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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911 - Chapter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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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1화

진비와 싸우는 원경릉다들 일어나 뿔뿔이 흩어졌다.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태상황을 배웅해 드리게 하고, 우문호도 이 천박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태상황을 모시고 같이 나갔다.태상황이 가자 연회는 마무리 되는 셈이다.명원제가 일어나 입술을 닦던 손수건을 던지고 목여태감을 데리고 성큼성큼 돌아갔다.“폐하, 호랑이가 아무리 사나워도 자기 자식은 먹는 않는 법입니다!” 진비가 대성통곡했다.그 자리 사람은 모두 등줄기가 서늘해 지는 것이 진비가 어째서 황제에게 이렇게 말하는 걸까? 황제는 우문군에게 그야말로 최선을 다했다. 만약 아무나 다른 황자나 친왕이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몇 번을 죽어도 모자랐을 것이다.원경릉도 열 받아서 견딜 수가 없어 두 군주를 가슴에 안고 정색하더니 진비에게, “진비 마마, 우선 요부인이 다른 사람과 동거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런 일이 있어도 그건 그렇게 중대한 일이 아닙니다. 요부인은 이미 우문군의 아내가 아닌 자유의 몸입니다. 설마 요부인이 우문군을 위해 평생 수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군주를 우문군이 부양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부터 반대하죠. 우문군이 근래 무슨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가서 알아보세요. 군주가 우문군을 따라가면 고생하고 굴욕만 당할 뿐입니다.”진비는 명원제가 이 일에 관심을 주지 않는 것에 가슴이 미어지고 죽고 싶은데 원경릉한테까지 이런 말을 들으니 슬픔과 분노로 원경릉을 꾸짖으며, “네 주둥이를 찢어 놓고야 말겠다. 수절을 해? 내 아들이 죽었어? 넌 어찌 그리도 모질고 사악할까? 내 아들이 너한테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이렇게 졸졸 따라다니면서 물어뜯고 난리야? 그 아이가 상갓집 개처럼 떠돌아 다니는데 아직도 안 놔줄 테냐? 그 외간 남자 네가 마련해 준 게 아닌가 의심스럽구나. 너 같은 것들은 남자는 도둑이고 여자는 창녀라 염치도 없는 것들이지……”황귀비가 화를 내며 진비의 말을 끊더니, “진비, 입 조심하게. 연장자라는 자가 경중을 못 가리는 말을 뱉으려 하는가?”진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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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2화

요부인이 재혼하면미색은 회왕이 곁에 있고, 자기 시어머니인 노비도 있어서 마음 속의 분노를 꾹꾹 참고 있었는데 원경릉에게 눈짓으로 허락을 얻으니 마침내 탁자를 치고 일어나, “됐어요, 아직 안 끝났습니까? 당신 그 아드님이 얼마나 상큼한 인물인지 모르는 사람이 여기 어디 있어요? 요부인과 비교하면 발톱에 때 만도 못하죠, 제가 말 험하게 한다고 미워하지 마세요.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면 되니까. 조카들이 당신 아드님을 따라가봐요, 언제 돈에 팔려갈지 모르지. 진비 마마는 자기 배로 낳은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직도 모르세요? 그동안 요부인이 원조하지 않았으면 당신 아드님이 뭐 에 의지해서 여기까지 버텼겠어요? 지금 아들 말 한두마디 믿고 그러시나 본데, 사람이 피붙이를 도울 수는 있지만 두 눈 멀쩡히 뜨고 옮고 그름을 나 몰라라 하면 안 되는 겁니다. 당신 아들한테 죽을 고비를 몇 번을 넘긴 요부인이 이제 겨우 무탈하게 보내는가 싶은데 돕지는 못할 망정 괴롭히지 말아야죠. 아셨어요?”다들 미색이 어릴 때부터 무림과 강호에서 자라 대흥의 군주로 대흥 황실의 빛을 입었지만 황실의 예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을 안다. 방금 얘기는 시작부터 대놓고 격이 떨어졌지만 귀에는 아주 쏙 들어왔다.노비도 이 며느리가 저속한 말을 쓰는게 늘 걸렸는데 오늘만큼은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잘한다’하고 말았다.