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571 - 챕터 2580

2631 챕터

제2571화 반지의 출현

그녀와 함께 있지만, 그녀가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박수혁은 거의 자지 못했다.다음날 의료팀은 박수혁의 상태를 재검하기 위해 준비했다. 남유주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박수혁은 어젯밤 빛을 느꼈다, 이 변화는 의료진에게 알렸고 두 시간의 검사를 마친 의료진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 한 달도 안 됐는데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왼쪽 눈도 시력을 회복했고, 오른쪽 눈의 어혈도 풀리기 시작했으니 곧 정상적으로 돌아올 겁니다. 다만, 오른쪽 눈은 조금 더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니 딱딱한 물건이 닿지 않게 조심하세요."박수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참, 유주 씨는 어디 갔습니까? 대표님 소식을 들었으면 분명 엄청나게 좋아하셨을 텐데!"회진할 때마다 남유주가 걱정을 했던 모습을 의료진은 기억하고 있었다. 박수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자고 있습니다."서로 바라보던 의사들은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남유주는 10시 반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여태까지 잤다. 깊은 잠이 들었던 덕분에 그녀는 체력을 회복했다. 하품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남유주는 그제야 누구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박수혁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나시 롱 원피스로 갈아입고 있었다, 박수혁이 갈아입힌 것으로 보였다.화장실로 가서 세수한 그녀는 갑자기 손가락 부분에서 차가운 느낌을 받았다.고개를 숙여 손가락을 확인한 그녀는 자기의 약지에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눈살을 찌푸린 그녀는 이 반지가 언제 자기 손에 끼워진 것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어젯밤 술을 마시지 않았던 그녀는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의 기억은 없었다.박수혁은 그녀에게 명품 가방과 다이아몬드 액세서리 같은 것을 줬다, 남유주는 이것들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기에 파우더룸에 보관했다.그녀도 명품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걸 사용할 수 없었다. 그녀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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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2화 결혼하고 싶어

남유주가 가자 박수혁도 내려왔다. 고용인은 그의 왼쪽 눈이 회복된 것을 알고 있었다."대표님, 유주 씨가 와인바로 간다고 했습니다."박수혁의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난 회사로 가볼게."운전기사가 밖에서 줄곧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수혁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남유주는 모두에게 음식을 대접한 뒤 돈도 따로 챙겨주었다. 아쉬워하던 그들은 괴로워했다.밥을 먹기 전, 한수근은 그녀에게 두 가지 선택이 가져오는 장단점에 관해 얘기했다.만약 장소를 옮기기로 선택한다면, 기존의 단골손님을 잃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왜냐하면, 모두 편하게 올 술집을 찾지, 굳이 멀리 있는 곳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곳은 아파트와 더 가까운 곳이라 민폐를 끼치면 신고를 당할 수 있었다. 득보다 실이 많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유주의 가족들이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게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비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들은 이 위험을 무릅쓰면서 장사를 하는 게 고민되었다. 하지만 만약 원지리에서 장사를 한다면 2년 이상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 2년 동안 적자일 것이다.그러나 박수혁이 제안한 조건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기존의 단골손님을 석권하는 동시에 그 거리 전체가 시내의 특색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져 미래의 손님들도 잡을 수 있었다.한수근이 제시한 방안은 우선 2년 동안 다른 가게를 임대해 장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임대 대신 매각을 원했고, 단기간 내에 반드시 현금을 줘야 했다. 그래서 그의 계획도 잠시 보류되었다.남유주는 우선 모두에게 며칠간 휴가를 주기로 했다."서두르지 말자, 돈은 없어도 되지만, 목숨은 중요한 거니까.""역시 사장님은 마인드가 다르네요, 부자들은 말투부터 아주 여유가 넘쳐요."박수혁이 며칠 만에 출근하자 회사 사람들은 그를 반겼다.하지만 그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감히 그에게 인사를 건네지는 못했다."대표님, 건드리지 말자, 오늘 기분이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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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3화 임대 실패

