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61 - Chapter 70

2452 Chapters

제61화

손을 씻고 거실로 돌아온 한소은은 소파에 앉아 물을 마셨고, 눈을 돌리자 한쪽에 놓여있는 태블릿이 보였다. 그녀는 sns를 열어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깨물며 폭로된 내용들을 열심히 바라보았다.방금은 김서진과의 관계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았고, 단지 그들 세 사람이 대학에 다닐 때의 일에 대한 것이란 것만 대충 알고 있을 뿐, 고의로 사실을 왜곡한다고 밖에는 표현이 안 됐다. 하지만 그녀가 흥미롭게 여긴 것은 폭로된 내용들은 모두 노형원이나 강시유 이 두 당사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제3자인 방관자의 신분으로 모두 그들의 대학 동창들이거나, 소위 ‘친구’들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원래는 조금 화가 났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화가 나기는커녕 가소롭기만 했다.그 이름들은 단지 좀 낯익어 보일 뿐 어떤 사람들은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는 학창 시절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실험과 데이터 수집에 할애했으며 캠퍼스에서 무의미한 사교 활동을 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고, 강시유와 노형원이 대학에서 어떻게 만났고 어떤 관계를 가졌으며 그녀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연애에 끼어들어 불륜녀가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들의 묘사에서 그녀가 바로 그 불륜녀였고, 그 두 사람의 선량함 때문에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었기에에 여전히 그녀와 친구로 지냈고, 그녀가 가장 힘들고 초라했을 때,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를 미워하지 않고 곁에 두었지만 그녀는 감사할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회사의 데이터와 강시유를 농락하며 적반하장의 태도였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야말로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녀는 넋을 놓고 보았고, 처음의 화났던 감정이 후에는 차츰 평온해졌으며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밥 먹어요.”맛있는 냄새가 그녀의 코끝에 전달되며, 김서진은 찌개를 식탁에 놓은 뒤 그녀를 부르고는 고개를 돌려
Read more

제62화

김서진은 젓가락질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내가 식탁에 가만히 앉아서 가사도우미가 모든 걸 다 하고, 심지어는 나한테 밥까지 먹여주면서 흘린 밥알을 치운다고 생각하는 거죠?”“......피식!”그 장면을 상상하자 한소은은 저도 모르게 웃음 흘러나왔다.그의 묘사는 비록 좀 엉뚱하긴 했지만, 사실 꽤나 들어맞았다."적어도 직접 요리할 필요는 없겠죠.”그녀는 갑자기 그의 생활이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 궁금해졌다."만약에 원한다면 당연히 요리할 필요는 없죠.”그는 딱히 부정을 하지 않았고, 그의 출신과 지위로는 당연히 이런 사소한 일을 직접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 원하지 않는 건가요?"한소은은 더욱 궁금해졌다, 설마 그가 요리를 취미로 하고 있는 걸까?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 그녀를 주방에서 쫓아내고 직접 요리를 안 하지 않았을까.한소은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고, 김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전 외국에서 유학을 한 적이 있어요.”"그런데요?"그는 말을 하다 말았고, 한소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 해외에서 유학을 한다고 해도, 그의 집안의 경제적 조건으로는 가사도우미가 집을 관리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아 참,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집에 가사도우미가 있는 것을 안 좋아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가 직접 일을 하는 걸까?김서진는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환아와 김 씨 집안의 후계자로서 상업 관리라는 점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훈련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때 요리를 배웠고, 스트레스를 푼 셈이었죠."이 주제에 대해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그 기간 동안 그는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없었고, 또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방금 전 제가 요리하는 걸 막은 것도 내 솜씨를 못 믿어서 그런 거죠?”한소은은 자신이 끓인 찌개를 한 입 먹었고, 분명 맛이 나쁘지 않았다.설령 그의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해도 이런 식으로 그녀
Read more

