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711 - 챕터 720

1359 챕터

제711장

진몽요는 이순의 적대적인 태도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이순이요! 둘이 사귀었었는지 모르겠어요.”  목정침은 살짝 의아했지만 이순과의 일은 대충 그도 알고 있었다. “거기까진 나도 모르겠네요. 그냥 이따가 연이랑 둘이서 수다 떨어요.”  밥을 다 먹고 그는 바로 서재로 올라가 그녀들만의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그가 올라가자 진몽요는 이야기 보따리를 꺼냈고, 석동해부터 예군작까지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순을 언급하면서 이를 꽉 물었다. “나 경소경씨랑 오늘처럼 심하게 싸운 적 없었어! 그리고 막 내 앞에서 물건까지 쓸어버리더라! 너가 진짜 그 사람이 사무실에서 어떤 태도로 말했는지 몰라서 그래. 난 너무 화가 나서 울 뻔했어. 내 월급까지 까겠데… 짜증나!”  온연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내 생각에 경소경은 그냥 네가 문제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자기를 안 찾아와서 화가 난 거 같은데. 그래도 너희 두 사람 오래 만났는데, 결국에 그 문제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해결해 준 거잖아.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해. 너가 몰래 예군작이랑 밥 먹으러 갔고, 남녀관계라는 건 정말 모르는 건데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 물론 너도 너만의 입장이 있겠지. 다 너 잘못은 아니지만 예군작 일은 조금 복잡하긴 하네.  그리고… 마침 이순이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고 있고, 또 우연히 그 저택에서 만났으면, 걔가 분명 경소경한테 너랑 예군작이 밥 먹은 일을 얘기했다는 뜻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가벼운 일은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더 일이 꼬이기 전에 너가 예군작을 멀리하는 게 좋겠어. 내 생각엔 그 사람 보통이 아닌 것 같아. 애초에 네 앞에 나타난 이유부터가 이상하잖아, 네 주량이 높아서 그랬다고? 전문적인 술집여자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네 주량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그 사람 말 너무 믿지 마.”  진몽요는 예군작보다 경소경과의 문제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난 예군작이랑 다시 연락할 생각없어. 문제는 지금 나랑 경소경씨 문제를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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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장

전화를 끊고, 그는 유씨 아주머니에게 게스트룸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상황을 보니 진몽요는 오늘 밤 정말 여기서 자고 갈 생각이었다.  거의 11시가 다 되었는데 온연이 아직도 잘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가 계단 앞에서 당부했다. ”연아, 너무 늦은 거 아니야? 일찍 쉬어야 되지 않겠어?”  온연은 거실에 있던 시계를 보았다. “그러게 늦었네요, 몽요야 우리 이제 잘까?”  진몽요는 지금까지 경소경에게 연락이 안 오자 기분이 안 좋아져서 웃지도 않았다. “그래… 나 혼자 자기 싫어, 나랑 같이 자자.”  목정침은 그 말을 듣고 속이 답답했지만 애써 참았다. 그는 역시 진몽요가 그럴 줄 알았다…그 순간 남녀관계가 친구 앞에서는 아무런 기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연은 고민도 하지 않고 동의했다. “그래, 게스트룸으로 가자.”  목정침은 계단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는 그녀들을 보며 말리고 싶었지만 결국 한 마디도 못 했다. 혼자 안방으로 들어간 그는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고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랑 같이 있어줘.’  온연은 문자를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에게 답장을 하려던 찰나에 진몽요가 옆에서 구경했다. “대박이네. 겨우 벽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 너한테 문자를 보내네. 지금 질투하는 거야? 평소에 맨날 같이 자면서 오늘 나랑 한번 자는 게 싫데? 어차피 남자들은 잠들면 돼지처럼 쿨쿨대는데, 넌 임산부니까 나랑 자는 게 더 안전하지 않아?”  온연은 답장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정도는 아니야… 잠을 깊게 안 자거든, 새벽에 나한테 이불 덮어준다 뭐다 해서. 괜찮아, 가서 좀 달래고 올 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자고 있어. 난 평소에 이 시간이면 자는데 네가 와서 그런지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네.”  목정침을 언급할 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진몽요는 목정침이 평소에 그녀에게 잘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 표정에서 드러났다.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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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장