박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시준에게 케이크 상자를 건네주며 담담한 어조로 당부했다."저녁에는 디저트 먹지 마, 오늘은 눈으로 감상만 하고, 먹지 마."눈으로만 보고 먹지 말라는 말에 박시준은 살짝 굳었다.작은 얼굴이 금세 괴롭게 변했다.남유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박시준을 귀엽게 쳐다보았다.그녀는 기침을 한 번 하고 걸어갔다. "한입만 먹으면 돼. 양치질하고 나머지는 아래층에 둬.”박수혁이 그녀의 말에 반대하지 않자 박시준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박시준이 방으로 들어가자, 남유주는 박수혁을 바라보며 문을 열어주고 팔을 잡아당겨 안으로 들어갔다."휴가 다 반납하시려고요?"그녀가 걱정을 해주는 것이 기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그가 억울한 듯 말했다."일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었어. 다음부터는 최대한 일찍 오도록 할게.”그는 자신이 너무 늦게 돌아왔기 때문에 남유주가 자기를 걱정해서, 불평하고 있다고 여겼다. 씁쓸했던 그의 마음은 따듯해졌다.남유주는 그의 눈이 좋아진 것을 몰랐다.그래서 둘이 지낼 때, 그래도 그녀가 돌봐줬다.다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이틀 동안 박수혁은 침대에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피곤했던 남유주는 바로 잠이 들고 싶었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뜬 그녀는 손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텅 빈 손가락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더는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여겼다.박수혁은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했다.남유주는 한수근과 함께 와인바 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다.2년 동안은 원자리에서 장사할 수 없었기에, 새로운 자리를 찾아야 했다.돌고 돌았지만, 지난번에 봤던 그 자리가 최적이었다.어쩌면,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남유주와 한수근은 다시 한번 그곳으로 향했다.임대료를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에서 장사하고 싶었다.다행히, 지난번에 못 보았던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있었다.그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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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4화 페미니스트

남유주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런 말은 더 이상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처음 만났던 순간의 불편함은 남씨 가문의 우울한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다가오면서 많은 불쾌한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하지만 남연의 말을 그녀가 전에 들은 적이 없었고, 생각을 안 해봤을 리가 없었다.남연이 어떻게 화를 내고 놀랄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녀는 두 사람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한수근은 차마 그녀의 말을 들어줄 수가 없어서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입에서 왜 이렇게 구린내가 나요? 양치질 안 하고 나왔어요? 지금 사장님과 대표님이 사귀는 걸 질투하는 거예요? 하긴, 사장님은 대표님과 사귀기라도 하지, 당신은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말이 어쩔 수 없이 많은 것인가 싶기도 하네요! 저런 사람들은 상종하지 마요. 저들이야말로 이유 없이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페미니스트에요. 가서 대표님께 도움을 청해요."한수근은 남유주를 이끌고 돌아서서 나가려던 찰나, 남연은 그들의 얼굴에 비수를 꽂았다."잘한다, 잘한다 해줬더니, 넌 네가 진짜 배우라도 된 줄 아나 봐?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수혁 씨가 널 도와줄 거였으면 네가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겠어?"남유주는 무덤덤하고 무표정한 말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 집이 마음에 들어서 온 거야, 만약 집주인이 당신인 줄 알았다면 오지도 않았을 거야. 미안한데, 내 신발이 더러워질까 봐 걱정될 정도야."말하는 동시에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카카오 택시를 부르고 콧방귀를 뀌면서 한수근과 함께 떠났다.남연은 코웃음을 치며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저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칠 뿐이었다.그녀는 인터넷 뉴스를 믿지 않았지만, 연예계를 접촉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을 뿐이고, 박수혁이 남유주를 스폰한다는 루머를 퍼뜨린 것은 강지민이었다.'근데 그게 뭐?''스폰'이라는 단어 자체는 경멸을 뜻하는 용어일 뿐이었다.두 사람은 차례로 밖으로 나갔다.한수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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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5화 프러포즈

