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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891 - 챕터 3900

4158 챕터

3891장

하현은 양유훤을 힐끔 쳐다보았다.양유훤의 성격상 이런 굴욕적인 요구를 들어줄 리 없었다.양유훤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들은 할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날 위협하고 있어.”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양호남 일행에게 차가운 눈빛을 떨어뜨렸다.양 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만약 자신이 떠났더라면 양유훤 혼자 저들에게 마음대로 휘둘렸을지도 모른다.하현의 눈빛을 본 양호남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뭘 봐? 우리 집안의 손해가 이렇게 막대한데 대가를 치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연한 거야!”“양호남의 수법이 다소 과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잘못은 양유훤이 한 거야!”염소 수염을 한 양 씨 가문 어른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우리 양 씨 가문의 위치가 예전 같지 않아!”“어렵게 페낭 무맹과의 협력을 이뤄냈는데 양유훤 때문에 망치게 생겼어!”“난 방금 전까지도 양유훤을 살짝 동정하는 마음이 있었어!”“하지만 그 결과 어떻게 되었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남자는 거리낌 없이 사람을 때렸어!”“이런 남자를 선택하다니 앞으로 양유훤이 어떻게 되겠어?”“아주 개념 없는 연놈들이야!”“우리는 어서 양유훤을 양 씨 가문에서 출가시켜 다시는 우리 가문의 체면을 구기지 못하게 해야 해!”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저마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양유훤은 눈살을 찌푸렸다.자신 때문에 페낭 무맹의 납품권이 사라지게 된 것에는 부인하지 않았다.하지만 여수혁에게 시집가라고 강요하고 양제명을 독살하려 한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양호남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수백억의 납품권을 위해서.”“집안사람을 강제로 시집보내고.”“그것도 모자라 할아버지까지 독살하려 했어.”“양 씨 가문은 정말 단결력이 강하고 우애도 깊군.”“뭐라고!”양호남의 안색이 살짝 변하며 흠칫했다.“할아버지를 독살하려 했다니?!”“우린 사람을 보내 할아버지를 돌보게 했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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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2장

30분 후, 하현의 일행과 양호남의 일행이 양 씨 가문 장원의 대청에 모였다.양 씨 가문 장원은 산과 물을 따라 지어져 있었으며 남양 지역 특색의 건축 양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대하의 강남 스타일과 북유럽의 건축양식이 잘 어우러져 건축가의 웅장한 이상과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안타깝게도 지금 남양 3대 가문 중 하나인 양 씨 가문은 이미 위태로워져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대청홀은 200평방미터 가까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는 귀한 침향목 의자가 놓여 있었다.양옆에는 황화목으로 만든 의자가 늘어져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었다.하현 일행이 자리를 잡자마자 뒤쪽에서 일련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화려한 옷차림을 한 대여섯 명의 남녀가 백발이 성성한 노부인을 둘러싸고 걸어 나왔다.이 노부인은 몸집이 약간 작고 등이 구부러져 있었으며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전체적으로 매우 야윈 모습이었지만 눈빛만은 꼿꼿하게 날이 서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외부인인 하현에게 떨어졌다.마치 예리한 침으로 정곡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이라 하현의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만들었다.의심할 여지없이 이 사람은 양 씨 가문 안주인이자 양제명의 아내였다.곧이어 수십 명의 양 씨 가문 자손들이 나타났다.그들은 모두 구석에 서서 기웃거렸다.다만 하현과 양유훤 두 사람을 바라볼 때는 눈에서 혐오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특히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 몇 명은 양유훤이 머리가 나쁘거나 안목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입을 삐죽거렸다.하현처럼 어디에도 내놓을 수 없는 사람을 데려오다니!그녀들은 양 씨 가문은 절대 양유훤이 데려온 저 남자를 데릴사위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들의 고귀한 가풍이 더럽혀지면 안 될 일이다!“할머니!”양호남, 양신이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앞으로 나와 인사를 했다.노부인은 이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의자에 가서 앉았다.그런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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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3장

