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 언니, 어떻게 할 거야?"오이연이 물었다."그들은 지금 언니한테 온갖 구정물을 퍼붇고 있다고. 언니 동창들이 모두 나서서 언니를 모욕하는 것도 봤어.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모두 같은 친구인데, 친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눈을 뜨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눈을 뜨고 거짓말을 하는 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어. 어쨌든 그때 나는 그 애들이랑 가까이 지내지 않았고, 너랑 노형원이 사귀는 걸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거야.”한소은은 담담히 말했다. 이 일은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했고, 게다가 잘 계산해 보면 아마 졸업을 한 뒤에 그녀가 첫 상을 받자 노형원이 진지하게 고백을 했고, 그 후에야 그들은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그녀에게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감동을 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빠르게 감정이 고조되었고, 한소은은 기꺼이 그의 뒷바라지를 하며 밤낮없이 실험실에 박혀서 그와 향료 외에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당시 그녀는 정신이 나가 있었고, 게다가 그 일이 있고 난 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지금 다시 진정하고 뒤돌아보면 그녀가 내딛는 한 걸음마다 구덩이었고 함정이었다. "그랬구나......”오이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숟가락을 살며시 물었다.“그럼, 언니랑 노형원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나랑 세 사람 말고, 다른 친구는 없는 거야?”소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령 있닥 해도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어. 이 일은 애초부터 해명을 할수록 의심만 받는 일이니까.”"그럼 그 사람들이 이렇게 계속해서 언니한테 다 뒤집어 씌우게 만들 거야?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건가?”오이연은 그녀를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정말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남에게 모욕을 당하고도 아직 결백을 주장하지 못하다니, 얼마나 답답한가!"사실, 지금 방향
한소은은 오이연과 만난 후에 바로 돌아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조현아의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조현아의 휴대폰 번호가 없었기에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있다가, 이내 반응을 해왔다. "1차와 2차 시험은 준비가 되었는데, 한소은 씨도 준비가 다 되셨나요?"조현아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에게 물었다.한소은은 생각을 한 뒤 말했다.“언제를 말씀하시는 거죠?”한소은 씨는 급한 게 아니었나요? 오늘 안 되나요?”조현아의 말투에는 도발의 의도가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발에 두려워하지 않았고, 도전에 직면하는 건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으며 가장 무서운 건 뒤에서 내리꽃는 칼이었다. "네, 바로 회사로 갈게요, 20분 안에 갈 수 있습니다.”그녀는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그녀가 시간에 대해 물었던 이유는 단지 다음 주 재판 시간과 겹칠까 봐 걱정돼서였고, 조현이가 이렇게 서두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속전속결로 한 사람을 골라 실력을 따지려고 한다면 그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었다. 조현아는 그녀에게 주소를 보냈고, 회사에 돌아가지 말고 바로 이 주소로 가라고 했으며 자세한 곳은 말하지 않고 그냥 가면 알 수 있다고만 했다.그 주소를 보고 있자니 위치가 조금 멀리 떨어진 듯했고, 생각을 한 뒤 위치를 바로 김서진에게 보냈다.김서진은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도중 휴대폰 액정이 밝아지는 걸 발견했고, 이름을 힐끗 보고는 휴대폰을 들고 재빨리 그녀에게 답했다.‘무슨 일이죠?’“이 주소를 알고 있어요?”한소은은 그가 회의 중인지 모르고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음성 메시지인 것을 본 김서진은 회의를 계속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손에 든 펜으로 테이블을 툭툭 치며 옆에 있던 부사장에게 말했다."먼저 회의를 진행하고 계세요.”말을 마친 그는 일어나 곧장 회의실을 나왔다. 비어 있는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그는 음성 메시지를 들었고, 목소리를 들으니 그녀가밖에 있는 것 같았다.한소은이 준 주
