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3291 - Bab 3300

3306 Bab

제3291화

두 달 전, 김문혁의 아내가 그가 애인을 숨겨둔 사실을 들켜, 여자를 찾아가 얼굴을 긁어버린 일이 한동안 시끄럽게 퍼졌었다.방연하는 이 일을 이용해 김문혁을 견제하려 했지만,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우리 마누라가 감히 연하 씨 얼굴을 긁기라도 하면, 바로 쫓아낼게. 오빠가 든든히 지켜줄 건데, 뭐가 무서워?”‘이게 사람이 할 말인가?’짐승보다도 못한 놈이었고, 짐승도 이 사람보단 염치가 있을 거다.연하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지만, 얼굴엔 여전히 웃음을 띠며 말했다.“사장님은 든든하시겠지만, 저는 감히 사모님을 도발할 용기가 없어요. 이렇게 하죠. 진심을 담아 석 잔 마실게요. 그 정도면 괜찮으시죠?”김문혁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입가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내 소원은 러브샷 한잔하는 거예요. 연하 씨가 내 소원 들어주면, 나도 연하 씨 소원 들어줄게요.”장연구는 초조하게 상황을 정리하려다 연하에게 말했다.“연하 씨, 그렇게 까탈 부리지 마요. 김문혁 사장님이 연하 씨를 여동생처럼 아끼시는 거 몰라요?”“술 한잔한다고 뭐가 어때서요? 마시기만 하면, 바로 서명하신다잖아요.”연하는 속으로 장연구를 향해 이를 갈았다.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 인격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감한 방연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고 말했다.“그러면 사장님, 말한 대로 해주셔야 해요.”김문혁은 흥분한 얼굴로 몸을 기울였고, 한 팔을 연하의 뒤통수 너머로 뻗으며 억지로 그녀를 끌어안으려 했다.진구는 옆 사람과 대화 중이었다가, 그 장면을 보고 고개를 돌려 연하와 김문혁이 러브샷을 하려는 걸 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명확한 혐오가 스쳤다.‘다른 사람들을 훈계할 땐 그토록 당당하더니, 자기 일이 되니 결국 돈 때문에 뭐든 하는구나.’연하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살짝 돌리며 김문혁에게서 멀어지려 했지만, 아무리 피해도 상대가 악의를 품으면 피해 갈 수 없었다.술을 마시는 순간, 김문혁은 고개를 기울이며 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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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2화

호텔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도착했을 때 김문혁의 상처를 확인하고 증거를 채집한 뒤 병원으로 이송시켰다.“누가 때린 거죠?”경찰이 묻자, 연하는 한 발 앞으로 나섰다.“제가 때렸어요. 그 사람이 저한테 성추행하려고 해서, 저항하다가 술병으로 머리를 쳤어요.”연하는 말을 마치고, 목에 난 멍 자국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여진구가 연하의 팔을 끌어당겨 자신의 등 뒤에 감싸 안으며, 또렷한 얼굴에 냉철한 기색을 띠고 말했다.“제가 때렸어요.”연하는 진구를 말리려 했지만, 진구는 그녀의 팔을 단단히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경찰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들것에 실려 나가는 김문혁도 흘끗 본 뒤, 상황을 대략 파악하고는 한결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일단 경찰서로 같이 가시죠. 진술이 필요해서요.”거의 자정 무렵, 진구와 연하는 함께 경찰서를 나섰다. 김문혁이 연하를 성추행하려다 폭력을 가한 사실과, 진구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는 점, 룸 안의 CCTV와 다른 사람들의 진술까지 확인된 덕분에 두 사람 모두 별다른 처벌은 받지 않았다.서늘한 밤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연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진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정말 고마워요.”진구는 재킷을 어깨에 걸친 채 가볍게 웃었다.“다음에 만나면 모르는 척 말고 오빠라고 한 번 불러. 그걸로 충분해.”연하는 코웃음 쳤다.“분명히 선배가 먼저 삐진 거잖아요.”진구는 비웃었다.“너, 정말 남자 앞에서 의리도 잊는 스타일 아니야?”연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내가 만약 남자에 눈이 멀었으면, 선배랑 임유진을 맺어주고 나는 구은정을 쫓아다녔겠죠. 내가 이런 짓까지 한 건 다 유진이를 위한 거예요.”“선배도 유진이를 위한다면, 유진의 기억을 되찾게 도와주고, 구은정이랑 다시 이어주는 게 맞지 않아?”진구는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넌 구은정이 예전에 유진이한테 뭘 했는지 몰라서 그래! 자기 손으로 밀어내 놓고, 지금 와서 되돌리라고?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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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3화

