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916 챕터

제401화

백아영은 겁에 질려 서둘러 뒤로 물러섰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충격을 꽤 많이 받은 듯싶었다.결국 말까지 더듬거리며 물었다.“지, 지금... 뭐, 뭐 하자는 거지?”이성준의 눈빛이 불처럼 활활 타올랐고, 언뜻 웃음기도 스쳐 지나갔다.이내 울려 퍼지는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왔다.“저도 유혹에 약한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봐요. 채원 씨가 적극적으로 대하는 게 좋아요.”매력적인 남자의 눈동자가 옆에 놓인 용품을 힐끗 쳐다보았다.“계속할까요?”백아영은 온몸이 얼어붙었다.그동안 이성준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제 보니 남자라는 짐승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결국 백기를 들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뛰어내렸다. 머리와 마음이 혼란스러운 탓에 오로지 도망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그러나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이성준에게 덥석 붙잡혔다. 그는 커다란 몸집으로 기세등등하게 다가와 구석까지 그녀를 몰아넣었다.게다가 덩치까지 산 만해서 이대로 압도당할 것 같았다.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비아냥거리며 자극했다.“도망은 왜 가요? 오늘 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어요? 제대로 만족시켜 줄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점점 가까이 가져갔다.백아영은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난 남자가 주도권을 잡는 상황이 딱 질색이야. 이제 마음이 식었으니까 이거 놔!”“이미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그만둔다고요?”점점 가까워지는 남자 때문에 백아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싫, 싫어... 저리 가! 아니면, 아니면 우리 아빠 부를 거야!”“아버님 부를 용기는 있어요? 지금이야말로 두 사람이 원했던 상황 아닌가요?”그녀의 격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성준의 입술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강하게 풍기는 수컷 냄새에 백아영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대체 어쩌다 갑자기 이 지경이 되었냐는 말이다. 결국,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패닉에 빠진 나머지 겁에 질려 눈물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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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또한, 그녀의 목적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심유미가 내 발목을 잡으려고 이씨 가문의 기밀문서를 훔쳤는데 여기에 숨겨놨대.”이성준이 경호원인 척 육씨 가문에 찾아온 것도 기밀문서 때문이었다.다만 육홍렬 부녀 같은 사람을 마주칠 줄이야! 그의 외모에 매료당해서 모든 계획을 망치게 되었다.“이제 나 혼자서 일 처리하기는 글렀으니까 우리 둘이 손을 잡아야 해.”이 말을 듣는 순간 백아영은 본능적으로 거부했다.지난번에 불법 약물을 찾으려고 이성준과 함께 창고에 갔기에 범인으로 몰려 체포당하고, 선우 일가마저 파산을 면치 못해 선우경진이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겠는가?그런 사람과 또다시 손을 잡다가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꼴이 될지 모른다.백아영은 옆으로 한 발자국 옮기더니 두 사람의 거리를 최대한 벌렸다.“싫어. 당신이 뭘 찾든, 무슨 목적이 있든 각자 할 일에 열중하고 서로 방해만 하지 말자.”이성준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비록 둘은 같은 방에 있지만 거의 끝과 끝에 떨어진 꼴이었다.그와 동시에 육홍렬도 가던 길을 멈추고 발길을 돌렸다.어쨌거나 이바람은 야생마 같은 남자라서 육채원에게 절대로 쇠사슬을 풀어주면 안 된다고 말해주러 찾아갈 작정이었다.결국 부랴부랴 달려가서 노크도 하지 않은 채 문을 벌컥 열었다.문이 딸칵하고 열리는 찰나 백아영과 이성준의 안색은 사색이 되었다.만약 육홍렬이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할 두 사람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의심하기 마련이다.이성준은 전광석화처럼 긴 다리를 움직여 백아영의 앞으로 다가가 침대에 눕혔고, 곧이어 ‘쫙’하고 옷이 찢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고 나서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백아영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그 순간, 육홍렬도 방문을 벌컥 열었다.“우리 공주, 있잖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침대 위에서 찰싹 붙어있는 이바람과 육채원의 모습을 발견했다.꽤 화끈한 장면이었다.이성준은 곧바로 이불을 끌어 올려 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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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백아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곧이어 마치 손으로 꽉 움켜쥔 듯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끊이질 않았다.