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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1화

고의준은 숨이 가빠오고 두 팔이 아프며 온몸이 피로 뒤덮였다.고의준은 말했다.“신의, 좋은 방법이 있으면 빨리 말해줘. 우리가 전력으로 도와줄게... 아이고. 이 짐승들이 점점 베기 힘들어지고 있어. 내 칼이 부서질 지경이야.”안남수가 말했다.“맞아, 네 말대로 이곳을 폭파하자.”마정희가 물었다.“우리가 도와줄 일이 뭐야?”임건우가 대답했다.“배열을 바꿔야 해요. 이 큰 배열을 수정하려면 9개의 영기를 배열의 중심으로 써야 하죠... 솔직히 말하면 이 9개의 영기는 한 번 사용하고 나면 돌아오지 않아요. 배열을 폭파하면서 영기도 함께 부서질 거예요.”쾅!마정희가 손을 휘둘러 위엄 넘치게 여러 개의 영기를 던져주었다.“가져가. 고마울 필요 없어!”“내가 가진 건 다른 건 없고 영기가 많아!”임건우는 발아래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이 영기들의 품질을 살펴보니 각각 모두 좋은 물건이었다.세상에.임건우의 집에 그렇게 많은 여성이 있는데 유가연의 부하들도 내놓을 만한 무기가 없었다.법기조차 없었는데...여기 발 아래에 무려 열여덟 개가 있었다.안남수가 웃으며 말했다.“총장 부인이 대단해! 바보 도살자, 봐봐, 이건 다 김 총장이 부인한테 준 장난감 같아. 넌 이리 살면서도 지팡이 하나 없냐?”육예훈은 몇 개의 선행자의 목을 베어내며 말했다.“너만 있으면 충분한데 지팡이가 왜 필요해?”전소은이 말했다.“이봐, 이봐. 너희 싸우지 말고 우리 아이들 좀 챙겨줘.”“아이? 누구?”“춤신!”고의준은 순간 얼어붙었고, 그때 선행자가 고의준의 팔을 할퀴며 상처를 냈다.고의준은 아프다고 소리쳤다.다행히 임건우의 축제 부적 배열 덕분에 상처가 금방 나았다.임건우는 영력을 한 번 휘둘러 모든 영기를 거두어들이며 외쳤다.“잠깐만요. 30분만 버텨주세요!”“뭐? 30분이나 필요해?”“내 영력이 부족해. 약 있는 사람? 정은 선생님, 연단 대가인데 뭐 가지고 있어요?”어떤 불 속성의 수신자가 외쳤다.그는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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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2화

“너... 이 간사한 놈! 이봐, 건우야! 순도 100% 요령단 나한테 팔아! 한 알에 250에 사겠어!”“300!”둘이 갑자기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의준이 소리쳤다.“야, 진정해. 다들 나한테 부담을 주잖아!”그러더니 외쳤다.“신의, 350!”팍!임건우 앞에 보관 주머니 하나가 떨어졌는데 그건 바로 불신이 던진 거였다.“여기 20만 영석이 있어. 500개의 요령단을 사고 싶으니 일단 300개만 주고 나머지 200개는 나중에 채워줘.”임건우는 속으로 생각했다.‘이 사람들이 미쳤어?’그냥 요령단일 뿐인데 이 사람들이 너무 진지하게 구는 걸 보니 싼값에 넘긴 건가 싶었다.불신이 요령단을 손에 넣고는 귀가 찢어질 만큼 웃고 있었는데...정작 강아연은 이 요령단을 그냥 사탕처럼 먹고 다니는 정도였다.이 대단한 고수들이 단체로 정신을 잃은 건가?아니면 정말 영석이 이렇게 남아도는 시대가 된 건가?그때 궁전 안에서는 선행자들이 점점 몰려들고 있었다.게다가 한 명 한 명이 강화되어 있어서 점점 더 큰 압박을 느꼈다.전소은이 외쳤다.“건우야, 아직 멀었어?”임건우는 슬쩍 거래하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그리고 입구에서 또 한참 동안 싸운 뒤 마침내 큰 소리로 외쳤다.“됐어요! 모두 나한테 오세요! 제가 여기다 미궁 진을 하나 짰어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보자고요!”“좋아!”“한 사람씩 빠져나가. 내가 일단 강력한 기술 하나 쓸게.”불신이 최강의 기술 구용음을 발동시켰다.발동하자마자 입구 전체를 불덩어리로 뒤덮어 선행자들의 발을 묶어버렸다.마정희가 궁전을 한 번 쳐다보더니 말했다.“가자!”슉슉슉-사람들의 그림자가 빠르게 물러났다.황정은이 물었다.“건우야, 진법에 자신 있지?”“지금은 버티기 힘드니까 진법이 작동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뭘 미적거려. 빨리 나가자!”“구용음이 사라지기 직전이야!”그들은 번개처럼 빠르게 궁전을 빠져나왔다.300미터도 채 못 달렸을 때 뒤에서 무수한 포효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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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시간은 이미 깊은 밤이었다.심지어 동도에서는 동쪽 하늘에 약간의 희미한 빛이 비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곧 동이 트고 있음을 의미했다.그러나 동도의 많은 사람에게 이 밤은 불면의 밤이었다.국주부터 평민들까지 모두가 해질 녘 신산 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하고 있었다.국주는 직접 밤새 긴급회의를 열어 신하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라는 명령을 내린 반면, 평민들은 인터넷, 친구들과의 대화, 뉴스, 자가 미디어에서 정보를 얻으며 그저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동도 국주와 여러 신하는 한자리에 모여 모든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커다란 스크린에 여러 장의 사진과 수많은 동영상이 재생되었다.“국주님, 사건 당시의 위성 사진입니다. 