앞으로 어떤 더 큰 프로젝트가 나타나든, 더 큰 유혹이 있든, 과연 계약을 따내기 위해 몸까지 내줄 수 있겠는가?그래서, 애초부터 한 발짝도 물러서선 안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기준선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진구는 연하의 맥주 캔과 자신의 것을 부딪치며 말했다.“그래야지, 그게 맞는 거야.”연하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며 물었다.“담배 피워도 돼요?”이에 진구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담배 피우는구나?”연하는 고개를 끄덕였다.“피곤할 때 한 대 피우는 게 습관이에요.”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연하는, 연기를 내뿜으며 당당하고도 시원한 기운을 풍겼다.“하루 종일 일 마치고, 이렇게 늦은 밤에 바람 쐬며 담배 한 대 피우는 이 시간이 제일 편안해요.”진구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담배 너무 자주 피우지 마. 특히 여자한텐 더 안 좋아.”“그래요.”연하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런 말은 수도 없이 들어온 터라, 더는 마음에 닿지도 않았고, 굳이 반박할 필요도 없었다.맥주를 다 마신 연하는 다시 일어나 술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이야기꽃이 피었고, 바닥엔 텅 빈 캔들이 하나둘 늘어갔다.시간은 어느덧 새벽을 넘었고, 방연하는 머리를 짚으며 일어났다.“이제 정말 못 버티겠어요. 선배가 날 구해준 건 고맙지만, 내 목숨까지 줄 수는 없어요. 난 이만 자러 갈 테니까. 나갈 땐 문 좀 잘 닫고 가요. 고마워요.”연하는 휘청이며 안방으로 향했고, 진구는 맥주 캔의 마지막 한 모금을 넘기며 말했다.“잘 자.”“잘 자요.”연하는 흐릿한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안방 문을 닫아버렸다.다음 날 아침.연하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숙취로 머리가 아파 지끈지끈했고, 눈도 제대로 안 뜨인 채 아무 옷이나 걸쳐 입고 거실로 나왔다.“누구야?”‘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다니.’거실에 들어서는 순간, 연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거의 주저앉을 뻔한 그녀는 거실 소파 위에 누워 있는 진구를 보고 소리쳤다.“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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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4화

연하는 재빨리 따라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효성의 팔을 붙잡았다.“효성아, 너 오해한 거야!”하지만 효성은 연하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다 보여. 너 전에 나한테 선배 가까이하지 말라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 난 그게 임유진을 위한 줄 알았는데, 결국 너 자신이 가로채려고 그런 거였네!”“연하야, 난 예전부터 네가 마음에 안들었어. 자존심도 없고, 자기 몸도 함부로 굴리고, 남자만 보면 달려드는 꼴, 진짜 더러워!”“근데 설마 유진이 좋아하던 남자까지 너랑 자게 만들 줄은 몰랐네. 정말 역겹다!”효성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차가운 눈빛으로 연하를 마지막으로 쏘아보며 말했다.“앞으로 난 너 같은 친구 없어.”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마지막 틈새에서, 효성의 혐오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연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손끝까지 시린 듯,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여진구가 다가와 인상을 깊이 찌푸렸다.“내가 효성이한테 전화해서 설명할게.”연하는 핏기 없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필요 없으니까 이제 가요. 나도 출근해야 해요.”“이 상태로 무슨 출근이야?”진구는 걱정스럽게 말하자, 연하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나를 너무 얕보지 마요. 하늘이 무너져도 난 일하러 가야 해요. 누가 뭐래도, 돈 버는 건 멈출 수 없으니까요.”진구는 연하 집 안으로 들어가 자기 재킷을 집었다.“혹시라도 얘기하고 싶으면 언제든 전화해. 그리고 정말 미안해.”“말했잖아요, 선배 잘못 아니에요. 아마 우리 사이엔 이미 오래전부터 금이 가 있었을 거예요.”연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효성이 성격 알잖아요. 입은 독하지만 마음은 여려요. 며칠만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올 거예요. 우리 예전에도 자주 싸웠거든요.”진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 난 간다.”“잘 가요.”연하는 문 앞까지 배웅한 뒤, 힘없이 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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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5화

