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희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뿐만 아니라 우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이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최아현이 정말로 현무에 들어가다니?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오직 사실을 알고 있는 우해룡만이 씁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총사령관의 누나인데 왜 현무에 들어갈 수 없겠어요? 그건 식은 죽 먹기 아닌가?’충격을 받은 사람 중에서도 우시화의 표정이 가장 안 좋았다. 이 순간 그녀는 마음속에 솟아 오르는 질투 때문에 얼굴까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항상 최아현을 무시했었다. 밖에서 자란 촌스러운 계집애로 여겼다. 아무리 같은 우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해도 자기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날 현실이 그녀에게 최아현이 현무에 가입했다고 알려줬다. 이런 현실을 우시화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아니야.”“절대 아니야.”그녀는 피를 토해내듯 울부짖었다.“걔… 걔가 어떻게 현무에 들어갈 수 있어요.”“지금 내 말을 의심하는 건가요?”우영원은 바로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털썩.우시화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너무 놀라 연달아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아니에요.”우영원은 흥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최아현에게 말했다.“최아현 씨 열흘 휴가를 드리겠습니다. 주변 정리를 한 뒤 현무 기지로 와서 보고하세요.”그 말을 남긴 뒤 우영원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우영원 씨 잠깐만요.”우영원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누가 자기를 불렀는지 확인했다. 바로 강운학이었다.강운학은 걸어오면서 말했다.“우영원 씨 내 아들 강동일은 왜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죠?”그는 원래부터 강동일이 현무 훈련에 참여하는 것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하지만 최아현과 우해룡이 다 나왔고 시간이 늦었는데도 자기 아들 강동일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어쩔 수 없이 우영원을 붙잡고 물었다.우영원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쪽 아
우해룡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김춘희는 잘못 들은 줄 알고 물었다.“해룡아, 뭐라고?”“할머니, 저 현무에서 잘렸어요.”우해룡이 애써 눈물을 참듯 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려 얘기했다.“뭐라고?”김춘희는 하마터면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그녀가 말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이럴 수가!”우씨 가문 사람들의 표정은 똥을 씹은 것마냥 어두웠다. 그들은 우해룡이 현무에 들어가면 우씨 가문도 다시 번창하리라 생각했다.한껏 들떠있던 기분은 순식간에 곤두박질했다.우해룡은 조심스레 최서준을 보면서 말했다.“제가... 제가 단체 훈련을 할 때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총사령관님이 저를 퇴출시켰어요...”“쿨럭!”김춘희는 검붉은 피를 토해내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할머니!”“어르신!”그 장면에 우씨 가문 사람들은 놀라서 펄쩍 뛰었다.최서준은 시선을 돌리고 최아현에게 얘기했다.“누나, 우리는 이제 가요.”최아현은 사람들이 김춘희를 모시고 차에 앉는 걸 보고 그제야 마음을 놓고 최서준과 함께 떠났다.다른 한편, 강씨 가문.강운학은 여전히 아들 강동일이 잡히는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안돼! 동일이가 왜 총사령관님의 심기를 거슬렀겠어! 그렇게 총명한 애가!”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현무 내부로 뛰쳐 들어 무슨 일인지 물으려고 했다.하지만 강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겨우 말렸다.“가주님, 흥분하지 마세요. 여기는 현무예요. 허가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요.”강운학은 겨우 심정을 추스르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이제 어떡하지.”“큰 도련님한테 돌아오라고 하셔야죠.”한 사람이 얘기했다.“큰 도련님은 청룡의 성원이니 권력이 어마어마할 겁니다. 그러니 큰 도련님이 나서서 강동일 도련님을 구해주길 바라야죠.”“그러네! 우리 태일이를 잊을 뻔했어!”강운학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흥분 가득한 눈으로 얘기했다. ...돌아가는 길, 최아현은 여전히 현무에 들어갔다는
