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231 - 챕터 1240

2278 챕터

제1231화 다들 반승제가 미친 사람이라 하던데

임경헌은 거리에서 물건을 사 들고 포레스트로 반승제를 보러 갈 심산이었다.그에게는 아직 직접 벌었던 60만 원이 있었다. 전에 밥만 축내며 떠돌이 생활했기에했기에 이것이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돈이었다.그는 40만 원을 들여 반승제에게 줄 술 한 병을 샀다. 반승제에게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건인 걸 알았지만 지금 그에게 있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전부였다.이때 친한 형이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그거 월세방 세 들려고 모으던 돈 아냐? 남은 돈으로 이제 어쩌려고. 이미 60만 원으로도 외진 곳이라야 세 들 수 있는 건데.”임경헌이 술을 소중히 안고 차에 올라탔다.“그래도 써야죠. 사촌 형이 저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는데. 승제 형은 저한테 제일 좋은 사람이에요.”남성이 그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 검은 가죽옷에 귀에 여러 개 피어싱을 단 모습이 보기에 차갑고 시크해보였다.“네 사촌 형이 그런 성격일 줄은 몰랐네. 다들 미친 사람이라 하던데.”임경헌이 또 그를 흘겨보았다.“형이랑 친한 사람들만 착하다는 걸 알아요.”차는 포레스트에 와서 멈췄고 그는 서둘러 내려 대문 앞으로 갔다.온 이유를 설명하자 경호원이 들여보내 주었다.별장 문을 열고 소파에 앉아 있는 반승제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티브이에서는 영문으로 된 흑백 영화가 틀어져 있었는데 뒤돌아보지도 않는 거로 보아 누군가 포레스트를 찾아올 줄은 생각지 못한 것 같았다.그가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를 끼우고 피고 있었고, 테이블 위의 재떨이에는 이미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있었다.“형.”임경헌이 가져온 술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선물 가져왔어요. 형이 요새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서.”반승제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술을 힐끗 보고 그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네가 직접 벌어서 산 거야?”임경헌이 멈칫했다. 그는 어떻게 알아차린거지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반승제가 등을 뒤로 젖혔다. 초췌해진 얼굴에 그간의 피로가 드러났다. 여태 밖을 샅샅이 돌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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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치명적인 약점

성혜인이 두 번째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주위는 여전히 어두컴컴했다.그녀가 벽을 더듬으며 몸을 일으키려 할 때, 옆에서 여성 도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혜인 씨, 화장실에 가고 싶으세요?”성혜인이 고개를 끄덕였고 도우미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 주변에는 모서리마다 부딪힘 방지 스펀지가 섬세하게 붙여져 있었다.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 때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모두 준비해 놓은 것이 분명했다.세면대에서 더듬거리다 수도꼭지를 틀었고 찬물 세수로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느낌적으로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혜인 씨, 필요한 게 있으면 모두 말씀해 주세요.”“여기가 어디예요?”전 언제 돌아갈 수 있어요?도우미가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죄송해요. 그건 대답해 줄 수 없어요.”성혜인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설기웅의 별장에서 탈출하고 땅에 떨어졌을 때 그녀는 자신의 앞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어렴풋이 보았다.그 남자는 검은 우산을 쓰고 있었는데 키가 매우 컸기에 그녀의 각도에서 바라보면 마치 신의 강림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성혜인은 불안했다.부축을 받고 침대로 돌아온 성혜인은 음식을 먹은 후 창가에 섰다.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꽃향기를 머금고 있다. 주위가 조용한 것으로부터 미루어 볼 때 이곳은 아마 독립된 별장일 것이다.설마 이미 제원을 벗어난 건가?그녀가 다른 질문을 하려는데 방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 여성 도우미가 그를 보며 인사했다.“K 씨.”“내려가요.”“네.”도우미가 자리를 뜨자 남성은 문을 살며시 닫고 성혜인에게로 다가왔다.“몸은 좀 나아졌어요?”“당신, 누구예요?”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성혜인은 그저 초점 없이 눈을 멍하게 뜨고 있었다.남성의 시야 속 그녀는 얇은 잠옷을 입은 채 얼굴은 방금 세수한 흔적인지 물방울이 방울방울 묻어 있다. 그 창백하고 초췌한 모습은 못내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게 했다.“눈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제가 누군지 자연스레 알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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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주식양도서에 사인만 하면

