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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1화

형식적인 심문은 온밤 진행되었다.백우석은 결정적인 문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십 번을 물었다.김예훈은 처음에는 담담하더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간을 찌푸렸다.진주·밀양 용전 심문이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형식적인 것 같아도 이 중에는 수상함이가득했다.백우석의 질문은 알게 모르게 김예훈을 함정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그 함정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똑같은 질문을 31번이나 했더니 시간은 벌써 다음 날 점심이 되었다.맞은편에 앉아있는 세 사람은 이런 심문이 익숙하다는 듯이 표정이 평온하기만 했다.김예훈은 마지막 10잔째 되는 커피를 다 마시고 아무렇지 않게 일어서면서 말했다.“그만하시죠. 백우석 씨, 똑같은 질문에 31번이나 대답했으면 됐잖아요. 또 발견한거 있으면 저한테 연락해 주시죠.”철컥!백우석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하려고 할때, 견고한 벽면으로 보이던 벽이 서서히 위로 올라가면서 밝은 후광과 함께 열몇 명의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이어 몸매도 좋고, 메이크업한 여자가 몇몇 제복을 입은 여자들을 데리고 나타나 김예훈을 향해 예의를 갖췄다.“선배, 여기는 용전이야.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그런 곳이 아니라고. 아무리 부산 용문당 회장이라고 해도, 용문당 제36대 회장이라고 해도 밀양 국제공항 테러 사건을 조직한 사람이라고 의심되면 충분히 체포할 수 있다고.”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꽃다운 얼굴에 뾰족한 턱을 가지고있는 그녀를 보면서 피식 웃고 말았다.“여우 가면을 쓴 사람이 바로 너 김청미였구나! 네가 진주·밀양 용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용문당 회장인 나를 체포할 수 있다고?”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아닌 김씨 가문의 김청미였다. 밀양에서 두 번이나 김예훈을 암살하려던 장본인이기도 했다.그런데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눈앞에 나타날 줄 몰랐다.김청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에게 가까이하더니 피식 웃고 말았다.“난 그저 진주·밀양 용전에서 타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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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2화

김예훈이 아무렇지 한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전체 사건을 주름 쥐고 있던 그녀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다음 순간, 김청미는 김예훈의 오른손을 쳐내고 뒤로 물러서더니 명령했다.“저 손목을 잘라버려!”철컥!김청미 뒤에 서 있던 열몇 명의 제복을 입은 남녀들은 차가운 표정으로 총구를 김예훈의 손발 쪽으로 돌렸다.이 외에도 밖에 살기를 뿜어내면서 김예훈을 지켜보고 있는 눈들이 많았다.김청미 한마디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되어있었다.김예훈은 살기를 느끼면서 아무렇지않게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기 오른쪽 어깨를 가리켰다.“자, 쏴봐. 과연 나를 병신으로 만들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만약 나를 병신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야. 진주·밀양 용전 타주라는 사람이 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인 나에게 총을 쏠 수 있는지 지켜볼 거야.”김예훈은 담담하기만 했다. 비록 부산 용문당 회장이라는 신분이 탐탁지 않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는 으름장을 놓을만했다. “너!”김청미는 한참 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표정이 확 바뀌더니 총을 거두라고 손짓했다.이에 김예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김청미가 먼저 움직였다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있었는데 말이다.김청미는 김예훈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이렇게 냉랭하게 말했다.“선배, 걱정하지 마. 그 팔 내가 직접 병신으로 만들어 줄게. 그런데 죄가 확실하기 전까진 움직이지 못해.”“증거 있어? 어젯밤 반복해서 물어봤던 질문들?”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이런 의미 없는 질문들로 죄를 확정 지을 수 있다면 용전에서 사건을 처리하는 공평성을 의심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용전 사람들이 다 너같이 쓸모없는 인간들이라면 용전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대한민국은 나라를 위해 싸워주는 용전이 필요하지 썩어 문드러진 용전은 필요하지 않아.”