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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기분이 안 좋을 때 더 까다로워질 텐데….’

유영은 이런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서류를 펼쳤다.

“요청하신 대로 수정한 방안입니다. 한번 확인해 보세요.”

박연준은 서류를 펼치고 대충 훑어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유영은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켰다.

뭔가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남자에게서 풍기는 강렬한 카리스마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퇴짜를 맞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유영은 혼란스러웠다.

“감기 걸렸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유영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네?”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잠시 당황한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찬바람을 맞았더니 그런 것 같네요.”

남자는 말없이 다시 시선을 서류로 돌리고 한 장씩 뒤로 넘겼다.

오기 전까지 자신만만했던 유영이었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불길한 예감부터 들었다.

박연준에게 퇴짜를 맞게 된다면 아마 입찰 때 심사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이대로 진행하죠. 잘했어요.”

유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대로 통과한 건가?

“토… 통과인가요?”

“또 수정하고 싶어요?”

“아… 아니요!”

더 이상의 수정은 사양하고 있었다.

이미 며칠 사이에 십 년은 늙어버린 기분이었다.

남자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까까지 표정이 어둡던 남자가 웃고 있으니 유영은 더 불안했다.

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큰 키 때문에 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가요.”

“어디를요?”

어딜 같이 간다는 거지?

“병원에 가요.”

남자가 먼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유영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같이 일을 했지만 아직 남자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그가 강성건설 대표라는 것과 성이 박씨라는 것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데 이름도 모르는 거래 업체 대표가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준다고?

“상태가 많이 심각해 보이네요. 주사라도 맞지 않으면 오후에 있을 최종 심사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은데 이런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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