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현은 앞으로 나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혜정아, 이건 우리 아이야. 난 이 아이를 원해. 만약 네가 감히 아이를 없앤다면, 난 원유희를 죽일 거야!” “뭐…… 뭐라고?” 엄혜정은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유희는…… 네 조카잖아. 어떻게…….” “내가 그런 걸 신경 쓸 것 같아?” 엄혜정은 병적인 육성현을 보면서 말을 하지 못했다. 엄혜정은 육성현에게 화장실에서 끌려나갔다. 병원까지 가는 동안 엄혜정은 발걸음이 나른해졌다. 그녀는 임신테스트기에 문제가 있기를 바랐다. 사실은 임신하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보고서를 보며 말했다. “축하드려요, 임신입니다. 15일 됐고요, 입덧이 좀 빠른 편이에요. 초음파는 아직 잘 안 보여서 한 달 후에 다시 검사하러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자주 하면 아이한테도 안 좋으니까.” 엄혜정은 놀라서 의자에서 미끄러졌다. 옆에 있던 육성현이 바로 그녀를 안아 올려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으세요?” 의사가 물었다. 엄혜정은 이미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일어서서 육성현을 밀치고 뛰어나갔다. 엄혜정은 밖에 나가 화단 옆에 우두커니 앉아 눈물을 흘렸다. ‘정말 임신이야. 내가 또 김하준의 아이를 가졌어…….’ 육성현은 그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두 손을 꼭 잡고 물었다. “혜정아, 넌 기쁘지 않아? 우리가 잃어버린 아이가 돌아왔잖아.” “기쁘지 않냐고?” 엄혜정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너 같은 괴물을 낳으라는데 너라면 기뻐할 수 있겠어? 네가 한 짓들을 봐. 어느 하나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내가 고칠게, 응?” “아니, 넌 고칠 수 없어. 예전에도 고친다고 말해놓고 여태 고친 적이 없잖아. 넌 매번 나를 속였어…….” 엄혜정은 흐느끼며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웠다. “정말 고칠게. 네가 아이만 낳아준다면 내가 정말 고칠게.” 육성현은 그녀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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