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주인 잃은 개처럼 그녀의 곁을 맴돌았지만 한 번도 이런 웃음을 보여준 적이 없다.최서준은 웃을락 말락 하면서 얘기했다.“도연우의 전 약혼자.”그 말에 남자는 약간 흠칫했다. 그리고 무언가가 떠오른 듯 계속 얘기했다.“하,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그래도 강가에서 구경이나 하는 주제에. 도강 주변의 배는 이미 다 찼어. 내 친구가 마침 배 하나를 샀는데, 연우야, 이따가 같이 가서 보자.”말을 마친 남자는 최서준과 몇 걸음 떨어졌다. 마치 최서준이 끼워달라고 애원할까 봐 걱정하는 듯한 몸짓이었다.이때 옆에서 배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다 싸움 구경하러 오신 거예요? 같이 가요.”최서준과 최아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도연우가 바로 대답했다.“네!”“그럼 얼른 올라와요.”그들이 배에 타자 여자가 물었다.“난 아미파의 사람이에요. 이번에는 혼자 왔어요. 당신들은 어느 파예요?”“파요?”도연우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무술인이 아니에요?”여자가 되묻자 네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윽고 여자는 약간 화가 난 듯 얘기했다.“무술인이 아니면서 여기는 왜 온 거예요. 죽을 수도 있다고요.”“저희도 오늘 이곳에서 싸운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온 거예요. 그냥 보게 해줘요. 이런 기회 흔치 않잖아요.”도연우가 아쉬워하면서 얘기했다.여자는 나름 도연우와 죽이 잘 맞는지, 입을 열고 얘기했다.“날 만난 걸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싸우는 두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한 사람은 남양에서 급부상한 종사, 현재 남양의 실세인 최 대가예요! 다른 사람도 거기에 밀리지 않을 실력을 갖추고 있어요. 소식을 들어보니 이미 남양에서 멸망한 조씨 가문의 노조라고 하더라고요. 종사가 얼마나 강한지 알아요? 이미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하늘에 닿기 직전의 사람이에요. 게다가 최 대가는 이제 20대 초반의 미남이라고 해요. 그분 눈에 든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정말 결혼하고 싶어요!”“풉.”최서준은 아미파의 여자가 자
도연우와 아미파의 여자도 사방을 둘러보았다.그 순간, 최서준은 사람들을 지나쳐 바로 부두로 걸어갔다.“너 미쳤어, 최서준? 최 대가를 찾는 거지 널 찾는 게 아니야! 여기에서 허세 부리려고 하지 마! 죽고 싶어?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랑 엮이지 말고.”도연우가 얼른 최서준을 말렸다. 그녀는 괜히 이 배에 탄 사람들까지 화를 입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내가 바로 최 대가야.”최서준은 담담하게 말하고 미소를 지었다.“헛소리하지 마. 네가 최 대가면 난 영부인이다. 최서준, 네 의술이 뛰어난 건 알지만, 뭐, 네가 구해준 사람이 널 최 대가라고 불렀을지도 모르지만, 이곳은 무술 고수들이 가득한 곳이야. 너 같은 일반인이 나설 곳이 아니라고.”도연우는 화가 나서 얘기했다.“하하하, 내가 봤을 때는 네 앞에서 잘 보이려고 이러는 것 같은데? 연우야, 이런 놈은 멀리해야 해. 괜히 엮이면 피곤해지거든.”도연우 옆의 재벌 2세는 이때를 틈타 얘기했다.“최 대가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아요. 계속 나대면 나도 참지 않을 거예요.”아미파의 여자도 일어나서 최서준을 향해 얘기했다.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그래, 신분을 밝혀도 믿는 사람이 없다니.더 따지기도 귀찮았다.최서준은 바로 배를 벗어나 파도를 밟고 올라갔다. 마치 허공에 보이지 않는 계단이 있는 것만 같았다. 한발, 한발 올라간 그는 어느새 조무석과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다.“내가 왔다, 조무석. 어떻게 죽을지는 생각해뒀어?”최서준의 말에 사람들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멍해져서 수군거렸다.그 순간, 하늘과 땅 사이에는 잠깐의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숨을 헉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저 사람이 바로 남양에서 급부상하는 최 대가라고?”“꽤 젊어 보이는데? 이제 20대 초반 같은데 저 나이에 종사라니, 정말 천재네!”최서준의 등장에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못했다.다만 도연우와 배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최서준이 정말 최 대가라니, 이게 어떻게 진짜란 말인가!“네가 우
