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희는 얼마나 강한 심장이어야 강이한의 예리한 질문에 버틸 수 있었는지 모른다.반나절이 지났다.강이한이 또 뭘 물을까 조마조마해 하고 있는 찰나, 강이한이 마침내 그녀를 놔줬다.“나가 봐.”이 말 한마디에 강서희에게는 사면이라도 받은 것 같았다.이토록 도망치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다.이전에는 강이한을 대할 때 항상 그의 옆에 붙어있지 못해 안달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의 싸늘한 기운이 그녀를 두렵게 했다.강서희는 차에서 내려서 갔다.차 안에 홀로 남은 강이한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진영숙과 강서희 둘 다 거짓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유영이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걸까?......크리스탈 가든.방금 회의를 끝내고 사무실에 돌아온 이유영이 정국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정국진이 진지한 말투로 물었다.“너랑 강이한 다시 합치기로 했냐?”“외삼촌!”“그 자식이 널 위협하던?”“......”이유영은 깨질듯한 머리를 짚었다.“그런 적 없어요!”이 안의 이해관계를 알고 있기에 이유영은 더욱 말을 조심히 했다.일부 상황은 그녀도 원치 않았다.“유영아!”전화기 상대편에서 어금니를 물고 말했다.이유영은 눈을 감았다 떴다.“정말이에요...”“지현우랑 조민정이 말한 거랑 네 말이 전혀 다르구나. 내가 순정동에도 전화해 봤다. 네가 돌아가지 않았다더구나!”“……”“조민정이 너 홍문동에 있다고, 너 데리러 간다고 했어!”아, 조민정!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도...“조민정과 지현우를 탓할 것 없다. 네 곁을 지키라고 내가 보낸 사람들이니 내가 물으면 숨김없이 말할 수밖에 없지.”“……”그래, 좋아.외삼촌의 사람들이다.정국진도 똑똑한 사람이다. 조민정과 지현우의 대화에서 이미 강이한이 지금 이유영의 삶에 뛰어들어 어떻게 헤집고 다니는지 눈치챘다.“그 자식 참 대단해, 감히 우리 크리스탈 가든에 가서 난리를 피우다니. ”“외삼촌.”“내가 바로 가마.”“아니, 여긴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네가 어떻게 처리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그건 루이스의 팔다리가 잘리게 할 뿐이다.……강이한이 사무실에 돌아오자 이시욱이 따라들어왔다.“도련님.”“네.”“통신사에 가서 걔 통화내역 좀 뽑아와.”걔는 이유영을 가리킨다.“언제 것이 필요합니까?”“지음이 납치되기 전후로.”“이게...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조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이시욱이 대충 가늠해 보니 몇 달은 지났다.“한번 해봐!”“네. 알겠습니다.”이시욱이 머리를 끄덕였다.강이한이 앞에 놓인 컵을 들고 물 한 모금 마셨다. 까만 눈동자는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그는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형욱이 들어왔어?”“밤에 도착한답니다.”“내일 좀 보자고 해.”“네. 알겠습니다.”이시욱이 나갔다.사무실에는 혼자 남은 강이한이 미간을 찡그렸다.이유영이 그 사건 전후로 변화가 생겼다. 의심해 볼 만도 하다.분명히 그 사이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도대체 뭘까...그는 눈을 감아 섬뜩한 눈빛을 가렸다.어쩐지 이유영이 자신을 그렇게 미워하더라니... 예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그가 제일 먼저 달려가 그녀의 유일한 의지가 되어주었다.하지만 그 이후에는...홍문동에서의 난리 법석을 생각해 보면 그때 그는 한지음의 일에 매달려 주위를 돌아 볼 겨를이 없었다.이유영이 혼자 감당한 일들... 그가 아는 것만 해도 이렇게 많은데 그가 모르는 건 또 얼마나 있었을까.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알 것 같았다. 그가 없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절망스러운 상황들을 감당했었을 것이다.핸드폰을 뒤지다 사진 두 장이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사진속의 이유영은 맹수처럼 그를 물어뜯으려 하고있다.특히 눈동자에 비친 한이 눈에 띄었다.그 한은 뼛속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한이다.그는 손가락을 움직여 사진을 보냈다.……오늘 오후는 평범하지 않다.이유영은 워낙 회의 중이었으나 전화 한 통에 중단되었다. 지현우가 핸드폰을 들고 다가
