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영은 위기를 느끼고 발을 삐는 연기를 했다. 그리고 전예가 기모진에게 과장되게 말해 그를 속여 모가 집으로 그녀를 보러 오게 만들었다. 넓고 예쁜 방을 화려하게 꾸미고, 옷방에는 온갖 명품들로 가득했다.소만영은 원래 소만리의 것을 당연하게 즐기며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심지어 모보아의 죽음마저도 자신의 결단력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처럼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자만이 이런 상류층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여겼다. 소만리와 모보아 모두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는 천미랍에게 질 수 있겠는가?소만영이 우쭐거리며 생각하고 있을 때 기모진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이내 약하게 침대에 기대어 가식적으로 아련하게 그를 쳐다봤다. “모진아, 나 보러 왔구나”“괜찮아?” 기무진은 오른발에 깁스를 한 소만영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모진아 네가 날 보러 오면 난 괜찮아." 소만영은 기모진에게 손을 내밀며 그가 자신의 손을 잡아 주길 바랐다.그러나 기모진은 그녀의 손을 잡아 주지 않고 오던 걸음을 멈췄다. “너 별일 없으면 나 바빠서 먼저 가볼게.”"모진아 가지마!" 소만영은 잠시 멍하며 안색이 변했다.소만영은 흥분한 척 침대에서 떨어져 눈물을 글썽이며 기모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모진아, 가지마. 제발 날 떠나지 마!" 그녀는 울며 슬픈 척했다. "모진아, 너 나한테 왜 이렇게 차가워? 3년이 지났는데 왜 나랑 결혼 안 하는 거야? 너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나를 아내로 맞이하겠다던 그때 그 약속은 잊은 거야? 아니면 만리가 죽기 전에 나를 비방한 말을 믿는 거야? 너 진짜 내가 만리 눈을 멀게 했다고 생각해?기모진은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기모진은 소만영의 말을 듣고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기모진은 소만영이 말한 ‘비방’ 이라는 말이 웃겼다.“모진아…”소만영이 해명하려고 할 때 기모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가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맑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
소만영은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었다.소만영은 최근 3년 동안 기모진이 자신에게 차갑게 대해 불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미랍이 나타나 기모진의 눈길을 끌자 소만영은 더더욱 참을 수 없었다.하지만 지난 KFC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소만영은 자신의 악랄한 본성을 억누르며 애써 웃었다. "네가 내 약혼자와 가깝게 지내는 그 천미랍이구나...” 그녀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소만영은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앞의 희고 예쁜 얼굴을 바라보았다."어, 어...소…소만리?!" 소만영은 말을 잇지 못하며 뒤로 물러섰다."그럴 리가...." 그녀는 황급히 부인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빌어먹을 장님 소만리는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지금 저 모습으로 소만영 앞에 서있을 수 있는가?그럴 리가 없어!소만리는 소만영이 당황하고 겁에 질린 표정에 기분이 좋았다.소만영, 너도 겁내는 날이 있구나?"소 아가씨, 괜찮으세요? 갑자기 안색이 너무 안 좋아졌어요, 병원에 데려다줄까요?”소만리가 소만영에게 다가가자 소만영은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소만영의 반응에 소만리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소 아가씨 왜 그러세요? 왜 저를 귀신 보듯 하세요, 제가 잡아먹기라도 한데요?”"소만리, 너 안 죽었어?" 소만영이 그녀의 말을 듣고 황급히 두려움을 감추며 의아해했다.소만영은 눈앞에 예쁘고 흠잡을 데 없는 얼굴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네가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어? 그리고 네 눈, 네 얼굴..." 어떻게 그렇게 흔적 없이 완벽하게 회복될 수 있을까!"소 아가씨도 기 선생님처럼 저를 죽은 소만리로 착각했어요?” 소만영이 깜짝 놀라자 소만리는 문득 깨닫듯 말했다.“당신 말은… 당신이 소만리가 아니라는 거예요?” 소만영은 의심 가득한 눈으로 소만리를 응시했다
