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이 몸을 일으키려는데 소유가 말을 이어갔다.“등명숙(邓鳴淑)은 춘월, 벽운, 백당, 세 사람의 일에 큰 공을 세웠으니 오늘부로 섭정왕부 내원 관사 직을 맡도록 하여라. 등 관사는 잠시 뒤 장방(帳房:옛날, 기업·지주 집안에서 회계를 맡아보던 곳)에 가서 관사의 열쇠를 수령하라.”그 말을 끝으로 소유는 몸을 돌려 떠났다.낙청연은 그 순간 몸이 얼어붙었고 등 어멈도 경악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관사가 되다니?내원 관사?말도 안 돼!이불을 꼭 부여잡은 낙청연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소유가 특별히 이곳까지 찾아온 건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었다,부진환은 분명 고의로 그랬을 것이다.등 어멈은 정신을 차리더니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춘월과 다른 이들의 일은 전부 왕비 마마의 공로인데 어찌 제 공로라고 하는 것인지, 제가 당장 왕야를 찾아뵙고 제대로 얘기하겠사옵니다.”낙청연의 그녀를 불러세웠다.“가지 말거라. 일부러 그러는 것이다.”등 어멈은 주저하며 물었다.“오황자께서 오셨다고 그러는 것일까요?”낙청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아마 그 이유도 있겠지만 전부 그 때문은 아닐 것이다. 네가 관사가 되었으니 나한테도 이득이 되는 일이다. 그러니 찾아가지 말거라. 혹시나 기분이 언짢아져 명령을 거두어들이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등 어멈은 고개를 주억이며 말했다.“네, 그럼 왕비 마마의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전에 왕비는 그녀에게 그 일을 잘 처리하면 행운이 따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진짜 왕비의 말대로 좋은 일이 생겼다.등 어멈은 왕부에 있은 지 꽤 되었지만 그녀가 온 뒤로 내원에는 줄곧 맹 관사가 있었고 맹 관사 다음에는 그녀의 딸 맹금우가 있었기에 평생 관사의 자리를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행운이 찾아오다니, 등 어멈은 왕비가 너무도 신통하게 느껴졌다. “왕비 마마, 제가 관사가 된 것은 전부 왕비 마마의 가르침 덕분이옵니다. 앞으로 제가 또 뭔가 할 일이 있을까요?”등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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