그는 깊게 숨을 들이 마시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는 거절하지 않고 그의 목덜미에 팔을 감았다. 두 사람의 호흡이 가빠지자 목정침dms 그녀를 놓아주었다. “다시 진몽요랑 놀아줘야 하잖아. 얼른 가, 이정도면 됐어.”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살짝 웃었다. “그래요, 일찍 자요.”  그녀는 사실 그를 비위를 맞추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를 기쁘게 만드는 방법. 예전에는 그 방법이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감정은 서로를 향했고, 뭐든 상관없었다.   주말동안 진몽요는 온연과 함께 목가네에 있었다. 오랜만에 날씨는 주말내내 좋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눈바람만 불었다. 그녀가 경소경과 사귀고 나서 이렇게까지 심하게 싸운 건 처음이었다. 지금은 서로 연락도 안 하고 관심도 안 줬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가 먼저 연락을 주기 바랬는데, 이제는 실망했다가 화가 났다가 결국엔 반성까지 하고 있었다. 분명 심각한 일이 아닌데 왜 경소경은 화가 난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이순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이순이 경소경한테 전화할 때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경소경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그녀는 그저 남자와 식사만 했을 뿐, 딱 거기까지였다.  일요일 저녁.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 했다. 내일이면 다시 출근을 해야되고, 출근을 하면 경소경과의 만남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진몽요 성격상 분명 만나면 마찰이 생길테고, 또 출근을 안 하자니 그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일은 일이고, 사생활은 사생활이었다.  그녀가 핸드폰을 들고 경소경에게 연락할지 말지 고민하던 찰나에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잔뜩 기대하고 문자를 봤는데 그 순간 실망하고 말았다. 문자를 보낸 건 경소경이 아니라 예군작이었다. ‘요즘 날씨가 좋네요, 같이 산책이라도 할래요?’  그녀는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죄송해요, 시간이 없어서요.’  문자를 보내고 그녀가 소파에 기대 길게 한숨을 쉬자 온연은 웃으면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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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장

경소경 쪽은 조용했고, 2초 후에 그가 대답했다. “집이에요. 자고 있었는데, 무슨 일 있어요?”  진몽요는 순간 분노를 참지 못 할 뻔했다. 이제 겨우 9시 밖에 안됐는데, 경소경이 언제부터 9시에 잠을 잤었던가?! 이 시간엔 보통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거나, 유흥을 즐기고 있지 절대 일찍 잘 사람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집에 없는데도 그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마음 편히 자고 있었다.   그 순간 온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잠깐의 침묵 후 경소경이 덤덤하게 말했다. “아무 일 없으면 끊을게요.” 그리고 그는 정말 전화를 끊어버렸다.  진몽요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홍수 난 것처럼 눈물이 마구 떨어졌다. 온연은 그런 진몽요를 달래 줄 자신이 없어 위층으로 올라가 목정침에게 도움을 청했다. “목정침씨! 내가 방금 몽요 대신에 경소경한테 전화를 했는데, 경소경이 자고 있었다고 몽요 안부는 묻지도 않은 채 전화를 끊었어요. 지금 몽요가 너무 우는데 내가 못 달래주겠어요, 어떡하죠? 당신이 경소경을 잘 알 거 아니에요, 이럴 땐 어떡해요?”  목정침은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얘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팠다. “내가 소경이를 잘 알긴 하는데, 남녀 사이에 일까지는 모르지 않을까? 내가 걔랑 연애를 해본 것도 아니고. 내 생각에 제일 좋은 방법은 진몽요가 돌아가는 거야. 두 사람이 직접 해결해야지. 싸우든 어쩌든, 결판을 내면 되잖아. 남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면 안돼. 특히 여자를 잘 아는 남자는 더더욱 안돼. 소경이가 먼저 항복할 일은 없을 거야. 그래도 진몽요 보다는 인내심이 많으니까. 아무리 못 견디겠어도 걔는 참을걸.”  온연은 궁금해졌다. “남자들 다 그래요?”  목정침은 확신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다 그렇지.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아무 일 없었던 척할 수 있어.”  그 순간 그녀의 머리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 다 했어요? 다 했으면 몽요 좀 데려다 줘요. 늦었으니까 난 같이 안 갈게요.”  목정침은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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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장

