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1891 - Chapter 1900

1900 Chapters

제1891화

10대 독극물 중 하나인 멸신독은 랜드 신선의 세상에서 막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다시 말해, 용호산의 장선기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멸신독의 침식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언제 죽느냐에 달렸을 뿐, 채원진의 죽음은 정해진 거였다.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대처해야지 궁지에 몰렸다고 고양이를 무는 쥐가 되어서는 안 된다.“각주님.”채원진이 습격을 당하자, 후방에서 지켜보던 마스트 경지의 장로 세 명이 갑자기 안색이 하얗게 질린채 망설일 새도 없이 즉시 나서서 도울 준비를 했다.“꺼져!”채원진이 소리를 지르며 눈앞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전부 쓰러뜨릴 기세로 손에 있던 용담적염창을 휘두르자, 세 명의 호룡각 장로들이 그 자리에서 튕겨 나가 피를 토하며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유태범한테 배신당해 이성을 잃은 채원진은 광기에 빠진 사람처럼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하고 전부 죽일 기세였다.“너희들 전부 죽여버릴 거야!”채원진이 연속으로 용담적염창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총검이 천지를 뒤덮으며 백 미터 이내가 완전히 죽음의 늪으로 변해 산 것 죽은 것 할 거 없이 전부 가루가 되었다.“쿨럭.”한바탕 광기를 뿜어내던 채원진은 또 한 번 검붉은 피를 토해냈고 온몸에 맥이 빠져 휘청거렸다.그제야 분노로 이글거리던 눈빛이 차츰 사그라지며 광기 어린 공격도 멈추었다. “빌어먹을 놈들아, 언젠가 내가 너희들을 산산조각 낼 테니 각오들 하거라.”독설을 내뱉은 채원진은 목숨이라도 부지하기 위해 한줄기의 잔영으로 변한 채 급하게 기지 쪽으로 도망쳤다.지금 채원진은 독에 중독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까 가슴팍이 유진우의 검에 찔려 몸이 매우 쇠약한 상태였다.만약 이 상태로 계속 싸웠다가는 여기서 죽을 수도 있었던 터라 채원진은 어쩔 수 없이 기지로 돌아가 해독을 시켜줄 사람을 찾아야만 했다.채원진은 자신의 기지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아무리 유진우의 사람들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자신의 성벽을 뚫지는 못할 거로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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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2화

“거의 거의 다 왔어. 곧 도착이야.”채원진은 정혈을 끌어 연소시키며 겨우 도망쳤다. 도중에 끊임없이 피를 토했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었다.한바탕 전력 질주 끝에 드디어 채원진의 눈에는 기지 앞의 높은 성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성벽만 넘으면 그는 안전할 수 있었다.채원진은 기지 안에 많은 영단 묘약이 있으니, 그의 독을 치료할 약이 기필코 있을 거로 생각하며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성문을 열어라! 어서 빨리 성문을 열어!”성벽 지하까지 돌진한 채원진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비틀거리며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얼굴은 짙은 보라색으로 변해있었고 입과 코에서는 여전히 검붉은 피가 흘러나왔다.슝 슝 슝.채원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성벽 위에서 갑자기 팔뚝 굵기의 쇠뇌가 몇 대 발사되었는데 10만여 근의 힘을 숨기고 있는 쇠뇌의 위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놀란 채원진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팡 팡 팡.몇 대의 쇠뇌는 채원진의 눈앞에 떨어지며 엄청난 위력과 함께 뒤쪽 끝을 조금 남긴 채 반이 넘게 땅바닥 깊이 박혀 들어가며 굉음을 냈다.“야! 너희들 미쳤어? 나 호룡각의 객주야! 눈 똑바로 뜨고 잘 봐!”채원진이 성벽을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은 오히려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무기를 들어 채원진에게 겨누었다.각종 중화력 무기도 가동되었고 수많은 포구와 총구가 동시에 성벽 아래에 있는 채원진을 겨누었다.누군가의 명령이 내려지기만 하면 채원진은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었다.“눈은 멋으로 붙이고 다니는 거야? 나도 못 알아봐? 당장 성문을 열어! 안 그러면 전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화가 치밀어 오른 채원진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되려 집 문 앞에서 막힐 줄이야.‘이 녀석들, 도대체 무슨 수작인 거야?’채원진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채원진, 너한테 남은 건 죽음뿐이야.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면 고통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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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3화

