴이 움츠러들고 차가운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그 후 며칠 동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지용은 백인서가 잠든 사이에 조용히 집에 들렀고 백인서가 깨어 있는 동안엔 언제나 떠나 있었다. 백인서의 세끼는 항상 정성스레 만들어진 요리로 채워졌고 집은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최지용은 백인서를 묵묵히 돌보았을 뿐,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최지용이 백인서를 위해 직접 소고기 국수를 만들었다. 얇게 저민 소고기 조각은 적당한 불에 부드럽게 익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백인서의 눈물이 순식간에 터져 나왔다. 마치 멈출 수 없는 홍수가 방파제를 삼키듯, 단단히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백인서는 맹렬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문을 열자마자 보인 건 최지용의 뒷모습이었다.최지용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목이 꽉 막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때, 최지용은 걸음을 멈췄다. 천천히 몸을 돌려 백인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최지용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백인서는 울면서 최지용의 품으로 달려들었다.“괜찮아, 인서야.”최지용은 백인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다 지나간 일이야. 앞으로는 내가 곁에 있을 테니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백인서는 울음을 터뜨리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최지용은 백인서가 울도록 내버려두었다. 백인서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것을 억누르고 있었는지 알기에 지금은 터뜨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했다.백인서가 울다 지치자, 최지용은 백인서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고 거실로 돌아왔다. 둘은 부드러운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백인서는 마치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 몸을 기대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백인서는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할 용기를 냈다.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백인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방 안은 조용했고 백인서는 자신이 두근대는 심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럼...”최지용은 백인서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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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백인서는 미소를 머금은 채 한쪽으로 걸음을 옮겨 전화를 받았다.정승우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온 백인서는 최지용이 만든 소고기 국수를 맛있게 먹었다.“정승우한테서 온 전화야? 뭐라고 하던데?”백인서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최지용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요즘 남자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싶어요.”“음...”최지용은 진지하게 잠시 생각하면서 대답했다.“내가 그 나이 땐 하루 종일 공부에만 매달렸던 기억이 나.”“진짜요?”“그럼. 우리 집안은 아이들 교육에 꽤 엄격했거든. 우리 부모님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는데. 군형이와 군성이는 나보다 훨씬 힘들었어!”특히 최군형은 줄곧 최씨 가문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키워졌고 집안 어른들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조심스럽게 살아야 했고 작은 실수도 범해선 안 됐다.그런 높은 압박 속에서 자란 최군형은 후계자로서 아주 훌륭하게 자랐지만 동시에 어린 시절의 즐거움도 빼앗겼다.“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지.”최지용은 담담하게 말했다.“인생이란 건 모든 게 다 뜻대로 될 수 없는 법이잖아. 그래도 하늘이 최씨 집안 아이들에게는 정말 많은 걸 주었어. 우리가 스스로 길을 잘못 들지 않는 한, 우리 삶은 망가질 일이 없을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서 있는 출발선 자체가 이미 많은 사람이 평생 닿지 못할 종착점이니까.”“정말 만족해하시네요.”백인서가 웃으며 말했다.“그저 어린 남자아이들의 생각이 궁금했을 뿐인데, 벌써 이런 깊은 이야기로 넘어가셨네요.”“아, 그 이야기 계속하자!”최지용도 웃으며 말했다.“정승우가 대체 뭐라고 했어?”“별건 아니에요. 그냥, 왜 요즘 온유가 자기를 안 챙겨주는지 물어보더라고요.”최지용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솔직히, 이번에 정승우가 없었더라면 온유는 정말 큰일 났을 거야.”백인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그러니 정승우는 온유의 구세주인 셈이네.”“아이들의 마음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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