“아, 맞다!”사장이 말을 이었다.“장연구 사장은 본사에서 분사로 인사 이동됐어요. 앞으로 이 프로젝트는 전적으로 연하 씨가 맡게 될 거예요.”방연하는 놀란 눈을 들었다. 직감적으로, 장연구의 인사이동이 어젯밤 일과 관련 있다는 걸 느꼈다. 뜻밖에도, 큰 사건을 겪고 나서 두 가지 골칫거리가 한 번에 해결된 셈이었다.물론 연하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건 다 여진구 덕분이라는 것. 연하는 진심을 담아 사장의 신뢰와 배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진구는 일정이 있어 몇 마디만 나누고 사무실을 나섰다. 오피스로 돌아온 연하는 바로 진구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렇게까지 도와줘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그러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뭘 고마워해. 오늘 아침에 내가 그렇게 큰 오해를 남긴 걸 생각하면, 그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연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작 어젯밤 그녀를 도운 건 여진구였고, 아침의 오해도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건 굳이 말로 다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마음만 통하면 충분했다.“이 은혜는 꼭 기억할게요. 단, 임유진 문제 빼고 말이예요. 그거 말고는 선배가 부탁하는 거라면 뭐든 다 해줄게요!”[너, 그때는 돈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냐? 이젠 돈으로도 널 못 사는 거야?]연하는 피식 웃었다.“아마 이게 내가 가진 마지막 양심인 듯!”진구는 연하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일하러 가봐.]“잘 가요, 선배!”전화를 끊고 난 연하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침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이제야 조금 녹아내리는 듯했다. 어떤 사람은, 존재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오후.티타임 시간, 진구는 임유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오늘 저녁에 행사 있어. 근데 여자 파트너가 없어. 같이 가줄래?”유진은 손에 들린 일정을 살펴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진구는 기분 좋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금방 드레스 보낼게. 우리 호텔에서 바로 만나자.”유진은 커피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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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6화

호텔 파티장에 도착하자,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격식을 갖춘 남녀가 황금빛으로 장식된 파티장을 배경 삼아 더욱 고귀하고 우아해 보였고, 모두 신사적이거나 단정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야기꽃이 활짝 피고,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했다.진구는 유진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이번 파티는 미국에서 돌아온 화교가 주최한 자리야.”“국내 경제 상황이 괜찮다 보니까,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사업을 하려고 명사들과 인맥을 쌓으려는 자리지.”유진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었다.“우리 삼촌도 오셨을까?”“당연히 초청은 했을 거야. 근데 오실진 모르겠네.” 진구가 말하자, 유진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난 확신하는데, 절대 안 오셔요. 요즘은 24시간 내내 소희한테 붙어 있거든요. 근데 이런 지루한 파티에 오실 틈이 있을까요?”유진은 임구택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낯익은 인물을 발견했다. 한 남자가 몇몇 정장 차림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깊게 파인 V넥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여자는 우아하고 요염한 미소를 띠며, 말을 꺼내기 전마다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갈고리 같아, 한 번 걸리면 뼈까지 녹을 것 같았다.그때, 구은정이 고개를 돌려 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검고 오만한 눈동자는 거리낌 없이 유진을 응시했다.“삼촌 저기 계시네. 가서 인사드리고 올게.” 진구는 유진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유진은 갑작스럽게 돌아보려다, 억지로 시선을 누르며 따라갔다.진구가 말한 외삼촌은 시원이었다. 시원은 유진을 보자, 부드럽고 단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진아.”“삼촌, 안녕하세요.”유진은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시원은 흰 셔츠에 진회색 베스트를 입고 있었고, 미소 띤 입꼬리는 늘 잔잔한 여운을 남겨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어요.”진구도 반가운 얼굴로 말하자, 시원은 부드럽게 웃었다.“오랜 친구가 온다길래 잠깐 들른 거야.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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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7화

