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순간 깜짝 놀랐다.그녀는 기모진이 이렇게 빨리 달려와 안아줄 줄은 더 몰랐다.소만리는 고개를 들어 떨림이 가시지 않는 기모진의 깊은 눈을 마주쳤다.그가 그녀를 걱정하는 걸까?소만리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기모진이 그녀를 꽉 껴안자 또렷하게 그의 가슴의 온도를 느꼈다. 한때는 그토록 원했던 따뜻한 품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미련이 없다. "기모진씨, 감사합니다." 소만리는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기모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안고 있던 그녀를 놓았다.소만리는 치마를 정리한 후,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기모진씨 또 저를 소만리라고 부른 거 맞죠? 당신 약혼녀 소만영씨의 말로는 기모진씨가 전처 소만리씨를 상당히 싫어했다고 하던데, 기모진씨에게 매달리고 술 먹이고 수작 부려서 강제로 그녀와 결혼했다고 하던데… 그럼 소만리씨 닮은 저도 미울 텐데 아까 왜 저를 도와줬어요?”소만리의 말이 끝나자 잠시 조용해졌다. 기모진은 한참 후에야 웃는 듯 마는 듯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궁금하면 차에 타세요."“좋아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탈게요.”차에 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소만리의 전화가 울렸다. 소만영에게 온 전화였다. 분명히 향초에 대해 물어보려는 것이었다. 소만리는 운전하는 기모진을 보며 스피커를 켜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소만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며칠 지났는데, 내가 주문한 향초 아직도 멀었어요? 돈 받아 놓고 일 처리를 이런 식으로 해요?”조용한 차 안에 스피커폰으로 들려오는 소리를 기모진은 똑똑히 들었다. 그는 처음엔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의심했지만 소만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잘 들으세요, 3일 안에 향초 안 보내면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할 거예요!”소만리는 담담하게 듣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기다릴 수 있으면 기다리시고, 못 기다리면 전화하지 마세요, 당신의 그까짓 돈 아쉽지 않아요.”"여보세요, 당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만리에게 전화해 거만하게 말했던 소만영이 어떻게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할까?그러나 기모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역시 전예의 말을 믿고 소만영을 걱정했다."기모진씨, 급한 일 있으면 저 내릴게요."기모진은 소만리를 보고 머뭇거리다 차를 멈췄다.“기모진씨, 안녕히 가세요.” 소만리는 선뜻 차에서 내려 기모진에게 손을 흔들었다.소만리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그러나 기모진은 바로 출발하지 않고 백미러에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머릿속에 옛 모습이 떠올랐다.기모진은 방금 긴장하며 소만리를 부축한 이유를 마음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소만리는 차의 시동이 걸리는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춰 뒤를 바라보았다.소만리는 길가에서 차를 멈춰 세우며 기모진의 차를 따라갔다. 그녀는 기모진의 차가 이미 사월산 부근까지 갔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기억 속 가장 아름다운 장소, 그녀가 어린 시절 기모진과 우연히 처음 만났던 곳이다. 이곳은 그녀의 추억이 너무 많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추억 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결국모두 시간의 흐름에 잠겨버렸다. 사월산의 모든 것은 여전했지만, 사람만 변해 있었다. 소만리는 차에서 내려 기모진의 차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을 봤다. 그녀는 기모진이 해변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갑자기 왜 이곳에 왔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가 얼마 전에 긴장하며 소만리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부둥켜안았는지 더욱 의아했다.그러나 생각할 틈도 없이 멀리 있는 해안 쪽에 서 있는 여인을 보았다.소만영이였다.소만리는 웃음이 나왔다. 설마 소만영과 기모진이 처음 만난 장소도 이곳인가?소만영은 기모진이 다가오자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울기 시작했다."모진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소만영이 기모진에게 물었지만 그는 무표정하게 소만영을 쳐다보았다.“그때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행복했는데, 네가 나를 아내로 맞을 거라고, 평생 잘해줄 거라고, 지켜줄 거라고 한 말