“무슨 헛소리야! 호룡각의 사람이 아니면, 서경왕부의 사람이라도 된다는 거야?”채원진은 눈이 시뻘게져 소리쳤다.“맞아. 내 사람들이야.”유진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네가 부대를 이끌고 우리를 매복시키려 할 때 내 병마들은 그 허점을 틈타 이미 너의 기지를 점령했어. 그러니까 이제 이곳은 내 소유야.”“유장혁! 그런 헛소리를 내가 믿을 거 같아?”채원진은 험악한 얼굴로 소리쳤다.“아무리 내가 많은 정예병들을 데리고 나갔다고 하지만, 기지 내에 적어도 3만 명의 병마가 있었고 각종 방어 조치까지 더해져 10만 명 이상의 병력이 없다면 감히 공격도 못해. 서경의 흑용군은 모두 내 감시하에 있었는데 만약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동원했다면 내가 몰랐을 리가 없잖아.”“누가 그래? 내가 흑용군을 호출했다고?”유진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생각하는 걸 나라고 생각 못 할 것 같아? 너의 잔당들을 토벌하기 위해 이번에 특별히 지원군들을 불렀지.”어젯밤, 유천우한테 최대한 빠른 속도로 서신을 전하게 한 이유가 바로 구원병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구원병이 제때 도착해 유진우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 수 있었다.“지원병? 무슨 지원병?”채원진은 왠지 불안한 마음에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서경과 가장 가까운 부대는 서남 지역에 있는 백호군이고, 백호군의 사령관은 전쟁의 신 조무진이야.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무진은 나와 아주 친한 사이라 도움을 좀 받았지.”유진우의 담담한 대답에 채원진은 못 믿겠다는 듯 미친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백호군? 조무진? 그럴 리가 없어. 헛소리 하지 마!”“못 믿겠으면 뒤돌아봐.”유진우는 설명 대신 채원진의 뒤를 보며 턱을 치켜들었다.뭔가를 느낀 듯한 채원진이 뒤를 돌아보니 성벽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은색 갑옷을 입은 준수한 외모의 한 젊은 남자가 정예 장병들과 함께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젊은 남자는 다름 아닌 전쟁의 신 조무진이었다.“채원진, 어때? 이제 현실이 좀 받아들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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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채원진, 나라와 백성을 해친 네 죄가 극악무도하니 인제 그만 포기하고 꼼짝 말거라. 반항한다면 사살할 것이다.”이청성은 손에 황권을 상징하는 금색 영패를 쥔 채 차가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청성이 이번에 유진우를 따라 서경에 온 이유는 바로 호룡각에 남아있는 잔당을 대처하기 위해서였고 여러 가지 경우를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해두었다.병력을 이동하라는 칙령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이성민이 직접 내린 거였고 그 덕분에 20만 명의 백호군을 움직여 이번 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왜?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이청성을 본 채원진은 절망하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그의 입과 코에서는 검붉은 피가 더욱 많이 흘러내렸다.“채원진, 넌 이제 끝났어.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절대 없으니 그만 포기해. 오늘이 지나면 호룡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어둠 속에 숨어 살던 추악한 놈들은 자기가 했던 행동에 책임지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유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난 아직 패한 거 아니야! 절대 그럴 수 없어!”채원진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내가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이제 겨우 천하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너희 같은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들 때문에 무너질 거 같아?”오랜 세월을 참고 견뎌 호룡각의 각주가 된 채원진은 이제 곧 막강한 권세를 누릴 줄 알았는데, 겨우 며칠도 안 돼 큰 타격을 입고 궁지까지 내몰리고 말았다.채원진은 단념할 수 없었다. 이렇게 어린 녀석들을 감당하지 못해 실패하고 죽는다는 게 달통 되지 않았다.“채원진, 아직도 모르겠어?”조무진은 담담하게 말했다.“용맥이 잘려서 사라질 때부터 호룡각 말살은 시작된 거야. 그때 너희들은 이미 대세와 기운을 잃었어. 만약 너희들이 어둠 속에 숨어서 연명한다면 몇 년 더 살 수는 있겠지만 그런 탐욕은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러니까 서경왕부를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말았어야지. 그 결정을 내리는 순간부터 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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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5화

