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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Author: 일설연우
남방, 군영 안.

소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강서를 봉구안에게 건넸다.

“연나라 황제의 글씨가 제법 괜찮구나.”

그는 대수롭지 않은 척하며 강서라는 말을 하지 않고, 그녀가 스스로 알아차리길 원했다.

그러나 봉구안은 문서를 흘긋 보고는 담담히 물었다.

“폐하, 전쟁이 끝났사옵니다. 언제 귀경할 계획이시옵니까?”

소욱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와 황후 간의 혼인 계약은 1년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미 몇 달이란 시간이 흘렀으나, 황후가 그의 곁을 지켜준 덕분에 그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연나라 황제의 강서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연태자의 목숨까지 요구했을 터였다!

황성.

객잔에서 진왕의 호위가이 급히 방으로 들어왔다.

“나으리… 북연이 항복하였습니다!”

이것은 분명 좋은 소식이어야 했다.

그러나 진왕에게 있어 이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렇게 끝난단 말인가…”

끝난 것은 단지 전쟁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황제에 대한 꿈도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진왕은 이를 갈며 후회했다.

“그 내기 따위에 집착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구나!”

문득 깨달은 듯, 그는 호위의 팔을 붙들며 말했다.

“내가 어리석었구나. 양식을 탈취하려고만 하였거늘… 차라리 황궁을 바로 공격했어야 했다!”

호위는 그의 점점 험악해지는 표정을 보고 불안에 떨었다.

“나으리, 폐하께서 곧 돌아오십니다. 차라리 서주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진왕은 그제야 표정이 풀리더니, 곧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야겠다. 소욱이 곧 돌아오겠구나. 내가 무엇을 하려 해도 이미 늦었을 것이다.”

그는 차마 황제를 시해할 수도 없었다.

황후가 숨긴 양식조차 찾아내지 못한 무능한 자들이 어찌 황제를 시해할 수 있으랴!

모두 쓸모없었다!

진왕은 즉각 명령을 내렸다.

“짐을 챙겨라. 서주성으로 돌아간다!”

호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그의 주군이 충동적이지 않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만약 연태자 같은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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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냥이
아 진짜 너무너무 재밌어요 ㅎ ㅎ 빨 리 다음 편 보고싶네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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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연, 승상부.섭정을 맡은 승상은 밤낮으로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그때, 군사 보고를 위해 한 관료가 급히 들어왔다. 그의 얼굴엔 불안과 초조함이 역력했다.“승상! 큰일 났습니다! 남제로 보낸 원군이 모두 포위당했고, 살아남은 병사들은 전멸하거나 포로로 잡혔다고 합니다!”승상은 앉아 있다가 놀라며 일어섰다.“선성은? 폐하와 장수들은 무사한가?”“아직 선성 쪽에서 오는 소식이 없습니다…”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한 무장이 급히 달려 들어왔다.“승상! 선성에서 큰일이 벌어졌습니다!”승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번엔 또 무슨 일인가?무장은 가져온 물건을 내밀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이것은 남제에서 온 국서입니다. 그들은 이미 선성을 점령했으며, 폐하와 장수들이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이 말에 승상과 관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모두들 어쩔 줄 몰라 했다.“도대체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폐하께선 분명 선성이 연합군의 손에 들어갔다고 전하지 않았는가?”“세상 일은 한순간에 바뀌는 법.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남제의 계략일지도 모릅니다!”“폐하를 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나라에 군주가 없어선 안 됩니다!”모두가 승상을 바라보며 그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다렸다.승상은 국서를 열어 차분히 읽은 뒤, 얼굴에 분노를 가득 담고 고개를 들었다.“무도하다! 남제가 우리 북연의 영토 절반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다니! 그 대가로 폐하를 무사히 돌려보내겠다고 한다!”“뭐라고요?” 관료들은 경악했다.“영토의 절반이라니, 너무도 과도한 요구입니다!”한 관료가 염려하며 물었다.“승상, 만약 우리가 거절하면 폐하께서 위험에 처하지 않을까요?”승상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남제가 이렇게까지 협박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황제를 무사히 돌려보낼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사실 이 모든 사태는 황제가 자신의 경고를 듣지 않았던 데서 비롯되었다.승상은 이미 황제에게 직접 나서지 말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결국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21화