소만리는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과감하게 떠났다.길가 표지판에 쓰여진 사월산이라는 세 글자가 바늘처럼 그녀의 마음을 찌르는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자기 마음속의 유일한 깨끗한 곳이 더러워지는 기분이었다. 너무 더럽다.기모진이 쫓아오자, 소만리는 온데간데없고 사월산에서 멀어지는 택시 한 대만 보았다. 기모진의 마음이 사월산 바다에 가라앉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떠났다.3년 전에 떠났다.기모진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일깨웠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다."모진아, 왜 그래?" 소만영이 부리나케 달려와 기모진의 행동과 표정을 알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차에 타.” 기모진은 소만영을 덤덤하게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소만영은 급히 차에 탔다. 결국 그녀의 연기는 끝났지만, 그녀는 정말 바다에 뛰어들 생각이었다."모진아, 내일모레 내 생일인데, 사실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란군이가 이제 많이 커서 사람들이 사생아라고 말하는 거 알아들을까 봐 걱정돼… 그래서 말인데… 우리 결혼하자."기모진이 차를 잠시 멈추고 그윽한 눈빛으로 글썽이는 소만영을 쳐다봤다."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 줄 수 있어?”소만영은 기모진의 눈빛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모진아, 네가 알고 싶은 거라면 모두 말해줄게.""그때 소만리가 임신했던 거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지?"소만영은 기모진이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만리가 나한테 임신했다고 말한 적 없어""그래?기모진이 의미심장하게 되묻고 다시 출발했다. 그의 눈빛에 소만영은 놀라며 당황했다.그녀는 몰래 주먹을 쥐고, 갑자기 나타난 천미랍을 욕했다. 소만영은 천미랍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기모진의 자신에 대한 의심과 소만리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모진은 소만영을 모가 집으로 돌려보낸 후, 혼자 묘지를 찾았다. 황혼빛이 그의 뒤로 붉게 물들었다. 늦여름의 맑은 바람에 상록수
엄마…아니, 사화정은 소만영의 엄마이다.소만리의 머릿속에 사화정과 모현이 소만영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뺨을 때린 것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모현의 발길질에 소만리가 피를 토했지만, 그들은 끝내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만리는 잡고 있던 문고리를 더욱 세게 잡았다. 이때 사화정이 소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만영아, 나와, 엄마랑 스파 가자, 나올 때 드레스도 가지고 나와, 내일 네 생일 때 모진이가 청혼할 텐데 엄마도 예쁘게 꾸며야지,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공주로 만들어줄게, 엄마의 영원한 아가야.”공주? 아가?흥.소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웃겨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소만리가 돌아서는 순간 직원이 커피와 간식을 가지고 나와 "퍽" 소리와 함께 컵과 접시가 바닥에 떨어졌다."벨라 언니, 죄송해요! 죄송해요!" 직원이 황급히 사과했다.“사과 안 해도 돼, 내가 잘못한 거야.”소만리는 자기가 실수해서 부딪혔기 때문에 직원에게 괜찮다고 말했다.소만리가 말을 마치자 사화정이 걸어왔다."무슨 일이 있었어요? 사화정이 문 옆에 서 있는 소만리를 쳐다보며 물어봤다."너...""저희 천미랍 점장님입니다." 직원이 소만리를 간단하게 소개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VIP 손님 잘 모셔, 그럼 나 먼저 가 볼게. "소만리는 사화정을 등지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가게를 떠나고 소만리의 머릿속에는 사화정과 소만영의 통화가 계속 떠올랐다. 소만리는 도시에 오가는 차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소만영은 지금 자신의 신분으로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어 상류층 사람들을 많이 초대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리고 생일을 빌미로 사람들을 이용해 기모진이 그녀에게 청혼하기를 바랐다.소만영은 아침 일찍부터 맞춤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했고, 온 몸에 화려한 주얼리를 휘감아 빛이 났다.그녀는 발코니에 서서 화원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도도하게 웃었다.기모진의 차가 대문 앞에 멈추자 소만영은 얼른