회왕은 평소처럼 눈을 내리깔고 미색이 곁에 돌아오자 묵묵히 잔을 건네 주며, “목 좀 축여.”미색이 조심조심 회왕의 얼굴을 힐끔 봤더니 자기 남자가 화나지 않는 걸 보고 그제서야 안심이 돼서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세게 욕하는 건데 싶었다.진비는 열 받아서 눈이 뒤집히고 졸도하기 일보 직전이라 황귀비가 바로 결단을 내려 진비를 돌려보내 더이상 군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험한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즐겁던 집안잔치가 이 꼴이 되어버렸으니 황귀비는 정말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적귀비는 근비(勤妃) 등과 뿔뿔이 가고 정비(静妃)는 쓸쓸히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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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3화

원용의와 요부인은 다르다?미색은 이 문제에 할 말이 많은 게 욕하는 거 말고 세상의 이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 원경릉의 말이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며, “맞아요, 맞아, 혼자는 외로워요. 시집갈 사람을 찾는 게 최고죠.”“이 일은 상관하지 마라.” 노비가 이번엔 경고했다.황귀비가, “이런 말을 지금 해봐야 소용 없어. 어쨌든 요부인에게 지금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 진비가 오늘밤 하소연을 한 걸 보면 첫째 황자가 뭐라고 한 모양인데 그 일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알아보는 게 좋겠구나. 요부인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미색이 여전히 열심으로, “황귀비 마마,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있으면요?”황귀비가 한동안 침묵하더니, “이 일은 폐하께서도 동의하실 리 없어.”“하지만 요부인은 지금 황실 사람이 아니잖아요.”“군주는 황실 사람이야!” 황귀비가 말했다.미색이 다시, “그럼 군주들이 전부 시집간 뒤에는요?”황귀비가 미간을 찌푸리며 미색에게, “평생 홀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시달리는 건지 아네. 하지만 방법이 없는 일도 있는 거야. 요부인은 어쨌든 황실의 며느리가 아니냐.”“전에 그랬던 거지, 지금은 아니잖아요.” 원경릉이 말했다.손왕비와 원용의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황귀비가 둘에게,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손왕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원경릉과 미색을 보고, “아직 일어난 일도 아니니 토론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감정만 상하고 안 그래요?”“감정이 상해요?” 원경릉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누구 감정을 상하게 하나요? 왜 감정이 상하죠?”손왕비가, “사실 황귀비 마마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게, 확실히 황실 며느리는 원한다고 멋대로 재가할 수는 없잖아요.”“왜 아직 황실의 며느리예요? 이혼했잖아요? 둘째 형님 말씀대로면 제가 일곱째와 다시 합치지 않았으면 전 시집도 못 가는 거였나요? 저와 박원 형이 정혼할 때는 왜 아무도 저에게 이런 말씀 안 하신 건데요?” 원용의의 언성이 높아졌다.손왕비가 당황해서, “그……그게 어떻게 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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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4화

