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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김연우는 서재욱의 요구사항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유영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이유영이 디자인을 이 기초를 바탕으로 진행하길 원했다. 반면 이유영은 이런 요구 사항들이 차라리 달가웠다. 고객이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으면 이유영이 작업 틀을 잡는 데 편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저희 회사에도 실력 있는 디자인 팀이 있어요. 그럼에도 이 일을 이유영 씨에게 맡기는 이유, 그건 저희 대표님과 박연준 대표님의 인연 때문이라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꽤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말투. 과거의 이유영이었다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조민정 씨, 배웅 부탁드릴게요.”

“네!”

조민정은 서둘러 김연우를 따라나섰다.

김연우가 떠나고 사무실로 돌아온 이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이런 회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인맥을 통해 일을 맡기는 것이리라. 박연준과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와의 인연도 삼촌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번엔 박연준의 도움으로 받은 의뢰였다. 이유영은 두 번 같은 일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그 누구한테도 무시당하지 않고 인증받으려면 확실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우우웅-

전화가 진동했다.

문 비서한테서 온 전화였다.

“안녕하세요, 문 비서님.”

“서원그룹 쪽 사람은 떠났어요?”

“네, 좀 전에 갔어요. 박 대표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사실 이유영은 이런 식으로 일을 맡고 싶지 않았지만, 박연준의 소개였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거절할 수 없었다!

“대표님이 함께 식사하고 싶으시다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어제도 함께 식사했는데, 무슨 일로….”

사실 오늘 아침도 박연준의 차를 타고 출근한 거였다.

하지만 곧이어 서원그룹과 시작한 새 프로젝트를 떠올리며 다시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혹시 오늘 그 프로젝트 건으로….”

“네, 서원그룹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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