“백림 씨!”가슴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다가와 조백림의 팔짱을 끼며 유진을 경계하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달콤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거예요?”유진은 한눈에 알아봤다. 이 여자가 오늘 백림이 데려온 파트너라는 걸. 그게 유정이 아니라는 사실에 잠깐 놀랐지만, 유진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했다.여자는 백림에게 더 바짝 붙으며 투정을 부렸다.“예쁜 여자만 보면 정신이 팔려선, 아예 날 잊어버리는 거 아니에요?”백림은 아래로 시선을 내리깔며 그녀를 흘끗 봤고, 엷은 미소만 띤 채 말했다.“소개할게. 여긴 임유진.”“임유진?”여자는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듯, 느슨한 태도로 손을 내밀었다.“전 유류나라고 해요.”유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아까 스시 먹다 손에 간장이 묻었어요.”류나는 뻘쭘하게 손을 거뒀다. 체면이 깎였다고 느낀 듯, 말투에 가시가 섞였다.“이런 파티에서 나오는 스시가 맛있긴 한가요? 그냥 보기 좋으라고 놓은 줄 알았는데, 진짜 먹는 사람도 있네요?”유진은 가볍게 웃었다.“다들 그렇게 생각해 주면 참 좋겠네요. 그럼 맛있는 건 다 제 몫이 될 테니까요.”그러고는 조백림을 바라보며 말했다.“아까 시원 삼촌한테 이번 주말에 요요랑 청아 언니 데리고 집에 놀러 오라고 했어요. 삼촌도 유정 언니랑 같이 오세요.”백림은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유정이한테도 전해줄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호텔 주방에 따로 주문 넣을게.”“감사해요, 삼촌.”백림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뒤, 류나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유진과 멀어지자, 류나는 고개를 돌려 유진을 바라보며 비꼬듯 말했다.“가끔 어린 여자애들이 순진한 척하면서 남자만 보면 삼촌 하고 부르던데, 참 저질스러운 소설 보는 것 같네요.”백림은 입가에 엷은 웃음을 머금고 그녀를 바라봤다.“방금 그 여자, 누군지 알아?”“누군데요?” 류나는 멍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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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8화

이런 자리에서 유진은 은정과 말싸움을 하거나 몸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그랬기에 그저 얌전히 그의 손에 이끌려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은정은 유진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했다. 계단은 넓었지만 유난히 조용했고, 뒤를 돌아보면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 파티장의 사람들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처럼 느껴졌다.유진은 한 계단 아래에서 은정의 뒤를 따라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당신 여자 파트너는요? 이렇게 두고 와도 돼요?”은정은 걸음을 멈추고 유진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의 손목을 잡은 손을 아래로 미끄러뜨려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유진의 표정을 살폈다.질투라든가, 그런 감정을 찾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요 며칠간 두 사람 사이엔 계속 냉랭한 기류가 흘렀고, 유진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은정은 설명했다.“그 사람, 내 비서야.”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처음엔 회사에서 임시로 준비한 파트너인 줄 알았는데, 비서라면 매일 함께 있는 사이라는 뜻이었다.“그게 뭐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유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의 무심하고 차가운 표정에, 은정은 가슴에 바늘이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꼈지만,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위층은 휴게 공간과 탈의실로 구성돼 있었다. 두 사람은 조용한 방 하나를 골라 마주 앉았다.은정은 유진에게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저녁은 먹었어?”“조금 전에 스시 먹었어요.” 유진이 대답했고, 은정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나중에 집에 가서 야식 만들어줄게.”“괜찮아요. 이미 배불러요.”유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스시 먹고 배불러?”은정은 가볍게 웃었다.“평소엔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도 애옹이 간식까지 같이 먹었잖아.”그의 말에 유진은 예전에 은정의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애옹이를 데리고 장난치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그러자 가슴 한쪽이 시리게 허전해졌다. 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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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9화