김예훈은 용전을 없애버리고 싶으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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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3화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나를 체포했으면 증거 정도는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김청미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어제 밀양 국제공항에서 누군가 소한미가 폭탄이 들어있는 선물 박스를 가져다 놓는 장면을 찍었어. 폭탄이 폭발하기 전에 네가 옆에 있는 유리를 깨부수고 도망친 점을 봤을 때, 네가 소한미한테 시킨 것이 분명해. 그리고 밀양 경찰서에서 증거를 수집할 때 추하린이 일부러 너에게 불리한 CCTV를 삭제한 거고. 그러니까 너는 이 사건과 밀접히 연관된 것이 틀림없어. 전체 사건은 다 너 때문에 시작된 거니까 책임져!”김청미는 증거를 들먹이면서 김예훈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김예훈이 그녀를 차갑게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깟 증거로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김청미, 미친 거 아니야?”김청미가 계속해서 말했다.“당연히 이것뿐만은 아니지. 우리가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이 사건의 배후자는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임현우야. 바로 임현우를 체포하고 최면제까지 먹여가면서 온갖 심문을 다 시도해 보았는데 이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이었어. 테러 사건을 조직한 사람은 황금 삼각지대에서 온 깡패들이었어. 그저 2천억 원 상당의 칩을 받은 대가로 시키는 대로 한 거였지. 그리고 그 칩에는 너의 지문이 묻어있었고. 각 증거들을 모아 봤을 때 너 김예훈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제일 커.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 복수하기 위함인 거지. 전에 희망호에서 임현우와 충돌이 있었고, 그 골칫덩어리를 해결하기 위해 이 일을 벌인 거지. 김예훈, 인증 물증도 모두 확실한데 더 이상 발뺌 못 해!”김예훈은 미소를 거두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임현우가 충동하에 이 일을 꾸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한테 이용당한 거라니.진주·밀양 용전을 출동시킬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이렇게까지 할 이유를 가지고있는 사람도 단 한 명뿐이었다.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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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4화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진주·밀양 용전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준비된 상태였다.이제는 실제 배후자가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김현민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제대로 짓밟아 버리겠다고 다짐했다.열몇 명의 제복을 입은 사람들의 안내하에 김예훈은 곧 더 큰 공간에 도착했다.앞에 계단이 있고 양옆에 총을 메고 있는 제복을 입은 사람이 서있는 것이 재판장과도 같았다.벽에는 이런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나라를 위해 헌신하자!”“청렴결백!”등등...이런 문구를 보면서 김예훈은 자기도 모르게 감탄을 자아냈다. 누가 보면 참관하러 온 사람인 줄 알 정도였다.김예훈이 구경하고 있을 때, 밖에서 요란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문이 열리더니 차가운 포스의 남녀 한 무리가 걸어들어오는 것이다.그 뒤에는 체포된 사람이 두 명 있었다.그 두 사람은 다름아닌 추하린과 추문성이였다.추하린은 괜찮아 보였지만 추문성의 얼굴에는 뺨 자국이 나 있었다.체포될 때 용전 사람들과 충돌이 생겨 맞은 듯싶다.이 모습에 김예훈의 눈빛은 어두워지고 말았다.“김 대표님.”김예훈을 발견한 추문성은 멈칫도 잠시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왔다.김예훈은 잠깐 그를 쳐다보고는 뒤돌아 김청미를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문성이는 이번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는데? 왜 체포한 거야?”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희망호에 나타난 것만 봐도 이번 사건과 연관된 사람이지 않겠어? 그냥 형식적으로 조사만 진행할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퍽!김예훈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할때, 누군가 문을 걷어찼다.곧이어 뒷짐을 쥔 채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는 두 남자가 열몇 명의 보디가드를 데리고 모습을 나타냈다.생김새가 김예훈과 많이 닮은, 앞장서서 걸어오던 남자는 먼곳에서부터 인사하면서 걸어왔다. 이 사람은 바로 김씨 가문 사걸 중의 우두머리이자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김병욱이었다.그의 옆에는 허준서 등 허씨 가문 도련님들과 많이 닮은 듯한 남자가 서 있었다. 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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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5화