그녀와 이성준은 현재 서로 적대시하는 입장으로서 아무리 걱정된다 한들 애틋한 감정과는 별개였기에 굳이 인정할 필요도 없었다.백아영은 주먹을 꼭 쥐고 이를 악물더니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선우 일가와 우리 가족을 지키려고 어쩔 수 없이 당신과 적이 된 거지, 원망하지는 않아. 더욱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생각은 없었거든. 하지만 우리는...”백아영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 갔다.“이제 끝났어. 당신한테 매달릴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지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성무열이니까.”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이성준의 마음을 꿰뚫는 비수 같았다.이내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에 후회막급이었다.그는 벌떡 일어나 먹구름이 잔뜩 낀 얼굴로 욕실로 걸어갔다.침대에 누워 있는 백아영은 여전히 오감을 자극하는 이성준의 잔향 때문에 가슴이 떨렸고, 마음이 심란했지만 이를 악물고 더는 지속하지 말아야 할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어차피 잠깐의 협력을 끝으로 헤어지는 관계일 뿐이니까.‘하룻밤을 보낸’ 육채원은 ‘피곤함이 극에 달했으니’ 자연스레 오후까지 잠을 잤다.반면, 이성준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고분고분 말 듣고 육채원의 시중을 들었다는 대가로 그는 다시 경호원으로 복귀했다.그리고 별장에서 백채영의 행방을 몰래 수소문했다.오후 4시까지 누워 있은 탓에 백아영은 허리가 뻐근할 지경이다. 대충 배를 채우고 나서는 이바람을 끌고 놀러 갔다.다시금 활력을 찾은 딸아이의 모습에 육홍렬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백아영은 이바람과 폭풍 쇼핑을 했고, 본인은 물론 이바람의 것도 한 무더기 샀다. 집에 돌아갈 때 짐만 실을 차를 따로 불러서야 겨우 물건을 전부 실었다.그중에 커다란 캐리어도 여러 개였는데, 진짜 육채원이 들어 있는 캐리어도 있었다.경호원 열댓 명이 줄지어 짐을 내렸고, 진짜 육채원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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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너한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서 그랬지.”노아는 몸을 일으켜 침대 끝까지 기어가 백아영의 손을 살짝 잡으며 야릇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오늘 밤 안 가도 되지? 너랑 같이 있고 싶어.”손끝에서 전해진 느낌이 전신으로 퍼져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머리털이 쭈뼛 서면서 그의 손을 당장이라도 뿌리치고 싶지만...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지금은 절대로 뿌리치거나 노아를 거절하면 안 된다는 현실을 끊임없이 되뇌었다.노아는 육채원의 사랑과 총애를 듬뿍 받는 존재라서 그가 남겠다고 한 이상 육채원은 거절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거절하는 대신 노아와 함께 있다는 건...‘우선 침으로 기절시키고 몸이 안 좋다고 하는 거야. 그렇다면 의심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백아영이 성공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이성준의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했고, 말투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미안한데, 채원 씨는 요 며칠 나랑 있겠다고 먼저 약속했어.”고개를 든 노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이성준을 바라보았다.이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채원아, 정말 저 남자랑 있겠다고 약속한 거야? 여태껏 같은 사람과 이틀 연속 있어 본 적이 없잖아.”육채원은 금방 사랑에 빠지는 편이고 항상 새로운 사람을 원했다.백아영은 할 말을 잃었다.속으로는 몰래 육채원인 척 연기하기 너무 힘들다고 구시렁대면서도 머리를 재빨리 굴렸다.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왜냐하면 이바람은 테크닉이 좋거든.”이성준이 눈썹을 까딱하더니 그윽하면서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은 마치 그녀를 집어삼킬 듯한 불덩이 같았다.백아영은 수치심에 차마 그의 얼굴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노아는 흠칫 놀라더니 이성준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한참 동안 위아래로 훑었는데 이내 씁쓸한 표정으로 묵인했다.“그래, 그럼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노아는 미적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왔지만, 육채원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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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이때, 이성준의 커다란 손바닥이 캐리어를 꾹 눌렀다.