실험 기지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도심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부지면적이 작지 않으며 교외에서 이런 곳을 찾기가 비교적 쉽고 가격도 매우 적당해서였고, 두 번째로는 실험을 할 때는 원래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하며, 게다가 교외에서는 재배를 하기 쉽고 향료의 원자재도 매우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시원 웨이브에서도 실험실이 교외에 있었지만, 노형원은 경제력이 부족해서 낡은 공장을 절반만 임대를 했으며, 매번 향료를 구입할 때마다 그는 한동안 쉬지 않고 생색을 내기 바빴다. 물론 완제품이 나왔을 때 그는 매우 기뻐했고, 그러고 나서 그녀와 미래를 자유롭게 생각했다.그렇다, 그저 생각만 할 뿐이었다.장소가 조금 많이 벗어났지만 다행히 태기로 바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차에서 내렸을 때 보인 것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빌딩이 보였다.평지에서 높이 솟아오른 건물 외관은 매우 깔끔해 보였고, 이 지역에 이런 빌딩이 있다는 건 매우 의외였다. "조 팀장님, 도착했습니다.”그녀는 조현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건물 입구 앞에 서서 굳게 닫힌 문을 보았다.건물 안에는 경비원이 빈틈 없이 지키고 있었으며 출입 금지 장비도 있는 걸로 보아실험 기지는 틀림없이 여기였다. "5분만 기다려요.”조현아는 짧게 말하고 곧 전화를 끊었고, 한소은은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주변은 매우 넓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였고, 신생 실험기지가 이런 곳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현재 환아를 등에 업고 기세가 등등하니, 예전의 자신처럼 허름한 공장일 리는 없었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부품을 생산하는 건 줄 알 것이다. 5분 뒤 조현아는 문 앞으로 나왔고, 이전과 달리 흰 가운을 입고 머리를 뒤로 묶은 채 모자를 쓴 모습을 했고, 완전히 달라 보였다. 출입 카드를 찍은 뒤 그녀는 서늘한 얼굴로 한소은에게 말했다.“들어와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아무것도 묻지 말고, 적게 말하고 적게 보고 많이
하지만 이번에 한소은은 그녀의 눈에서 재밌는 구경거리를 기다리는 마음을 찾지 못했고 오히려 약간의 격려를 받았다.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왜 무서워해야 하죠?”조향사로서 조향 업계에서 향을 만드는 것 외에 향을 억제하는 일도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모든 향신료가 향기로운 것은 아니며 일부는 악취가 나고 심지어 메스꺼움을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조향사가 해야 하는 것은 향료 간의 다른 특성을 사용하여 탈취하고 향을 남기는 것이었다.그런데 이렇게 깊은 악취가 나는데, 여기는 각종 악취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실험실인가 보군, 하긴......!조현아가 반드시 자신을 괴롭힐 거라는 걸 알았지만, 뜻밖에도 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향 제조와 관련된 모든 것은 그녀가 관심을 갖는 것이고,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의 안색이 여유로워지자 조현아는 그래도 만족한 듯 말했다.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세요, 단지 냄새를 억제하고 향을 남기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줄 아는 건 아니죠? 이건 초보 조향사가 갖춰야 할 수준입니다."“지금 당신에게 시킬 일은 각각 다른 냄새의 검출 데이터를 기록하고 다른 특성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총 48가지 다른 냄새가 있어요. 당신은 3일 이내에 이 작업을 완료해야 합니다. 할 수 있습니까?”"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아요."한소은은 그녀를 담담히 바라본 뒤 말했다."하루, 전 하루면 충분합니다.”조현아는 흠칫 놀라고는 이내 평상시처럼 무표정을 유지했다."그래요, 당신이 분명 하루라고 했습니다! 그때 가서 내가 일부러 당신을 괴롭힌다고 탓하지 마세요. 당신 스스로 허풍을 떤 것이니 성공하든 실패하든, 스스로 인정을 해야 합니다.”"물론이죠!”한소은은 이미 서둘러 일에 뛰어들고 있었다.조현아는 그녀가 흥분한 듯 팔팔 거리는 모습을 보며 왠지 마지막 결과가 기다려졌다.솔직히 말해서, 처음부터 그녀에게 거부감을 느꼈고, 첫인상이 좋지 않아 그 후
