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늘 너무 기품있고 온화해서 내 롤모델이었는데….”“쉿, 조용히 말해. 그래도 대표인데 잘리면 어쩌려고.”“…….”백지안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공개적으로 최하준의 여자 친구가 된 이래, 모든 사람이 자신을 받들고 여신이라 칭송해왔는데 이런 수모를 당하게 될 줄은….“강여름 씨, 한 마디만 더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습니다.”“그러시던가, 나도 오늘은 그냥 내 회사 둘러보러 온 거니까요. 내일은 주주들을 모두 소집해 주주총회를 열 겁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연락해야지.”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검지 손가락이 백지안을 가리켰다.“당신은 첫 번째 해임 대상입니다.”백지안은 우습다는 듯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진짜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시나 본데? 지금 화신은 이미 3년 전 화신이 아니라고. 흥, 열심히 연락해 보시지. 누가 나오나. 날 해임하시겠다고? 꿈 깨시지!”“그럼, 기대하세요.”강여름은 돌아서더니 엄 실장의 명찰을 ‘홱’ 떼어냈다.“창고관리원이 뭐예요? 나랑 가요.”“예.”엄 실장은 기꺼이 따라나섰다.하지만, 입구를 나서려는데 불안감이 엄습했다. “대표님,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듣고 화내지 마세요….”“최하준이 백지안을 아끼니 내가 승산이 없다고요?”여름이 웃으며 살짝 눈을 흘겼다.엄 실장은 당황하며 비위를 맞췄다.“대표님, 진짜 대단하시네요. 그걸 단번에 알아채시다니.”“괜찮아요. 난 이미 최하준이란 사람한테 미련 없어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게 대수인가요? 내가 살아있는 한 화신의 최대 주주는 나예요. 그 사람이라고 법을 이길 수 있겠어요?”여름은 시종 담담하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엄 실장은 자신이 이 사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회사에 온 백지안이 비서 민정화에게 눈짓을 보내자 민정화는 바로 최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회장님, 방금 강여름 씨가 화신에 왔었습니다. 오자마자… 백 대표님 머리채를 휘어잡아서 머리카락이 끊어지고 두피도 다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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