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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강이한과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저런 얘기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불쾌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왜 여기 인간들은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기 좋아하는 걸까?

하지만 그녀의 가장 큰 적은 검은 드레스를 입고 고고한 자태로 그녀에게 명령하는 진영숙이었다.

전에는 저런 모습이 보기 싫어 주방으로 도망쳤는데 그들은 그곳이 당연히 그녀의 자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유영은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디저트는 힘들 것 같네요, 어머님. 고용인들도 있는데 굳이 저까지 나설 필요가 없잖아요. 누가 뭐래도 지금은 제가 세강의 안주인인걸요?”

“뻔뻔한 년!”

“그만하세요!”

유영이 뭐라고 반박하기 전에 강이한이 짜증스럽게 그들의 사이를 가로막고 나섰다.

그는 어미 새가 새끼를 보호하듯, 유영을 감싸 안았다.

남자는 단호한 얼굴로 좌중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이 사람은 제 아내입니다. 어머니가 돈 주고 고용한 고용인이 아니라고요. 그러니 주방 일을 할 이유가 없어요.”

“너 지금 사람들도 있는데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진영숙이 더는 참지 못하고 울분을 터뜨렸다.

사람들이 보고 있는 자리가 아니라면 당장 유영의 저 얄미운 얼굴에 싸대기를 날렸을 것이다.

강이한은 더 말하지 않고 유영의 손을 잡고는 자리를 떴다.

“할머니께 인사부터 드리고 오자.”

홀로 남겨진 진영숙은 상실감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사람들 눈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폭발했을 것이다.

그녀는 잔치가 끝나면 유영을 따로 불러서 혼내야겠다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

유영과 강이한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눈치 빠른 사람은 유영이 하고 있는 목걸이를 알아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둘이 이혼하는 거 아니었어? 저거 이번 년도 록스 작품인데? 하나뿐이라 나도 못 산 걸 저 여자가 하고 있네?”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걸?”

“그건 네 안목이 별로라서 그런 거야. 자세히 봐봐.”

록스 작품에 열광하는 팬 중 한 명이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작품이 유난히 심플하긴 하지만 이 디자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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