물론, 곽 감독은 핏기 없는 얼굴로 서 있었고, 이목구비가 잔뜩 구겨져 있었다.또한 몇 초 동안 얼어붙어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황급히 입을 열었다."박 대표님, 시간 잴 필요 없어요. 지금 갈 거예요. 지금 간다고요."그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 와인바에서 뛰쳐나오면서 외쳤다."갈게요... 갈게요..."그제야 술집은 다시 평화로움을 찾았고, 남유주는 킥킥 웃기에 바빴다."됐어요, 그 사람 갔어요. 이제 끊어요."그녀가 수화기 너머의 박수혁에게 말했다."잠깐만, 유주 씨! 어떤 색의 꽃을 좋아해?""..."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침묵하다, 자신의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그러자 박수혁이 인내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어떤 색깔의 꽃을 좋아해?"남유주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설마 나한테 꽃을 선물해 주려고요? 맘대로 하세요. 길가에서 어떤 꽃을 팔지 모르잖아요."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지난번에 박수혁이 선물한 꽃은 길거리에서 노파의 꽃이 다 팔리지 않아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꽃을 사서 욕조에 넣어서 사용했다.그들 사이에 꽃을 선물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고, 로맨스보다는 실용적인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했다."..."그는 가만히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기분이 갑자기 오르락내리락했다.'이게 다 곽 감독 때문이야, 그놈이 내 기분을 망쳤어!'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박수혁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단지 프러포즈 현장의 색상에 대해 물어봤을 뿐인데 박수혁의 굳은 표정을 보고 그들은 전전긍긍했다."박 대표님, 사모님은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화이트?""재수 털려요.""핑크색은 어떠세요?""별로예요.""와인색은요?""딱딱해요.""파란색은 어떤가요?""새롭지 않아요."박수혁은 조바심이 난 얼굴로 하나하나 반박했다.다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모두 일제히 고개를 푹 숙이고 침묵했다.모두들 하나같이 마음속으로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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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6화 당신은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시준이가 학교에서 조용하고 공부도 잘하는 착한 아이라고 말해주었다.그래서 성적은 크게 걱정할 것 없는데 심리적인 문제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박시준은 처음 전학을 왔을 때도 말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도 여전하다고 했다.선생님은 아이가 말수가 적은 이유가 가족들의 관심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남유주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교무실을 나섰다.외부인인 그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지금 상황을 박수혁에게 사실대로 알리는 일뿐이었다.박시준은 남유주를 보자 환한 얼굴로 그녀에게 달려왔다.남유주는 아이한테 책가방을 건네받자, 아이는 활짝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이모가 매일 저 데리러 오셨으면 좋겠어요.”남유주가 웃으며 말했다.“나도 그러고 싶은데 새로 오픈한 가게에 아직 할 일이 많아. 다음에 가게로 놀러와. 나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집에 가도 되고.”“좋아요!”아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두 사람이 차에 오르자마자 박수혁한테 연락이 왔다.한수근이 말한 것처럼 그가 너무 빈번히 연락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지금 집으로 가려고. 왜?”“아직 학교야? 지금 운전기사 보낼게.”“밥 한끼 먹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내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출발하지 말고 거기서 기다려.”남유주는 옆에 있는 박시준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마침 나도 할 얘기가 있었어.”전화를 끊은 그녀는 웃으며 아이에게 말했다.“아빠가 우리 데리러 오신대. 근처에 차 세우고 기다리자.”박수혁은 직접 온 게 아니라 운전기사만 보냈다.남유주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인사를 건네고 차에 올랐다.어딘가 들떠 보이는 운전기사는 가는 길에 웃기는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하지만 남유주는 피곤해서 대충 응대만 해주고 말았다.운전기사는 근교에 있는 리조트로 향했다. 한정된 인물에게만 예약을 받고 운영하는 리조트였다.운전기사가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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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7화 청혼을 거절하다

남유주는 웃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너무 충동적으로 저지른 것 같아.”박수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품에서 반지를 꺼냈다.전에 이유도 없이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졌다가 그녀가 돌려줬던 그 반지였다.남유주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억지로 유지하고 있던 미소도 사라졌다.그녀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고 있는데 박수혁은 열정이 넘쳤다.그는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를 아래에서 내려다보고 있자니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진심일까?하지만 그 진심은 너무 일방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남유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눈물을 흘리고 기뻐해야 했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녀 자신조차 놀라고 있었다.전혀 감동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그녀는 어떤 방식으로 거절해야 그가 곤란해지지 않을지 고민했다.탕 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폭죽이 터졌다.하늘을 수놓는 불꽃에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그녀는 결심을 굳힌 듯, 한숨을 내쉬었다.불꽃은 아름답지만 그걸 감상할 기분은 아니었다.이 모든 게 그가 준비한 이벤트였을 줄이야.박수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반지를 끼워주려고 했다.남유주는 차가운 촉감이 느껴지자, 손을 움츠리며 주먹을 쥐었다.그리고 최대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돌아가서 얘기하자.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박수혁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살짝 굳더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 남유주, 당신은 항상 결혼하고 싶어했잖아? 많이 고민했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예전에 내가 너무 질질 끌어서 당신이 상처받은 걸 알고 나도 괴로웠어. 더 이상 당신이 속상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만약 꼭 결혼해야 한다면 신부는 남유주 당신이었으면 좋겠어. 비록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그는 멘트마저 완벽하게 준비해 왔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지만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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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8화 현실적이지 않아