제63화

밥을 먹고 난 뒤 한소은은 일어나 식탁을 치우려고 했지만, 또다시 그에게 제지당했다."움직일 필요 없다니까요."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앞으로 부엌은 당신 금지 구역이니까 들어오지 말아요.”“......”한소은은 조금 체념한 듯했다.“난 예전에도 항상 혼자 요리를 해먹었었는데......”"옛날은 옛날이고, 앞으로는 안 돼요!"그는 식탁에 놓인 식기를 말끔히 치우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내 안에서 물줄기가 콸콸 흐르는 소리가 들렸고, 한소은은 부엌으로 가서 문틀에 기대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소매를 높이 걷어붙여 단단한 팔뚝이 드러났고, 그의 피부는 매우 하얬지만 건강해 보이지 않는 창백함이 아닌 윤기 있는 새하얀 피부였다.그 두 팔이 그녀의 허리를 꽉 감았던 것을 생각하니 몸이 저절로 떨렸다."이제 그 일에 응할 생각인 거예요?”그가 설거지를 하면서 갑자기 말을 걸자 한소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응? 뭐라고요?”“그때, 그 재미없는 것들 말이에요.”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녀의 명예에 영향을 미쳤고 더군다나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미래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김서진이 그녀 때문에 괜한 오점을 뒤집어쓰게 하지 않아야 했다."어떻게 할래요? 해명할래요?”김서진이 계속해서 물었고, 한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이런 일은 해명할 것도 없고, 해명을 할수록 더 의심받을 거예요. 만약 내가 나서서그 사람들이랑 논쟁하면 그들은 더 좋아하겠죠.”그때가 되면 대중들은 그녀가 제발에 저려 화를 낸다고 생각을 할 것이고, 아마도 일부 사람들이 그녀를 믿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시간이든 명예든 다 망가질 것이고, 그녀는 새 회사에서 어떻게 버틸 것이며 동료들은 또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노형원과 강시유에게 그들은 단지 입만 움직이면 됐고, 돈을 써서 사람을 찾아 조작
Read more

제64화

나현우 변호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그건 잘 모르겠지만 한소은 씨의 말투는 매우 단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로 볼 때 우리 회사는 거의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니 대표님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는 걱정했다, 어떻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변호사가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본 것은 모두 표면적인 증거이기 때문이었다.어쨌든 그는 속으로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요 몇 년 동안 회사의 제품 연구 개발은 모두 한소은의 공로를 빼고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끝까지 갔고, 만회할 여지도 전혀 남기지 않았다.기왕 그의 체면을 구겼으니 모두 끝까지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소은은 자신이 승산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왜 굴복하지 않는 것일까.신생 측에서 그녀에게 힘을 실어준 걸까, 아니면 그녀의 손에 비장의 카드가 쥐어져 있는 걸까?노형원은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당분간은 답을 찾을 수도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재판은 언제 열리나요?"“다음 주에 열립니다.”"가서 준비를 하시죠. 그녀에게 전화를 몇 통 더 해서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법정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보세요. 너무 많은 걸 말하지는 말고요, 아시겠나요?”나현우 변호사는 곤혹스러운 듯 대답했다.“알겠습니다, 하지만......”"나가 보세요.”변호사는 의심이 가득 찬 채로 나갔고, 막 문을 나서자 뒤에서 강시유가 바로 들어갔다. 그녀는 대표실에 들어갈 때 노크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회사에서는 모두 강시유가 명목상 연구개발부 총감독이라는 것과, 사실상 예비 마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최근의 가십 뉴스는 정말 재미있었고, 모두가 몰래 한바탕 야단법석을 떨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대표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직원들은 잡담을 떠드는 것을 참지 못했다."다들 인터넷에 올라온 폭로글 보셨어요? 우리 대표랑 대표 부인 얘기 말이에요.”"누구요? 대표 부인?”"아니, 강시유 총
Read more

