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겁에 질려 서둘러 뒤로 물러섰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충격을 꽤 많이 받은 듯싶었다.결국 말까지 더듬거리며 물었다.“지, 지금... 뭐, 뭐 하자는 거지?”이성준의 눈빛이 불처럼 활활 타올랐고, 언뜻 웃음기도 스쳐 지나갔다.이내 울려 퍼지는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왔다.“저도 유혹에 약한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봐요. 채원 씨가 적극적으로 대하는 게 좋아요.”매력적인 남자의 눈동자가 옆에 놓인 용품을 힐끗 쳐다보았다.“계속할까요?”백아영은 온몸이 얼어붙었다.그동안 이성준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제 보니 남자라는 짐승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결국 백기를 들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뛰어내렸다. 머리와 마음이 혼란스러운 탓에 오로지 도망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그러나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이성준에게 덥석 붙잡혔다. 그는 커다란 몸집으로 기세등등하게 다가와 구석까지 그녀를 몰아넣었다.게다가 덩치까지 산 만해서 이대로 압도당할 것 같았다.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비아냥거리며 자극했다.“도망은 왜 가요? 오늘 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어요? 제대로 만족시켜 줄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점점 가까이 가져갔다.백아영은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난 남자가 주도권을 잡는 상황이 딱 질색이야. 이제 마음이 식었으니까 이거 놔!”“이미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그만둔다고요?”점점 가까워지는 남자 때문에 백아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싫, 싫어... 저리 가! 아니면, 아니면 우리 아빠 부를 거야!”“아버님 부를 용기는 있어요? 지금이야말로 두 사람이 원했던 상황 아닌가요?”그녀의 격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성준의 입술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강하게 풍기는 수컷 냄새에 백아영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대체 어쩌다 갑자기 이 지경이 되었냐는 말이다. 결국,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패닉에 빠진 나머지 겁에 질려 눈물이 핑 돌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3-11-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