이곳은 호텔의 개인 휴게실로, 안쪽과 바깥쪽이 연결되어 있었고, 문도 없이 가운데에는 장식용으로 놓인 뚫린 책장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섰을 때,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서성 사장님!”한 여자가 서성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로 안기며,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서성은 문을 닫으며, 여자를 끌고 안쪽으로 향했다. 불붙은 장작처럼 타오르는 모습이었다.유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바깥을 살폈지만,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그의 품에 안겨 도취한 얼굴로 고개를 젖힌 여자만 보였다. 은정의 파트너였고, 은정은 그 여자를 비서라고 했었다. 유진은 깜짝 놀라 은정을 돌아봤다. 그에게 ‘당신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뺏긴 것 같다’고 말하려던 찰나, 은정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자기야, 보고 싶었지?”서성의 목소리는 흐릿하게 취기가 섞여 있었고, 젊은 남자라고 보기엔 목소리가 걸걸했다.“안 돼요!”김서나는 몸을 비틀며 말렸다.“잠시 후에 구은정 사장님이 저를 찾으면 어떡해요?”“찾으면 어쩔 건데?”서성의 취한 목소리는 오만했고, 발음도 또렷하지 않았다.“지금 당장 그 자식이 내 눈앞에 나타나서 우리가 이러는 걸 본다 해도, 그놈은 찍소리도 못해! 나 없으면 구씨그룹은 당장 망하게 생겼다고!”그러자 서나는 아첨하듯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이 회사에선 절대적인 분이신 건 맞죠. 하지만 사장님이 저보고 구은정 사장님 옆에서 계속 눈치 보라고 하셨잖아요?”“그런데 저희 사이 들키면, 저를 더 경계하게 될 거예요.”“걱정하지 마. 이곳은 절대 찾지 못해.”서성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 이상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다시 여자를 껴안고 입을 맞추며, 동시에 서나의 드레스를 벗기기 시작했고, 안쪽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유진은 뒷걸음질 치며 복잡한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았다.‘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그 비서는 서성이 은정의 옆에 붙여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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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0화

유진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그러니까, 이번에도 거절은 안 돼.”구은정은 그렇게 말했다.“뭐, 읍!”유진의 입술이 막히는 순간, 온몸이 반사적으로 굳어버렸다. 익숙한 은정의 향기가 그녀의 모든 감각을 단숨에 덮쳐버렸다.은정은 능숙하게 유진의 입술을 벌리며 키스를 이어갔다. 한 손은 옷장 문을 짚고, 다른 손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은 채, 뜨거운 입맞춤을 멈추지 않았다.달콤한 유진의 앞에서 그동안 억눌러온 자제력과 이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유진은 그의 키스를 강제로 받아내며 두 손으로 은정의 어깨를 밀었다.처음엔 억지스러운 상황에 분노했지만, 머릿속에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은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들키면 안 되었다. 그렇게 된다면 은정의 입장이 더 곤란해질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은정은 거칠면서도 따뜻했다. 그토록 진한 감정은, 저항하고 싶던 임유진의 마음까지도 서서히 녹여버렸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1분일까, 아니면 2분? 은정이 키스를 멈추고 그녀의 이마에 이마를 대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유진, 오늘 정말 예쁘다.”유진의 머릿속이 웅하는 소리와 함께 울렸고,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터질 듯한 심장 소리에,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진짜 예뻐.”은정의 목소리는 거칠게 갈라져 있었지만, 그 말만큼은 또렷했다. 그는 유진이 파티장에 들어섰을 때부터 이미 그녀를 보고 있었다.예쁜 드레스를 입고 여진구 옆에 선 유진을 보는 순간, 질투에 이성을 놓칠 뻔했다. 그래서 바로 유진을 끌어당겨 옆에 두려 했던 것이다.유진은 화가 나고, 부끄럽고, 또 당황스러웠다. 좁은 공간, 존재감이 지나치게 강한 이 남자, 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다른 커플의 은밀한 소리까지. 유진의 머리는 순식간에 하얘졌다.은정은 유진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눌러 담은 듯한 목소리로 조용히 물었다.“임유진, 이제 기억났어?”은정은 유진이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모든 행동을 다시 한번 반복하고 싶었다. 그녀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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