    남제군은 선성 안팎을 장악하며 저항자는 가차 없이 처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성벽 위에 서 있던 소욱은 적군이 혼란에 빠져 달아나는 모습을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바람에 흩날리는 옷자락 아래, 그의 표정은 한결같이 냉정했다.“모든 부대에 알리거라. 이제 멈추지 말고 이번 기회에 완전히 끝낼 것이다.”“예, 폐하!”밤이 지나고 새벽 햇살이 선성을 비추자, 성 안팎에는 적군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연합군의 깃발은 하나둘씩 뽑히고, 그 자리를 남제의 깃발이 대신했다.새벽 햇살 아래 봉구안의 눈은 붉게 물들었고, 그 안에는 차가운 살기가 서려 있었다.남제군은 마치 신의 가호를 받은 듯 강력한 전투력을 과시하며 적을 섬멸했다.이번 전투는 대규모의 전쟁이었다. 양군이 선성 안에서 맞붙은 상황은 드넓은 평야에서의 전투와는 달랐다.성 안의 좁은 지형과 빽빽한 건물들 때문에, 양쪽 모두 많은 무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남제군은 본래 선성을 수비하던 병력이 대부분이어서, 지형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그 결과, 양측의 전력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북연군의 가장 강력한 기병 부대는 성 밖에 갇혀 기동성을 잃었고, 북연 황제는 남은 병력을 이끌고 구련산에서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했다.수화부 역시 다수의 전사자를 내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였다.그 와중에 누군가 군중 속에서 소리쳤다.“대하국 병사들이 동쪽 성벽으로 달아났다! 우리도 동쪽으로 가자!”하지만 병사들이 간신히 동쪽 성벽에 도착해, 대하국 병사들이 남긴 화살을 따라 성벽을 오르자, 성벽 밖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남제군의 화살 세례였다.결국 병사들은 다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퇴각하는 도중에도 남제군의 추격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병사들은 어느 곳으로도 피할 수 없었다.……구련산.북연군은 산 위로 몰려가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모두가 기진맥진해 있었다.북연 황제는 바위 위에 앉아 쉬고 있었고, 주변에는 쓰러지거나 비쩍 마른 병사들로 가득했다.그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20화

    봉구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단춘을 바라보았다.그런 뒤, 말에서 날렵하게 뛰어내려 단숨에 그에게로 달려들었다.그녀의 움직임은 너무도 신속하고 날카로워 단춘은 전혀 대비할 틈이 없었다.봉구안이 사용하던 긴 창은 정말로 ‘길이가 길수록 강하다’는 말처럼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단춘은 그녀에게 다가가 보지도 못하고 연이어 팔을 맞아 칼을 놓칠 뻔했다.하지만 그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즉시 부하에게 긴 창을 가져오게 한 뒤, 무기를 바꾸자 더욱 능숙하게 움직이며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그러나 곧이어 창이 ‘쨍’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조각으로 부러졌다.단춘은 한순간 멍해졌다.설마 이 긴 창이 부러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회임 중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장군님, 조심하십시오!”갑작스러운 경고에 고개를 들어올린 단춘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창 끝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는 빠르게 몸을 굴려 겨우 치명타를 피했다.……한편, 북연 황제는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후퇴하며 병력을 소집하려 고함쳤다.그러나 성 안의 혼란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묻혀버렸다.갑작스러운 야습에 놀란 연합군은 무장할 겨를도 없이 전투에 뛰어들었다.혼란에 빠진 병사들 중 일부는 공포에 질려 소리쳤다.“음병이다! 움직이지 마라! 음병이 나타났다!”다른 일부 병사들이 또 외쳤다.“진영이 무너졌다! 그만 싸워라! 우리는 같은 편이다!”그렇게 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병사들은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며 혼란 속에서 휘말렸다.단춘은 병사들의 엄호 속에 가까스로 봉구안으로부터 벗어났다.그는 급한 나머지 높은 곳으로 올라가 대하국 군기를 높이 들며 외쳤다.“대하국 병사들은 모두 나에게로 오라! 활을 준비하고 진형을 갖추어라!”그러나 부장이 급히 부상을 입은 팔을 붙잡고 나타나 말했다.“장군님, 공간이 너무 좁아서 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단춘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적군의 기습 앞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더 늦기 전에 반격하지 않으면 모든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19화