가슴이 조여왔다.‘강이한은 정말 별의별 짓을 다 하는구나!’기사에는 두 장의 사진이 첨부되었고 모두 그녀가 그를 물고 있는 사진이었다, 하지만 눈빛을 포토샵한 사진이었다!댓글이 가관이었다.[강 대표님은 이혼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강 대표님 재결합 의심!]쾅...!이유영은 화가 나서 회의 테이블 위의 컴퓨터를 바닥으로 힘껏 밀어버렸다.누가 알 수 있겠는가!강이한과 이런 언론에 엮이는 것을 그녀가 얼마나 꺼려 하는지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앞으로 유명 인사보다도 그녀와 강이한의 관계가 더 오랫동안 이슈가 될 것이다.생각할수록 화가 난 그녀는 강이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이유영은 곧장 회의실을 뛰쳐나갔다.바로 밖에 있던 지현우는 분노에 찬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다가와 물었다.“무슨 일이세요?”“회의를 먼저 맡아줘요,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요!”“네!”지현우는 아직 기사를 보지 못했기에 눈치채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근무 시간이기에 모두 바빴고 기사를 볼 시간이 없었다.강이한도 바로 이 점을 이용해 그녀에게 대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30분 후, 이유영은 분노에 휩싸인 채 홍원 그룹에 도착했다.이시욱은 그녀를 보고 공손하게 맞이했다.“아...”순간 이시욱은 이유영의 엄숙한 표정을 보고 호칭을 황급히 바꿨다.“유영 씨!”이유영은 키는 비록 작지만 카리스마는 절대 지지 않는다.“강이한 어디 있어요?”그녀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가 차있었다.비서실의 모든 사람들은 이유영을 보자 고개를 숙여 일하기 시작했다.그동안 그녀를 지켜보면서 보통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몇몇 사람은 한지음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그녀를 경멸하는 눈빛이 역력했다.이유영은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고 물론 그들을 보지도 못했다.이시욱이 안내했다.“대표님은 안에서 기다리십니다!”이유영은 화난 채 싸늘한 태도로 사무실로 다가갔다.수많은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는 강이한 사
이제야 이유영은 이해했다.그는 박연준이 돌아오기 전에 그녀와의 관계를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이런 방식으로 그녀에게 탈출구를 주지 않고 도망칠 곳도 없게 하였다!이유영은 이렇게 생각하자 분노가 끌어 올랐다.“강이한, 너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한 사람이야!”“그건 모르는 일이지.”이유영은 기세등등하게 다가와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에게서 튕겨났다.이제 마음속의 분노는 쌓일 대로 쌓였다.“내가 말해주는데, 정국진이 지금 처한 상황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해, 그가 파리를 뜨는 순간 많은 것들이 확실해질 거야!”“그때 로열 글로벌에서...”“그만 닥쳐!”이유영은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협박하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니 막 할퀴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역력했다.강이한의 말을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국진이 한동안 전례 없이 바빴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면 그럴 리가 없었다.생각할수록 분노에 못 이겨 결국 발만 동동 구르며 뒤돌아 나갔다.씩씩거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강이한은 미소를 지었다... 애정이 담긴 미소였다!밖에 있던 이시욱은 나오는 이유영을 보며 말을 건네고 싶었다.하지만 이유영은 바람처럼 쏜살같이 엘리베이터로 향해 지나가버렸고 말을 걸 수조차 없었다.이유영은 정국진에게 전화를 걸면서 엘리베이터까지 탔는데 정국진은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까지 났다.“이유영 씨”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유영은 전화를 끊고 뒤돌아보았다.낯설고 이쁜 여성이었다.“누구세요?”“저녁에 잘 때 악몽 안 꾸세요?”여자는 음산한 웃음을 지으며 대놓고 물었다.이유영은 안 좋았던 안색이 더욱 굳어졌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날카롭게 그녀를 계속 쳐다만 보았다.여자는 이유영에게 손을 내밀었다.“정윤아에요, 한지음과 어릴 적부터 친구였어요, 정확하게는 서로 의지하면서 끈끈하게 같이 자란 사이에요.”‘어쩐지 눈빛에