용전 사람들은 여전히 못 들은 것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추하린은 본능적으로 동생을 보호하려고 몸을 날렸다.“그만해! 그만하라고!”쨕!추하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허성빈이 앞으로 다가와 추하린의 멱살을 잡더니 다른 한쪽 손으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년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어리석은 너때문에 우리 허씨 가문에서 본 손해가 2조 원을 넘는다고! 내 동생이 너랑 하룻밤 자겠다는데 그게 뭐 어때서. 감히 반항해? 죽고 싶어?”허성빈은 또 추하린의 뺨을 연속으로 때렸다. 추하린은 얼굴에 뺨자국이 나 있는 채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그만해!”김예훈도 허성빈이 용전에서 난동을 부릴 줄 몰랐는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쨕!허성빈은 또 추하린의 뺨을 때리더니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이 둘 다음으로 네 차례야!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아? 진주·밀양 용전이라고. 간단히 말해서 이곳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라고! 넌 그냥 가만히 지켜봐야 할 거야. 움직였다간 바로 죽여버릴 거라고!”허성빈의 손짓하나에 옆에 있던 일곱, 여덟 명의 보디가드들이 김예훈에게 총구를 겨누면서 협박했다.김예훈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만하라고 했을 텐데? 저 두사람을 한 번만 더 건드렸다간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거야!”“그만하라고?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이곳이 어딘 줄 알고. 여긴 진주·밀양이란 말이야. 내 구역에서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시비 거는데?”허성빈은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도박왕 허순재 앞에서만 얌전했지 지금은 아무도 막을 자가 없었다. 이때 또 발로 추하린의 머리를 걷어차는 것이다.“때렸는데 뭐 어쩔 건데? 용전에서 이방인 주제에 무슨 짓을 할수 있는지 한번 지켜봐야겠어. 함부로 움직였다간 바로 총으로 쏴버릴 거야. 얘들은 그저 허씨 가문의 종일 뿐이야. 천하디천한 목숨이라고. 너를 죽이고 알아서 자살해버리면 나를 탓할 사람이 없겠지?”허성빈은 또 한 번 옆에 있던 추문성을 발로 걷어찼다.추문성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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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6화

퍽!김예훈은 아무 말 없이 허성빈의 멱살을 잡고는 그의 허리춤에 있던 총을 뺏었다.그러고는 바로 그의 왼쪽 다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거대한 소리와 함께 총알은 허성빈의 허벅지를 관통하고 말았다.이 모습에 사람들은 넋이 나간 채로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청미마저도 이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런 장소와 상황에서 앞뒤를 가라지 않고 방아쇠를 당긴다고? 미친 거야 아니면 정말 믿는 구석이 있어서 저러는 거야.’사람들은 김예훈이 정말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용전에 들어오면 벌벌 떨면서 무릎부터 꿇으려고 하는데 김예훈은 눈에 뵈는 것이 없이 기고만장했기 때문이다.추문성이 이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진주와 밀양에서 김예훈을 막을 자가 없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추하린은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져 버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런 제기랄!”잠깐의 침묵 이후, 김병욱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보디가드들이 덮쳐왔다.이들은 김예훈에게 총구를 겨냥한 채 살기를 뿜어내면서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허성빈은 아파서 부들부들 떨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젠장. 감히 나한테 총을 쏴? 넌 죽었어. 용전 같은 곳에서 다들 보는 눈앞에서 내 몸에 손을 대다니. 아무리 용문당 회장이라고 해도 소용없어. 우린 똑같이 널 죽여버릴 수 있다고.”허성빈은 용전 같은 곳에서 사람을 인질로 삼는 행위는 큰 죄를 지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총을 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어떤 사람은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진주·밀양을 휩쓸려고 왔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다.김예훈 역시 그들처럼 자기 주제도 모르는 그런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내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지.”김예훈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한 번만 더 내 사람들을 건드려 봐.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니까.”“김예훈, 총 내려놓고 도련님 풀어줘. 그러면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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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7화