    막사를 열고 들어온 황제의 키 큰 실루엣은 위엄과 당당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봉구안은 소욱이 이렇게 빨리 선성에 도착한 것을 보고 다소 놀란 기색이었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선성까지 온 거지?’소욱은 갑옷도 벗지 않은 채 성큼성큼 다가와 아직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그녀를 단숨에 끌어안았다.“왜, 나를 못 알아보겠느냐?”봉구안은 정신을 차리고 팔을 들어 그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폐하께서 친히 군을 이끄셨다… 고생 많으셨습니다.”소욱은 그녀를 꽉 끌어안으며 턱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가볍게 문지르며 말했다.“너를 보니 수고로움도 잊게 되는구나. 오늘 밤, 저들을 공격하려는 것이냐?”그리움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도 될 터. 지금은 적을 물리치는 것이 우선이었다.봉구안은 표정을 단단히 가다듬고 대답했다.“예, 이제 때가 왔습니다.”원래 계획은 봉구안이 병력을 이끌고 선성의 적군을 고립시키고,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차단하여 적국이 원군을 파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 후 소욱 황제와 스승이 ‘거미줄’ 기계 장치를 활용해 적의 원군을 소멸시키고, 이어 선성 내의 적군을 몰살하는 계획이었다.그렇게 되면 적군은 식량 부족과 내부 갈등, 공포로 인해 기세를 잃게 될 터였다.이런 방식으로 남제는 적은 병력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봉구안은 그날 밤의 공성 계획을 황제에게 설명하였다.소욱은 그녀의 여윈 얼굴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알겠다. 먼저 좀 쉬는 게 좋겠구나. 군사 업무는 내가 맡으마. 밤에 적을 치려면 너도 푹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소욱이 나타나자 봉구안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하지만 ‘쉰다’는 건 그녀로선 불가능한 일이었다.더구나 소욱과 비교하자면 그녀는 몇 달간 큰 고생도 아니었다.“지금은 기세를 몰아가는 것이 최선입니다.”소욱은 그녀의 고집스러운 성격을 알기에 더는 말리지 않았다.그저 한마디 덧붙였다.“밤에 공성을 시작할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알겠느냐?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18화

    봉구안은 적군을 밑으로 내리차고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땅굴로 던졌다.옆에 있던 은이는 재빨리 반응해 구멍을 방패로 막았다.곧이어 땅굴 안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땅굴 안.북연 황제는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전진하던 중, 전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무슨 일이냐!"곧 누군가 소리쳤다."장수말벌이다! 장수말벌이 나타났다! 모두 도망쳐라!"‘장수말벌?’‘어디서 장수말벌이 나타났단 말인가!’황제는 생각할 틈도 없이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후퇴를 했다.비좁은 땅굴 속에서 후방 병사들은 탈출하려고 앞으로 밀치고, 앞쪽 병사들은 장수말벌을 피해 후방으로 되돌아오며 두 무리가 엉켜 서로 밀치고 싸웠다.결국 병사들은 장수말벌에 쏘여 온몸이 붓고 고통 속에 비명을 질렀다.다시 선성으로 돌아왔을 때, 병사들의 모습은 완전히 엉망이었다.북연 황제는 호위병들의 보호로 장수말벌의 공격은 피했지만, 여전히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대체 어디서 장수말벌이 나온 거냐!"한 병사가 대답했다."폐하, 남제군입니다! 그들이 땅굴을 발견하고 저희를 막았습니다!"단춘은 얼굴 곳곳에 벌에 쏘인 자국이 생겨 눈꺼풀까지 부어올랐다.그는 분노를 참으며 얼굴이 검게 변해갔다."남제 놈들이 어떻게 땅굴의 존재를 알았단 말인가! 분명 적의 간첩이 있는 거겠지!"북연 황제도 단춘의 생각에 동의하며 소리쳤다."그 밀정을 찾아내라! 가죽을 벗겨버리겠다!"하지만 밀정을 찾지 못한 사이, 연합군의 군량은 거의 바닥이 났고, 병사들은 생존을 위해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거기에 밤마다 음병의 괴롭힘까지 더해져, 병사들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선성 밖.맑은 하늘 아래, 남제군이 둘러앉아 고기를 굽고 있었다.고기 냄새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선성 안 병사들까지도 그 냄새를 맡고 침을 삼켰다.주막 안.봉구안은 몇몇 장수들과 전략 회의를 하고 있었다.그때 은삼이 들어와 공손히 말했다."황후마마, 진나라가 항복을 요청했습니다."봉구안은 고개를 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17화