미색의 생각손왕비가 기가 막혀서 원용의에게, “그게 무슨 뜻이야? 내가 사람 배경 따지는 속물이란 뜻이야?”원용의가 반문하며, “둘째 형님, 하나만 물어볼 게요. 형님은 요부인이 좋은 나날을 보내는 걸 원하지 않으세요?”“내가 왜 요부인이 잘 지내는 걸 원하지 않아? 전에는 좀 안 맞지 않기도 했지만 전부 지난 일이야, 진작에 잊었어, 하지만 이건 좀 그런 게 사실이지, 요부인은 군주들을 데리고 있으니까.”황귀비가 미간을 찌푸리며, “됐다, 너희들이 왜 싸워? 아직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요부인이 좋은 인연을 찾기를 바라는 건 바람이고, 그러길 바라지 않는 것도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야. 요부인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거라 믿네,.”황귀비 말에 미색이 또 참지 못하고, “마마, 만일 정말 만나면요?”“그건 그때 얘기하자.” 황귀비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오늘은 너희들 그만 소란 피워라. 진비가 소동을 부린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미색이 더 말하고 싶었지만 원경릉이 고개를 흔들어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연회가 파하고 궁을 나와도 미색은 잠이 오지 않아서 바로 초왕부에 찾아갔다. 그리고 원경릉도 못 자게 그 일에 대해 설명해 주길 바랬다.“저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면 요부인에게 너무 불공평 해요. 황실에 시집간 사람은 왜 소박 당하고도 재혼을 못해요? 요부인은 겨우 서른 초반인데 지금 몸상태를 봐서는 7,80까지는 너끈히 살 건데. 그럼 앞으로 수십년을 독수공방 하라는 거예요? 형님은 제가 말 못하게 막으면 안되는 거였다고요.”원경릉은 미색의 씩씩거리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뭘 그렇게 흥분하고 그래? 당장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색이 열심히 얘기하면 꼭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같잖아? 그리고 미색이 황귀비 마마의 심기를 건드리면 나중에 요부인이 궁에 불려 가서 확실하게 못을 박는 암시를 줄 거라고. 요부인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데 그런 얘기 듣고 다음 단계로 나갈 거 같아?”몰래 옆자리에서 책 읽는 척하지만 실은 귀를 쫑긋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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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5화

잠자리 밀당원경릉이, “이 일은 일단 거론하지 말고, 미색이 요부인의 생활을 돌봐 준다고 요부인이 반드시 좋아하는 건 아니야. 그런 마음이면 된 거지. 적어도 인연이란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게,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어.”미색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전 그 말 싫어요. 무슨 인연이 만날 사람은 만나고, 못 올 사람은 기다려도 헛수고라는 거예요? 행복은 자신이 쟁취하는 거라고요.”“알았으니까 미색은 돌아가, 나 자고 싶어!” 우문호가 탁자를 치며 인상을 썼다.다른 사람이 사랑을 모른다고 하면서 미색 본인은 알고 있는 거야? 이렇게 늦은 밤까지 다른 사람의 잠을 방해하고 말이야.미색은 여전히 원경릉을 설득시키고 싶었으나 우문호의 썩은 표정은 확실히 충격적이라 겸연쩍어 하며, “그럼 내일 다시 올 게요.”우문호는 미색이 가자 옷을 주섬주섬 챙기더니, “다녀올게, 가서 몸 좀 담그고 나면 잠이 잘 올 거야.”원경릉은 우문호의 경건하고 엄숙한 모습을 보며 서일의 말이 떠올라 웃음을 참을 수가 없는데 임신 말기부터 낳을 때까지 우문호는 원경릉과 잠자리를 한 적이 없다.오늘밤 아마 궁에서 술도 좀 마셨겠다, 또 그 생각이 났겠지. 부부생활 4년차라 우문호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인다.“기다려!” 원경릉이 일어났다.우문호가 뒤를 돌아, “응?”“나도 갈래.” 원경릉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우문호가 그윽한 눈동자로 머뭇거리며 고개를 흔들더니, “당신도 간다고? 당신은…… 일찍 자, 난 몸 좀 담가서 차분하게 홍엽 일 좀 생각하게.”“몸을 담그고 홍엽을 생각을 한다고?” 원경릉이 두 손을 우문호의 목에 감고 입술을 우문호의 턱에 대더니, “내 생각을 하는 건 어때?”우문호가 원경릉을 밀치며 동요하지 않는 듯 엄숙하게, “홍엽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만 한다고, 당신은 가서 자.”“싫어, 나 그 전에 씻고 싶어.” 원경릉은 우문호가 언제까지 아닌 척 하나 지켜 보기로 했다.“만아한테 물 길어오라고 해.”원경릉의 고혹적인 외모가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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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6화

