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이 김현민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을 때, 김예훈은 허순재와 함께 허씨 가문을 한 바퀴 구경하고 있었다.허씨 가문 조사 앞에 도착했을 때,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그러더니 허순재더러 다른 사람은 다 보내고 믿을만한 사람 한 명만 남기라고 말했다.김예훈이 왜 그러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말대로 집사 한 명만 남겼다.집사는 환갑이 넘는 나이였지만 기운이 넘쳐 보였고, 차가운 표정을 보면 왕년에 그래도 어마어마한 사람인 것을 느낄수 있었다.“김 회장님, 이분은 저희 허씨 가문의 집사님이신 주영철이라고 합니다. 저랑 함께 자라온 벗이며 함께 생사를 나눈 사이죠. 자식들보다 더 믿는 사람입니다.”허순재는 주영철이 자신한테 어떤 존재인지 설명해주고 있었다.“해야 하는 일이 위험한 일이라면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영철이는 저를 위해 목숨도 내놓을 사람이니까요.”주영철은 담담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인 것을 느낄수 있었다.허순재를 해하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아마도 제일 먼저 칼받이가 되어줄 사람이었다.“믿을만한 사람을 남기라고 한 것은 도박왕님을 보호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것입니다. 이따 저는 도박왕님을 보호해 드릴 겨를이 없을 거거든요.”김예훈은 두 사람더러 마당 정중앙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놓인 조사 앞에 서 있으라고 했다.“무슨 일이 일어나든 꼭 햇빛이 비치는 곳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김예훈의 의미심장한 말에 허순재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김 회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 뭘 준비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저희 허씨 가문에서 일어나는 일과 연관된 건가요?”타다닥!김예훈이 아무 설명 없이 돌멩이 하나를 튕기자, 조사 앞에 나란히 놓인 조상 비석들이 전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허순재는 표정이 굳어버렸고, 주영철 역시 본능적으로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허씨 가문 조상 비석을 깨뜨렸다는 것은 허순재의 체면을 짓밟아 버린 거나 다름없었다.하지만 허순재가 무슨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