한지음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이유영은 태도가 좋을 수가 없었다.특히 자신을 한지음과 엮는 것을 싫어했다. 엮이는 순간 자신의 신분이 추락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사실 이유영과 강이한의 사이가 소문나면 제일 조급한 사람은 강서희였다.강서희는 절대 한지음의 일이 끝난 후 이유영과 강이한이 다시 어울리고 심지어 순식간에 이렇게까지 발전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강서희는 바로 강주로 출발했고 아파트에 도착했다.강씨네는 한지음을 잘 대해주었다. 하인이 두 명이고 월급도 충분히 높아 그녀는 보살핌을 잘 받고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녀의 세계는 이미 온통 암흑밖에 남지 않았는데!강서희가 도착했을 때 한지음은 과일을 먹고 있었다.“지금 아주 편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네?”강서희의 소리를 듣고 한지음은 얼굴이 어두워졌고 그녀쪽을 향해 입꼬리 올리며 말했다.“좀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벌써 왔네?”강서희는 한지음 옆에 다가가 그녀를 하찮게 내려보며 말했다.“너 똑똑하잖아, 지금의 상황을 맞춰봐”“유경원, 너 어머니한테서 철저히 가치를 잃었지?”‘흥, 똑똑하긴 하네’“하지만 이유영은 달라, 강이한에게 그녀가 얼마나 중요하냐면......”한지음은 강서희의 살기를 느끼고 웃으면서 뜸 들이고 다시 말을 이었다.“그들은 10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지냈어, 이유영이 많은 누명을 썼고 강이한도 실망했겠지, 심지어 화도 나고!”“하지만, 화가 난 후에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강이한은 그대로 받아들일 거야.”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해도 누군가에게 그 사람은 예전 그대로일 것이다.강이한은 이 두 사람이 저질렀던 사실들을 아무것도 모른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모른다고 해도 강이한은 여전히 이유영과의 연락을 끊지 않고 있다.왜냐면 이유영이 어떤 사람이든 강이한은 다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이것이야말로 강서희를 가장 화나게 만드는 이유다.“네가 그렇게 똑똑하면, 이 모든 것을
반드시 해낼 거라는 눈빛과 함께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크리스탈 가든.이유영은 드디어 정국진과 연락이 닿았고 전화기에서 정국진의 분노를 억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유영아, 너 지금 당장 파리로 와!”청하에 오지 못하게 된 것이 틀림없다.이유영은 실망하며 눈을 감고 답했다.“삼촌......”“너도 못 나오는 거니?”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국진은 알아차렸다.정국진이 청하에 오는 것을 막았으니 당연히 이유영이 나가는 것도 강이한이 막았을 것이다.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침묵하고 있었다.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지만 그 남자는 여전히...“제가 여기서 잘 처리하고 있을게요!”“정말 못 나오는 거야?”정국진은 확신이 들었다.이유영은 강이한과 엮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니 이건 강이한의 협박일 것이다.“어떻게 협박했어?”“삼촌, 많은 일들을 조사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뭐가 명확하지 않아서 조사를 하려고 해?”“그동안 여론들이 저에게 미친 영향들을 따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은 벗어날 수가 없잖아요, 그럼...”“유영아, 어떤 일들은 파면 팔수록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그런데도 정말 조사할 거니?”정국진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한지음 같은 경우도 그렇다.한지음이 자신을 왜 미워하는지를 알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자신의 동생인 것도 몰랐을 것이고 지금처럼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으며 가족으로부터 오는 충격도 없었을 것이다.“너 지금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라는 걸 잊지 마! 사랑이니 복수니 그런 것들에 빠지지 말고 시야를 넓게 가져! 네가 개의치 않을수록 상대방은 그만큼 더 불안해할 거야!”하지만 문제는 상대방들이 물고 늘어진다는 것이다.“그러면 뒤에서 마음껏 조종하게 내버려둬요?”“너한테 미치는 영향이 있어?”“아직까지는 없어요!”강이한과의 사이를 이간질한 영향 외에는 없었다.특히 여론들도 이미 이유영 편을 들기 시작했고 정국진이 보기에는 내버려둬도 괜찮았다. 이유영이 항상 오너