“할머니, 제발 제 동생을 도우러 갈 수 있게 해주세요.”강 위에 떠 있는 배 위, 한 노인이 여자를 데리고 있었다.그건 바로 뱀할멈과 김지유였다.“넌 재능이 있는 편이지만 아직 배운 시간이 너무 짧아. 아직 종사도 아니니 조무석의 상대가 될 수 없어. 차라리 저 자를 잊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라.”비는 김지유를 보면서, 뱀할멈은 그냥 고개를 저었다.“최서준, 이제는 네가 죽을 때다!”무술 협회가 타 있는 배에서, 손항석은 그 모습을 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최서준이 죽는다면 모든 남양시는 손항석의 것이 될 것이다.그러면 받은 모든 치욕을 두 배로 갚아줄 생각이다. ‘그리고 그 최아현, 감히 말 무시해?’때가 되면 마음대로 갖고 놀 것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조무석이 최서준의 코앞까지 올 때까지, 최서준은 전혀 미동도 없었다.최서준이 담담하게 웃었다.“광대 같은 놈.”이윽고 그가 오른손을 꺼내 천천히 휘두르자 청색의 손바닥이 갑자기 나타났다.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그냥 손바닥일 뿐이지만, 조무석에게 있어서는 두 번 죽었다가 깨어나도 피하지 못할 한 방이었다. 그 손바닥은 마치 자아라도 있는 것처럼 조무석이 조금만 움직여도 계속해서 따라왔다.하, 피하지 못하면 뭐가 어떤가.이제 종사가 된 놈의 공격을 한 방 맞는 것이 어때서.종사 세 번째 단계인 조무석이 그 한 방도 못 버틸까?그렇다면 종사끼리의 차이를 보여주지. 난 두 개로 간다.천뇌장!조무석은 두 손을 내밀었다. 모든 기운을 끌어와 손에서 번개를 모았다.조무석은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려고 했다.그러니 실패할 리가 없었다.두 사람의 사이가 1mm로 가까워졌을 때, 최서준은 한 손으로 조무석을 보호하고 있는 기운을 걷어낸 후 그의 가슴께를 쳤다. ‘이런!’보호막이 순식간에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이상한 기운이 조무석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의 조무석은 그냥 두 손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앗아가고 싶었다.그의 희망을 담은
“네가 뭔데 감히 최 대가님을 네 편으로 만들려고 해? 최 대가님 밑으로 줄을 서야지.”“너야말로 뭐라고 감히 최 대가님 밑으로 줄을 서겠다는 거야. 가서 개라도 하면 다행이지.”“개라도 하고 싶다!”무술 고수들은 그제야 알았다. 최 대가는 나이가 젊지만 사실 실력으로 따지면 그들보다 훨씬 대단하다는 것을 말이다....“이럴 수가? 이건 무조건 꿈이야!”손항석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그제야 자기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는 것을 깨달았다.“스승님은? 스승님도 온다고 하지 않았어? 왜 스승님이 안 보이는 거야!”그 순간, 손항석은 스승님이 떠올랐다....“서준이가 이렇게 대단하다고?”김지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충분히 노력하면 최서준의 그림자라도 밟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의 곁에서 그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건 다 망상 같았다. 뱀할멈도 쉽게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최서준은 한 방에 보내버렸다.하지만 이렇게 강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이 자식, 정말 대단하네.”뱀할멈도 놀라서 감탄했다.“젊은 사람이 정말 대단하네. 한번 겨뤄보고 싶은 정도야.”멀지 않은 곳에서, 흰옷을 입은 여자가 수면에 서서 얘기했다. 그녀는 감탄하면서 겨뤄보고 싶다는 눈빛을 보냈다. 아미파 여자의 배 위, 최아현을 제외한 모든 사안들이 놀라서 굳어있었다. 최서준이 청주에서 한 일을 떠올리면 조무석 하나 때려눕히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런 최아현과 비교했을 때, 도연우 등 세 사람은 완전히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연우는 놀라서 입을 딱 벌리고 있었는데 계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머리가 멍해진 그녀가 중얼거렸다. “최서준, 최 대가… 내가 멍청해서 이런 사람과의 약혼을 무르다니… 이런 바보가 또 있을까!”도연우 옆의 남자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미파의 여자는 하늘에 우뚝 서 있는 최서준을 보면서 얘기했다.“아까 한 말이
