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릉이 청진기를 내려놓고, “아주버님, 혹시 위가 안 좋으신가요?”“위는 문제 없다. 소화는 잘 돼!” 손왕이 절박한 눈으로 원경릉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제수씨, 문제를 찾아냈어?”원경릉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어디가 불편하신지 말씀을 하셔야지 알 수 있어요.”손왕이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됐어, 이렇게 아프다 죽으면 그만이지, 뭐.”말을 마치고 벌떡 일어나더니 돌아섰다.그러자 원경릉이 다급하게 불러 세웠다. “아주버님, 도대체 어디가 불편하신 거예요? 저희 사이에말씀하지 못하실 게 뭐가 있어요?”“말 안해, 안 한다고. 짚어내지도 못하는데 내가 어떻게 말해?” 그러고는 울적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밖으로 나갔다.손왕은 올 때도 의심스러웠는데 갈 때는 더 의심스러웠다. 원경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손왕이나가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탕양도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야의 행동을 봐서는 중병에 걸리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내일 손 왕비에게 물어봐야겠구나!” 원경릉의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찼다.“하지만 왕야께서 방금 오셨을 때 손 왕비 마마께서 여기 계신지 부터 먼저 물으셨던 것으로 보아 손 왕비 마마께서도 모르실 것 같습니다.”원경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상황이 너무 싫었다. “정말 너무 이상해.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어도 말씀도 없으시고, 그저 맥을 짚어보라고만 하질 않으시나. 내가 정말 신의라도 되는 줄 아시는 건가?”그러자 탕양이 잠시 생각해보더니 물었다. “그게.... 혹시 은밀한 곳이 불편하신 건 아닐까요?”원경릉이 뜨아했다. 방금 손왕의 거동을 돌이켜보니 그럴 가능성이 충분했다.하지만 만약 거기가 불편하면 손 왕비가 분명 알 것이다.다음 날, 원경릉은 손왕이 있는 확실한 시간대에 사람을 시켜 손 왕비를 편청으로 오라고 했다. “둘째 아주버님이 어제 밤에 오셨어요. 저한테 병을 좀 봐달라며 불편하다고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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