한소은은 오후 내내 실험실에 일하면서 거의 물도 마시지 않았다.그녀는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며 한번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흥분되어 주변 환경을 완전히 잊어버린다.어느새 날이 저물어 누군가가 실험실 문을 두드리며 떠나라고 재촉했을 때, 그녀는 업무의 난이도가 예상보다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시간을 잘 못 계산했다.조현아는 그녀에게 3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예전에 자신이 실험실에서 일할 때 적용했던 절차와 습관에 따라 시간을 계산하였으며 여기 있다는 것을 잊었다. 그녀가 있고 싶을 때까지 있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시간이 되면 반드시 나가야 한다. 회사에는 당직자 외에는 아무도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암튼 기밀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그녀도 마찬가지로 실험실에만 있을 수밖에 없다.외투와 모자, 그리고 장갑을 벗고 손을 여러 번 씻고나니 8시가 넘었고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조현아는 당연히 일찍 떠났고, 여기서 그녀를 기다릴 일이 없을 것이며 업무가 발표되면 그녀는 단지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한소은은 건물 입구에 서서 건물 안을 보니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고 주변의 가로등도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니어서 길이 캄캄해 보여 지나가는 차도 얼마 되지 않았다. 아마 택시를 잡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깊은 한숨을 내쉬며 휴대전화를 꺼내 콜택시를 부르려고 했다.역시 주문을 받는 사람이 없어서 택시를 부르기 힘들었지만 지도를 보니 앞으로 2km 정도 나가면 작은 마을로 갈 수 있어서 그쪽은 교통이 좀 편리할 수도 있겠다.어쩔 수 없이 일단 앞으로 나가봐야 한다.시멘트 길은 그나마 걷기 좋은 편인데, 날이 어두운데다 사람이 별로 없어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얼마 나가지 않아 뒤에서 차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서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뒤돌아보았다. 희뿌연 자가용 차 한 대를 보고 옆으로 비켜주었다.생각 밖에 그 차는 그녀를 향해 달려온 것 같았고, 바로 그녀의 옆을 지나가더니 "삐익" 하고 멈추었다!!!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뛰
이 작은 움직임도 그의 눈에 들어갔다.김서진은 재빨리 버튼을 눌러 앞좌석과 뒷좌석 칸막이를 올린 다음 다짜고짜로 다친 그녀의 발을 번쩍 들어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 놓았다.차 안의 조명을 좀 밝게 하고나서 발목이 붉어지고 약간 부어오른 것을 보고 그는 바로 눈을 찡그렸다. "당신은 왜 항상 쉽게 다치곤 해요."제가 언제요." 한소은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사실 발을 삐었을 뿐인데 그녀를 마치 도자기 인형처럼 취급했다. 말하자면, 그 사람이…그가 차를 잘못 운전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 아닌가.“근육과 뼈를 안 다쳤으니 집에 가서 연고를 바르고, 가급적이면 며칠간 이동을 삼가해요.” 그는 그녀의 발목을 주물러 주더니 곧 판단을 내렸다.한소은은 놀라워서 "진료도 볼 줄 알아요?"라고 물었다.“보통 타박상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김서진은 그녀를 쳐다보면서 눈썹을 더욱 찡그렸다.콧방울이 실룩거리면서 그는 머뭇거렸다. “당신 몸에서 …”말을 다 하지 못했지만 미간에 의심이 가득한게 분명했다."내 몸에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한소은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말했다. "아, 내 몸에서 나는 이 지독한 냄새를 말하는 거죠?"김서진은 말이 없었다. "….""내가 실험실에서 일할 때 묻은 것 같아요." 그녀는 옷을 좀 정리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지독한 냄새는 한번 몸에 묻으면 제거하기 어렵고 설령 여러 번 손을 씻어도 계속 몸에서 냄새가 난다.그녀는 이런 냄새를 오랫동안 맡으면서 일했기 때문에 후각이 무감각해졌는데, 다른 사람들이 맡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가봐요.어쩐지 방금 차에 탔을 때, 서한이 그녀를 보는 눈빛이 분명히 무엇을 말하려다 멈추는 것 같았지만 아마 참고 묻지 않은 것 같다."실험실이요?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향을 만드는 사람이지 악취를 만드는 사람 아니잖아요?" 김서진은 놀라서 물었다.그의 표정을 보고 소은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고, 그의 눈에는 분명히 "당신 나를 속