잠자리 대화원경릉은 잘 익은 술처럼 농염하게 스륵 다가오더니 우문호의 입술을 깨물며, “나도 의사야. 그리고 나보다 더 내 몸을 잘 아는 사람은 없어.”“정말?”원경릉이 우문호의 귓가에 입술을 스치며 뜨거운 숨을 불어넣었다. “응 정말.”우문호의 눈빛이 그윽해 지더니 입술에서 나오는 숨이 거칠어진다. “그럼 뭐 하러 목욕해? 안가!”소매를 휘두르자 바람에 촛불이 꺼지고 촛농 한 방울이 촛대 위에 똑 떨어진다. 마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응축시킨 것 같다.한참 뒤 휘장 안에서, “내가 아무리 딸을 원하지만 이런 고생 절대 다시 안 해.”“그래, 낳지 말자!” 원경릉도 애가 다섯이라 힘이 딸리는 판에 또 낳는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문제는 또 낳으면 한번에 몇 명씩 낳으니 쉽게 할 만한 모험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딸을 데려오자.” 우문호는 인생엔 역시 딸이 하나 있어야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낳을 수 없으면 데려오면 되지.’“데려와? 어디서?” 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웃었다.“못 데려오면 빼앗아 오지. 딱 보니 일곱째는 장인 될 팔자인 게 분명 다음도 딸이야. 혼자서 딸이 그렇게 많아서 뭐하게? 나한테 하나 주면 좋잖아.” 우문호가 자기 좋을 대로 말했다.원경릉이 우문호 어깨를 베고, “그럼 당신은 아들이 다섯이나 있는데 좀 나눠 줘야 하는 거 아냐?”“원하면 가져 가라고 해. 절대 안 말린다고.” 우문호는 경단이가 집을 나갔던 일을 생각하고 한숨을 쉬며, “애들 가르치는 게 너무 어려워. 낳는 건 한 순간이었는데 낳고 나니 이제 고통 시작이네.”원경릉이 우문호를 때리며,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또 쪼잔해 진다.”“쌍둥이 일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저절로 어서방까지 간 거지?” 우문호가 아직 그 일에 매달려 있다.“모르겠어,” 원경릉은 이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서, “쌍둥이는 세 형들보다 능력이 있는 거 같아.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원 선생, 앞으로는 걔들을 단속할 수가 없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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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7화

요부인과 홍엽원경릉은 마음 속으로 ‘상관 없는 것도 안돼!’ 황귀비의 오늘밤 태도로 볼 때 만약 황제가 명확하게 인정해 주지 않으면 황귀비는 분명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처음에 별로 생각할 필요 없다고 느낀 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색이 심혈을 기울인 정도에 비해볼 때, 만약 훼천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미색은 각종방법을 동원해 둘을 맺어주려고 할 것이다. 그 일이 성사될 경우 방금 미뤄뒀던 고민은 눈 앞에 닥치게 된다.우문호는 졸려서 몽롱한 채로, “자자.”원경릉이 응하고 대답하고 우문호 품에 편하게 자세를 잡더니 눈을 감았다.내일 원경릉은 요부인을 만나러 갈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궁에서의 소동은 이미 요부인의 귀에 들어간 상태로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희성이였다.희성이는 외갓집인 동씨 집안에 돌아가지 않고 요부인 곁을 지키며 어떤 남자도 오지 못하게 했다.원경릉도 말하기가 좀 민망해 하는 것을 보고 요부인이 웃으며, “어째 제 혼사를 당신들이 나서서 걱정해야 하는 건가요?”“헛소문이예요. 마음에 두지 마요.” 원경릉은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이런 말을 다 마음에 두면 살 수 있겠어요?” 요부인은 강아지를 불러 가슴에 안고 아주 사랑에 폭 빠졌다.“그거 잘 됐네요!” 원경릉은 요부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신이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나 싶었다.