당시 하늘 전체가 핏빛 구름으로 뒤덮였으며 반경 100리 안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고 확인되었습니다.”“국주님, 이건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인데 확인된 바로는 저 남자의 이름은 임건우로 연호 출신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임건우의 기록이 전혀 없고 입국 기록도 없습니다.”옆에서 한 사람이 냉소를 내뱉었다.“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이 정도 소동을 일으킨 사람이 입국 기록을 남겼을 리가 있겠어? 연호 사람들 얼마나 교활한데! 그 정도는 다 미리 생각해놨을 게 뻔해. 당신이 가져온 정보는 너무 평범하네.”그러자 보고하던 사람이 분노하며 외쳤다.“구우현, 건방지네! 내가 국주님께 보고하고 있는데 어디 감히 끼어들어? 당장 물러가!”구우현은 대꾸했다.“난 일모신사의 CCTV 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당시 상황을 조금은 볼 수 있을 거야.”“그래? 그럼 빨리 틀어봐.”곧 영상이 재생되었고 당시에 벌어진 싸움 장면이 보였다.아쉽게도 밤이 깊어서인지 CCTV 각도가 좋지 않아 그저 연호에서 온 세 명이라는 것만 겨우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뼈로 가득한 현장과 반쯤 파괴된 신사 모습은 선명했고 황정은이 헬리콥터를 폭파시킨 장면도 임건우 일행의 소행으로 단정 지었다.“연호 놈들! 우리 동도 영토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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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4화

용승철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허공에 떠 있었다.쾅!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무렵, 거대한 깊은 호수에서 한 사람이 솟구쳐 나왔다.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거의 열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바로 임건우와 마정희 일행이었다.용승철은 마정희가 무사히 돌아온 걸 보자 즉시 달려가며 말했다.“용주님!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근데 대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어떻게 후지산 전체가 가라앉은 건가요?”안남수가 발아래 커다란 깊은 구덩이를 보며 말했다.“그래서 이 깊은 구덩이가 후지산이 가라앉아 생긴 거라는 거죠?”용승철이 고개를 끄덕였다.황정은이 말했다.“다른 얘기는 나중에 하죠. 여기서 난리가 났으니 동도에서도 분명히 큰 관심이 있을 겁니다. 후지산이 무너졌으니 글로벌 이슈가 될 수도 있겠어요. 우리도 빨리 여길 벗어나야 합니다!”일행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북서쪽으로 떠나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임건우는 새로 생긴 호수에서 누군가의 구조 요청 소리를 들었다.자세히 보니 한 가족 세 명이 물에 빠져 있었다.부부 한 쌍과 다섯 살, 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작은 여자아이가 있었다.그들은 운이 없게도 이렇게 추운 날씨에 후지산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고,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얼음같이 차가운 호수 속에서 금방이라도 몸을 지탱하지 못할 지경이었다.물속에서 발버둥치는 그들을 보며, 특히 곧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은 작은 여자아이를 보고 임건우는 연민의 정을 느꼈다.임건우는 지장왕의 가르침을 받은 자로서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임건우는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촤악!임건우는 허공에서 손을 뻗어 작은 여자아이를 물 밖으로 건져 올렸다.이어서 두 어른도 차례로 구해 깊은 호수에서 빠져나오게 했다.작은 여자아이는 이미 추위에 몸이 얼어붙어 있었고 심하게 놀라서인지 혼이 빠져나갈 듯한 상태였다.임건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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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5화

임건우 일행은 후지산맥을 빠르게 벗어나 그대로 바다 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30분 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터져 나왔다.“후지산이 가라앉았어!”그날 동도는 물론 연호와 그 주변 소국들, 그리고 각국의 주요 강대국들 모두가 이 소식을 헤드라인에 실었다.모든 뉴스 매체와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후지산의 침몰 소식은 단연코 최상위에 올라섰다.각국에서 전문가와 학자들이 동도로 몰려와 사태 파악과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한편, 동도 국민은 후지산의 거대한 산맥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현실에 불안감에 휩싸였다.