“여기는 왜 온 거야.”최서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최... 최 사령관님. 혹시... 대화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우해룡이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들어와서 얘기해.”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아, 아닙니다. 여기서 얘기해도 됩니다.”우해룡은 고개를 젓더니 갑자기 최서준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총사령관님, 전에는 제가 뭘 몰라서 사람을 함부로 대했습니다.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최서준의 신분을 알고 난 후, 그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아무리 최서준이 그를 현무에서 내쳤다고 해도 우해룡은 여전히 최서준이 그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워서 전전긍긍했다. 그래서 김춘희를 병원으로 이송한 후 얼른 달려와 최서준에게 사과하려고 했다.“괜한 생각 집어치워. 이미 벌을 내렸으니 뭘 더 하지는 않을 거야.”최서준이 고개를 저었다.“게다가 너 같은 놈은 그럴 자격도 없고.”그 말투는 상당히 오만했지만 우해룡은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감사합니다, 총사령관님. 감사합니다!”“꺼져.”최서준이 명령했다. 우해룡은 더 버티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떠났다.이때 욕실에서 최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준아,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 거야?”“아닌데요? 잘 못 들은 거겠죠.”최서준이 말했다.“타올을 깜빡해서 그러는데, 내 침실에 가서 그 핑크색 타올 좀 줄래?”최아현이 물었다. 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그녀의 침실에는 여러 가지 속옷이 널브러져 있었는데 그중에는 레이스 속옷도 있었다.최서준의 얼굴은 바로 붉어졌다. 그는 얼른 최아현이 말한 핑크색 타올을 찾아 욕실 문앞에서 노크했다.“저기, 타올 가져왔어요.”덜컥.욕실의 문이 열리고 젖은 손이 수건을 향해 뻗어왔다.“들어와서 같이 샤워할래?”최아현이 약간 웃으면서 물었다.“아니요, 괜찮아요.”최서준은 침을 꿀꺽 삼킨 후 억지로 몸을 돌려세웠다.“겁쟁이!”욕실에서 최아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다른 한편, 강
강태일의 말을 들은 강운학이 물었다.“만약 그 총사령관이 널 만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니.”“무조건 만나야 할 겁니다!”강태일은 차갑게 웃었다.“전 청룡의 사람입니다. 현무는 청룡의 아래 있죠. 게다가 청룡의 총사령관은 패악무독하기로 소문이 났으니 현무의 사람도 두려워할 겁니다.”“그럼 다행이야.”강운학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다른 한편, 최아현은 샤워를 마친 후 은색의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굴곡진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이었다.“서준아, 누나 예뻐?”최아현이 당당하게 최서준 앞으로 걸어와 한 바퀴 돌면서 물었다.최서준은 그대로 멍해졌다.지금의 최아현은 평소와 완전 달랐다. 붉은 입술을 보면서 온갖 상상이 다 들었고 그녀의 웃음마저도 관능적으로 느껴졌다.마치 사람을 홀리는 요물 같았다. 최서준의 모습을 본 최아현은 교활하게 웃더니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누나, 어디 선보러 가? 이렇게 입고?”최서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오늘은 특별한 날이거든. 맞혀봐.”최아현이 웃을락 말락 하면서 말했다.“설마 오늘이 생일이에요?”최서준이 떠보면서 물었다.“아니.”최아현은 밉지 않게 눈을 흘긴 후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바보야,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넌 이제 만으로 24살이 된 거야.”그녀가 말하자 최서준은 그제야 떠올렸다.음력 4월 20일.정말 그의 생일이었다.“가자, 누나가 다 준비해놨으니까 오늘은 나만 따라오면 돼.”최아현이 걸어가 최서준의 팔짱을 끼고 별장을 나섰다.그 시각, 상남 무강 일대. 이곳은 습지가 가득하고 숲이 무성한 곳이라 사람이 드물었다.긴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한 여자가 공손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앞에서 한 은발의 노인이 얘기했다.“애야, 정말 내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니?”은발의 노인은 바로 뱀할멈이었다.그녀는 김지유를 납치한 후 죽여서 그녀의 피로 자기 손녀를 살리려고 했다.하지만 착한 손녀는 자살로서 다른 사람의 무고한 희생을 막았다
