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내가 언제 거짓말을 했어?”예민주는 아주 똑똑한 여자다. 무진의 표정을 주시하면서, 적당한 선에서 그만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오빠가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럼 나는 샤워하러 갈게요.”말을 마치자 이미 조금 전의 느끼함은 사라졌고, 예민주는 곧바로 자기 방으로 갔다.무진을 등지는 순간, 생긋 웃던 미소는 이미 사라졌다. 입술을 꽉 다문 채, 예민주의 눈빛에는 교활한 기색이 번뜩였다.방에 온 예민주는 곧장 옷방의 가장 안쪽에서 옷 하나를 꺼냈다.이 옷은 자신이 일찌감치 준비해 둔 ‘비밀무기’다. 예민주는 빼어난 몸매를 자랑했다. 외국의 풍만한 글래머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바디 라인도 절대적으로 아름답다.무진이 5년 동안 줄곧 자신과 교재하면서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선을 넘는 일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다.‘그전까진 그렇다고 쳐. 틀림없이 무진 씨가 내게 최고를 주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으니까.’‘그러나 오늘 연회장에서 송성연을 봤을 때, 무진 씨의 눈빛과 반응은 여전히 당황스러웠어.’‘아무래도 좀 더 일찍 행동해야 할 것 같아.’몇 분 뒤.예민주는 잠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아래층.“프로젝트 계획서는 바로 내 이메일로 보내고, 내일 아침 9시에 회의를 하기로 하지.”“오후에 처리하지 않은 서류도 함께 보내도록 해.”투명하고 거대한 통유리창을 통해서, 실내에서도 파도치는 바다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지금 그 창가에는 무진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잡고 통화하고 있지만, 무진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집에서 식사하던 중에 전화로 대표의 지시를 받게 되자, 상대방은 곧바로 수저를 내려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최근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세력이 WS그룹의 사업을 줄곧 비밀리에 차단해 왔지만, 누군지 파악하려고 해도 언제나 실패해서 기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이런 의미 없는 일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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