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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강만옥의 시선이 도발하듯 장소월에게로 향했다.

장소월은 못 본 척 그녀의 눈길에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를 키워줬던 아버지가 하루 사이에 자신의 친부모님을 죽인 원수가 되어버렸다.

이제 장씨 가문은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다.

장소월은 구경 어떤 신분으로 강만옥과 그녀의 아이를 마주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말하기 전에 덤덤히 입을 열었다.

“급하시면 내일 아침에 남원 별장 명의 이전 해줄게요. 끝나면 최대한 빨리 이 집에서 나갈 거고요.”

“양육비 문제는 전연우와 상의하세요.”

전연우는 남원 별장을 매입한 뒤 명의를 그녀 이름으로 옮겼다.

장해진이 죽은 지금, 강만옥은 여전히 장해진의 아내이다.

강만옥이 이 별장을 요구하면 장소월에겐 거부할 명분이 없다.

장소월은 그들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강만옥의 목적은 전연우다. 그가 장명주를 키우든 말든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녀는 전연우의 품에서 아이를 받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창문 밖으로 화원에 쪼그리고 앉아 놀고 있는 여자아이가 보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 역시 강만옥의 아이가 전연우의 딸이 아닐지 의심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연우는 장소월이 코너를 돌고 시선 속에서 사라지자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으로 강만옥을 노려보았다.

“재밌어?”

강만옥은 태연하게 웃으며 반짝반짝 매니큐어가 되어있는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어루만졌다.

“장해진을 죽이는 데에 난 적잖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 심지어 장해진의 아이까지 낳았어. 이제 와 우리 모녀를 내쫓으려 하는 거야? 이 양심 없는 놈아.”

전연우는 강만옥의 손을 잡아 힘껏 뿌리쳤다. 그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다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도껏 해.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흔쾌히 보내줄게.”

전연우가 도우미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음식 다 버리고 새로 만드세요.”

서늘한 눈빛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도우미는 깜짝 놀라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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