“외모가 망가진다고 해도, 죽는다고 해도 괜찮아요!”그렇게 말하는 김지유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 “그 자식은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이런 복이 있는 건지.”뱀할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쉰 후 말했다.“그래, 나와 함께 만곡동으로 가자. 네가 금침독벌레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네가 사술파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거겠지.”김지유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뱀할멈을 따르면서 무강 너머의 세계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자책과 외로움이 묻어났다. “음력 4월 20일... 네 생일이지. 하지만 그 자리에 같이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깊은 숲 어딘가.도복을 입은 노인이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 쉬지 않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런 노인의 입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그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노인은 여전히 미소를 띤 채 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흰옷을 입은 여자는 대충 스물다섯, 여섯 정도로 보였는데 얼굴이 아주 예뻤고 청순한 아우라가 있었다. 다만 온몸에서 한기를 내뿜고 있어 마치 천 년 동안 녹지 않은 빙산 같았다.“누구 때문에 다친 거예요.”여자가 차갑게 물었다.“중요하지 않다.”노인이 위로하며 말했다.“청아야, 드디어 종사가 되었구나. 스승으로서 매우 기쁘단다. 26밖에 안 될 네가, 여자의 몸으로 동년배들을 뛰어넘고 먼저 종사가 되다니, 기뻐할 일이다!”“누가 이렇게 만든 거예요.”여자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콜록. 콜록.”노인이 격렬하게 기침하더니 일어났다.“내가 죽으면 나를 위해 복수하지 마. 날 이렇게 만든 사람은 네 상대가 아니야. 복수는커녕 건드리지도 못할 사람이라고. 내가 수련을 시작한 날부터, 이건 정해진 결과였어. 내가 죽으면 나를 위해 한 달 동안 날 지켜주고 하산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겠느냐.”노인은 이제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지그시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미간을 약간
어느새 최아현은 “체크메이트”라는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두 사람이 들어가자마자 최서준은 레스토랑 안에 손님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저 직원들이 두 줄로 서서 그들을 맞이할 뿐이었다.“최서준 님, 최아현 님, 안녕하십니까!”깔끔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두 사람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최아현 님, 준비는 모두 되었습니다. 식사를 준비해 드릴까요?”레스토랑 매니저가 공경하게 물었다.“네.”최아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최서준의 손을 잡고 체크메이트의 꼭대기 층에 가서 앉았다.“서준아, 오늘 이 레스토랑, 누나가 다 빌린 거다? 너 생일 축하해 주려고 말이야. 어때?”“좋긴 한데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생각해요.”최서준이 참지 못하고 웃으면서 말했다.최아현은 그를 향해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같이 생일을 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과하기는 뭐가 과해. 그냥 전의 빚을 갚는 거라고 생각해.”“알겠어요. 누나 말이 다 맞아요.”최서준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이 음식을 내왔고 어느새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최아현이 와인을 열고 잔에 부은 후 최서준을 보면서 말했다.“서준아, 생일 축하해. 나중에는 꼭 여덟 명이 모이자!”최서준은 잔을 들어 최아현과 잔을 부딪치려고 했다.이때, 아래층에서 시끄러운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최아현은 바로 미간을 좁혔다.‘도대체 무슨 일이지?’이내 발걸음 소리와 함께 레스토랑 매니저가 겨우 미소를 지으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걸어들어왔다.그중 가장 앞에 선 남자는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몸에 걸친 모든 것이 다 명품이었고 태도 또한 거만했다.최아현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진 매니저, 이게 무슨 일이죠? 내가 분명 레스토랑 전체를 렌트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방해하지 말라고 얘기까지 했는데...!”“최아현 님, 죄송하게 됐습니다...”진 매니저가 연신 사과를 하면서 난감한 듯 얘기했다.“제 뒤에 이분은 하씨 가문의 자제이신데 무조건 우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겠다고 하