성혜인의 방에서 나간 남성은 곧바로 다른 방으로 향했다.이미 여러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아 그가 이 무리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K 씨, 세 군데 세력이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 오래 버티긴 힘들 겁니다.”2주 동안 버틴 것도 모두가 최선을 다하며 수색을 방해했기에 이루어낸 결과였다.남성이 천천히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그럼 반승우한테 언질 줘요. 이 기회에 반승제를 죽이지 못하면 이제 그 몸 통제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그의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몸을 통제한다고?가볍게 웃는 남성의 눈이 사악하게 빛났다.“그냥 그렇게 전해주면 돼요. 그리고 이거, 반승우한테 꼭 전해줘요.”그가 건네는 물건은 어르신이 성혜인에게 선물한 팔찌였다. 그녀가 종래로 착용하지 않은.공교로운 것은 반승제와 사이가 좋았던 그 며칠간, 성혜인이 마침 그 팔찌를 착용하고 그에게 어르신한테서 받은 것이라고 말했었다는 것이다.지금 이 남성이 그 팔찌를 반승우에게 준다는것은 반승우더러 시나리오를 쓰라고 명령하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사람들 뒤에 숨어서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그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다.부하는 빠르게 팔찌를 들고 시야에서 사라졌다.남성은 먼 곳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반승우가 상자를 받을 때 그는 회사 꼭대기 층에서 일을 하던 중이었다.프런트 데스크에서 누군가 상자를 가져다주며 말을 보탰다.“대표님, 배달원이 말하길 성혜인 씨 물건이랍니다.”배현우가 놀라며 즉시 상자를 열었고, 눈에 띈 것은 팔찌였다.성혜인에게서 본 적이 있는 팔찌였다. 성혜인을 데려간 사람이 팔찌를 보내온 것이다.배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일순간 냉소했다.곧이어 그의 휴대폰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대표님은 이 기간을 틈타 몸 통제권을 완전히 가져야 합니다.]이 메시지에 그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대표 사무실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어두운 빛이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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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왜 그는 편애받는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일까?

그의 옆에 앉은 반승제는 몰골은 초췌했지만 기세는 절대 밀리지 않았다.“고작 팔찌 하나 들고 있으면서 모든 주식을 내놓으라니. 제가 바보인 줄 아세요?”배현우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설마 팔찌겠어? 사인만 하면 혜인이를 데려와 네 곁에 있게 하겠다고.”“좋아요.”반승제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일으켰다.“그럼 우리가 계약하는 날, 전 반드시 혜인이 봐야겠어요. 혜인이가 눈에 보이게 되면 사인해 드리죠. 형, 자꾸 저 가지고 놀지 마세요. 저 미치면 반씨 가문 전체가 뒤집힐 수도 있어요.”이렇게 말하며 그의 시선이 담담하게 고택 내부를 훑었다. 그곳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는 것처럼.배현우는 반승제가 말하는 바는 꼭 지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반승제가 회사 대표가 아니게 되는 날엔 반씨 가문의 세력조차 쓸 수 없을 텐데.그때가 되면 그는 직접 반승제를 찾아 반승우가 똑똑히 두 눈 뜨고 보고 있을 때 죽여버릴 것이다. 그럼 이 지겨운 두 형제를 드디어 완전히 해결해 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후엔 전체 반씨 가문에 제 것이 되겠지.그렇다면 기꺼이.“그래. 그럼 소식 기다리고 있어.”배후에서 이 모든 것들을 계획한 사람이 팔찌를 자신에게 보냈다는 것은 제 편에 서겠다는 말과 같다.배후의 사람은 반승제가 모든 것을 잃기를 원한다.아직 배후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목적은 확실히 안다.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지 않던가?설령 지금 이 순간 성혜인이 그의 손에 없다 하더라도, 반승제가 주식을 포기하고 싶어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만 하면 배후의 사람은 잠깐만이라도 성혜인을 보내줄 것이다.반승제가 금방 고택에서 나올 때, 집으로 들어오는 반기훈을 발견했다.둘째 아들을 본 반기훈의 눈이 일순간 일렁였다. 그러나 스쳐 지나가면서도 반승제는 그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이에 일순간 화해하고 싶었던 마음이 한순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과연, 이 둘째 아들은 영원히 길들지 않는 야생 늑대 같았다.역시 반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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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영원한 그의 약점