후지산마저 가라앉을 수 있다면 혹시 이 섬 전체도 가라앉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가 번졌고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늘어났다.강주 임씨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동도에서 일어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특히 일전에 일어난 일모신사에서의 전투는 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이제 후지산이 갑자기 붕괴해 사라졌다는 소식에 모두 말을 잃었다.“설마 이게 건우가 한 일인가?”“그들은 무사할까?”이때 이청하도 임씨 저택에 와 있었다.이청하는 한밤중에 임건우의 소식을 물으러 왔다가 별다른 정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저택에 머물렀다.이청하는 우나영의 주치의였고 우나영은 이청하를 좋게 생각했으며 이청하와 임건우 사이에 깊은 감정이 생긴 걸 알게 되자 이청하를 다독여주기까지 했다.그런데 지금, 이청하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모두가 혹시 임건우가 후지산 침몰로 위험에 빠진 게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유지연이 말했다.“설마... 아닐 거야. 500년을 산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그게 후지산이라니! 높이가 무려 3,700미터나 되는 거대한 산인데 사람이 그걸 날려버릴 수 있겠어? 아니,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렇게 큰 폭탄이 있겠어?”유지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저택 안으로 임건우 일행이 돌아왔다.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아. 우리가 후지산 날려버렸어.”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들어왔다.말한 사람은 바로 전소은이었다.그리고 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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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6화

독수리 부대 일행이 처음으로 임씨 저택에 왔다가 임건우가 여러 미녀를 숨겨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고의준이 놀라 외쳤다. “세상에! 건우야, 저 여자들... 전부 다 네 와이프야? 수량이나 퀄리티가 다 정상급인데? 하나만이라도 나한테 양보해주면 안 돼?”육예훈이 눈을 굴리며 말했다. “살 좀 빼고 그런 소리를 해. 저 여자들이 너 같은 덩치를 보겠어?”고의준이 받아쳤다. “통통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지도 모르잖아.”그때 한 어린 소녀가 다가와 고의준의 배를 손가락으로 콕 찌르며 물었다. “아저씨, 이 배 진짜예요?”이 소녀는 바로 양지현의 딸, 서목하였다.고의준은 몸을 바짝 굳히며 대답했다. “그럼, 진짜지.”서목하가 낄낄대며 말했다. “우리 이모 뱃속보다 더 커요. 우리 이모는 지금 네 쌍둥이 가진 거 알죠?”사람들이 박장대소했다.이후, 임건우는 이번 동도 방문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양지현에게 딸을 데리고 잠시 다른 곳에 가서 놀라고 한 후 백옥을 불러와 이야기를 시작했다.아무래도 어린아이에게는 듣기에 부적합한 내용이었으니까.임건우는 동도에서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모두 설명했다. 모두 임건우의 말을 들으며 놀랍고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백옥이 말했다. “이 일은 내가 군사님과 상의해볼게.”잠시 생각하던 백옥은 덧붙였다. “너희가 잘해줬어. 내 예측이 맞다면 동도 후지산 아래 황천신사는 바로 배혈교가 아수라족을 다시 인간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일 거야. 이번에 너희가 그곳을 무너뜨린 덕에 그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거고 우리도 조금 시간을 벌었지. 이제 고대 결계에 대한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어.”백옥은 곧장 군사 고준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백옥은 미간을 찌푸렸다. 평소라면 항상 대기 중이어야 할 전화였다.하지만 지금은 독수리의 통령이 바뀌었고 백옥 자신도 이제 평범한 인간이니 연락이 닿지 않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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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붉은 망토를 걸친 두 인물이 동도 황궁에 도착했다.얼굴을 가린 여인은 손에 황금 패를 들고 있었기에 궁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힘 없었다. 심지어 궁의 호위병들마저 그녀를 보자 공경을 표하며 머리를 숙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국주 앞에 섰다.국주는 이들을 보자마자 마치 신을 마주한 듯한 표정으로 다가와 서둘러 인사했다. “전하,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이 여인은 동도에서 가장 신비로운 천조신궁의 주인, 대일영녀라고 불리며 태양 여신이라는 의미가 있었다.