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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이때 강이한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할 말 있어? 없으면 갈게. 난 바빠서.”

말을 마친 이유영이 차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다.

발 하나를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손목에서 힘이 느껴졌다.

이유영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왜?”

“여진우의 사람더러 멈추라고 해.”

결국 강이한은 말을 내뱉고 말았다.

이유영이 이런 태도로 서주에 나타나 강이한과 박연준에게만 골치 아픈 일이 생긴 것이 아니었다.

더욱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박연준이 이유영을 이용한 일이라거나,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접근하지 못한 원인이라거나...

하지만 이런 상황이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이유영은 순진한 소녀가 아니었다. 그러니 강이한이 그녀에게 한눈에 반했다는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캠퍼스의 무궁화나무 아래서 강이한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모르겠으나...

하지만 이 뒤의 일은 그 무궁화와 관련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 네가 직접 알려줄래?”

이유영이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 미소는 부드러워 보였지만 강이한에게는 두려움을 안겨다 주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토록 집요했다.

게다가 여진우의 사람이니 이 일을 무조건 조사해 낼 것이다.

그해의 일에 대해서... 그분은 그 일이 좋지 않다고 느껴 신분과 존재를 모두 지워버렸다.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물론 서주에서 그 얘기를 다시 꺼내는 사람은 없지만 일어났던 일은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이유영은 강이한이 손목을 더욱 세게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이 뒤에 아무 사건도 없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유영아!”

이유영이 손목을 빼낸 순간, 강이한이 이유영을 또다시 불러세웠다.

“말하지 않을 거면 시간 낭비하지 마.”

“서주에 남을 거면 내 곁으로 와. 박연준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네가 지금 하는 일, 너한테 위험해.”

강이한이 또박또박 얘기했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

“나한테 복수하려고?”

이유영이 발을 내디딘 순간, 강이한이 다시 물었다.

“...”

“내 곁으로 오면 네가 뭘 하든지 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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