반승제가 회사 지분을 내놓을 거라 약속했다는 소문에 파다하게 퍼졌다.업계에서는 너도나도 토론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성혜인 쪽은 마치 금지된 시간처럼 바깥소식은 전혀 모르고 있다. 그저 이 ‘K 씨’라는 남성이 알려주는 소문들을 귀동냥하며 반승제가 최근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볼 뿐이었다.K 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방으로 왔다. 성혜인은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청력이 전보다 예민해졌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그의 발걸음 소리는 비교적 특이했다. 그는 다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여유로움을 장착하고 있다.성혜인이 있는 방에서는 항상 마음을 안정시키는 향이 났고 맡기에 거북하지도 않았다.남성이 그녀를 부축하여 창가에 앉도록 했다.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성혜인의 머리카락이 살짝 흔들렸다. 그가 성혜인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넘겨주려 하다가, 뺨에 손이 닿을 것 같아 무심코 거두어들였다.“어제 업계에서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승우 씨가 당신을 데려다주기만 하면 회사의 모든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혜인 씨가 생각하기에 반승제의 행동이 어떤 것 같아요? 함께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고생해 온 상류층 사람들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여자 하나 때문에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에겐 인생을 맡기긴 어렵죠.”성혜인은 이 며칠 동안 차분하고 조용히 지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어두워지는 낯빛을 감출 수 없었다.그녀는 심지어 벌떡 일어섰다. 가슴이 심하게 쿵쾅댔다.“이러면 안 돼요. 전 승제 씨가 이러기를 원하지 않아요.”남성이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 안절부절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입꼬리를 쓱 올렸다.“나중에 회사 대표 자리를 정말 포기하게 되면 살아서 제원을 떠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확실히 반씨 가문의 사람들은 반승제를 그다지 신경 쓰지도 않고 있고, 외부 사람들은 반승제를 쓰러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 당신이 그의 곁으로 돌아간다면 부담만 주는 것이 아닐까요?”성혜인은 머릿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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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무리하지 마세요

성혜인은 머리가 어지럽고 초조했다. 두통에 관자놀이까지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 토할 것 같았다.그녀는 방 안에 피운 향초가 자신의 정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남성이 일어나 성혜인을 조심스레 부축했다.“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바깥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요.”성혜인은 남성에게 부축되어 침대에 몸을 뉘었다. 침대에 누우니 두통이 더 심해졌다.남성이 그녀의 입속에 약 한 알을 넣어주었다.“이 상태라면 제대로 쉴 수도 없을 테니 수면제라도 먹어요.”성혜인은 꼭두각시처럼 천천히 입을 벌리고 음식을 먹었다.남성은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응시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귓가에 있는 머리카락을 가볍게 만지작거렸다.그러나 이미 잠에 든 성혜인은 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남성은 침대 옆에서 조용히 10분 동안이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 타오르는 향초로 향했다.성혜인의 생각을 충분히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양의 향초였지만, 성혜인의 의지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확고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그러나 만약 이곳에 계속 머무른다면 반승제 쪽 사람이 곧 찾아올 것이었기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그가 향초의 양을 늘려 불을 붙였는데 바로 이때 다른 한 사람이 방에 들어오며 발견했다.“K 씨, 이미 최대로 쓴 건데 용량을 더 늘리면 혜인 씨 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그러나 남성은 망설임 없이 하던 행동을 계속했다.“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 향초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복구할 수 있는 거예요. 짧은 시간 내에 뇌에 문제가 생긴다 해도 나중에 서서히 다 회복될 거예요.”문 앞에 서 있는 남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성혜인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정신은 한결 맑아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향초가 얼마나 공포스러운 물건인지 여전히 알지 못했다.이 향초는 다른 사람이 몇 마디 말로 자극을 주었을 때 혼란스럽게 했고,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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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실은 또 다른 길이 있긴 한데

