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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전혀 가망 없는 일이라 치료를 시도해볼 필요도 없다.

예전 전연우에게 독약을 넘겨주던 때의 그 통쾌함... 그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자책감이 몰려와 온몸을 휘감았다.

그는 예진 이모의 유일한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8살의 어린 서철용은 우아한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의 옆에 서서 별빛 달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예진 이모, 이모가 딸을 낳으면 제가 반드시 안전하게 지켜줄 거예요. 절대 다치게 하지 않을래요... 평생 좋은 오빠로 행복하게 해줄 거예요!”

성예진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철용이는 좋은 오빠가 될 거라고 이모는 믿어.”

“이모가 없을 땐 철용이가 여동생을 지켜줘야 해.”

어린 서철용은 자신감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할게요.”

그때의 다짐을 떠올리니 숨통이 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

보호?

만약 장소월이 죽는다면, 그 일등공신은 의심의 여지 없이 서철용이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배은란은 수술복을 입고 수술실로 들어가고 있는 서철용을 보았다.

배은란은 그의 흔들흔들 한량 같은 모습만 봤으니 이런 진지한 모습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

장소월은 방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아래로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경애 아주머니, 아까 누가 왔었어요? 자다가 말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요.”

“아가씨, 잊으셨어요? 경애 아주머니는 휴가 냈잖아요. 2,3일 뒤에야 돌아와요.”

“깜빡했네요.”

장소월은 기억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고 있었다.

최근 무언가를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모두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들이었다.

장소월이 식사를 마쳤을 때, 도우미는 전연우의 확인 전화를 받고 있었다.

“네. 대표님, 아가씨께선 이미 점심 식사를 마치셨습니다.”

“방금 조금 의심하긴 했지만 더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지금은 방에 들어가 별이를 돌보고 있어요.”

보고를 마친 뒤 도우미는 전화를 끊었다.

서울 변경에서의 비행기 폭발 사고에 관해, 전연우는 모든 권력을 총동원해 소식이 새어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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