“왜? 내가 강동일인 줄 알아?”하문결은 피식 웃었다.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포크 하나가 그의 허벅지에 박혔다.하문결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문결 님!”그의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아. 내 심기를 거스르지 말고 얼른 꺼져.”하문결이 씩씩대면서 말했다.“쓰레기 같은 것들. 뭐 하고 있어. 얼른 달려들어 저 자식을 죽이지 못해?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그 순간, 일곱 명 정도 되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들이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최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앞의 테이블을 가볍게 쳤다.테이블 위의 모든 나이프와 포크가 최서준의 오른손이 지휘하는 대로 함께 날아올랐다.이 나이프와 포크들은 정확하게 일곱 남자의 몸에 박혔다.그 순간 모든 남자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최서준에게 닿기도 전에 이미 다 쓰러진 것이었다.하문결은 그 장면을 보고 약간 놀랐다. 최서준이 자기한테로 걸어오는 것을 본 그는 약간 흠칫하고 얘기했다.“감히 날 건드리기만 해봐. 내 친형제와도 같은 강태일이...”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최서준이 하문결의 머리통을 잡고 나무 바닥으로 밀어붙였다.“아아아악!”하문결은 소리를 지르면서 어떻게든 머리를 빼내고 싶었지만 소용이 없었다.“이때 담담한 목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려왔다.“문결아, 어디 있어?”“형님, 저 위에 있어요! 얼른 와서 절 구해주세요!”하문결은 드디어 살길을 찾았다는 듯 환히 웃었다.이내 남다른 아우라를 뿜어내는 청년이 올라왔다. 바로 강태일이었다.“태일 형님, 저 좀 구해주세요...”하문결이 살려달라고 빌었다.아까 얘기한 대로 하문결은 강태일과 사이가 좋았다. 그래서 강태일이 청주로 왔다는 것을 알고 강태일에게 밥을 사주려고 한 것이었다.여기 레스토랑이 괜찮다고 들어서 예약을 하러 왔는데 먼저 빌린 사람이 있을 줄이야.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하문결은 자기 집안 권력을 이용해 이들을 쫓아내려고
눈 깜빡할 사이에 강태일은 마치 한 마리의 호랑이처럼 덮쳐오며 살기를 드러냈다.그의 손가락은 당장이라도 최서준의 목을 움켜잡고 숨통을 끊어버릴 것만 같았다.“네까짓 게!”최서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목을 내주었다.강태일은 기뻐하면서 그의 목을 부러뜨리려고 했지만 팔에서 거대한 힘이 느껴졌다.그 힘 때문에 그는 팔이 점점 저려왔고 어쩔 수 없이 신음을 내뱉으면서 손을 놓고 뒤로 몇 걸음 움직이다가 쓰러지게 되었다. “넌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다시 최서준을 쳐다보는 강태일의 시선은 전과 달라졌다.그는 화경 후기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은 전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를 이기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그러니 최서준은 적어도 통맥경 고수일 것이다.강태일은 그렇게 생각했다.“넌 내 이름을 알 자격이 없어.”최서준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훑어보고 말했다.“네 걸음을 보니 군인인 것 같던데.”“그래.”강태일은 오만하게 웃었다.“내가 바로 청룡의 대원이다!”그 말에 최아현의 표정이 확 굳었다.청룡이라니.대하의 4대 무기 중 하나로 현무와 같은 존재다.하문결은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최서준, 들었어? 태일 형님은 청룡의 사람이야. 너뿐만이 아니라 우씨 가문 사람들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죽고 싶지 않으면 얼른 날 놓아줘!”“닥쳐.”최서준은 하문결을 확 던져버린 후 강태일을 보면서 얘기했다.“네 잔인한 수법을 보니 군인이라는 이름을 더럽히는 것 같군.”“너!”강태일은 화가 치밀어서 앞으로 달려가 전력을 다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팔은 마치 사신의 낫처럼 최서준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이건 그가 군대에서 배운 것인데 또 ‘죽음의 낫’이라고도 불리운다.닿는 순간 손과 발이 부러질 테니까 말이다.최서준의 말에 발끈 화가 난 그는 바로 최서준을 죽이고 싶었다.그런 강태일의 변화를 눈치챈 최아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서준아, 조심해.”최서준은 또 고개를 젓더니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쳤다. 그러자 거대한 힘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