여기까지 듣자 진몽요는 고민했다. 그녀는 집에 가고 싶었지만 그저 핑계거리가 필요했다.  온연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 계속 말했다. “넌 그 사람 약혼녀야. 잠깐 사귀는 여자친구가 아니라고. 정정당당하게 집에 들어가, 눈치 보지 말고. 만약에 갔는데도 계속 거기 못 있겠거나 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면 옷 몇 벌 챙겨서 엄마집으로 들어가. 가려는 데도 안 말리면 그냥 그 집에서 나오고, 말리면 화해하면 되지. 이따가 갈 때 차는 우선 여기에 두고 가. 목정침씨가 데려다 줄 거야. 그럼 네가 엄마집으로 가려고 할 때 어차피 그 사람이 또 데려다 줘야 되잖아. 널 혼자 가게 내버려 두진 않겠지.”  진몽요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지만 목정침은 되려 긴장했다. 온연의 말에 동의하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위험해 보였다. 보니까 좋은 날이 오려면 아직 많이 남은 듯했다. 그리고 그는 절대 경소경처럼 태연한 척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니면 싸움이 끝나질 않을 것이다.  백수완별장. 목정침은 온연은 맡긴 임무를 다 하기 위해서 바로 떠나지 않고 진몽요를 대신해서 문을 두들겼다. 그랬다, 진몽요는 열쇠를 챙기지 않았다.  5분 정도 계속해서 문을 두들긴 뒤, 안에서 느릿느릿한 경소경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진몽요는 또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문이 열리자, 경소경은 하얀색 가운을 입고 서 있었고 잠에서 깨지 않은 얼굴이었다. 목정침은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살짝 쳤다. “남자가 돼서 말이야.”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거실로 걸어가 물을 한 잔 마셨다. 목정침은 진몽요를 문 안으로 밀었고, 문을 닫아 주었다. 이제 그의 할 일은 다 끝났다.   진몽요는 이런 모습으로 경소경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쿵쿵거리며 위로 올라갔다. 경소경은 소리를 듣자 컵을 내려놓고 바로 따라 올라갔다. 방에 들어온 뒤 진몽요는 화장실에서 화장을 지우고 있었고, 그는 누워서 핸드폰을 보면서 바로 잠에 들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었다.  진몽요는 계속해서 경소경 쪽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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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장

그녀는 그를 노려봤다. “알게 뭐예요?”  그는 발로 그녀의 캐리어를 차버렸다. “당신이 말했죠, 사과도 하고 설명도 했다고. 난 이미 그 일 신경 껐어요. 알겠어요? 그러니까 그 얘기 그만해요. 늦었으니까 자요.”  그녀는 잠 얘기만 나와도 화가 났다. 그녀가 목가네에서 밥도 못 먹고 있을 때 그는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마치 그는 책을 넘기듯이 뭐든 빨리 넘겼다. 그 순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게 제일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시종일관 차가운 태도인데 이걸 누가 견딜 수 있을까? 분명 금요일에 두 사람이 사무실에서 좋지 않게 끝났는데도 그는 이틀동안 연락 한 통 없었고, 그녀는 이제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잠이 오겠지만, 난 안 와요! 당신은 아무렇지 않겠지만 난 다르다고요!”  싸우는 순간 그 분노속에 억울함도 엉켜 있고, 남자가 양심 없다고 뒤돌아서 욕하는 건 여자들의 본능이었다. 이 순간 여자에 머릿속엔 싸웠던 근본적 이유보다 중요한 건 남자의 태도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일이 이렇게 커졌는지 몰랐고, 남자가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 지 알 길이 없었다. 이건 절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수 없는 태도였기에 여자들은 100%중에 50%는 답답함, 30%는 억울함, 그리고 20%는 분노였다. 그 중에 이성은 0%였다.  경소경은 입술을 만지작 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가 여자들과 싸울 때 쓰던 방법이 진몽요한테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분명 예전에는 쉽게 해결했었던 문제들을 갖고 지금은 어쩔 줄 몰라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그녀의 화를 풀어줄 수 있을까? 말 실수를 하면 맞지 않을까?  진몽요는 당연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화가 나 있는데도 그가 아무렇지 않다는 것만 보였다. 싸우기만 하면 그는 입을 다 물었다. 그녀는 힘껏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다시 앉아서 캐리어를 쌌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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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장   