그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며 위풍당당하게 말했다.“내 물건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꺼져!”두 경호원은 겁을 먹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노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동안 육씨 가문에서 육홍렬과 육채원을 제외하고 이렇게 건방지게 날뛰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이내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채원아, 이게 다 네 물건 아니야? 나한테 주기로 약속해놓고 저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거절해? 적반하장이 따로 없는데 혼내야 하지 않겠어?”만약 진짜 육채원이라면 이바람을 혼내고도 남았을 것이다.하지만 백아영은 노아와 같은 편이 될 수가 없었다.결국 일부러 이성준에게 반한 척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이바람의 이런 모습이 좋아. 노아야, 혹시 헬스 기구가 필요하면 이바람 거 뺏지 말고 내 카드 가지고 가서 사.”“지금 저 남자의 편을 들어준 거야?”노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아영을 바라보며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했다.“너 예전에는 안 그랬잖아.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인 남자를 제일 싫어했는데, 왜 변했어?”‘변하다’는 현재 백아영에게 제일 위험한 단어였다.그러나 지금은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내가 변한 게 아니라 여태껏 이바람 같은 남자를 못 만나 봐서 그래. 성격이 거친 사람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 몰랐거든.”이성준을 향한 애정과 집착이 담긴 백아영의 눈빛은 연기가 아니라 진심에 가까웠다.이를 본 노아는 위기감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싶었다.“그럴 리가, 난 믿을 수 없어! 달라도 너무 달라. 이건 네가 아니야!”백아영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비록 노아는 아직 가짜 육채원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처지를 위협했다.따라서 그의 입부터 막아야만 했다.“노아!”백아영은 굳은 얼굴로 호통쳤다.“난 질투하는 남자가 딱 질색이야. 계속 소란을 피울 작정이라면 앞으로 다시는 날 찾아오지 마.”“이 봐! 노아를 끌고 가서 감금해. 스스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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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그러나 인식 결과는 실패했다.‘육채원한테 권한이 없는 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백아영은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홍채만 인식해서는 안 돼. 얼굴 전체를 스캔하고 특정 움직임이 감지되어야만 풀릴 거야.”이성준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육채원을 깨워야 해.”이런 상황에서 육채원을 깨우는 건 일종의 모험이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백아영은 은침으로 육채원을 찌르는 동시에 입을 틀어막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웁!”육채원은 눈앞에 놓인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악몽을 꾸는 듯 믿기 힘들었다.현실을 깨닫고 나니 더욱 겁을 먹었다.백아영은 줄곧 온화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악랄한 태도를 취했다.“육채원, 난 지금 이 금고를 열고 내가 원하는 걸 가져갈 거야. 날 도와주면 무조건 풀어줄게. 싫다면...”백아영은 작은 칼을 꺼내더니 날카로운 칼날을 육채원의 얼굴에 겨눴다.“내가 영원히 이 자리를 차지할 거야.”겁에 질린 육채원은 거절할 엄두도 못 내고 고개를 끄덕였다.백아영은 그녀의 얼굴을 금고에 가까이하며 입을 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뗐다.「입을 벌리세요.」금고의 알림이 울리자, 육채원은 입을 여는 동시에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살려주세요!”인적 드문 고요한 밤에 울린 이 외침은 천둥소리처럼 펜션 전체에 퍼졌고 막 펜션으로 돌아와 노아를 만나려던 육홍렬은 걸음을 멈췄다.“무슨 일 있어?”그 시각 백아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고 재빨리 은침을 꺼내 육채원을 기절시켰다.하지만 이미 늦었다. 소리를 들은 육홍렬은 곧 이곳에 올 것이다!들키는 순간 백아영과 이성준은 끝장이다!이제 어떡하지?아니나 다를까 육홍렬은 제일 먼저 육채원의 방으로 향했고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방금 서재에서 소리가 들린 것 같습니다.”경호원이 입을 열었다.‘한밤중에 서재는 왜 간 거지?’위험에 처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육홍렬은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서재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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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이성준은 정말로 그녀에게 입을 맞췄고 지금도 목이 욱신거렸다.