성혜인이 부탁드린다고 한다.한평생 순탄치 않은 길 앞에서 고달픈 처지에 놓여도 그녀는 종래로 구질구질하게 부탁한다는 말을 입에 올린 적이 없었다.남성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큰 표정 변화는 없었다. 단지 좀 궁금하고 알고 싶어졌다.“보고 난 후에 그다음은요? 주식양도서에 사인하는 꼴을 두 눈 뜨고 보고 싶은 거예요? 반승제를 좋아한다면서 구렁텅이로 직접 끌어내릴 작정이에요?”성혜인은 갑자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었기에.남성이 그녀의 팔을 부축했다.“일단 방에 모셔다드리죠. 아직 앞이 안 보이니까 막 다니지 마요.”그러나 성혜인은 움직이지 않은 채 남성의 손을 뿌리쳤다.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이상하기도 하지. 분명 울고 싶지 않았는데, 반승제의 손가락이 부러졌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성혜인은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손가락 몇 개가 부러졌다 해도 그는 병원에 꼬박꼬박 가며 몸 관리할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자신을 잘 챙기지 않았다.그녀가 나타나기 전 반승제는 모든 사람에게, 심지어 본인에게까지 무관심했다.성혜인은 우리에 갇혀 어떻게 길을 찾아가야 할지 모르는 작은 동물 같았다.그녀가 등을 벽에 기대어 그대로 주저앉았다.땅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눈앞은 그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처럼 막막한 암흑뿐이었다.남성도 조급해 하지 않고 물었다.“목 안 말라요? 가져다줄까요?”성혜인은 대답하지 않았다.성혜인의 입술은 바짝 말라 피가 고여있었다. 말을 하려고 입을 벙긋하기만 해도 아렸지만 물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남성이 쪼그리고 앉아 조용히 성혜인을 바라보았다.성혜인은 누군가 곁에 웅크리고 앉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곧이어 그가 성혜인의 턱을 받쳐 들고는 도우미의 손에서 물을 가져와 먹이기 시작했다.성혜인이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리려고 했지만 남성은 턱을 받친 손에 힘을 주며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우악스러운 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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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잘 나가면 추켜세우기에 바쁘다

룸 안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여러 사람의 시선이 반승제를 향했고,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이때, 술병 하나가 재벌 2세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사람들이 깜짝 술병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웨이터 옷을 입은 임경헌이 걸어오고 있었다.심지어 웨이터 옷을 입으니 뜻밖에도 매우 멋있어 보였다.임경헌은 망설임 없이 재벌 2세의 멱살을 잡았다.“네가 뭔데 그딴 말을 지껄여?”임경헌은 이 며칠간 스카이웨어에서 일하고 있었다.그에게 남았던 20만 원은 이미 집세로 냈기에 식사할 돈이 필요하여 파트너의 소개로 이곳에서 웨이터 일을 하고 있었다.그는 이곳에서 업계 내에서 퍼지는 가십거리를 어느 정도 듣고 있었다.처음에 임경헌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양아치 친구들에게 들키기 싫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바로 그 친구들에게서 반승제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게다가 화장실에서 미친것처럼 혼잣말하던 반승우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불안했다.머리를 술병에 맞은 데다가 멱살이 잡힌 재벌 2세는 화가 나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이 미친 새끼가. 내 말이 틀렸어? 임경헌 이 새끼 네가 여기서 웨이터를 할 줄은 몰랐네? 그래. 전에 성혜인이 너희 집 인테리어 도와주기로 했다던데. 그 이후에 네가 성혜인을 반승제한테 소개해 줬다지? 둘 다 참 대단해. 같은 여자 하나를 데리고 놀면서도 역겨움도 몰라. 다 놀고 낡아빠진 여자를 반승제한테 넘겨주니 어떻디? 지금 반승제는 그 낡아빠진 걸 위해 회사도 버리겠다잖아. 멍청이 새끼들.”으스대던 재벌 2세가 임경헌에게 주먹을 맞았다.임경헌이 씩씩대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제지했다.온몸이 굳은 채 뒤돌아보니 줄곧 말이 없던 반승제였다.“형...”임경헌은 서글퍼졌다. 반승제는 그의 마음속에서 거의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의 마음속에서 반승제는 반승우의 대체품도 아니었으며 손대는 일이면 무엇이든 성공하는 유일무이한 형이었다.그러나 이 업계 내의 분위기 자체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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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정말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무슨 영문인지 알지 못했지만 앞서 벌어진 상황 때문에 아무도 감히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이 일이 벌어지는 동안 객실 문은 열려있는 채로였고 문 앞에서 바닥을 청소하는 청소부는 객실 내부의 움직임을 모두 확인하고 있었다.재벌 2세가 망언을 시작할 때부터 그녀는 모두 똑똑히 듣고 있었다.예전이었다면 반승제를 이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반승제에 대한 선망이 이미 매우 떨어진 것이다.그가 더 이상 BH 그룹의 대표가 아니게 되면 더욱 심한 차별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반승제의 손가락에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다. 원래 그는 스카이웨이에 오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 그를 서주혁이 걱정되어 데리고 온 것이었다.지금 반승제의 몸은 이곳에 있었지만 정신은 어디에 두고 온 건지 몰랐다.그의 시선이 줄곧 객실 입구에서 바닥을 닦고 있는 직원을 향했다.그의 기억이 맞다면 직원은 이미 같은 곳에서 십여 분 동안 닦고 있는 것이었다.성혜인의 머리카락은 모자에 의해 가려져 있었고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했다.그녀는 줄곧 잠자코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룸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닫히고 임경헌이 나왔다.내부의 술은 이미 교체되었고 임무를 완수한 임경헌은 자신이 받은 팁을 손으로 세고 있었다. 무려 40만 원이나 되는 돈이었다.앞으로 걸어가다 그가 실수로 직원과 부딪혀 급히 사과했다.“아, 죄송합니다.”부딪히는 바람에 성혜인의 고개가 귀로 젖혀졌고 손에 든 걸레도 붕 떠서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성혜인은 이미 분장을 한 상태였다. 얼굴은 검게 칠했고 가짜 흉터도 덕지덕지 붙였기 때문에 보기에 매우 흉했다.부축해 일으켜 세우려던 임경헌이 멍하니 앞을 보며 바닥을 더듬고 있는 직원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스카이웨어에 어떻게 맹인이 들어온 거지?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은 모두 제원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므로 이 맹인이 다른 사람과 부딪히기라도 하면배상도 못 할 것이었다..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이유를 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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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설씨 가문은 평생 너랑 원수야