”이번 일이 우리 가문의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와 오빠는 초조함을 금할 수 없었어요.”“그래서 아침 일찍 양유훤을 찾아가 페낭 무맹에 얼른 사과나 해명이라도 하라고 했어요...”“우리 사업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행동이 있을 수밖에 없었구요. 하지만 우린 양유훤에게 따끔하게 교훈을 주고 싶었어요!”“정말 우리는 진심으로 우리 가문을 위해서 한 일이에요!”“그 결과 지금 어떻게 되었죠? 양유훤은 남자를 앞세우고 힘으로 밀어붙여 우릴 때렸어요!”“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가문 어른들도 함부로 때렸다는 거예요! 그야말로 완전히 우리 가문 체면을 무시한 거죠!”이에 콧등과 얼굴이 푸르덩덩하게 부은 나이 지긋한 두 남자가 얼른 나와 고개를 끄덕이며 하현이 함부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일러바쳤다.양유훤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할머니, 그게 아니에요...”“망측한 것!”노부인은 양유훤에게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로 양유훤의 허벅지를 세게 후려쳤다.“양유훤, 지난 세월 동안 넌 가족과 가문의 이익을 위해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어!”“예전에는 황실에 시집가라고 해도 가지 않고 집을 뛰쳐나가 우리 가문에 막대한 해를 끼치더니!”“이제는 얼뜨기 외지인 남자를 감싸려고 페낭 무맹한테 미움을 사?”“심지어 저 남자한테 우리 양 씨 가문 사람들을 때리라고 했어?”“양유훤, 아주 간이 부었구나!”자신의 할머니가 내려치는 것이라 양유훤은 감히 피하지도 못하고 오롯이 지팡이를 맞으며 몸을 비틀거렸다.하현은 이를 보고 싸늘해진 눈빛으로 양유훤을 붙잡았고 노부인의 지팡이를 잡고 뿌리쳤다.“노부인, 어떻게 한쪽 말만 믿고 이러십니까?”“제가 양호남을 때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이 제멋대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양유훤을 끌고 가 여수혁과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돼지우리에 가두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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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4장

”규율이요?”“양 씨 가문의 규율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설마 왕법 위에 군림할 수 있겠습니까?”하현은 노부인 앞에서 전혀 체면을 봐주는 것 없이 사실을 까발렸다.“더 이상 쓸데없는 말 다 필요없고 제가 말씀드릴 것은 이것뿐입니다.”“제가 여수혁의 얼굴을 때렸고 여수혁의 손도 부러뜨렸습니다.”“그러니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양호남은 이것을 빌미삼아 양유훤을 협박해 여수혁에게 시집보내려는 수작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유훤을 집안에서 내쫓은 다음 양 씨 가문을 차지하고 싶은 그의 욕망 때문이죠!”여기까지 말한 하현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양호남을 흘겨보며 말했다.“양호남, 당신이 오늘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으로 할퀴려고 한 게 이런 목적 아니었어?”“무, 무슨 목적? 목적은 무슨!”“우리 할머니가 당신 같은 얼뜨기가 한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해?”“난 오로지 우리 집안의 이익을 위해 일했을 뿐이야!”양호남은 정의로 똘똘 뭉친 남자처럼 울부짖으며 자칫 까발려진 자신의 욕망을 숨기려 애썼다.“이 모든 게 다 우리 집안을 위해서라고! 어떤 이기적인 욕심도 없었어!”“내가 조금이라도 그런 이기적인 욕심을 품었다면 천벌을 받을 거야!”그러나 이 말을 하면서 양호남은 심장이 조여오는 것 같았다.누가 뭐라고 해도 이번에 앞장서서 양유훤을 옥죈 것은 바로 두 가지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첫 번째는 항성과 도성에서 돌아온 양유훤이 그에게 엄청난 위협감을 준 나머지 부상에서 회복된 양제명이 양유훤을 강하게 지지할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두 번째 양유훤을 여수혁에게 시집보내는 데 성공하면 페낭 무맹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명분과 이치에 어긋나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큰집의 자산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이렇게 되면 양 씨 가문은 훗날 양호남의 손에 넘어갈 것임이 분명하다!그는 페낭을 넘어 남양에서 가장 유력한 거물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양호남의 말 한마디에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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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5장