20여 분 후 도강.앞은 강이 바다로 합류하는 곳이다. 더 앞으로 가면 바다가 나온다.최서준은 끝내 조무석을 잡아 그를 해변가로 던져버렸다.도망치는 데 힘을 다 쓴 조무석은 이미 힘이 다 빠져있었다. “조무석, 얼른 그때의 진실을 얘기해. 그러면 곱게 죽여줄 테니까.”“하하, 김칫국도 정도껏 하지. 넌 함정에 빠진 거야.”조무석은 갑자기 담담하게 일어나더니 얘기했다.“장로님들, 이제 나오셔야죠!”그러자 갑자기 두 실루엣이 멀지 않은 곳에서 나타났다.그건 바로 손항준과 한복을 입은 두 노인이었다.“조 장로, 어찌하여 이런 모양이 된 겁니까.”가장 앞선 노인이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얘기했다.“최서준이 실력을 감췄습니다. 전 상대할 수 없어요.”조무석은 약간 분했지만 사실대로 얘기했다.“하지만 여 장로님과 유 장로님이 계시니 최서준은 무조건 죽을 겁니다.”조무석은 세 사람을 보자마자 자신감이 생겼다.최서준은 갑자기 나타난 세 사람을 보면서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당신들은 또 뭐 하는 사람이야.”“그래, 너도 알고 죽어야지. 이분은 무술 협회의 여 장로다. 그리고 이분은 유 장로다. 남양시 모든 사람 앞에서 널 죽이고 조씨 가문의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네가 진정한 실력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여 장로뿐만이 아니라 유 장로도 종사 네 번째 단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넌 바라보지도 못할 실력이지!”조무석은 손항준이 가져온 무술 협회의 보약을 한입에 삼켰다. 그리고 바로 최서준의 앞에서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최서준은 급해 하지 않고 되물었다.“또 무술 협회야. 난 궁금해. 왜 무술 협회에서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건지. 혹시, 그때의 일에 무술 협회도 엮여있나?”“유 장로님이 여기 있는 건 예상 밖의 일이야. 네가 죽인 사람이 바로 유 장로님의 사촌 동생이었어. 유씨 가문에서는 유일한 동년배지. 내가 누구인지는 한 번 맞춰봐.”여 장로가 장난스레 얘기했다.“여 장로님, 곧 죽을 사람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지
하지만 그 약재 없이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중상을 입으면서까지 약을 얻기 위해 싸웠다.“그분이 바로 내 스승님이야. 내 스승님의 원수, 목숨을 내놓아라! 그리고 깜빡했군. 유씨 가문은 이미 내가 다 죽여버렸어!”여자가 다시 검을 빼 들면서 얘기했다.스승이 자기한테 베풀었던 은혜를 생각하면서, 여자는 살기를 내뿜었다. 원래도 흉흉하던 검에서 더욱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유 장로는 이미 힘을 거의 다 소진했다.“안돼!”여 장로는 그 장면을 보고 얼른 가서 도와주려고 했다.쿵.하늘에서 두 실루엣이 부딪혔다. 최서준이 손바닥을 내뻗어 여 장로를 물리쳤다.지금 상황을 보면 얼마 가지 않아 유 장로는 죽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공격을 세 번 막은 후, 유 장로는 결국 피하지 못하고 가슴을 뚫려버려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았다.“좋은 검술이네요!”최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여자는 유 장로의 머리를 검으로 베어낸 후 몸을 돌려 인사를 올렸다.“최 대가님,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윤청아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여자는 최서준이 1대2의 열세에 처해있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려고 했다.그 말을 들은 여 장로와 조무석의 표정이 바로 굳어버렸다.지금 유 장로가 죽은 판에, 여자까지 합세한다면 어려워진다.“아니요.”최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전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죠.”윤청아는 최서준의 대답에 크게 놀라지 않고 또다시 빛과 함께 사라졌다.“하하, 최서준,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니야? 저 여자의 도움을 거절하다니. 그렇다면 보답으로 당장 죽여주지!”여 장로는 윤청아가 간 것을 보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정말 내가 너 때문에 밀려난 것 같아?”말하던 여 장로는 온몸의 기운을 내뿜었다. 종사 다섯 번째 단계의 기운이 현장을 압도했고 모래알마저 여 장로의 기운에 터져버렸다.“이게 바로 나의 진정한 실력이다. 아까는 유 장로가 있어서 제대로 얘기하지 못