소만영은 수줍은 표정으로 행복하게 기모진의 대답을 기다렸다. 모든 사람들이 기모진에게 청혼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때 사람들과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소만영의 웃음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불만 가득 이를 악물었다. “네가 여기에 왜 와!”기모진이 제일 먼저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자 매일 밤 꿈속에서 봤던 얼굴이 서있었다.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같은 쪽을 쳐다보자 아름다운 자태가 사람들의 눈에 확 들어왔다. 얼굴을 본 사화정과 모현은 눈이 커지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소…소만리?! 어떻게, 이럴 수가!" 사화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뒷걸음질 쳤다. 옆에서 모현이 잡아주지 않았다면 사화정은 놀라 기절했을 것이다.죽은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니 사화정은 무서웠다.모현 역시 놀랐으나 성인남자이고, 스스로 양심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다고 맹세했기 때문에 사화정처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앞에 있는 것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만리는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가?모현은 소만리가 죽든 말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또 찾아와서 자신의 귀한 딸 소만영의 결혼을 망치고 괴롭히는 걸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다.소만영은 단연 오늘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천천히 걸어오는 천미랍을 보자 주인공을 뺏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소만영이 기모진의 소매를 당기려고 할 때, 기모진이 천미랍을 향해 걸어갔다."모진아…" 소만영이 상처받은 얼굴로 그를 불렀지만, 기모진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소만리는 아름다운 자태에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작은 얼굴에 미소가 아름답고 우아했다. 소만영은 아름다운 천미랍을 쳐다봤다. 그리고 기모진의 머릿속에는 온통 소만리 생각뿐 이였다. 소만리와 천미랍의 얼굴은 거의 똑같이 생겼다. 즉, 소만리도 이렇게 아름다웠는데 기모진은 한 번도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기모진씨, 오늘 제가 잘 왔나 봐요. 살면서 지금까지 프러포즈 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아, 저는 만영씨 어머니 말한 거예요.” 소만리가 찬물을 끼얹었다."네? 제 생일하고 우리 엄마랑 무슨 상관이죠?” 소만영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어제 만영씨 어머니께서 특별히 저희 가게에 오셔서 액세서리를 두 세트나 사갔어요." 소만리는 여유롭게 말했다.소만영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고 웃음기가 사라졌다.이 광경을 본 사화정과 모현이 서로 마주봤다. "만영아, 그 여자 소만리, 그… 뭐지 천씨…?모현도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소만리가 소만영과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 사화정과 모현은 소만리가 소만영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황급히 달려갔다. 그들이 막 달려와 기모진이 소만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이왕 오셨으니, 들어와서 뭐 좀 드세요.”"안 돼! 어떻게 이 여자를 우리 집으로 들여보내!" 모현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소만리의 친아버지와 어머니는 3년 전보다 더 적대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소만리는 자신이 전생에 용서할 수 없는 일을 저질러 이런 벌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두 분은 모 사모님과 모 대표님이시죠? 저는 천미랍이라고 합니다." 소만리는 웃으며 명함을 건넸다. 사화정과 모현은 명함을 건네받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소만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소만리 아냐?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어?" 사화정이 중얼거렸다.“그쪽 이름이 천미랍이에요? 모현도 의심했다."네, 이번에 경도에 처음 왔어요."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리가 없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사화정은 부정하며 소만리를 노려봤다."원래 세상에 별일이 다 있잖아요. 두 분도 20여 년 동안 딸과 헤어졌다 다시 만난 것도 신기하지 않아요?” 소만리가 웃으며 되물었다."소만리, 장난 치지마! 너는 원래 죽지 않았어! 사실은 네가 당시 모진이랑 만영이 결혼식 망치려고 연기하다가 죽은 척한 거였어, 오늘 네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분명 만영이 생일파티 망치려고 온 거야, 소만리,