    남강 왕궁.서왕은 상객으로 예우받았다.남강왕은 술잔을 들며 거창하게 말했다.“내가 짐작했지. 남제는 큰 책략을 가지고 있다.”“서왕, 남제가 요즘 기세가 대단하군. 한 달 남짓 만에 적국의 원군 십여만을 섬멸했다니, 정말 감탄스럽구나.”“이렇게 가면 곧 적군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서왕은 자만하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남제가 적군을 이길 수 있었던 건 전원이 한마음으로 뭉쳤기 때문입니다.”“아직 전세가 안정되지 않았으니,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남강왕과 아래에 앉은 신하가 눈빛을 주고받았다.이윽고, 그 신하가 일어서며 말했다.“서왕 전하, 귀국이 승전가를 이어가며 구름을 걷어내고 푸른 하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남강 외곽의 수화부 연합군도 물러갔으니, 이제 남강을 귀국의 주둔군이 지킬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서왕의 눈빛이 약간 변했다.이것이 바로 남강 군신들의 진짜 속셈은 남제 군대를 남강에서 철수시키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서왕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내일 제가 병력을 데리고 떠나겠습니다.”애초에 떠날 생각이었다.남강에 주둔했던 것은 남강을 지원하고, 수화부를 막으며, 남제를 수호하기 위해서였다.수화부 연합군이 이미 물러났으니, 황상과 황후의 계획에 따라 그는 확실히 귀국해야 했고, 5만 군사를 이끌고 동방을 증원해 조유관을 지킬 때였다.남강왕은 무척 만족한 듯 술잔을 들어 함께 건배했다.“남제와 남강은 형제의 맹약을 맺은 사이. 서왕, 이 잔을 비우며 남제가 이 난관을 넘기고 대승을 거두길 기원하자구나!”서왕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왕좌에 앉은 남강왕은 남몰래 서왕을 냉랭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남제는 심모원려한 나라였다. 전쟁도 허실을 섞어 대하기 어려웠다.작은 실수가 큰 화를 불러올 수 있기에, 남강은 항상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수화부 연합군이 물러났으니, 남강에 남제 주둔군은 더 이상 필요 없었다.남강 땅에 남제 군사 한 명도 남길 수 없었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16화