설기웅이 맞받아 주먹으로 반승제의 배를 가격했다.“그래도 성혜인보단 오래 살걸? 성혜인은 시체조차 찾지 못했잖아!”그의 말이 끝나니 주위 공기가 마치 무언가에 의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 듯 가라앉았다.반승제가 쏜살같이 달려가 설기웅의 몸을 들이받았다.두 사람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주먹질을 했기에 주변의 꽃병이며 유리가 모두 깨져버렸다.이 순간 스카이웨어 담당자는 저 멀리 숨은 채 감히 싸움을 말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누구라도 두 사람의 높은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결국 지나가던 설우현이 이 장면을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형이 누군가와 주먹다툼을 하는하는 것을 보았다.이미 잃을 것이 없는 반승제에 비해 사릴 게 많은 설기웅이 더 손해 보는 싸움이었다.“그만해요! 아니, 승제 씨 왜 이렇게 싸움 잘하는 거예요?”싸움을 말리던 설우현마저 주먹에 뺨을 만고 광대뼈 부분에 멍이 들었다.반승제의 두 손은 한사코 설기웅의 멱살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성혜인이 죽었다면 설인아는 그보다 더 잔인하게 죽을 거야. 두고 보자고.”설기웅의 입가는 모두 피투성이였다. 그가 엄지로 쓱 문질러 닦더니 냉소했다.“네 목숨줄이 그때까지 달려있기나 기도해. 제원에 널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둘인 줄 알아?”설우현이 급히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며 다급히 말했다.“그만, 그만요. 형, 그리고 반 대표님. 두 분 다 체통을 지키셔야죠!”설기웅을 노려보는 반승제의 눈빛이 매섭고 음침하다.설기웅 역시 그를 노려보며 지지 않으려 했다.“네가 그날 나랑 우현이를 향해 총을 쏜 뒤로 설씨 가문은 평생 너랑 원수가 된 거야.”반승제가 입가의 핏자국을 닦으며 미간을 찌푸렸다.“네가 북아메리카로 돌아가는 날까지 살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결판을 낼 거다.”말을 마친 그가 바로 자리를 떴다.설우현은 불안한 얼굴로 얼른 형의 뒤를 따랐다.“반승제와 싸운 일은 무조건 아버지께 알려질 거예요. 최근 제원에서 반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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