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두 시간 후.자신의 원래 신분으로 돌아간 여운별은 헉헉대며 계단을 올라 겨우 그녀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저절로 열렸다. 아니, 정확히는 안쪽에서 누군가가 문을 연 것이었다.여운별의 첫 반응은 도둑이 들었다는 생각이었다.‘젠장, 나 같은 가난뱅이 집에 도둑이 들다니.’그러나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이 그녀의 큰고모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소리쳤다.“큰고모, 어떻게 제 집 열쇠를 가지고 계셨어요?”여운별은 자신이 고모들에게 집 열쇠를 준 적이 없다고 기억했다.여미란은 놀란 얼굴로 돌아보며 말했다.“운별아, 깜짝 놀랐잖니. 소리도 안 내고. 네가 집을 새로 빌렸을 때 나한테 청소 좀 해달라고 열쇠를 준 적 있잖아. 그때 돌려주는 걸 깜빡했단다.”여미란이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너 요즘 어디 갔었니?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오더라. 우리 집은 사람도 많고 비좁아서 여기에 와서 지내려 했어. 안 그랬으면 네가 집에 없었다는 걸 몰랐을 거야.”그녀는 태연히 문을 열어 여운별을 집 안으로 들이며 마치 자신이 집주인인 것처럼 행동했다.여운별은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온 집안을 훑어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집안 곳곳에 종이 상자, 빈 병, 고철이 쌓여 있었다. 불쾌한 표정으로 여운별이 말했다.“큰고모, 이게 다 뭐예요? 왜 제 집에 이런 쓰레기를 쌓아두신 거죠? 이거 당장 치우세요! 제가 며칠 집에 없었다고 해서 이 집이 고모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여긴 제가 월세를 내고 있는 제 집이에요.”여미란은 여운별의 불만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히 말했다.“운별아, 그렇게 흥분할 필요는 없단다. 네 부모님이 재산을 전부 천우한테 넘긴다고 하니 네가 다시 네 몫을 찾기는 힘들 것 같고, 너도 힘들게 사는데 큰고모를 무슨 수로 도와주겠니? 그런데 나도 먹고 살아야 하잖니.”여미란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우리 집은 식구도 많고 먹고 마시는 데 돈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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