제65화

"소송 걸라고 해.”강시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차피 자료를 다 베꼈는데, 증거가 충분하고 전문 법률팀도 있는 마당에 한소은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자료를 언급하자 그녀는 자신의 손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며 다시 말했다. "내 손 부은 것 좀 봐, 아파 죽겠어! 한소은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았을 텐데! 형원아, 이번에는 반드시 한소은이 전세를 역전하게 만들어서는 안 돼, 반드시 혼쭐을 내줘야 한다고! 어떻게 너한테 이렇게 대할 수가 있단 말이야!”노형원은 그녀를 밀치고는 아무런 기분도 들지 않았으며 강시유처럼 낙관적이지 않았다. "나는 왜 이렇게 한소은이 큰 거 한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걸까. 모든 증거가 내 손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소송을 고집하는 거지?”"?" 강시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도 안 돼, 네가 너무 많이 생각했어. 걔가 무슨 큰 한방을 가지고 있겠어. 자료는 우리 손에 있고고 회사 사람들은 걔랑 전혀 친하지도 않아. 그때 내가 실험실에만 있고 회사에 오지 말라고 한 건 참 잘한 일이야, 맞지? 맞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걔가 나를 질투해서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서 회사의 기밀도 훔쳤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야. 모든 유리한 부분은 다 우리 차지라고!”"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너도 잘 알다시피 회사의 제품들은 모두 한소은이 개발한......”강시유는 그의 말을 끊으며 기분이 언짢은 듯 말했다. “계속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넌 한소은을 떠날 수 없나 보지? 걔가 그렇게 좋으면 찾을 가. 난 갈게, 내가 가면 되잖아!”그녀는 발을 구르며 몸을 돌려 가려는 자세를 취했다.그녀가 화를 내는 것을 본 노형원은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힘껏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에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 말 뜻은 그게 아니잖아. 내가 한소은을 좋아했다면,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지금 이렇게 난리가 난 건 모두 누구를 위해서겠어, 응?”그는
Read more

제66화

그가 말을 함과 동시에 강시유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노형원은 계속 그녀를 재촉했고, 그녀는 아직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일단은 먼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노력해 볼게!”“네가 최고인 줄 알았어!”노형원은 기쁜 듯 말했다."한소은은 내가 다시 한번 잘 말해볼게. 걔까 정말 어떤 비장의 무기라도 들고 있는 건지 확인을 해봐야겠어.”——카페 안,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 한소은은 휴대폰을 보며 숟가락으로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오이연이 안으로 들어와 한 바퀴 둘러보고는 곧 그녀의 위치를 발견하고는 몇 걸음을 내디뎠다.“카푸치노 한 잔이요.”그녀는 빠르게 주문을 마친 뒤 가방을 내려놓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넌 무슨 쫓기는 사람이라도 만난 거야, 아님 도망쳐 나온 거야?”그녀의 모습을 본 한소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 언니, 그만 좀 놀려!"그녀를 노려보는 뾰로통한 오이연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한소은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손을 뻗어 오이연의 뺨을 주무르며 말을 꺼냈다."요즘 노형원이 널 난처하게 하지는 않고?”"그 인간!”쓰레기 같은 인간 얘기만 나오면 오이연은 화를 냈다.“그 사람이 나더러 강시유의 조수로 일해서 신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 정말 웃기지도 않다니까.”"강시유?그 이래라저래라 하는 재수 덩어리? 걔가 뭘 할 줄 안다고!”그녀는 참지 못하고 폭언을 하며 울분을 터뜨렸고, 한소은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강시유도 프로이고, 시험도 봤고, 스펙도 있어. 더구나 그렇게 많은 상까지도 받았는걸.”“참나! 그게 그 여자가 받은 거야? 염치도 없지! 언니의 공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언니 남자까지 빼앗고, 심지어 지금은 언니 몸에 더러운 물을 끼얹으려 하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여자가 있을 수 있지? 진짜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아!”"쉿......” 한소은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조용히 말하라는 표시를 하며
Read more