노부인의 말에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웃는 듯 마는 듯한 눈빛으로 하현과 양유훤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양 씨 가문 어른들도 냉랭한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들은 노부인의 위세 아래 양유훤과 찌질한 남자가 어떤 말을 하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는 심산이었다.만약 양유훤과 하현이 아무 성과 없이 이대로 끝난다면 양유훤은 순순히 여수혁에게 시집가게 될 테니 그들에게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납품권을 해결하든지, 아니면 시집을 가든지 하라구요?”하현의 얼굴에 빈정거림이 더해졌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양 씨 가문 사람들에게 떨어졌다.잠시 후 하현은 드디어 양 씨 가문 사람들의 속셈을 알아차렸다.오늘 아침에 양호남이 와서 양유훤을 난처하게 한 것은 스스로가 결정한 일이 아니라 노부인의 지시가 있었던 것이다.“할머니,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럼 저에게 3일간의 시간을 주세요. 그동안 제가 방법을 찾아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양유훤은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쨌든 그녀는 이대로 여수혁에게 시집을 갈 수는 없었다.“3일의 시간을 달라고?”양호남은 양유훤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우리 집안이 당면한 일이 매우 촉박하다는 건 알고 있지?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아!”“사흘 후면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거야. 대응하기 늦어!”“당신이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차치하고 말이야.”“할머니, 양유훤이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지금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아니면 지금 깨끗하게 시집가는 걸로 결론지으면 되구요. 늦으면 일만 더 커져요!”이쯤 되자 양호남은 매서운 눈빛으로 양유훤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양호남!”양유훤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항성과 도성에서 자신에게 감히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벌써 상어 밥이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여기는 양 씨 가문이었다.“음, 그래. 호남이 말이 맞아. 우리가 구매한 상품들은 애초에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미리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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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6장

양 씨 가문 사람들은 하현이 그런 능력을 가졌을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하현의 내막에 대해 양 씨 가문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어쨌거나 대하에서 온 관광객일 뿐이다.이런 사람이 어떻게 페낭 무맹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그는 페낭 무맹인 여수혁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그런데 저런 말을 하다니!정말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했다.“당신이 어떻게 페낭 무맹을 상대할 건데? 하현,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양신이가 코웃음을 쳤다.“당신 같은 대하인이 이곳 페낭이 어떤 곳인지 알기나 해? 뭐? 당신이 해결하겠다고?”양호남 역시 하현을 노려보며 한껏 비웃었다.“만약 당신이 페낭 무맹을 상대할 수 있다면 난 양유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잘못을 인정하겠어. 지금까지의 모든 행동에 대해 사죄하겠다구!”“허허, 저 녀석 말주변 하나 좋군. 누굴 상대한다고?”“허풍 떠는 것 좀 봐! 사람들 좀 때렸다고 아주 꼴사납게 기고만장해졌군!”“원 씨 가문, 이 씨 가문 사람들도 감히 저런 말은 못 할 거야!”“그런데 대하 촌놈이 무슨 용기와 기백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거야?!”“아이고, 정말 이상한 놈이야. 봤어? 아까부터 계속 우리 쳐다보고 있는 거?!”“우리처럼 예쁜 여자들을 본 적이 없는 거지!”“우리 같은 미인들이 저런 놈한테 엮이면 끝장이야!”주변에 있던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냉소를 흘리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일관했다.몇몇 가문 어른들은 경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함부로 지껄이며 허풍을 떨면 사람들이 높이 봐줄 거라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고 그들은 생각했던 것이다.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하현의 말에 양유훤조차도 어리둥절해하며 그의 손을 잡았다.“하현, 당신...”“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 수 있어.”하현은 두려움에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양유훤을 안심시키며 냉랭한 눈빛으로 양호남 일행을 쳐다보았다.“솔직히 납품권 문제만 해결하면 이 일은 끝나는 거 아니야?”“게다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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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7장

