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들어온 할머니는 머리가 새하얗게 셌고 얼굴은 주름투성이였다.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나이가 대략 진국호와 비슷해 보였다.하지만 지금 진국호는 임건우가 준 회춘단을 먹고 난 후 외모가 완전히 변해서 오십, 육십 정도로 보였지만, 이 할머니는 일흔, 여든은 되어 보였다.무엇보다도 가장 오싹한 건 그녀의 얼굴에 길고 깊은 상처가 하나 나 있는 것이었다. 마치 갓 생긴 상처처럼 딱지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는데 눈에서 입가까지 길게 자리 잡은 상처는 흡사 커다란 지네 한 마리가 기어 다니는 듯했다.진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화가 치밀어 오르기 직전이었다. 원래 진남아가 사고를 당하면서 모두가 크게 상처를 받았는데 임건우가 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좋은 소식을 전해주어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던 터였다.그래서 문 앞에 걸어둔 흰 천과 흰 등불도 막 철거했었다.그런데 이제 막 철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손자가 죽어버린 것이다.이번에는 정말 죽었다. 임건우가 보니 영혼조차 남아있지 않았다.완전히 죽은 것이었다.더는 어떤 구제 방법도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방금 떼어냈던 흰 천과 흰 등불을 다시 걸어야만 했다.세상에, 이보다 더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임건우는 할머니를 보며 분노와 경악을 숨기지 않았다.그리고 이 여자의 기운에서 묘하게 불쾌한 느낌이 풍겨 나오는 걸 느꼈다.도가도 아니고 마도도 아닌 어디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영력, 그 기운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당신 누구야? 난 당신을 전혀 모른다!”진국호는 눈에서 불꽃을 튕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내 손자를 아무 이유 없이 죽이다니 오늘 내가 반드시 네놈을 죽일 것이다!”“네가 날 모른다고?”그 할머니는 크게 웃어댔다.“하지만 난 너를 잊은 적이 없고 매 순간 네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왔어!”진가중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아버지, 정말 저 여자를 모르겠어요?”진국호는 고개를 저었다.“정말 모른다. 한 번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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