제67화

"소은 언니, 어떻게 할 거야?"오이연이 물었다."그들은 지금 언니한테 온갖 구정물을 퍼붇고 있다고. 언니 동창들이 모두 나서서 언니를 모욕하는 것도 봤어.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모두 같은 친구인데, 친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눈을 뜨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눈을 뜨고 거짓말을 하는 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어. 어쨌든 그때 나는 그 애들이랑 가까이 지내지 않았고, 너랑 노형원이 사귀는 걸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거야.”한소은은 담담히 말했다. 이 일은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했고, 게다가 잘 계산해 보면 아마 졸업을 한 뒤에 그녀가 첫 상을 받자 노형원이 진지하게 고백을 했고, 그 후에야 그들은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그녀에게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감동을 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빠르게 감정이 고조되었고, 한소은은 기꺼이 그의 뒷바라지를 하며 밤낮없이 실험실에 박혀서 그와 향료 외에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당시 그녀는 정신이 나가 있었고, 게다가 그 일이 있고 난 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지금 다시 진정하고 뒤돌아보면 그녀가 내딛는 한 걸음마다 구덩이었고 함정이었다. "그랬구나......”오이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숟가락을 살며시 물었다.“그럼, 언니랑 노형원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나랑 세 사람 말고, 다른 친구는 없는 거야?”소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령 있닥 해도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어. 이 일은 애초부터 해명을 할수록 의심만 받는 일이니까.”"그럼 그 사람들이 이렇게 계속해서 언니한테 다 뒤집어 씌우게 만들 거야?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건가?”오이연은 그녀를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정말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남에게 모욕을 당하고도 아직 결백을 주장하지 못하다니, 얼마나 답답한가!"사실, 지금 방향
Read more

제68화

한소은은 오이연과 만난 후에 바로 돌아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조현아의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조현아의 휴대폰 번호가 없었기에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있다가, 이내 반응을 해왔다. "1차와 2차 시험은 준비가 되었는데, 한소은 씨도 준비가 다 되셨나요?"조현아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에게 물었다.한소은은 생각을 한 뒤 말했다.“언제를 말씀하시는 거죠?”한소은 씨는 급한 게 아니었나요? 오늘 안 되나요?”조현아의 말투에는 도발의 의도가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발에 두려워하지 않았고, 도전에 직면하는 건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가장 무서운 건 뒤에서 내리꽃는 칼이었다. "네, 바로 회사로 갈게요, 20분 안에 갈 수 있습니다.”그녀는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그녀가 시간에 대해 물었던 이유는 단지 다음 주 재판 시간과 겹칠까 봐 걱정돼서였고, 조현이가 이렇게 서두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속전속결로 한 사람을 골라 실력을 따지려고 한다면 그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었다. 조현아는 그녀에게 주소를 보냈고, 회사에 돌아가지 말고 바로 이 주소로 가라고 했으며 자세한 곳은 말하지 않고 그냥 가면 알 수 있다고만 했다.그 주소를 보고 있자니 위치가 조금 멀리 떨어진 듯했고, 생각을 한 뒤 위치를 바로 김서진에게 보냈다.김서진은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도중 휴대폰 액정이 밝아지는 걸 발견했고, 이름을 힐끗 보고는 휴대폰을 들고 재빨리 그녀에게 답했다.‘무슨 일이죠?’“이 주소를 알고 있어요?”한소은은 그가 회의 중인지 모르고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음성 메시지인 것을 본 김서진은 회의를 계속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손에 든 펜으로 테이블을 툭툭 치며 옆에 있던 부사장에게 말했다."먼저 회의를 진행하고 계세요.”말을 마친 그는 일어나 곧장 회의실을 나왔다. 비어 있는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그는 음성 메시지를 들었고, 목소리를 들으니 그녀가밖에 있는 것 같았다.한소은이 준 주
Read more