"소 아가씨, 말 못 하면 그냥 입 다물고 있어도 아무도 당신을 벙어리로 안 봐요. 기 선생과 저는 아무 사이 아니에요. 저는 못 믿어도, 약혼자는 믿겠죠?""너....""그리고 제 기억이 맞다면, 소아가씨 내연녀에서 기모진의 아내 된 거 아니예요? 그런데 그런 말이 아가씨 입에서 나오면 좀 웃기지 않나?"...." 순간 급격히 안색이 나빠진 소만영은 주변 사람의 시선을 눈치 채고 억울한 척했다."천 아가씨,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저랑 모진이는 원래 부부 사이였어요. 제 동생 소만리가 모진을 사랑해서 모진이랑 밤을 지내려고 수작을 부려서 어쩔 수 없이 소만리랑 결혼한 거예요. 지금 소만리는 이미 죽었으니 사실 이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누구도 저를 모욕할 수 없어요!”"남들이 당신을 모욕하는 것은 용납 못하면서, 아가씨는 함부로 저를 모욕해도 되는 거예요? 소 아가씨, 제가 듣기로는 모가 집안의 딸이자 부잣집 며느리라던데, 이렇게 이중적인 사람이었어요?”"..." 소만영은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억울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천 아가씨, 저는 그저 모진이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소만영은 말을 마치고 안쓰럽게 눈물을 머금고 가버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에 두 사람이 더 들어왔다.소만리는 전예와 소구의 추악한 두 얼굴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소만리는 그들이 진심으로 그녀를 친 가족처럼 대한다고 여겼지만, 결국 그것은 모두 가식이었다. 소만리는 줄곧 그들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다 죽을 뻔했다. 소만리의 진심 어린 마음이 물거품이 되었다.전예와 소구가 가게에 들어와 두리번거리자 당연히 소만영이 불렀다고 생각했다."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젊은 직원이 전예와 소구를 친절하게 응대했다.“딸에게 선물할 팔찌를 사고 싶은데,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네요, 사장님이 나와서 소개 좀 해달라고 해주세요.” 전예와 소구는 유리장에 진열된 쥬얼리를 훑어봤다. 역시 그들의 목적은 분명했다. 전예와 소
”찰싹.”전예가 뺨을 때렸지만 소만리는 가만히 맞지 않고 전예의 손을 잡았다.그녀는 과거에 뺨을 얼마나 많이 맞고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기억이 생생했다. 그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앞으로 그 누구도 그녀의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릴 수 없게 할 것을 다짐했다. "너, 이거 놔!" 전예는 화내며 발버둥쳤다.그러나 소만리의 힘은 매우 강했다. 증오가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전예의 손에 잡힐 만큼 어리바리하지 않았다!"아주머니, 말씀과 행동에 예의 좀 갖춰주세요! 만약 손님으로 왔다면 환영합니다만, 소란 피우러 오신 거라면 나가주세요." 소만리는 매서운 눈빛으로 패기 있게 말했다.전예는 소만리의 기세에 얼떨떨한 듯 멍해졌다.이때 소구가 화를 내며 전예의 손을 잡으려 하자 소만리가 먼저 전예의 손을 놓았다. 전예는 잠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뚱뚱한 몸을 비틀거리며 소구를 덮쳤다.소구는 전예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카운터에 부딪혀 넘어지며 카운터에 위에 있던 액세사리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아이고! 소만리 이 천한 년! 전예는 통곡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이정도로 욕을 해? 소만리는 입술을 깨물었고, 그녀의 눈은 분노로 타올랐다.애초 당신들이 나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이건 새 발의 피야!"두 분, 우리 액세사리를 다 망가뜨렸어요. 규정에 따라 배상해주세요."“배상은 무슨 배상! 저 천한 년이 밀어서 넘어진 거야!" 전예는 소만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소만리 이 천한 년, 네 죽은 영혼은 사라지지도 않는구나! 네가 감히 날 밀쳐? 내가 너 때려죽일 거야!”전예가 그녀를 위협하며 또 돌진하자 소만리는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 말없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경찰서죠? 여기 수정거리 1번지인데요, 여기 정신 나간 사람 두 명이 소란을 피우고 있어요. 그중 한 명이 나를 때려죽이겠다고 위협해서 무서워 죽겠어요. 빨리 와서 잡아 가세요.”"뭐? 이 천한 년이 감히 경찰에 신고를