”자, 그럼 그렇게 하죠!”“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얼른 진행합시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천천히 전화번호를 걸었다.“강한 척하기는? 전화를 걸어? 당신이 언제까지 그렇게 강한 척할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전화한다고 뭐 일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줄 아나? 황실의 황태자한테라도 전화하는 거야? 아니면 페낭 거물?”“요즘 대하가 아무리 기세가 좋다고 해도 대하놈이 아무 데나 큰소리 뻥뻥 칠 수 있는 줄 아나?”“전화 한 통으로 우리 양 씨 가문에 닥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면 내가 무릎이라고 꿇겠어!”하현이 무덤덤하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보고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심드렁한 표정으로 비웃었다.아무도 하현이 이 일을 정말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묵묵히 전화번호를 누른 후 상대의 목소리가 나오길 가만히 기다렸다.“뚜뚜뚜!”통화연결음이 세 번 울리자 맞은편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나야. 하현.”하현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페낭 무맹 일인자 황천화는 화들짝 놀라며 전화를 받았다.“하현, 무슨 지시 사항이라도 있어?”하현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페낭 무맹이 양 씨 가문 납품권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아주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전화했어.”황천화는 하현의 말을 듣고 지체 없이 대답했다.“아, 알겠어!”황천화의 말을 들은 뒤 하현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이를 본 양 씨 가문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한 채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잠시 멍해 있던 양호남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게 다야? 연기라고 해도 너무 진짜 같은 연기였어, 응?”양호남은 눈썹을 찡긋 올리면서 말했다.“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마치 당신이 페낭 무맹의 직속상관인 것처럼 말하는군! 흥!”“무슨 여동생한테 말하듯 툭 내뱉냐구!”다른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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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8장

집사가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전화를 끊은 뒤 감정을 추스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노부인, 페낭 무맹에서 납품권을 다시 회복해 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물건을 납품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리고 오후에는 물건을 검수하고 대금까지 지불한다고 합니다.”이 말에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감격에 겨워 탄성을 지었다.납품권이 회복되면 양 씨 가문은 이번 사업에서 손해를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가문은 앞으로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뭐? 어떻게 갑자기 일이 해결된 거야?”“우리가 물건을 구매한 가격은 원가의 3분의 2였어. 만약 이번에 이 물건을 전량 다 팔게 된다면 우린 가문은 많은 돈을 벌게 될 거야!”“이 금액은 족히 가문 수익의 반년치를 뛰어넘는 거야!”양 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하현을 우러러보았다.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되자 방금 전까지 표독스럽게 드러내었던 경멸과 경시의 눈빛이 한순간에 놀라움과 흥분으로 바뀌었다.노부인은 마뜩잖은 표정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땅바닥에 ‘쾅'하고 떨어뜨렸다.그녀의 표정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 만큼 복잡해 보였다.기쁘기도 하고 믿기지 않기도 한, 그야말로 난감한 표정이었다.모두가 하현을 보며 입술을 덜덜 떨었다.직접 보고 듣지 않았더라면 절대 믿지 않을 일이었다.“양호남, 더 할 말 있어?”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가운데 하현이 한 걸음 나서며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내가 양 씨 가문을 대신해 페낭 무맹 납품권 문제를 해결했어.”“창고에 있던 재고까지 다 떨게 되었는데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겠어?”양호남과 양신이는 모두 보기 흉할 정도로 안색이 일그러졌다.그들은 원래 이 일을 빌미로 양유훤의 발을 밟아 평생 일어설 수 없도록 만들 심산이었다.그런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양유훤은 의아한 표정을 하현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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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9장