제69화

실험 기지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도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부지면적이 작지 않으며 교외에서 이런 곳을 찾기가 비교적 쉽고 가격도 매우 적당해서였고, 두 번째로는 실험을 할 때는 원래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하며, 게다가 교외에서는 재배를 하기 쉽고 향료의 원자재도 매우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시원 웨이브에서도 실험실이 교외에 있었지만, 노형원은 경제력이 부족해서 낡은 공장을 절반만 임대를 했으며, 매번 향료를 구입할 때마다 그는 한동안 쉬지 않고 생색을 내기 바빴다. 물론 완제품이 나왔을 때 그는 매우 기뻐했고, 그러고 나서 그녀와 미래를 자유롭게 생각했다.그렇다, 그저 생각만 할 뿐이었다.장소가 조금 많이 벗어났지만 다행히 태기로 바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차에서 내렸을 때 보인 것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빌딩이 보였다.평지에서 높이 솟아오른 건물 외관은 매우 깔끔해 보였고, 이 지역에 이런 빌딩이 있다는 건 매우 의외였다. "조 팀장님, 도착했습니다.”그녀는 조현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건물 입구 앞에 서서 굳게 닫힌 문을 보았다.건물 안에는 경비원이 빈틈 없이 지키고 있었으며 출입 금지 장비도 있는 걸로 보아실험 기지는 틀림없이 여기였다. "5분만 기다려요.”조현아는 짧게 말하고 곧 전화를 끊었고, 한소은은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주변은 매우 넓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였고, 신생 실험기지가 이런 곳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현재 환아를 등에 업고 기세가 등등하니, 예전의 자신처럼 허름한 공장일 리는 없었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부품을 생산하는 건 줄 알 것이다. 5분 뒤 조현아는 문 앞으로 나왔고, 이전과 달리 흰 가운을 입고 머리를 뒤로 묶은 채 모자를 쓴 모습을 했고, 완전히 달라 보였다. 출입 카드를 찍은 뒤 그녀는 서늘한 얼굴로 한소은에게 말했다.“들어와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아무것도 묻지 말고, 적게 말하고 적게 보고 많이
Read more

제70화

하지만 이번에 한소은은 그녀의 눈에서 재밌는 구경거리를 기다리는 마음을 찾지 못했고 오히려 약간의 격려를 받았다.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왜 무서워해야 하죠?”조향사로서 조향 업계에서 향을 만드는 것 외에 향을 억제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모든 향신료가 향기로운 것은 아니며 일부는 악취가 나고 심지어 메스꺼움을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조향사가 해야 하는 것은 향료 간의 다른 특성을 사용하여 탈취하고 향을 남기는 것이었다.그런데 이렇게 깊은 악취가 나는데, 여기는 각종 악취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실험실인가 보군, 하긴......!조현아가 반드시 자신을 괴롭힐 거라는 걸 알았지만, 뜻밖에도 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향 제조와 관련된 모든 것은 그녀가 관심을 갖는 것이고,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의 안색이 여유로워지자 조현아는 그래도 만족한 듯 말했다.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세요, 단지 냄새를 억제하고 향을 남기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줄 아는 건 아니죠? 이건 초보 조향사가 갖춰야 할 수준입니다."“지금 당신에게 시킬 일은 각각 다른 냄새의 검출 데이터를 기록하고 다른 특성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총 48가지 다른 냄새가 있어요. 당신은 3일 이내에 이 작업을 완료해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까?”"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아요."한소은은 그녀를 담담히 바라본 뒤 말했다."하루, 전 하루면 충분합니다.”조현아는 흠칫 놀라고는 이내 평상시처럼 무표정을 유지했다."그래요, 당신이 분명 하루라고 했습니다! 그때 가서 내가 일부러 당신을 괴롭힌다고 탓하지 마세요. 당신 스스로 허풍을 떤 것이니 성공하든 실패하든, 스스로 인정을 해야 합니다.”"물론이죠!”한소은은 이미 서둘러 일에 뛰어들고 있었다.조현아는 그녀가 흥분한 듯 팔팔 거리는 모습을 보며 왠지 마지막 결과가 기다려졌다.솔직히 말해서, 처음부터 그녀에게 거부감을 느꼈고, 첫인상이 좋지 않아 그 후
Read more
PREV
1
...
56789
...
24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