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이도 곧 겨울방학이겠네. 방학인데 형으로서 같이 놀러 나가. 지금 애들이 얼마나 스트레슬 받으며 공부하는데.”여운초는 전지율의 성적이 매우 좋다고 전해 들었다.대학 입시에서 실패하지 않는 한 중점 대학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방학이 되면 학원도 다녀야 할 거야. 며칠 지나면 설인데, 당신도 이렇게 말하는데 내가 방학 때 데리고 나가서 며칠 놀아줘야겠어.”나가서 논다고 생각하던 전이진은 또 흥미진진하게 물었다.“여보, 우리 눈 보러 갈래? 진짜 눈을 본 적이 있어?”“본 적은 없지만, 추위를 느껴본 적이 있어. 예전에 작은고모가 나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유명한 의사를 찾아다녔거든. 그때는 볼 수 없었지만 느낄 수는 있었어.”시력을 잃기 전에는 추미자의 요구 때문에 여운초는 함께 여행을 갈 수 없었고 따라서 눈을 본 적도 없었다.빛이 보이지 않기 전에 여운초가 가장 멀리 가보았던 곳이 바로 작은고모 여준희의 집이었다. 그러나 여준희의 집 구역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우리 설날에 눈을 보러 갈까?”여운초는 꽤 마음이 흔들렸지만, 자신의 상황을 떠올리며 말했다.“내년에 다시 계획하는 게 좋겠어. 지금은 볼 수 있지만, 거리가 좀 멀면 여전히 잘 보이지 않아. 놀러 가면 눈앞의 경치만 볼 수 있기에 너무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거야. 빙설 세계가 엄청 아름답다고 하던데, 아마 그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거야.”전이진은 여운초의 눈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그녀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여보, 그렇게 쳐다볼 필요 없어. 난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정말이야. 난 내가 정말로 남은 인생을 어둠 속에서 보낼 줄 알았는데, 언젠가 다시 빛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여운초는 멈춰 서서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만지자 전이진은 눈을 지그시 감고 그녀를 만지게 했다.전이진의 눈을 만지다가 여운초는 다시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녀는 예전에 전이진의 얼굴을 만지는 것을 통해 그의 얼굴을 상상하곤 했다.전이진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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