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평 공주는 화가 나 봉안이 더욱 야박해졌고 사식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원경릉을 바라보며 말했다."본 공주가 찾아온 건 할 말이 있어서에요, 이런 잡스러운 사람들은 물러가게 하세요.""초왕부에는 잡스러운 사람이 없습니다!"원경릉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혜평 공주는 얼굴을 치켜세우고 냉소를 지었다."그래요, 규칙이 없는 곳이니 나도 할 말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할게요, 태자가 혜민서 진료를 증설하려는 거, 태자비의 뜻이죠?""전 조정의 일들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원경릉이 답하자 혜평 공주는 냉담하게 말했다."인정하지 않다니, 태자비가 무슨 학원인지를 차린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까? 태자비는 엄청난 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2~3년에 의사 한 명을 양성해 내다니, 8년, 10년 없이 어떻게 의사로 출사를 한단 말입니까? 만약 태자비의 학원에서 나온 의사가 돌팔이에게도 미치지 못해 치료를 하다 사람이라도 죽인다면, 태자비가 책임 지실 겁니까?"원경릉은 이곳에서 의학을 배우려면 어려서부터 스승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몇 년간 약을 캐고 말리며, 약을 지어 제련하고 그 외에 또 스승의 집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모셔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을 다 끝내고 나이가 어느 정도 되고 나서야 의술을 가르칠 수 있다.하지만 학원의 학생들은 3년 동안 다른 것들을 하고 배울 필요가 없다. 유일하게 해야 하는 일이 바로 배우는 것이다. 지금 할머니께서 진료를 개설함에 따라 학생들도 번갈아 곁에서 따라다니며 증상을 판별하고 임상 경험을 늘이고 있다. 원경릉은 그녀의 학생들이 새로 가르쳐 낸 의사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혜평 공주의 말을 듣고는 그녀가 말했다."이 일들은 공주께서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혜민서 진료를 증설하는 것은 나라와 백성들에게 이로운 일이자 정사(政事)이니 저희 모두 간섭할 수 없습니다."온 뜻을 알고 나니 원경릉은 얼버무리기도 귀찮아져 일어났다."손님을 배웅하거라!""원경릉, 네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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