집에 돌아오자마자, 한소은은 망설임 없이 먼저 샤워하러 들어갔다.바디워시도 엄청 많이 바르고, 직접 만든 자기만의 에센셜 오일까지 발랐다. 한 시간 넘게 몸을 담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이 향기로운 느낌이 들 때 잠옷을 입고 나왔다.김서진은 이미 다른 화장실에서 씻고 나와서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준비해 둔 큰 수건을 들고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드라이 안했어요?"그는 그녀가 샤워를 한 후 드라이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화장실에 모든 게 갖추어 있어도 그녀는 항상 젖은 머리로 나왔다.“헤어드라이기로 두피를 드라이하는 느낌이 별로에요.” 한소은은 자연스럽게 그의 손에 쥐고 있는 수건을 건네받았다.그런데 생각 밖으로 김서진은 수건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으면서 말했다. “앉아봐요.”"나..."그의 고집을 꺾지 못해 얌전히 앉은 후 김서진은 두 손을 수건 위에 대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비볐다.“......”그의 서비스는 정말 꼼꼼했다. 한소은은 조금 망설이다가 그가 자신의 머리를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처음에 적응이 잘 안 되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이젠 점점 익숙해져서 그가 잘해주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한소은은 자신이 꿀단지 속에 빠진 느낌을 받은 것 같아 너무 편안해서 눈이 거의 풀렸다.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김서진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서 보니까 그녀는 이미 눈을 감고 머리를 살짝 들고 있었다. 그는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손동작은 더 가볍게 두피에서 머리 끝까지 조금씩 두드려 말렸다.젖은 머리로 잠이 들면 몸에 안 좋은데다가 그녀는 드라이를 싫어하니까 이렇게 마른 수건으로 조금씩 물기를 빼는 방법 밖에 없다.한소은은 거의 잠이 들 것 같더니 비몽사몽 간에 그에게 물었다. "이제... 냄새 안 나죠?""어, 그래."이 얘기를 안 해도 되는데…이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김서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정말 처음으로 온몸에서 악취가 나는 조향사를 만난 것이므로
"맞아요. 제가 자청했어요.""당신 미쳤어요!”김서진이 손을 놓자 큰 수건이 그녀의 어깨에서 소파 위로 떨어졌다.이 일이 심상치 않아서 그는 서한을 시켜 신생에게 물어 보라고 지시했다. 차석진의 답변은 확실히 신제품 실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또 하나의 악취 억제 향수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10일 내에 결과가 나오도록 요구했고, 3명이 같이 이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3명 중 보고 올린 명단에는 한소은이 없었다.차석진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금방 알아보겠다고 했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그에게 하루 만에 데이터 결과를 내겠다고 말하지 않았나? 게다가, 그것도 그녀가 자청했다고? 그녀가 미쳤는가?한소은은 김서진이 왜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돼서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면서 눈을 깜박거렸다. "아니, 안 미쳤어요! 어려운 것도 아닌데요."김서진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녀가 너무 자신만만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너무 오만하다고 해야 할까요?회사의 업무 배치는 모두 근거가 있으며 특별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많이 쉬운 것도 아니다. 10일의 업무량이라면 그만큼 완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그럼 내일도 그 악취 속에서 하루 종일 몸 담그겠다는 거에요?" 김서진은 심호흡을 하고나서 그녀에게 물었다.내일도 악취 상태로 돌아올까봐 걱정하는건가?한소은은 잠깐 생각을 하고 대답했다. "괜찮아요. 내일 오일과 향수를 챙겨갈 거에요. 그쪽에서 다 씻고 올게요. 걱정마요!""그쪽은 길이 외지고 근무시간도 너무 길어요. 내일 가지 마요." 그는 처음으로 회사가 실험기지를 그쪽에 선택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정인지 알았다. 저녁 8시가 넘으면 택시 잡기도 힘들고 그녀는 발목까지 다쳤다.그리고 왜 8시 넘어서까지 일할까? 업무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네!"나…" 한소은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서 매우 불쾌해 보였다. 그러나 이것도 자신을 배려하고 걱정해주는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