백아영의 몸은 마치 작은 불씨가 타오르는 듯 점점 뜨거워지더니 금방이라도 이성을 잃을 것처럼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었다.이성준도 눈빛이 어두워지고 숨결이 거칠어졌다.“백아영.”그의 목소리는 극도로 절제되어 있었다.“다음에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성준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그가 떠난 후 몸에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에 백아영은 비로소 이성을 되찾았고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흐트러진 옷을 정리했다.그 시각 이성준은 이미 금고 문을 열었다.비록 육채원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지만, 덕분에 입을 열어 금고 해제에 성공했다.백아영은 바로 다가가 그와 함께 재빨리 문서를 살폈고 마침내 원하는 증거를 찾았다!육씨 가문과 심씨 일가는 수년간 약재 운송을 한답시고 비밀리에 불법 약물 거래를 하고 있었다!육씨 가문이 불법 식물을 재배하고 생산하는 장소도 알아냈다.이제 그곳을 직접 확인한다면 두 가문의 불법 약물 거래는 빼박이다.백아영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지금 바로 가자!”지금 상황에서 육채원과 함께 움직이면 쉽게 들킬 수도 있기에 그들은 육채원을 서재 구석에 숨겼다.백아영은 10시간 동안 깨어나지 못하게 은침으로 그녀를 기절시켰다. 비록 길지는 않지만, 장소를 찾고 범죄 증거를 수집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백아영과 이성준은 재빨리 목적지로 향했다.그 시각 서재를 떠난 육홍렬은 노아를 만나러 갔고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된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채원이가 요즘 많이 변한 건 맞아. 이바람 같은 사람을 처음 만난 원인도 있겠지만 솔직히 너희들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잖아. 노아야, 네가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로 치근덕거리면 채원이가 싫증 나는 건 시간 문제야.”노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건 예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이바람을 좋아해도 그렇지, 원칙까지 바꾸면서 감싸주는 건 아니잖아요. 채원이는 순종적이고 규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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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육홍렬은 잔뜩 경계하며 흉악한 얼굴로 한 걸음 한 걸음 소리 나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얼마 후 캐비닛을 열었고, 입을 가린 채 묶여있는 육채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채원이?”육홍렬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그녀를 묶고 있던 밧줄을 풀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예상대로라면 10시간 동안 정신을 잃어야 하는데 그동안 약을 많이 복용한 탓에 내성이 생겨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드디어 자유를 되찾은 육채원은 그의 팔을 잡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아빠! 누군가 절 사칭하고 있어요. 며칠 동안 집에 있던 육채원은 가짜예요!”그녀의 말을 들은 육홍렬은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듯 표정이 험상궂게 변했다.“젠장, 그 여자가 가짜라니!”이제서야 미심쩍은 부분들이 이해됐고 역시나 잘못된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그렇다면 이바람도 그 여자와 한통속일 가능성이 크다!“지금 당장 그 여자 어디로 갔는지 찾아내. 이바람까지 잡아서 데려와! 감히 내 소중한 딸을 다치게 하다니! 반드시 되갚아 줄 거야!”...육채원이 한밤중에 나가도 감히 묻거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그러나 육홍렬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녀의 소재는 단번에 파악됐다.“민둥산으로 들어갔습니다!”민둥산은 그들이 불법 식물을 재배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부하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보고하자 육홍렬은 순간 그들이 이곳에 온 목적을 깨달았다.거기에 목이 빠지게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던 백아영을 떠올리며 확신했다.“그 여자 백아영이야! 젠장!”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고, 잡을 수조차 없었던 상황이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일찍이 육채원으로 위장하고 침입해 불법 약물의 위치까지 비밀리에 알아냈다.백아영이 증거를 수집하고 나가는 순간 육씨 가문은 끝장이나 다름없다.“지금 당장 민둥산 수비대한테 두 사람을 잡으라고 명령해!”말을 마친 그는 이바람의 실력이 생각나 이를 악물고 덧붙였다.“잡을 수 없으면 포위하고 내가 사람을 데리고 갈 때까지 기다려!”백아영이 증거를 수집해도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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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이성준은 백아영을 지키며 뒤로 물러서다 어쩔 수 없이 불법 약물 생산기지인 단칸방으로 들어갔다.