“우문군이 계속 와서 괴롭히지는 않죠?” “안 왔어요. 와도 겁 안 나고.” 요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우문군이 와서 괴롭혔으면서 왜 말을 안 했어요?”요부인이 갑자기 이상하다는 듯, “왜 당신들 지금 각각 와서 날 지켜주겠다고 하죠? 비록 왕비는 아니지만 자기를 보호할 능력은 아직 있어요. 당신들은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요? 우문군은 날 겁박 하지 않았어요. 그랬으면 한 손만 부러졌겠 어요?”“맞아요, 다들 당신의 능력을 잊었네요.” 원경릉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하지만 모두 요부인을 무시하는 게 아니 예요. 단지 혼자 여기 사니까 만약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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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8화

홍엽의 이차 방문원경릉은 사실 대충 그렇지 않을까 추측하고, 기왕 그렇게 추측한 거 실제로 확인해 보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홍엽이 원숭이가 아니란 사실에 원경릉은 오히려 안심됐다.홍엽이 돌계단에 서서 원경릉과 마주 보더니 우문호가 원경릉 곁으로 걸어가는데 안색이 좋지 않더니 못난이 손에 전체가 칠흑 같은 보검이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차갑게 굳어 있던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홍엽에게 예를 취하고, “공자 이리 오시지요. 또 무슨 선물을 가지고 오셨을까요?”“태자 전하께 폐를 끼치는데 빈손으로 올 수 있나요.” 홍엽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공자께서 성의를 보이시는데 제가 사양할 수 없지요.” 우문호가 못난이 손에 보검을 받아 들고 공중에 들어올리니 칼집이 떨어지고 보검이 날아올라 차가운 빛이 번뜩이는데 우문호의 눈빛이 무거워졌다.원경릉이 우문호는 홍엽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데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니, 이 검이 평범한 것은 아닌 듯 하다.과연 우문호가 검을 거두고, “남강에서 구한 겁니까?”“맞습니다.” 홍엽이 여전한 미소를 띤 채, “태자 전하는 대략 이 검이 누구 것인지 아시겠군요.”“남강왕의 것이죠. 듣기론 남강왕의 죽음 이후로 이 현흑검(玄黑劍)은 행방불명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알고 보니 공자의 수중에 있었군요. 공자는 어디서 구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문호는 장검을 움켜쥐었다. 이 검은 보기엔 낭창낭창 하지만 무겁다.“아버지께서 주신 겁니다.” 홍엽 공자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우문호가 홍엽을 노려보며 방금 검을 바라보던 미소는 사라지고, “알고 보니 독고였군요!”홍엽이 미소를 짓지만 눈빛은 냉담한 채로, “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 누군가 그렇게 말하죠, 그 사람이었군 그 사람은 그럴 만한 능력이 있었지 하고 말이죠. 강북도 원래 그 사람이 장악했던 곳입니다.”“왜 이 검을 제가 주는 겁니까?” “빌렸던 걸 주인에게 돌려드리는 겁니다.” 우문호가 눈을 예리하게 빛내며, “그렇군요, 빌렸던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준다. 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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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19화

홍엽과 우문호원경릉은 한 손으로 우문호의 손을 꽉 잡고 한 걸음 앞으로 가서 홍엽을 몰아붙이며, “강북 사람이 정화를 잡아 갔나요? 고지때문에?”홍엽이 느긋한 표정으로, “그건 모르지요.”“당신……”원경릉은 마음이 급해서 질문하고자 했지만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꽉 잡으며 작은 소리로, “당신은 먼저 돌아가, 내가 공자와 몇 마디 할 테니.”원경릉은 마음이 어지러운데 우문호의 묵직한 눈빛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문호는 평소엔 세심하지 못하지만 큰 일이 닥치면 신중하고 믿음직하다.