그때부터 이미 그녀의 마음은 멀어지고 있었다.그녀는 발 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박수혁은 차를 세우고 차 문을 열었다.남유주는 박시준을 먼저 태우고 자신도 뒷좌석에 올랐다.차 안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그에게는 1분 1초가 고역이었다.손에는 벌써 식은땀이 고였는데 그를 제외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박시준도 무거운 분위기를 느꼈는지 눈치를 보며 입을 꼭 다물었다.남유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바깥 풍경에 시선을 고정했다.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하늘이 검게 물들고 있었다.그들은 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오자, 박시준은 얌전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남유주도 차에서 내렸다.박수혁은 굳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는 흡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찾았는데 지금은 니코틴이 필요했다.담배에 불을 붙이자 뽀얀 연기가 공중에 흩어졌다.그렇게 15분이 지나가고 그는 차에서 내렸다.그는 용기를 내서 침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남유주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그는 창가에 있는 소파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아까 있었던 일이 꿈만 같이 느껴졌다.남유주가 다가오더니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아무렇지 않게 웃고 싶은데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밖에서 분주하게 보내다 보니 몸에 땀 냄새가 배이지 않았더라면 오자마자 욕실부터 찾지 않았을 것이다.그에게 해야 할 얘기가 있었다.그녀는 어색한 표정으로 기침했다.자리에서 일어선 박수혁이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설수록 마음은 무거워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남유주는 소파에 앉아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한테 할 말이 많은 거 알아. 우리 사이의 일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둘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 사람들 앞에서 얼굴 붉히고 싸우면 좀 그렇잖아.”박수혁은 가슴이 칼에 찔린 듯 아팠다.그는 입술을 꾹 깨물고 가라앉은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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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9화 세 번째 결혼

“손님방을 청소해 달라고 하셨어요.”고용인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박수혁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용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간 뒤, 그는 손님방을 찾았다.별장에는 빈방이 많았는데 남유주는 그중에서 채광이 가장 좋은 복도 끝 쪽 방을 선호했다. 처음에 여기 왔을 때도 이 방에 있고 싶어 했는데 박수혁이 못 가게 막았을 뿐이었다.방문은 잠겨 있었다.그는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들었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일단은 이 감정을 식히는 게 필요해 보였다.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할 기회도 없을 것 같았다.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 문을 노크했다.문을 열고 나온 남유주가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또 할 얘기 남았어?”“얘기 좀 해.”“얘기는 아까 끝난 줄 알았는데.”박수혁이 말했다.“그게 대화야? 당신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거잖아.”남유주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그녀의 대수롭지 않은 모습에 박수혁은 말문이 막혔다.“침실로 돌아가. 나랑 각방을 쓸 건 아니잖아.”말을 마친 그는 먼저 침실로 향했다.남유주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소파에 앉았다.남유주가 물었다.“그래서 더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남유주,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야? 아직도 나랑 천유희 씨 스캔들이 신경 쓰여? 내가 이기심에 기사를 방임한 건 인정해. 하지만 회사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박수혁은 논리로 그녀를 설득할 생각이었다.그녀가 그 스캔들을 신경 쓴다는 건 좋은 신호였다.하지만 남유주는 짜증이 치밀었다.‘그러니까 자기는 잘못 없고 다 내 잘못이라는 얘기잖아?’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내가 주제도 모른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박수혁 씨, 난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당신이 손짓하면 끌려오는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 당신이 결혼을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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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0화 기회를 줘

고용인이 말했다.“새로 오픈한 가게에 가신다고 나가셨어요.”박수혁은 인상을 찌푸렸다.새로 오픈한 가게?상가는 언제 계약한 거지?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박수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밖으로 나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세 번째에 겨우 통했는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 있었다.반면 박수혁은 서운했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블랙리스트에 넣지 않은 게 어딘가!“새로 오픈한 가게가 어디야?”남유주는 대충 주소를 알려준 뒤, 전화를 끊었다.바빠 죽겠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박수혁이 못마땅했다.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공사에 착수했다.박수혁은 차를 타고 그녀가 알려준 주소로 갔다.밖에서 보니 예전에 친구들이랑 몇 번 왔었던 술집이었다.사장은 사업 문제로 해외로 이주했다고 들었다.남유주가 이런 알짜배기 상가를 찾아낸 건 뜻밖이었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녀는 높은 사다리에 매달려 천장에서 전등을 떼어내고 있었다. 사다리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걸 본 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남유주도 사다리가 견고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새로 사기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쓰기로 했다.하지만 위로 올라가니 눈앞이 아찔하고 계속 흔들려서 불안했다.그녀가 한수근을 호출하려던 순간, 사다리에서 갑자기 흔들림이 사라졌다.누가 잡아준 것 같았다.아래를 내려다보니 박수혁이 음침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남유주가 가슴이 철렁해서 물었다.“여긴 왜 왔어? 오늘 출근 아니야?”박수혁이 이를 갈며 말했다.“가게를 여기로 옮길 거면 나한테 얘기하지 그랬어. 원래 장사하던 사장 내가 아는 사람인데.”“부동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달려왔는데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어.”남유주가 변명하듯 말했다.박수혁은 월세랑 권리금을 물었고 남유주도 솔직히 대답했다.가격은 얼추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한 2년 정도 쉬게 할 생각이었는데 왜 이렇게 서둘렀어.”박수혁의 목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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