“말할게! 뭐든지 다 말할게!”조무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꿇어앉았다.“그때는...”말을 채다 하지도 못했는데 조무석의 머리가 그대로 터져버리더니 죽어버렸다.“또야!”최서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얘기했다.이들의 배후가 생각보다 무서운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은 그 순간에 죽어버렸다.한성 보육원의 화재에 이렇게 많은 일이 얽혀있다니.거기까지 생각한 최서준은 그때의 화재가 본인 때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최서준 때문에 그 일에 휘말린 것이다.“원장님, 그리고 다른 친구들아... 나 최서준은 맹세하건대 배후가 아무리 복잡한 덫을 놓아도 무조건 복수를 완성하겠습니다!”최서준은 정중하게 말하면서 두 사람의 머리를 베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몇 명이 나타났다.도강 근처에 숨어서 구경하고 있던 종사 급의 고수들이었다.“여기 머리 없는 시체가 세 구 있어.”“왜서 세 구지? 조무석을 제외한 이 두 사람은 또 누구야.”“옷차림을 보니 무술 협회의 사람 같은데?”“응. 조무석이 무술 협회에서 외문장로가 되었다는 것도 들었어.”“그럼 조무석은 그냥 미끼고 진정한 적수는 이 두 사람이었다는 거야?”사람들은 그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조무석과 같이 이곳에 매복해 있던 사람은 적어도 종사일 것이다.최서준이 혼자서 종사 세 명을 해치우다니,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가.“이 사람한테 팻말이 있어.”한 종사가 시체에서 팻말을 찾아냈다.정면에는 ‘무술 협회’라고 쓰여졌고 뒷면에는 ‘여’라고 쓰여졌다.“무술 협회에는 여씨 성을 가진 장로가 단 한 명이야. 바로 무술 협회의 5장로님이야. 종사 다섯 번째 단계의 여경훈이라고!”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여경훈마저 이곳에서 죽다니.”“무술계에 큰 파장이 일겠어.”“최 대가도 배후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모양이야.”종사들은 이 세 구의 시체가 최서준의 작품이라는 것을 믿지 못했다.어이가 없지 않은가. 아무
“지유 누나.”최서준은 분위기가 많이 바뀐 김지유를 보면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도담아, 이 멍청이. 왜 나한테 네가 도담이라고 얘기하지 않은 거야.”김지유가 약간 원망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그때는 내가 뭘 말해도 안 믿을 거였잖아. 우리는 이혼했으니까. 게다가 그때는 누나가 일곱째 누나인 줄 몰랐지...”최서준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난감한 듯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김지유도 얼굴을 붉혔다.정말 어릴 때 얘기한 것처럼 최서준에게 시집갔다. 물론 아쉽게 이혼했지만 말이다. “두 사람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요?”최서준이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약 10분 정도?”최아현은 약간 생각하다가 대답했다.“그러면 여기서 이상한 사람 본 적은 없어요?”최서준이 계속해서 물었다.“이상한 사람? 없어. 한 명도 만난 적 없어. 왜 그래, 서준아?”“아니에요.”최서준은 고개를 젓고 더 묻지 않았다. 그냥 그가 예민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그는 두 사람을 데리고 나인원으로 돌아왔다.허란희는 김지유를 보고 매우 기뻐했다. 집사한테 얘기해 김지유의 방을 마련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주 여기서 묵으라고 얘기했다.저녁을 먹은 후, 최서준은 최우빈의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무술 협회에서 현상금 수배를 냈는데 도련님을 현상 수배범으로 만들었습니다. 도련님의 정보를 조금이라도 주면 2억 원을 준다고 합니다. 만약 도련님을 죽이면 200억을 줄 것이고 산 채로 잡아 온다면 말하는 대로 돈을 준다고 합니다!”“날 잡겠다고? 흥. 아직 찾아가지도 않았는데 먼저 날 찾아오네. 무술 협회의 정보는 있어?”최서준이 물었다.“어느 정도 있습니다.”“얘기해 봐.”“무술 협회는 원래 각자 수련하던 고수들이 한데 모여서 만들어진 세력입니다. 후에 고대 무술 가문이 들어오면서 점점 성질이 변해 고대 무술 가문의 꼭두각시가 된 셈입니다. 듣자 하니 진릉시에 본부를 세웠다고 합니다. 지금 무술 협회의 회장은 바로 진릉시의 사람이라고 합니다.”“진릉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