반면 채원진은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서 십여 미터나 날아가 끊임없이 피를 토했다. 팔 전체가 파열되었고 용담적염창도 튕겨 나갔으며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채 바닥에 누워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도련님, 괜찮으십니까?”홍복홍은 재빨리 달려가 떨고 있는 유진우를 부축했다.“괜찮아요.”유진우는 몸에 기혈이 들끓고 팔이 저리고 검도 제대로 잡지 못할 것 같았다.비록 채원진이 중상을 입기는 했지만 방금 전력으로 내뿜은 일격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힘이었고 결국 유진우도 피를 토하고 말았다.채원진의 몸에 있는 멸신독이 퍼지지 않았다면 오늘 그를 제압하지 못했을 것이다.“왜? 이럴 수 없어. 절대 이럴 수는 없어...”땅에 엎드려 맥 빠진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는 채원진의 두 손은 긴 손가락 자국을 남긴 채 땅바닥에 푹 꺼져 있었다.안 그래도 흉측하던 얼굴이 더욱 흉측해 보였다.“남길 유언이라도 있나?”유진우는 창궁검을 손에 들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채원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한 세대의 효웅이었던 채원진은 마치 죽음을 앞둔 늙은 개처럼 낭패와 처참함 그리고 빨리 죽기 위해 발악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는 것 같았다.“유진우! 이 비열한 새끼야! 네가 이런 모함을 꾸미지 않았다면 내가 패할 가능성은 절대 없었고 이 지경까지 되지도 않았을 거야. 인정 못 해. 죽어도 인정 못 해!”채원진은 미친 사람처럼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그의 상대는 용국의 지존인 서경 왕 유만수처럼 천하를 뒤흔든 거물이었는데, 젖비린내 나는 아이들 몇 명에게 패했다는 사실을 채원진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비열?”유진우는 콧방귀를 뀌고 말을 이었다.“이런 단어가 네 입에서 나오니까 정말 어이없구나. 사람을 시켜서 내 아버지를 암살하고 이간질로 삼촌을 유혹하여 반역을 도모해 서경을 혼란에 빠뜨리고. 네가 했던 일 중에 어느 하나 비열하지 않은 일이 없어. 죽을 때가 되니 이제 와서 도리를 따지는 거야? 쪽팔리지도 않아? 그리고 네가 인정하든 못하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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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6화

채원진은 죽고 호룡각 기지는 함락되었다. 이로써 호룡각은 조직 전체가 완전히 멸망했고 남은 사람이라고는 흩어져 있는 병사들뿐이라 크게 위험이 되지는 않았다.하지만 유진우는 방심하지 않고 호룡각이 관련된 모든 사람은 전부 체포하라고 명을 내렸다. 만약 그들이 자진해서 항복한다면 죽음을 면할 수 있지만 끝까지 저항한다면 남은길은 죽음뿐이었다.“형, 드디어 이 재앙 같았던 놈을 처리했네. 축하해!”조무진은 앞으로 걸어가 채원진의 시신을 발로 차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미소를 지었다.“다 네 덕분이야. 네가 20만 명의 백호군을 데리고 채원진의 퇴로를 끊어놓지 않았다면 채원진은 또 다른 기회를 찾아 연명했을지도 몰라.”유진우가 말했다. 그는 채원진을 죽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걸었다. 결국 채원진은 죽었고 그는 승리했다.“난 별로 한 게 없어. 고마워할 거면 공주마마께 고마워해야지.”조무진은 고개를 돌려 뒤에 서있는 이청성을 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공주마마께서 형을 돕는다고 엄청 바쁘셨어.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독촉하느라 발등에 불이 붙을 뻔했다니까.”“조무진 씨!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예요?”이청성은 앞으로 걸어 나오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공주마마께서 학식과 도리가 깊고 외모와 지혜가 뛰어나다고 칭찬하고 있었어요.”조무진은 아첨하며 웃음을 지었다.“흥! 말은 번지르르하게 잘하네요.”이청성은 조무진을 흘겨보며 말했다.“공주마마, 감사합니다.”유진우는 공수하며 말했다.“뭘 그렇게 예의를 갖춰요?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끝까지 도와줬을 뿐이에요.”이청성은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게다가 채원진은 우리 공공의 적이잖아요. 유진우 씨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보면 백성을 위해 나쁜 놈을 제거 한 거죠.”“공주마마의 대의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이 얘기는 그만하죠. 비록 채원진이 죽었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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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7화

