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귀비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다섯째에게 절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황태자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사고가 생긴다면 나라의 기반 전체가 흔들릴 것이다.형제 사이의 황위 쟁탈은 비록 가까스로 멈추어졌지만 이미 황제와 북당에게 크나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만약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태자에게 사고라도 난다면...황귀비의 눈동자가 천천히 호비의 얼굴로 향했다. 그녀가 긴장할 만도 하다. 그녀의 친가는 세력이 크고 그녀도 황제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아직 어린 열째는 가장 쉽게 언급될 것이다. 그러나 태손의 명분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조정의 신하들은 결코 열째가 자리를 다투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열째는...?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당황하지 말게. 태자한테는 반드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네. 내일 회왕비가 궁으로 들어왔을 때 그녀에게 이 일을 알려서는 안 되네. 회왕비는 태자비를 속이지 못할 것이야. 태자비가 이 일을 알고 아이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큰일이네. 자네가 무심코 한 일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자네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고 자네 모자를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네. 돌아간 후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내일 회왕비가 묻더라도 황제께서 오지 않아 소식을 모른다고 전하게나."호비는 멈칫했다."그러나 태자비에게 알리지 않고 나중에야 알게 된다면 신첩을 탓할 것입니다."황귀비도 머릿속이 착잡했지만 애써 이성의 끈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알려준다고 한들 태자비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전쟁터에는 태상황이 계시니 타당한 계획이 있을 것이네. 우리는 후궁의 사람이니 본디 전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만약 태자비에게 알려줘야 한다면 우리가 아닌 폐하께서 알려주실 것이네. 괜찮네, 너무 당황하지 말게나. 태자는 반드시 괜찮을 것이야."호비가 낮게 중얼거렸다."예, 괜찮을 것입니다. 신첩은 비록 걱정이 지나쳤지만, 그저 태자께서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