소만영은 즉시 전예와 소구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집은 모가 집안에서 소만영을 수년간 키워준 보답으로 전예와 소구에게 선물했다. 전예는 욕을 하며 가게에서 벌어진 일을 소만영에게 빠짐없이 말했다. 이에 소만영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소구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분명 소만리 그 계집애가 아닐 거야, 그 계집애가 어디 그런 패기가 있겠어!"전예도 원래 분명 소만리가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찰서에서 나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만영아, 나도 그 여자가 그냥 소만리랑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분명 그 계집애가 아니야, 그 계집애 죽은 지 이미 3년이나 지났고, 시체마저 태워서 모진이가 유골도 가져왔잖아, 설마 죽었다 살아난 것도 아니고!”“하지만 이 세상에 그렇게 닮은 두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소만영은 그녀가 의심스러웠다. "그 여자가 어디서 그 천한 년 사진을 보고 예뻐서인지 그 모습 그대로 성형수술을 했을 수도 있지, 어쨌든, 절대 소만리가 아닐 거야! 네 아버지 말씀이 맞아, 소만리같이 바보 같은 년이 어떻게 저런 패기가 있을 수 있어! 아니야! 그 쓰레기 같은 소만리는 절대 우리의 상대가 안 돼!”전예와 소구의 말에 소만영의 의심이 사라지고 얼굴에는 경멸의 미소가 번졌다."맞아, 소만리 같은 미련한 촌년이 어떻게 그런 기세를 부릴 수 있어? 그리고 그렇게 많은 돈이 있을 리 없어, 수정가 1호점 가게를 살수 있는 돈이 어디 있고, 매장에 miss l.ady 브랜드를 입점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어디 있어.”"무슨 대단한 브랜드 길래 브로치에 다이아몬드 하나 떨어졌다고 오백만 원이나 배상하라고 해?!”소만영은 자신이 끼고 있는 팔찌와 목걸이를 만지며 말했다."그건 결코 하찮은 브랜드가 아니에요. 엄마, 이거 최근 2년간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주얼리 브랜드 팔찌예요, 디자인 스타일이 독보적이어서 인기가 많아요. 엄마, 이거 드릴게요. 사 씨가 얼마 전에 저한테 꼭 주고 싶다고 선물해 준 거예요. 이천만 원짜리에요!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순간 깜짝 놀랐다.그녀는 기모진이 이렇게 빨리 달려와 안아줄 줄은 더 몰랐다.소만리는 고개를 들어 떨림이 가시지 않는 기모진의 깊은 눈을 마주쳤다.그가 그녀를 걱정하는 걸까?소만리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기모진이 그녀를 꽉 껴안자 또렷하게 그의 가슴의 온도를 느꼈다. 한때는 그토록 원했던 따뜻한 품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미련이 없다. "기모진씨, 감사합니다." 소만리는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기모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안고 있던 그녀를 놓았다.소만리는 치마를 정리한 후,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기모진씨 또 저를 소만리라고 부른 거 맞죠? 당신 약혼녀 소만영씨의 말로는 기모진씨가 전처 소만리씨를 상당히 싫어했다고 하던데, 기모진씨에게 매달리고 술 먹이고 수작 부려서 강제로 그녀와 결혼했다고 하던데… 그럼 소만리씨 닮은 저도 미울 텐데 아까 왜 저를 도와줬어요?”소만리의 말이 끝나자 잠시 조용해졌다. 기모진은 한참 후에야 웃는 듯 마는 듯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궁금하면 차에 타세요."“좋아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탈게요.”차에 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소만리의 전화가 울렸다. 소만영에게 온 전화였다. 분명히 향초에 대해 물어보려는 것이었다. 소만리는 운전하는 기모진을 보며 스피커를 켜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소만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며칠 지났는데, 내가 주문한 향초 아직도 멀었어요? 돈 받아 놓고 일 처리를 이런 식으로 해요?”조용한 차 안에 스피커폰으로 들려오는 소리를 기모진은 똑똑히 들었다. 그는 처음엔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의심했지만 소만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잘 들으세요, 3일 안에 향초 안 보내면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할 거예요!”소만리는 담담하게 듣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기다릴 수 있으면 기다리시고, 못 기다리면 전화하지 마세요, 당신의 그까짓 돈 아쉽지 않아요.”"여보세요, 당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만리에게 전화해 거만하게 말했던 소만영이 어떻게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할까?그러나 기모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역시 전예의 말을 믿고 소만영을 걱정했다."