바로 이때 조무진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조무진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자 완전 무장을 한 군부가 보였는데 족히 수만 명은 되는 것 같았다.검은 갑옷을 입고 긴 칼을 허리에 찬 병사들은 기세가 매우 위풍당당했다.얼핏 보면 마치 강철로 되어 있는 호수 같았는데 멀리서부터 강한 압박감을 주는 이 부대는 바로 서경의 최강 정예 부대 흑용군이었다.“보아하니 사철수는 이미 체포된 것 같네요.”이청성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흥용군의 리더는 바로 유천우였다.당시 유천우는 명령에 따라 천여 명의 군대를 이끌고 포위망을 뚫고 들어가 호룡각의 정예 부대를 미리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만든 뒤 절대적인 병력 우세로 오천여 명의 적을 죽이고 나머지는 모두 포로로 체포했다.쿵 쿵 쿵!수만 명의 흑용군이 가까워질수록 그 압박감은 점점 더 강해졌다. 성벽 위에 있던 백호군들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소문에 의하면 흑용군은 용국의 최강 군부로서 창시 이래 백전백승을 이뤘고 여러 차례 뛰어난 공을 세웠으며 어떠한 군부도 흑용군과 정면으로 맞서 싸울 수 없다고 했다.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니 그 소문은 거짓이 아닌듯했다. 흑용군의 강렬함과 살벌함은 충분히 다른 군부를 경시할 만했다.“형! 임무를 완성했어요. 호룡각의 남은 사람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잡아들였어요.”유천우가 먼저 앞으로 다가와 보고했다.“잘했어.”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쪽은 어떻게 됐어요? 채원진은 죽었어요?”유천우는 여기저기 둘러보며 말했다.“머리가 잘렸는데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조무진은 발로 채원진의 머리를 슬쩍 건드리며 말했다.채원진의 머리는 축구공처럼 땅바닥에서 굴러 유천우의 발밑에 멈추었다.“뭐야! 이렇게 못생겼다고? 어쩐지 맨날 가면을 쓰고 다니더라니.”유천우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하고 서경을 해친 놈을 미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채원진은 이미 죽었고 밑에 있던 정예들은 모두 체포되었으니, 호룡각은 이제 완전히 멸망한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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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유진우?”무릎을 꿇은 채 냉정한 표정을 한 유진우를 바라보는 사철수의 얼굴은 매우 복잡해 보였다. 놀라움과 기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더욱 컸다.흑용군이 매복되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사철수는 이미 호룡각의 대세가 기울었음을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호룡각의 기지는 파괴되었고 채원진은 목숨을 잃었으며 사철수는 유진우한테 체포되었다. 하지만 사철수는 어쩌면 이게 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비록 사철수가 호룡각의 사람이긴 했지만, 서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서경은 이미 사철수한테는 고향 같은 곳이었고 주변에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아주 많았다.사철수가 저질렀던 많은 일들은 어쩔 수 없이 억지로 했던 거라 마음이 늘 불편했었다.오늘,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도 모두 사철수의 업보였고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였다.“아저씨,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채원진이 패했으니, 당신도 패한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제 와서 더 할말이 남았나요?”유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기면 영웅이고 지면 도적이 되는 법이지요. 세자 전하께서 죽이시든 벌을 주든 저는 다 괜찮습니다. 다만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사철수는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했다.“당신이 지금 나한테 그런 조건을 내세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세자 전하, 죄인인 저는 죽어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 아내와 딸은 죄가 없지 않습니까? 그들은 용서해 주십시오.”사철수는 허리를 굽혀 땅바닥에 머리를 세게 박으며 유진우에게 절을 올렸다.“당신 말대로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죠. 하지만 못난 남편과 아비 때문에 그들도 죄인이 된 겁니다. 설마 당신은 어리석게도 그렇게 큰 죄를 지어 놓고 가족은 아무 일 없이 무사할 거로 생각한 겁니까?”유진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세자 전하, 공을 세우는 거로 저의 죄를 보상하면 안 될까요? 세자 전하께서 소가 되라면 소가 될 것이고 말이 되라면 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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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보물 지도는 어디 있나요?”유진우가 추궁했다.“채원진의 지하 밀실에 있어요. 내가 직접 세자 전하를 모시지요.”사철수가 말했다.“지하 밀실?”유천우는 실눈을 뜨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혹시 속으로 다른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니죠? 나중에 나를 악랄하다고 탓하기 싫으면 그런 생각은 빨리 접는 게 좋을 거예요.”밀실 같은 건물에는 함정과 암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유천우는 사철수가 다른 속셈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저는 이미 독 안에 든 쥐가 아닙니까.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사철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앞서서 안내하세요.”유진우가 두 근위병에게 눈치를 주자 근위병 두 명이 와서 사철수를 일으켜 세웠다.“잠깐만요. 밀실에 있는 보물 상자를 열려면 채원진의 손이 필요해요.”사철수가 갑자기 말했다.“그건 쉽죠.”유천우는 즉시 칼을 빼 들어 채원진의 오른손을 잘라 사철수에게 건네며 말했다.“자. 선물이에요.”사철수는 징그러웠지만 아무 말도 못 하고 채원진의 손을 받아 들고 앞장섰다.유진우와 몇몇 사람은 사철수를 따라 기지로 들어갔고 마침내 지휘실 입구까지 도착했다.사철수는 문을 열고 벽 쪽으로 다가간 다음 벽에 걸려 있는 그림 하나를 떼어냈다.그림 뒤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알아차리기 어려운 하나의 버튼이 있었다.사철수가 손을 내밀어 버튼을 누르자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벽 전체가 갑자기 양쪽으로 열리더니 안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드러났다.사철수가 유진우를 포함한 몇 명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올라탄 뒤 스위치를 누르자 문이 닫히더니 천천히 지하로 내려갔다.반 시간 남짓 지나자 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진우와 몇 명 사람들의 눈에는 넓고 호화로운 지하 밀실이 들어왔다.말이 밀실이지 사실 호화 저택에 가까웠다. 안에는 없는 것 없이 다양한 생활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었고, 많은 물과 식량도 수집되어 있었는데 수십 년 동안 혼자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수량이었다.“핵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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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화