김예훈은 냉랭한 표정으로 총구를 허성빈의 머리에 갖다 댔다.지옥과 한층 더 가까워진 허성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미 총을 장전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수로 방아쇠를 당기든 의도적으로 당기든 모두 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잠깐만.”얼굴이 창백해진 허성빈은 본능적으로 그를 말렸다.비록 여전히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었지만 죽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었다.특히 막무가내인 김예훈과 같은 독한 사람 앞에서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허성빈은 사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기껏 해 김예훈과 함께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서 그를 굳이 말리려고 하지 않았다.그런데 총구가 머리에 닿인 순간, 사실 죽는 게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의 목숨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 그 누구보다도 죽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었다.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허성빈은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김예훈은 그를 무시한 채 냉랭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길 비키세요.”용전 사람들은 움찔할 뿐 길을 비키는 대신 김예훈 일행에게 총을 겨눴다.이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허성빈 다리에 있는 상처가 작은 상처도 아닌데 10분 내로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출혈 과다로 죽을 수도 있어. 허성빈이 용전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용전에서 큰 직책을 맡고 있겠지? 간단히 말해서 다 한편이겠지? 뭐, 허성빈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데 나도 내 알 바가 아니야. 하루 종일 시간 낭비했는데 까짓거 더해보지, 뭐.”김예훈이 담담하게 한 말에 용전 사람들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단번에 알아챈 것도 모자라 허성빈의 생사를 가지고 위협까지 하니 두렵기 그지없었다.김병욱의 안색은 말이 아니었다.허씨 가문은 진주·밀양에서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그런데 그 가문의 후계자가 이곳에서 죽어버리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몰랐다.이때, 김병욱이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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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8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가보든가. 네가 먼저 나를 죽일 수 있을지, 아니면 내가 먼저 너희들을 죽여버릴지 지켜보자고.”“김예훈,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 알기나 해?”김청미는 노파심에 거듭 충고를 보냈다.“허 도련님은 신분이 심상치 않은 분이야. 우리 진주·밀양 용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고. 허 도련님을 죽였다간 참담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그리고 네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너의 이 행동 때문에 따라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고. 그래도 우리 용전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정말 그랬다간 총알받이 신세가 될 거야. 그런데 발버둥 쳐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 밀양 국제공항에서 테러를 조직한 혐의를 벗어나지 못하면 네가 끔찍한 살인마라는 사실이 밝혀질 건데.”김청미는 한마디 한마디 내뱉으면서 김예훈을 설득하려고 했다.“너 자신은 아니더라도, 주위 사람을 생각해야지. 저 둘도 너랑 같이 죽고 싶겠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고 있었다.“됐어. 쓸데없는 말 그만해. 네가 인정하든 안 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이미 변질됐어. 사건을 조사할 자격이라도 있다고 생각해? 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을 용의자라고 단정 짓는 건데. 그리고 지금 왜 이렇게 됐는지 몰라서 그래? 일부러 나를 자극하려고 이 사건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김병욱과 허성빈을 불러와서 문성이랑 하린 씨한테 손대게 한 거잖아. 내가 참지 못하고 너희한테 손대는 순간 용전에서 나를 처리할 핑계가 생기는 거겠지. 김씨 가문에 있을 때보다는 똑똑해졌어. 그런데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었어?”김청미는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김예훈, 그런 쓸데없는 말 해 봤자 의미 있다고 생각해? 그만하든가, 허 도련님을 죽이고 끝까지 가보든가. 그런데 우리한테는 증거도 있고 사람도 많은데 네가 어떻게 우리를 이길 수 있겠어.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김병욱도 말했다.“김예훈, 이렇게 된 이상 그만해. 그러면 내가 목숨 정도는 구제해 줄게.”허성빈은 눈에 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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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9화