그는 문을 막아서더니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 명씩 공격하고 걷어차며 간신히 버텼다.그러나 그들은 단지 방어만 할 수 있을 뿐, 도망칠 수 없었다.이성준이 힘을 다 쓰는 순간 두 사람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기에 백아영은 심란함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30분 후, 육홍렬이 육채원과 함께 이곳에 왔다.그들은 아직도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이바람과 ‘육채원’을 살기와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다.“오늘 너희 둘 다 여기서 죽게 될 거야!”육채원을 보자 백아영은 왜 계획이 실패했는지 깨달았다.“내 실수였어!”그녀는 죄책감에 이를 악물었고 이성준에게 피해를 준 자신을 원망했다.“성준아, 나 신경 쓰지 마.”백아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너랑 심씨 일가는 파트너니까 저 사람들이 널 발견하더라도 죽이지는 않을 거야. 용서를 빌면 넘어갈 일이니까 얼른 가!”이성준은 발로 사람을 걷어차며 끊임없이 싸웠고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은 땀으로 가득 찬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백아영을 바라보더니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널 두고 떠나지 않을 거야.”백아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난 네 할머니를 죽인 사람이야. 잊었어? 날 미워하고 죽이고 싶다며? 지금이 복수할 절호의 기회잖아. 뭘 구하느라고 애써. 바보야.”이성준은 마지못해 웃었고 그녀를 바라보며 애틋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네가 할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그는 이현무가 어디에 감금되었는지 확인했고, 지금쯤이면 위정이 구하러 갔다는 생각에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현무가 할아버지한테 잡혔고 난 그걸로 협박받고 있었어.”순간 눈빛이 흔들린 백아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성준을 바라봤다.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그녀는 비로소 이성준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독설을 퍼부으며 남원을 떠나라고 위협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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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이현무를 잡고 있는 백채영의 두 눈은 악랄함과 사악함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이를 갈며 말했다.“성준 씨 지금 강원에 있어요? 설마 백아영과 함께 육씨 가문에 있어요?”불과 몇 초 전, 그녀는 이영철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이성준은 남원에 없을뿐더러 조사 결과 강원에 있었고 마침 육씨 가문의 불법 약물 재배기지에서 몰래 침입한 1남1녀를 발견했다고 한다.백아영과 이바람이다!그리고 이바람은 이성준이다!백채영은 그제야 아이를 데려오면 결혼한다고 약속했던 게 거짓말인 걸 깨달았다. 그들은 단지 이현무를 구하기 위해 백채영을 앞세워 이용했던 것뿐이었다.이성준은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늘 백아영과 함께 있으며 묵묵히 그녀를 도왔다!이현무는 이성준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기에 위정에게 빼앗기는 순간 이영철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그녀는 칼날을 이현무의 목에 대고 창문 너머로 위정을 위협했다.“들어오지 마요. 안 그러면 죽여버릴 거예요!”화가 난 위정은 창문을 통해 백채영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채영 씨, 현무 도련님은 아들이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독할 수가 있죠?”아들이란 말에 백채영은 웃음을 터뜨렸다.품에 안겨있는 이현무가 친자식이 아닐뿐더러, 직접 낳은 아들 백승구가 백혈병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걱정은커녕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게 백채영이다.자신의 출세에 기여할 가치가 없는 아이는 존재의 의미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위정 씨, 다그치지 마요.”백채영이 손에 힘을 주자 이현무의 연약한 목은 찢어졌고 곧바로 피가 흘러나왔다.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행여나 이현무가 다칠까 봐 마지못해 멈춰야만 했다....그 시각 민둥산.육씨 가문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교대로 바뀌면서 이성준과 싸웠고, 강철같던 그의 몸도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상처를 많이 입은 탓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입구가 좁아 백아영은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고, 그저 무기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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