기모진씨, 급한 일 있으면 저 내릴게요."기모진은 소만리를 보고 머뭇거리다 차를 멈췄다.“기모진씨, 안녕히 가세요.” 소만리는 선뜻 차에서 내려 기모진에게 손을 흔들었다.소만리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그러나 기모진은 바로 출발하지 않고 백미러에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머릿속에 옛 모습이 떠올랐다.기모진은 방금 긴장하며 소만리를 부축한 이유를 마음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소만리는 차의 시동이 걸리는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춰 뒤를 바라보았다.소만리는 길가에서 차를 멈춰 세우며 기모진의 차를 따라갔다. 그녀는 기모진의 차가 이미 사월산 부근까지 갔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기억 속 가장 아름다운 장소, 그녀가 어린 시절 기모진과 우연히 처음 만났던 곳이다. 이곳은 그녀의 추억이 너무 많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추억 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결국모두 시간의 흐름에 잠겨버렸다. 사월산의 모든 것은 여전했지만, 사람만 변해 있었다. 소만리는 차에서 내려 기모진의 차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을 봤다. 그녀는 기모진이 해변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갑자기 왜 이곳에 왔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가 얼마 전에 긴장하며 소만리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부둥켜안았는지 더욱 의아했다.그러나 생각할 틈도 없이 멀리 있는 해안 쪽에 서 있는 여인을 보았다.소만영이였다.소만리는 웃음이 나왔다. 설마 소만영과 기모진이 처음 만난 장소도 이곳인가?소만영은 기모진이 다가오자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울기 시작했다."모진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소만영이 기모진에게 물었지만 그는 무표정하게 소만영을 쳐다보았다.“그때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행복했는데, 네가 나를 아내로 맞을 거라고, 평생 잘해줄 거라고, 지켜줄 거라고 한 말
소만리는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과감하게 떠났다.길가 표지판에 쓰여진 사월산이라는 세 글자가 바늘처럼 그녀의 마음을 찌르는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자기 마음속의 유일한 깨끗한 곳이 더러워지는 기분이었다. 너무 더럽다.기모진이 쫓아오자, 소만리는 온데간데없고 사월산에서 멀어지는 택시 한 대만 보았다. 기모진의 마음이 사월산 바다에 가라앉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떠났다.3년 전에 떠났다.기모진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일깨웠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다."모진아, 왜 그래?" 소만영이 부리나케 달려와 기모진의 행동과 표정을 알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차에 타.” 기모진은 소만영을 덤덤하게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소만영은 급히 차에 탔다. 결국 그녀의 연기는 끝났지만, 그녀는 정말 바다에 뛰어들 생각이었다."모진아, 내일모레 내 생일인데, 사실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란군이가 이제 많이 커서 사람들이 사생아라고 말하는 거 알아들을까 봐 걱정돼… 그래서 말인데… 우리 결혼하자."기모진이 차를 잠시 멈추고 그윽한 눈빛으로 글썽이는 소만영을 쳐다봤다."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 줄 수 있어?”소만영은 기모진의 눈빛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모진아, 네가 알고 싶은 거라면 모두 말해줄게.""그때 소만리가 임신했던 거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지?"소만영은 기모진이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만리가 나한테 임신했다고 말한 적 없어""그래?기모진이 의미심장하게 되묻고 다시 출발했다. 그의 눈빛에 소만영은 놀라며 당황했다.그녀는 몰래 주먹을 쥐고, 갑자기 나타난 천미랍을 욕했다. 소만영은 천미랍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기모진의 자신에 대한 의심과 소만리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모진은 소만영을 모가 집으로 돌려보낸 후, 혼자 묘지를 찾았다. 황혼빛이 그의 뒤로 붉게 물들었다. 늦여름의 맑은 바람에 상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