”이렇게 하지. 오늘은 자네가 운이 좋아 어떻게 전화 한 통으로 일이 해결된 거야.”“정말로 운이 좋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어. 그러니 오늘은 자네와 양유훤에게 이 일에 대해서 더는 책임을 묻지 않겠어!”“그리고 양유훤은 지금처럼 큰집에서 일인자로 군림하면 돼!”“그러니 오늘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하기로 해. 누구도 밖에 나가서 함부로 지껄여서는 안 돼!”“그렇지 않으면 내가 관청에 신고해서 당장 잡아가라고 할 테니 그렇게들 알아!”노부인은 처음에는 조금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머리를 굴려 빠져나갈 궁리를 찾아냈다.오늘 아침 일찍 양호남은 집안 어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할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좀 해결할 수 있게 할머니를 설득하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말이다.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지만 노부인은 어렴풋이 야망을 드러내었다.결국 일이 잘 해결되자 노부인은 이 모든 공로가 당연히 양호남에게 있다고 생각했다.양유훤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절박했을 때와 일이 해결되고 난 뒤의 노부인 태도가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그러나 노부인은 하현에게는 말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노부인의 시선은 오로지 양호남의 얼굴에 떨어져 줄곧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호남아, 이렇게 쉽게 일을 해결할 것을 왜 미리 나한테 말하지 않았니? 이 할미를 괜히 걱정시키고 그래?!”양호남은 잠시 어리둥절할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눈을 껌뻑이며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할머니, 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 여수혁이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거예요. 결자해지죠!”“여영창 어르신이 화를 내시며 납품권을 끊겠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를 번복할 수 있는 건 여영창 어르신의 친아들밖에 없죠!”“여수혁이 이렇게 내 체면을 세워 줄 줄은 몰랐네요.”“좋아, 좋아. 잘했어!”노부인은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들을 낳으려면 너 같은 아들을 낳아야지, 암!”말을 마치며 노부인은 못마땅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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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0장

자신의 권위를 한껏 과시하고 여수혁과의 관계도 만천하에 보이기 위해 양호남은 통화 버튼과 함께 스피커폰 버튼을 눌렀다.잠시 후 전화기 맞은편에서 싸늘하고 험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여수혁은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방금 황천화가 양 씨 가문의 납품권을 재기하라는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비록 여수혁의 아버지가 페낭 무맹 부문주였지만 황천화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일인자였다.황천화가 페낭 무맹 맹주와 무슨 말을 했길래 페낭 무맹주가 납품권을 양 씨 가문에 유지하기로 했는지 여수혁으로선 알 수가 없었다.그래서 양호남의 전화를 받은 여수혁은 불쾌한 감정으로 터뜨린 것이다.하지만 양 씨 가문과 어떤 관계로 흐를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화를 낼 수도 없었다.심드렁한 여수혁의 말투에 양호남은 오히려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수혁, 페낭 무맹이 우리 집안에 다시 납품권을 줄 거란 걸 난 이미 알고 있었어!”“당신이 이 일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고 얼마나 많은 힘을 썼는지 잘 알고 있어. 당신이 그렇게 힘을 썼기 때문에 여영창 어르신이 우리 가문한테서 노여움을 거두신 거야!”“나 양호남은 이제 양 씨 가문 노부인을 대표해서, 그리고 양 씨 가문을 대표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여수혁은 어리둥절해했다.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긴 했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고 상황을 안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그는 개의치 않고 양호남의 말을 받았다.잠시 어리둥절해하던 여수혁은 이내 자세를 고치고 말했다.“큰일도 아닌데 뭘. 사소한 일로 서로 얼굴 붉히면 양쪽 다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노부인께 안부나 잘 전해줘.”말을 마치며 여수혁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양호남은 전화기를 든 채 냉소를 흘리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들었어? 못 들었어?”“이번 일은 여수혁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어!”“당신이 해결했다고?”“헛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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