대일영녀는 왕을 보아도 절할 필요가 없으며 관리들보다 한 단계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그 신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았고 어떤 경우에는 국주조차 대일영녀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였다.대일영녀는 절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곁에 있는 인물은 달랐다.국주를 보자 무릎을 꿇었다.이어 대일영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국주님, 제가 후지산 붕괴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자연재해가 아닌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입니다.”“뭐라고요?” “인위적인 원인이라고요?”국주는 깜짝 놀랐다.“어떤 사람이 그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단 말입니까? 후지산은 워낙 거대해 핵폭탄 수십, 아니 수백 개는 터뜨려야 저런 결과가 나올 텐데요.”대일영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것은 국주께서 현대 과학 이외의 것들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시기 때문입니다.”국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세상에 이름을 떨친 기인들을 여러 번 만나본 적이 있었다.끓는 물을 마시는 사람, 칼과 총에도 다치지 않는 사람, 목에 창을 대고 버티는 사람, 심지어 쇠를 먹는 사람까지도 보았다.그러나 인간의 힘으로 거대한 후지산을 파괴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 아닌가?대일영녀는 손짓했다.그녀 곁의 인물이 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 위로 흰빛이 감돌았다.그리고 국주의 고급 사무용 책상에 손바닥을 내리쳤다.쾅! 책상이 갈라지는 소리가 울렸다.견고한 원목 책상에 대리석 상판까지 덮여 있었지만, 그 인물이 친 손바닥에 의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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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8화

그 남자는 바로 전에 후지산에서 임건우에게 구조된 가족 중 아버지였다.그는 심사숙고 끝에 후지산에서 일어난 일을 당국에 보고하기로 했다.비록 임건우가 그들을 구해주긴 했지만, 후지산을 무너뜨린 것은 악마의 짓이었다.목격자가 직접 나서자, 동도의 여론은 일방적으로 흐르기 시작했다.국주는 하달된 명령을 통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임건우가 직접 동도 황궁으로 와서 상황을 설명하고 대중과 세계에 진실을 밝히도록 독려하라고 지시했다.후지산은 인류 전체의 유산이기 때문이었다.그렇게 여론은 점점 더 커져갔다. 전 세계가 임건우를 찾기 시작했다. 임건우는 단번에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물론 연호에 임건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수없이 많았다.하지만 여론의 중심에 선 임건우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그리고 그중 가장 큰 압박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임건우가 아니라 연호였다.이번 사건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동도뿐만 아니라 어떤 국가든 후지산을 무너뜨릴 정도의 힘에 경악과 공포를 느꼈다. 이런 힘은 듣도 보도 못한 것이었고 이번에는 후지산이었지만 다음에는 어떤 도시가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만약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서 이 힘이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혹함이 될 터였다.특히 연호를 늘 잠재적 적으로 여겨온 양지국은 더욱 초조했다. 그들은 혹시 연호가 어떤 초강력 무기를 손에 넣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그러므로 임건우가 진짜 범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만약 임건우가 나오지 않는다면 연호가 나서서 해명해야 했다.순식간에 연호의 고위 관료들은 이 일로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하지만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소동에 임건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임건우는 지금 이청하와 함께 실험실에 갇혀 임청의 저장 반지에서 꺼낸 특별한 혈액을 연구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었다.연구가 진행될수록 그 혈액이 가진 힘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었다.그 안에 담긴 에너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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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9화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이런 건 위험한 문제예요. 