”고마워요.”소만영은 소만리의 선물을 받기 싫었다. 하지만 상냥한 호감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소만리가 건넨 선물을 웃으며 받았다. "모진아, 손님들 기다리시니까 어서 들어가자." 소만영이 기모진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그래, 너희는 어서 들어가, 오늘같이 좋은 날 결혼 날짜도 잡아라.” 사화정과 모현은 활짝 웃으며 기모진을 재촉했다. “모진아, 이제 드디어 너의 신부가 될 수 있네.” 소만영은 수줍게 미소 지으며 기모진을 바라봤다.소만리는 소만영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 사람들이 마당으로 돌아오자 많은 시선이 소만리에게 집중됐다. 사람들은 그녀의 정체에 대해 수군거렸다.소만영은 사람들이 소만리에게 주목하자 기분이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기모진이 청혼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소만영은 자신이 없어졌다. 만약 기모진이 오늘 그녀에게 청혼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할 것이다. "엄마, 아빠 저 몸이 좀 안 좋아서 방에 들어가서 좀 쉴게요.” 소만영은 잠시 생각하다 사화정과 모현에게 말했다."어디 아프니? 괜찮아?" 사화정과 모현이 걱정하며 소만영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엄마, 아빠 손님들 좀 부탁할게요"모진아, 나 방에 좀 데려다줄 수 있어?" 소만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기모진은 소만영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소만리를 쳐다봤다."미랍씨 먼저 편하게 둘러보고 계세요, 제가 이따 찾으러 갈게요.”소만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소만영은 이 모습을 눈여겨보고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소만리도 발걸음을 옮겼다.생일파티에서 아무도 소만리를 상대하지 않았다. 그녀의 친부모님 또한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소만리는 화려한 정원의 돌담길을 걸으며 별장의 풍경을 감상했다. 성대하지는 않지만 화려했다. 만약 20여 년 전에 가족들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그녀가 어릴 적부터 자랐던 정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기모진을
여자의 옷차림을 보니 모가 집안 하인 같지는 않고, 손님은 더더욱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 소만리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자가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려 했다. 소만리는 한 걸음 더 빨리 계단을 올라갔다.소만리는 그 여자의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만영의 목소리를 들었다.소만리는 방 입구의 벽 쪽으로 붙어 귀를 기울였다. 소만영이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그저 소만영이 기뻐하는 목소리만 들렸다. "모진아, 너랑 결혼하게 돼서 너무 행복해,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이야!"기모진은 역시 소만영에게 청혼을 하고 곧 결혼하기로 한 것 같았다."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기모진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왔다. 마치 그가 소만영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이 귀에 거슬렸다. 기모진, 나랑 한 약속도 지켰다고 말할 수 있어? 너를 기다렸던 10년이란 시간을 모두 짓밟고, 결국 내 목숨까지 앗아간 주제에 소만영이랑 결혼을 해? 내가 너 다시는 웃을 수 없게 해줄 거야.주먹을 불끈 쥔 소만리는 발자국 소리가 다가오자 황급히 피했다."나 먼저 내려갈게, 울지 말고 세수하고 화장 좀 고쳐." 기모진이 방에서 나왔다.그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서야 소만리는 제자리로 돌아갔다.소만리가 방안을 살짝 쳐다봤다. 소만영은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고치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소만영은 웃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소만리가 준 선물을 뜯어봤다.선물을 본 소만영의 얼굴색이 어두웠다."거울?" 소만영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거울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흥! 천미랍 어디서 나타난 년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예쁘면 모진이를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 너 참 예뻐, 근데 안타깝게도 너랑 소만리 그 악랄한 년이랑 똑같이 생겨서 모진이가 네 얼굴 보면 역겨워할걸! 소만영은 매섭게 이를 갈았다."네가 모진이 뺏을 자격이나 돼? 모진이는 평생 나랑만 결혼할 수 있어! 나에게 그 누구도 맞설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