한 무리의 사람이 덮쳐오자, 김청미 등은 표정이 확 굳어버리고 말았다.김예훈이 아무 생각 없이 온 줄만 알았는데 말이다.손에 총 들고 허리춤에는 당도를 한 병사들이 하나둘씩 차에서 뛰어내리자 덜컥 겁이 났다.‘경기도 국방부? 왜 진주에 나타난 거지?’비록 진주와 밀양도 경기도 국방부 관할이었지만 평소에는 이 두 곳을 제외한 곳만 관리했었다.천군만마가 나타나 진주·밀양 용전을 쓸어버리는 장면은 정말 넋을 잃고 보게 되었다.김청미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제일 앞에 있는 차의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전신 무장한 경기도 국방부 당도 부대 수령인 박인철이 차에서 내렸다.박인철은 싸늘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허리춤에 있는 당도에 올려놓은 채 살기가 가득한 기운을 뿜어냈다.김청미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박인철, 지금 뭐하는 거야. 국방부가 우리 용전을 들이닥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박인철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전체 경기도가 우리 관할구역인데 내가 못 올 곳은 아니지.”“박인철, 당도 부대 병사들을 끌고 와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김청미가 진지하게 물었다.“역모라도 하겠다는 거야?”“역모?”박인철은 피식 웃고 말았다.“우리 당도 부대는 대한민국 전국 9대 군부대 중의 하나로써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쓸어버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부대야. 그런데 우리가 역모를 꾸민다고? 지금 국방부를 어떻게 보는거야.”“그런데 왜 병사들을 이끌고 진주·밀양 용전을 찾아온 건데? 관할권을 따지고 봤을 때 국방부는 용전 구역을 침입하면 안 되는 거 몰라?’김청미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그것도 모자라 밀양 국제공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린 김예훈을 위해 함부로 병사를 빼돌려? 미친 거 아니야? 내 한마디면 너희들을 죽여버릴 수 있는 거 몰라? 그래도 경기도 국방부는 아무 말도 못 할 거야.”당도 부대 무신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해도 박인철은 결국엔 국방부 소속이었다.상사의 명령 없이는 함부로 병사를 빼돌려서는 안 되었다.간단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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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0화

간단히 말해서 박인철이 진주와 밀양에 있는 동안 모든 일은 그의 결정을 따라야 했다.진주·밀양 1인자가 와도 소용없을 정도로 말이다.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저 국방부 대장관인 용상국에게 당도 부대를 며칠만 쓰자고 했는데 전시 상태로 들어가는 명령장을 가지고 올 줄 몰랐다.“박인철, 너무하는 거 아니야?”김청미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전시 상태로 들어간다고 해도 우리 용전은 함부로 막 들어와도 되는 곳이 아니야. 용전을 함부로 쳐들어왔다간 경기도 국방부 부사령관인 원경훈이 와도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박인철이 담담하게 말했다.“명령장에 부 사령관님 사인이 있잖아. 부 사령관님 사인이 없이 내가 전체 당도 부대 병사를 끌어왔을 것 같아? 김청미, 네가 잊고 있을수 도 있겠지만 네가 명령장을 본 순간부터 이곳은 전시 상태로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야. 지금부터는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아무리 불만이 많고, 화가 나고, 고소하고 싶어도 전시 상태가 끝나야 가능한 일이야. 그러니까 김청미, 총 내려놔.”“박인철!”김청미는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김예훈이랑 사이가 좋다는 거 알아. 그런데 고작 김예훈 하나 때문에 우리 용전도 모자라 진주·밀양 김씨 가문과 등을 돌리겠다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아무리 국방부 무신이라고 해도 세상 모든 일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 없다는 거 알아야지. 권력을 남용하면 당도 부대에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 생각 좀 하고 움직이면 안 되냐고.”박인철이 피식 웃었다.“대가? 그러면 용전에서 권력을 남용해서 억울한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는 알고? 진주·밀양 용전 책임자로서 내부 질서를 흩트려 놓고, 또 몇번이고 부산 용문당 회장을 암살하려고 했던 대가는 뭔지 아냐고. 김청미, 실력을 따져보면 널 죽이는 건 순식간의 일이야. 도리를 따진다고 해도 충분히 널 짓밟아 버릴 수 있는 거야.”박인철이 대놓고 김예훈의 편을 들자, 김청미 일행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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