진몽요는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일어났다. “그때 누가 나한테 그러던데, 내가 예군작이랑 밥 먹어도 되면, 당신도 이순이랑 연락해도 된다고. 내가 당신한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당신 인내심도 대단해요. 내가 이틀동안 안 돌아왔는데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도대체 내가 안중에 있긴 해요? 있냐고요? 아까 내가 왔을 때도 내려와서 문 열어 주기 귀찮았죠. 만약에 내가 오늘 혼자 왔으면 문도 안 열어줬을 거 같네요.”  경소경은 그 순간 침묵했다. 역시, 여자랑은 대화로만 해결하기 어려웠다. 그는 그녀가 온연과 함께 있는 걸 알았기에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만약 돌아오기 싫은데 전화를 걸었더라면 어쨌든 싸워야 하는 거 아닌가? 싸우는 건 집에서 싸우는 게 낫지 않나? 그는 그녀가 돌아온 뒤에 해결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이틀동안 안 올 줄은 몰랐다…  그도 아까 그녀가 왔을 때 왜 직접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는지 의아했고 왜 그녀가 전화를 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는지 몰랐었다. 물론 이 질문들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그의 침묵은 진몽요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래요, 당신 말 한 마디 하기가 참 어렵네요. 나도 당신이 무슨 말 하길 안 바랄게요. 진짜 가지가지 하네. 역시 돌아오면 안됐었어!”   말을 하고 그녀는 다시 앉아서 짐을 쌌고, 그는 거슬리는 캐리어를 들어 드레스룸에 놓았다. ”어디갈려고 그래요? 얼른 침대로 가서 자요!”  진몽요는 입술을 깨 물으며 문 앞으로 걸어갔다. “잘 거면 당신이나 자요. 방해 안 할 테니까.”  그는 다가가서 그녀를 붙잡았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만 싸우면 안돼요? 이 저녁에 어딜가려고요?”  그녀는 힘껏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이번엔 뿌리쳐지지 않았다. “신경 꺼요! 어차피 신경 쓰고 싶지도 않잖아요! 어차피 관심 없잖아요!”  그는 벽에 있던 스위치를 눌러 불을 끄고 그녀를 안아 침대위에 던졌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발버둥칠 때 그는 그녀를 눕히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만해요, 말 좀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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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장

경소경은 이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고 진몽요는 그 점이 만족스러웠다.  사실 달래주면 되는 문제였는데 왜 그는 애초에 그런 태도였던 걸까? 그녀는 핸드폰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가져 가요!”  분위기는 이미 풀어졌고 경소경의 사고도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야 어떻게 하면 그녀의 화를 풀어줄 수 있는지 알았다. “화 풀렸어요? 나는 걔 문자 답장해 줄 생각도 없었고 연락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어요. 그러니까 당신도 예군작 멀리해요. 앞으로 기분 안 좋다고 혼자 집 나가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우리 같이 해결해요. 온연네 집에 가서 또 씩씩거리지 말고요. 내가 만약에 찾아가서 당신이랑 싸웠으면 내 체면은 뭐가 됐겠어요? 당신은 정말 당신 없는 동안 내가 잘 먹고 잘 잤다고 생각했어요? 난 계속 잠도 못 자고, 오늘 새벽 6시까지 버티다가 겨우 잠 들었어요. 주말엔 회사에서 연장근무 하는데 내가 한가한 줄 알았어요? 이제 그만 울어요, 내일 아침에 눈 붓겠어요.”  진몽요는 눈물을 닦았고 화는 이미 식어있었다. “그 말을 누가 믿어요, 날 찾으러 안 왔어도 전화나 문자 한 통 없었잖아요? 핑계 그만 대고… 나 좀 그만 눌러요, 당신 무거워요.”  그는 그녀의 작은 턱을 잡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찾으러 갈까 생각했는데 참았어요. 당신도 안 왔잖아요? 이제 내가 무거워서 싫다는 거예요?”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저리가요! 잠 못 잤으면 계속 자요,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잖아요… 나도 자야겠어요… 졸려 죽겠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살짝 입을 맞췄다. “진짜 졸려요? 난 왜 당신이 안 졸려 보이지? 아까 싸울 때 소리지르는 거 보니까 하나도 안 졸려 보이던데. 속담 중에, 하루만 못 봐도 삼 년을 못 본 것과 같다 라는 말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그녀는 그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몰라요!”  그는 여유롭게 상의를 벗었고, 그녀의 옷을 잡아당겼다. “난 알아요.”  어두운 불빛아래 그녀는 희미하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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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장