누군가 눈을 바라보면서 사랑해라는 세 글자를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그 사람에게 전부를 맡기겠어요? 여자가 그렇게 쉽게 마음을 주다간 언젠가 다치게 될 거예요.”이청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렇게 둘러대고 안 말할 거라니.”“그게 도움이 돼요?”“도움이 되냐고요?”“그게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데요?”이청하의 눈가가 붉어지고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조차 못 할 거라면 난 건우 씨 마음속에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잖아요.”“그럼 내가 거짓말하면요?”“그것도 듣고 싶어요. 난 건우 씨가 그냥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돼요.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요. 나도 자신을 속일 핑계 하나쯤 갖고 싶은데 안 될까요?”이청하는 거의 소리치듯 말했다. 그러곤 땅에 주저앉아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임건우는 이청하를 바라보며 가슴이 아려왔다. 임건우는 한숨을 쉬고 허리를 숙여 이청하를 품에 안았다. “사랑해라는 말은 아주 가벼워요. 어떤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여자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죠. 하지만 또 이 말은 태산처럼 무거울 수도 있어요. 생명보다도 더 무겁죠... 청하 씨, 그 말을 해줄 순 있지만 그 대가를 감당해야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에요. 청하 씨도 마찬가지예요.”이청하는 임건우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임건우는 말했다. “청하 씨가 어떤 상처를 겪었는지 알아요. 얼마나 아버지를 원망하는지도 알고 그 일로 인해 어릴 적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왔다는 것도 알아요. 난 청하 씨가 다시 그런 고통을 겪는 걸 바라지 않아요. 내가 건넨 세 글자가 청하 씨한테 파멸될까 두려워요. 내 눈엔 청하 씨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완벽한 여자로 보여요.”“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니? 그럼 와이프는요?”임건우는 말했다. “내가 어떤 과거를 지녔는지 알잖아요. 한때 이혼 직전까지 갔었고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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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0화

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심령혈맹까지 했는데 성혼 의식을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임건우는 탁무범까지 불러들였다.성혼식에 증인이 빠질 수 없으니 탁무범이 그 역할을 맡았다.탁무범은 이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축하합니다, 도련님! 축하합니다, 작은 사모님!”그렇게 해서 탁무범의 증인 아래 임건우와 이청하의 혼례가 시작되었다.“하늘에 큰 절을!”“부모님께 큰 절을!”부모님의 자리에는 임건우의 휴대폰 사진첩에 있는 우나영과 이청하의 휴대폰 사진첩에 있는 이흥방 부부의 사진이 있었다.“부부가 서로 절하시오!”“신부를 신방으로 모시시오...”탁무범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작은 사모님, 축하합니다! 여기 시설이 열악하지만 병원에 작은 사모님의 침실이 하나 있어요. 그 방에서 둘이... 하하하.”이청하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신방은 다음으로 미루죠. 지금은 시간이 급해요. 빨리 독소의 해독제를 찾아내지 않으면 중독 환자들이 더 늘어날 거예요. 지금 병원의 격리 병실도 이미 꽉 찼잖아요.”이청하는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자기야!”“응?”“나한테 키스해줘요.”임건우는 이청하의 말대로 입술에 키스했다.탁무범은 당황하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바로 그때 이청하는 미리 준비해 둔 독소 혈액을 일회용 주사기로 자신의 허벅지에 찔러 넣었다.순간 독소가 이청하의 몸속에서 퍼지기 시작했다.쉭.온몸의 경맥이 붉은 기운으로 들끓었고 이청하의 눈 흰자에는 핏줄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붉어졌다.이청하의 기세 또한 몹시 이질적으로 변해갔다.임건우는 즉시 그 변화를 느꼈다.“청하야, 너...!”딱!이청하의 손에서 주사기가 떨어졌다.이청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손발이 경련을 일으키며 참을 수 없는 고통에 휩싸였다.“아! 작은 사모님!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탁무범은 소리를 듣고 돌아보다가 그만 놀라 얼어붙었다.임건우는 이청하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청하야, 어쩌자고 이렇게 어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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