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훈의 이 말을 듣고 하모완과 그녀의 중년 경호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하모완은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의아해했다.그러자 중년 경호원은 갑자기 얼굴이 싸늘해지며 콧방귀를 뀌었다.“인마, 아무 말도 하지 마! 탁월사를 네가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아?”“탁월사의 술법 대사는 모르는 게 없는 분이셔. 널 위해서 점을 봐주고 길과 흉을 피하게 하며 한쪽을 행복하게 하는 선인이라고. “그런데 감히 여기서 함부로 지껄이고 먹칠을 하다니! 흥!”이 사람은 탁월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상대를 사도라고 하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탁월사를 없애겠다고 하자 순간 화가 난 것이다.윤도훈은 얼굴을 찡그리며 허허 웃고서 논쟁도 하기 싫었다.이윽고 그는 하모완을 향해 제안을 했다.“모완 씨, 우리 다 토월사 가는 길인데 이따 동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다른 낯선 사람이라면 윤도훈은 참견하기 귀찮았을 것이다.믿거나 말거나 탁월사와 귀패문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윤도훈과 전혀 상관없으니 말이다.하지만 눈앞의 하모완은 바라보면서 윤도훈은 그녀와 자기 엄마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하모완에게 일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돌이켜보면, 윤도훈은 어릴 때부터 엄마의 생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자기도 외할아버지나 이모, 외삼촌 같은 친척을 본 적이 없다.여하튼 엄마 친정 쪽 사람들에 대한 윤도훈의 기억이 텅텅 비어 있다.윤도훈은 부모님께 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없냐고 물었었다.어릴 때는 어물쩍 넘어갔지만, 어른이 되면서 엄마 하여옥은 자기가 고아라고 말했었다.윤도훈은 아무 생각 없이 하여옥을 불쌍히 여겼을 뿐이었다.그런데 오늘, 하여옥과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고 같은 성을 가진 소녀를 만나게 되었다.순간 윤도훈은 이 모든 게 너무 공교롭다고 느껴졌다.하여옥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윤도훈은 하모완에게 말할 수 없는 친근감과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머릿속에서는 온갖 억측을 참을 수 없었다.윤도훈의 말을 들은 중년 경호원은 냉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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