원경릉은 만두를 데리고 돌아가는데 가슴은 계속 두방망이질 치는 것이 남강 북쪽 사람은 수법이 잔인하다 던데 정화가 제발 그런 사람 손에 들어가지 않기를.우문호가 홍엽에게 들어와 앉으라고 하고 차를 주며, “정화는 남강 북쪽에 있나?”“네!” 홍엽은 이번에 감추지 않고 말했다.“위험한가?” 우문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홍엽이 못난이를 보자 못난이가 얼음장 같이, “당분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강 북쪽 사람은 정화를 화형 시켜 무녀의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공자께서 일단 막아 놓으신 상태입니다.”우문호가 눈동자를 굴리며, “어떻게 구하지?”홍엽이 의미심장하게, “남강 북쪽 사람은 성격이 야만적이죠. 가르침이 모자라요.”우문호가 차갑게, “남강 북쪽사람이 전부 당신에게 항복한 건 아닌 모양이군. 그래서 내 손을 빌려 그들을 타일러 공자에게 목숨을 바치게 하겠다는 건가?”“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홍엽이 손을 펴서 약간 어쩔 수 없다는 듯, “태자 전하도 아시지만 제가 무력을 쓰지 않고 남강 북쪽 사람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들을 전투로 겁을 줘서 자신이 그 척박한 땅에 숨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려줘야지요.”우문호가 담담하게, “그렇게 당신 생각대로 되지 않을 텐데. 난 정화를 위해 출병하지 않아.”홍엽이 말 속에 뼈가 있게, “그렇죠. 한 여자를 위해 출병하다니 문무백관에게 뭐라고 설명하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제가 남강왕의 검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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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20화

남강에 사로잡힌 정화군주정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니 초왕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다.하지만 당연히 홍엽이 그렇게 말했다고 그대로 믿을 수는 없어서 우문호는 바로 이리 나리에게 늑대파 소속 정탐조를 보내 조사를 부탁했다.정탐한 소식은 재빨리 돌아왔다. 남강 북쪽에서 확실히 북당에서 온 여자 하나를 잡고 있고 12월 마지막날 화형 시켜 무녀 고지를 위한 봉헌 제사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그럴다는 건 이 사람은 의심할 나위 없이 정화임이 분명하다.소식이 전해지자 우문호는 바로 주재상과 냉정언을 찾아가 상의하고 입궁해서 보고했다.원경릉은 초왕부에서 소식을 기다리며 만약 정화를 구하는 것만 말하면 조정에서는 분명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남강에 대한 대책은 이미 결정이 된 게, 남강의 내전을 이용해 조정이 어부지리를 얻는 것이다.하지만 홍엽이 확실히 준비를 철저히 했다. 남강왕이 남강 북쪽 사람에게 멸문을 당한 것이 실증된 이상 조정은 출병할 이유를 얻은 것이다. 단지 명원제가 원하는지 여부에 달렸다.명원제는 내각을 소집해 이 일을 상의했는데 우문호는 태자의 신분으로 출석했다.일찍부터 남강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었기 때문에 조정의 대다수 사람은 출병을 원하지 않았다. 선비 북막과의 전쟁을 거치며 국고가 지금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실질적으로 출병할 군비지출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그리고 이 일은 내전과 관련이 있고, 남강이 과연 북당의 영토인지, 비록 조정의 관할에 굴복하지 않아도 그들과 시간을 끌 방법은 다양하다. 바꿔 말해 출병으로 인한 폐단이 이익보다 크다.조정에는 전문적으로 남강 통일을 담당하는 통전아문(統戰衙門)이 있다. 통전아문은 지금의 남강이 상당히 빈궁하고 민생은 이미 북당의 일반 주나 현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끌면 그들은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도 굳이 싸워야 한다면 남강 북쪽과 남쪽이 싸우고 조정에서 출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조정에서 출병하면 남강 사람의 마음을 얼어붙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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