경소경은 단호하게 예군작의 전화번호를 차단하고 침대에 누웠다. 그는 더 이어서 할 흥미가 떨어졌고 오히려 피곤이 밀려왔다. 이 이틀동안 그는 거의 눈을 감은 적이 없었다. “일찍 자죠, 내가 좀 피곤해서…”  말을 하면서 그는 이미 눈을 감았다.  진몽요는 살짝 실망했고 순간 그가 또 화가 난 건지 정말 피곤한 건지 헷갈렸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었는데, 예군작의 문자를 보자마자… 하지만 곧 그녀는 그가 정말 피곤해서 라는 걸 알았다. 그녀가 그를 발로 건드려봤지만 그는 습관적으로 그녀의 다리를 잡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목가네.  온연은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며 깊게 생각했다. 아까 경소경의 말투만으로 그의 기분을 짐작할 수 없어서 목정침에게 물었다. “두 사람 화해했을까요? 아까 경소경이 전화를 받아서요.”  목정침은 그녀의 핸드폰을 뺏어 저 멀리 두었다. “진몽요 대신해서 전화까지 받았으면 화해 한거지.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거의 12시야. 싸울만큼 싸웠겠지. 소경이가 애도 아니고.”  온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누울 준비를 하려던 순간 배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큰 통증은 아니었지만 분명이 느껴졌다. 그녀는 유산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 이런 느낌에 익숙했고 그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목정침씨… 나… 방금 배가 살짝 아팠어요…”  목정침은 벌떡 일어나 앉아 불을 켰다. “지금은?”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식은 땀을 흘렸다. “모르겠어요… 아까 잠깐이었던 거 같은데, 무서워요.”  그는 일어나서 외투를 챙겼다. “가자, 지금 병원 가봐야 되겠어.”  온연도 불안한 마음에 두 사람을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잠옷 위에 외투만 걸쳤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인기척에 유씨 아주머니가 일어났고, 두 사람이 이 새벽에 외출을 하자 이상해서 물었다. “늦은 시간에 어디 가세요?”  목정침은 조심스럽게 온연을 부축했고 눈은 그녀의 배에 고정되어 있었다. “연이가 몸이 좀 불편하다고 해서요. 지금 병원 가는 길이에요.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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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장

목정침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럼 저희 가 볼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차로 돌아오자 온연의 불타던 얼굴도 점차 가라 앉았다. 그런 일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도 알고 있었는데 괜히 말로 꺼내니 분위기만 어색해졌다…  목정침은 그런 그녀에게 장난을 쳤다. “아까 얼굴 왜 빨개졌어?”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창 밖을 보았다. “그런 적 없는데요. 병원이 더운데 내가 옷까지 껴 입어서 더웠나보죠.”  새벽에 병원까지 다녀왔더니 다음 날 아침 목정침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고 회사에 도착했을 땐 이미 10시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비서 데이비드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목 대표님, 진 사모님께서 사무실에 와 계십니다.”  진 사모님은 진함 밖에 없었다.  진함이 온연 몰래 그를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딱히 놀라지 않았다. “알겠어.”  사무실에 들어오자 진함은 잡지를 보고 있었고, 그를 보자 그녀는 일어나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좀 늦게 오셨네요.”  그는 그녀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무슨 일이세요?”  진함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연이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요. 내가 직접 찾아가기엔 그렇고. 알잖아요, 지금 임신중이니까 내가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날 본다고 좋아할 것 같지도 않고.”  목정침은 그녀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모르죠, 한번도 본 적 없는 할머니까지 받아주는 앤데,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르게 이미 마음이 풀렸을 지도 몰라요. 애가 생각보다 마음이 넓거든요.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 뱃속에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그렇지. 어제 새벽에도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어요. 만나고 싶으면 가서 만나셔도 돼요.”  진함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잘 지내는 것만 알면 됐어요. 저는 그 할머니랑 달라요. 연이는 할머니랑 만난 적이 없어서, 버림받지도 않았고 원한도 없겠죠. 그렇지만 저는 그 애를 버렸으니 다르죠… 게다가 강연연까지 죄를 지었으니 나도 똑같이 그 애를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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