정국진과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알고 보니 조민정이 찾아줬던 탐정사무소였다.“유영 씨, 원하시던 물건을 찾았습니다!”“이메일로 보내주세요.”“알겠습니다.”찾았다는 말을 듣고 이유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전화를 끊고 이메일을 클릭하여 내용을 확인했다.전화가 다시 울렸고 같은 번호였다.“사진 한 장뿐인가요?”“한지음 씨를 납치한 사람들 중의 한 명입니다.”‘그중 한 명? 한지음은 다 죽었다고 했는데?’“이 사람, 살아있어요?”“네.”“지금 어디에 있어요?”“빙천해역에 있습니다!”사진을 보면 주변에는 눈이 쌓여있고 기후가 안 좋은 빙천지역이 맞았다.하지만 분명히 CCTV에서 캡처해낸 사진 한 장이었다.이 사람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이유영이 말이 없자 상대방이 계속 물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 사람과 한지음 씨 또는 강서희 씨가 접촉한 사진을 한 번 구해보세요.”“알겠습니다, 그러면 가격이...”“걱정 마세요, 물건만 찾아내면 가격은 얼마든지 드릴게요!”삼촌이 개의치 말라고 하셨다.한지음 조사를 부탁했던 것도 시간낭비라했었다. 그는 진실이 어떻든 조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정국진의 세계에는 이런 것들을 조사하는 것, 그 사람들의 수단에 대응하는 것도 모두 시간 낭비이다. 그들에게 주는 가장 강력한 반격은 최고의 자리에서 그들의 피에로 같은 추태를 지켜보는 것이다.하지만 이런 피에로들을 하찮게 여겨 대응하지 않아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유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그들은 어두운 구석에서 끊임없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그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들을 무참히 짓밟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한지음은 이유영을 짓밟고 싶어 하지만 이유영은 그녀의 존재조차 개의치 않는다.퇴근하고 강이한은 이유영을 픽업하고 같이 홍문동에 왔다.저녁 식사가 이미 준비되었고 여전히 이유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훨씬 간소해졌다.그녀가 낭비를 싫어한
그리고 삼촌이라는 빽이 있다고 해도 강이한은 개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삼촌까지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오늘 나온 기사 중에 강이한이 삼촌의 신분 때문에 그녀와 재결합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들은 강이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강이한이 무슨 방법을 썼는지, 지금 삼촌은 외국에 잡혀 꼼짝없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갚을 수 없으면 몸으로 갚아, 어때?”‘와장창!’이유영은 포크를 내던졌고 와인잔에 날아가 잔이 깨졌다.그녀의 화난 모습에 비해 강이한은 아무렇지도 않았고 여유가 있었다.‘로열 글로벌 회장님의 조카딸, 로열 글로벌의 내정된 미래 경영후계자, 부유하고, 강력하고, 두터운 실력을 가진 이유영, 그래서 감히 나를 건드렸던 거 아니야?’전에 거만했던 그녀의 모습과 지금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니 강이한은 속이 후련했다.“말해, 몇 번!”이유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강이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더니 일어서서 그녀의 옆에 다가가 식탁과 그녀의 의자를 잡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따뜻하면서도 매서운 기운이 감돌아 위험한 분위기였다.이유영이 도망가려던 찰나, 그는 그녀의 머리를 껴안았다.“네가 내게 저지른 일로는, 너를 죽여도 부족해, 정말 횟수를 따질 거니?”그는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매 한마디의 살기에 그녀는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잠시 후 그는 그녀를 놔주었다. 이유영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정신이 반쯤 돌아오고 나서 강이한을 힘껏 째려보았다.이 남자가 지금 복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절대 그녀를 놔주지 않을 것 같았다.그녀의 눈빛에는 짙은 원망이 담겨 있었으며 강이한을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골수까지 스며든 증오심이 가득했다.“삼촌 쪽에 일이 생기지 않게 하고 싶으면 여기서 조용히 있어, 그렇지 않으면...”강이한은 원망이 가득 찬 이유영을 보면서 잠시 말을 멈췄다가 계속 이어갔다.“날개 달았다고 이젠 컨트롤 하기 어려워졌네? 괜찮아. 천천히 다시 길들이지 뭐.”한 글자 한 글자에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