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문설아의 집.“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와? 너 때문에 네 언니가 얼마나 속상해했는지 알아? 우리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니? 키워주고 재워주고 먹여줬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아?”문상아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유문정의 욕설이 이어졌다.평소에는 항상 문상아의 존재를 무시하던 유문정이었다.그런데 문상아가 친딸의 이익을 건드리자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한 것이다.오랜 시간 쌓인 불만이 한순간에 폭발했다.문상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못들은 척, 위층으로 올라갔다.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유문정은 다가가서 문상아를 힘껏 밀치며 말했다.“귀가 먹었어? 당장 꺼지라고! 이곳은 널 환영하지 않아!”문기훈은 소파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는 유문정과 문상아 사이의 일에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문상아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계단 손잡이를 잡고 고개를 들었다.“저는 그냥 언니를 보러 왔어요. 제가 다 해명할 거예요.”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무감각한 목소리였다.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의기양양한 말투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런 무감각한 반응이 유문정을 더 화나게 했다.“해명? 너 때문에 네 언니가 이렇게 됐는데 해명은 무슨 해명? 넌 설아를 언니라고 생각한 적이나 있어? 그때 널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 차라리 개를 키우고 말지!”문상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유문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줌마, 저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저도 이 집에서 자라고 싶지 않았어요.”“너 방금 뭐라고 했니? 그러니까 널 데려다가 키운 우리 잘못이라는 거야? 문기훈 씨, 당신 딸이 뭐라고 하는지 좀 들어봐! 내가 처음부터 머리 검은 짐승은 들이는 게 아니라고 했지? 이제 어떡할 거야? 설아는 얘 때문에 이혼하게 생겼는데 창피해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아? 얘는 지금 뻔뻔하게도 우리 집에서 자란 거 후회한다잖아?”이성을 잃은 유문정은 모든 화를 문상아에게 쏟았다.몇십 년 동안 참았던 억울함과 분노가 분출구를 찾은 느낌이었다.문상아는 불안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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