    3월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고 꽃들이 만개했다.각국의 원군이 남제 땅으로 들어오자 소욱이 이끄는 남제 군대가 그들을 포위 공격했다.'거미줄'은 아래에 있고 사람은 위에 있으니, 적들은 그 전술을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각국 장병들은 이런 전투 방식을 본 적이 없었다. 기습적으로 나타나는 함정과 계략이 그들을 괴롭혔고, 남제군의 움직임은 신출귀몰했다.'병귀신속'이란 말 그대로, 소욱은 직접 전장에 나가 결단력 있고 단호한 명령을 내렸다.한편, 선성에서는 연합군이 본국의 추가 지원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들은 3개월째 고립되어 있었고, 식량은 점점 바닥났다. 더는 병사들을 먹여 살릴 수 없었다.이대로 가면 설령 선성의 보물을 찾아도 살아서 누릴 수 없을 터였다.그간 계속해서 성문 자물쇠를 열어보려 했지만, 50만이 넘는 병사들 중 그 자물쇠를 풀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단춘은 병사들을 이끌고 도끼와 대검을 들고 성문을 부수려 했지만, 철벽 같은 그 방어 장치는 칼도 창도 통하지 않았다.주국공부.북연 황제는 눈앞의 음식을 보고 젓가락을 세게 내려놨다.탁!그는 곧 질책하듯 물었다.“이게 전부냐? 고기는 어디 갔느냐!”호위병이 답했다.“폐하, 군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황제가 호위병들을 훑어보니 그들 모두 예전보다 훨씬 수척해 보였다.이대로 가다간 남제군이 공격해 오기도 전에 굶어 죽을 판이었다.황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탁자를 뒤엎었다.“쾅!”“오늘 밤, 야습해서 탈출한다!”이대로 더 기다릴 수는 없었다.성문으로 나갈 수 없었기에, 그들은 운제와 벽에 매단 밧줄을 이용해 성벽을 넘어가야 했다.그날 밤, 북연군은 북쪽 성문을 통해 탈출하려 했다.밤하늘 아래, 모두가 조심스레 움직이며 성 밖의 남제군이 눈치채지 않기를 바랐다.운제를 설치한 뒤, 병사들은 운제를 타고 성벽으로 올라갔다.그 후 밧줄을 붙잡고 성벽 아래로 내려갔다.하지만, 내려가는 도중 갑자기 화광이 비춰왔다.밝은 불빛이 그들을 드러내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915화

    대하국의 지원군은 초조함에 휩싸였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리 옥석비가 있다지만, 겨우 소수 병력만 이끌고 있는 남제 황제가 그들의 10만 대군과 싸우려 하다니, 너무나 오만한 처사가 아닌가 싶었다.그러나 곧 이어진 광경은 그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안겨주었다.땅이 갑자기 들썩이며 사방에서 수천의 병사가 솟아나 그들을 포위해 버렸다.대하국 선봉 지휘관은 망연자실했고, 후방 병사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 외쳤다.“장군님, 매복입니다!”소욱의 눈은 서늘하게 얼어붙어, 차갑기만 했다.“항복하는 자는 살려줄 것이다.”대하국 병사들은 전투용 쇠뇌를 준비하며 진영을 구축했고, 선봉 장수는 큰 소리로 외쳤다.“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 남제군을 모두 쓸어 버려라!”소욱의 얼굴은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했고, 그는 손을 한 번 휘저었다. 그러자 멀리서 준비를 마친 궁수들이 일제히 화살을 쏘아올렸다.같은 시각, 북부에서는 북연의 10만 대군이 남제군의 기습을 받았다.맹건은 북방군을 이끌고 어디선가 나타났고, 그의 옆에는 옥석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북연 병사들은 맹건을 알아보고 크게 놀랐다.“북방군은 이미 궤멸된 게 아니었나? 어째서 여기에 나타난 거지?”맹건은 흙 언덕 위에 서서 강렬한 눈빛과 함께 살기를 뿜어냈다.남제를 공격하는 여러 나라들이 한창 공세를 펼칠 때, 그는 이미 황제와 봉구안으로부터 비밀 지령을 받아두고 있었다.처음에는 북방을 포기하라는 명령이 너무 터무니없이 들렸지만, 곧 남제가 이미 ‘거미줄’로 불리는 비밀 통로를 구축해 놓았음을 알게 되었다.북방군은 패한 척하며 은밀히 거미줄 통로 속에서 숨었고, 그동안 백성들을 대피시키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이제야말로 반격의 때가 온 것이다.맹건은 장검을 뽑아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다.“선조의 옥석비가 우리를 지키고 있다! 남제의 국토를 침범한 자들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갇혀 있던 늑대처럼 전의를 불태우던 북방군은 순식간에 몰려들어 포효했다.“돌격하라!”북연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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