“사철수 씨, 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예요? 사진이라도 찍어줘요? 빨리 보물 지도를 찾아내세요.”불만으로 꼴 독 찼던 유태범은 못마땅한 얼굴로 사철수에게 화풀이했다.“알겠어요. 서두를게요.”유태범의 말에 사철수는 즉시 합금으로 되어 있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채원진의 부러진 손을 들어 중간 부분에 있는 감응 위치를 살짝 눌렀다.띵 하는 소리와 함께 두터운 대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리자, 금속으로 만든 금고가 드러났다.금고는 약 33제곱미터 정도의 크기였고 한가운데에는 골드바가 사람의 키보다 더 높게 쌓여 있었다.골드바 외에도 그 주변에는 다양하면서도 진기한 보물들이 빽빽하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하나같이 비싸고 귀중한 물건들이었다.“이곳은 채원진의 개인 금고예요. 채원진은 마음에 드는 모든 물건을 전부 이곳에 수집했어요.”사철수가 설명했다.“보물들이 어마어마하네요.”유천우는 사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이것들을 전부 가지고 나가면 성을 하나 사고도 남겠네요.”“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호룡각의 다른 세 보물 창고에 비하면 눈앞에 있는 것들은 새 발의 피죠.”사철수가 설명했다.“정말이에요?”유천우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당신 말대로라면 호룡각의 보물을 전부 모으면 산더미가 되겠는데요?”“제가 직접 본건 아니지만 수십 년 동안 쌓아왔으니, 산더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사철수는 진지하게 말했다.“좋아요. 아주 좋아요! 빨리 모든 보물을 긁어모으고 싶네요.”유천우는 정신이 번쩍 들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보물 지도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예요?”유태범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있어요.”사철수는 맨 안쪽 선반으로 가서 위에 놓여있는 정교한 박달나무 상자를 꺼내 조심스럽게 유진우에게 건넸다.유진우가 열어보니 안에는 양피지 3장이 들어있었다. 모든 양피지에는 상세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고 지도 중앙에는 보물 창고의 위치가 금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보물 지도가 진짜라면, 지도에 그려져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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