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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먼저 싸우고 옛정을 나누자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추선이었다.

“왔어?”

추선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추선, 노부인, 장님 형제는 사실 알고 지낸 세월이 오래 되었다.

심지어 네 사람은 몇 년 전에 맞붙은 적이 있었다.

장님은 추선에게 다가와 담담하게 물었다.

“네가 내 동생을 죽였냐? 내가 네 동생을 죽일 만큼 한가해 보이냐? 할망구가 죽었어! 그런데 할망구를 찾아가 복수할 생각은 말거라. 할망구가 중상을 입어서 한 두 달은 요양해야 할 거야.”

“오랜만이네! 너랑 네 동생도 참! 먼저 좀 찾아오지 그랬어. 둘이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내가 여기 있는 걸 알았던 것 같은데 왜 먼저 찾아오지 않았냐고! 내가 네 동생의 시신에 냄새를 남겨두지 않았으면 넌 날 찾아올 생각이 없었겠지? 우리가 친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도 아니잖아! 오늘 나를 찾아온 이유는 옛정을 나누려는 건가? 아니면 나를 죽이려고 온건가?”

장님은 무표정한 얼굴로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 후에야 대답했다.

“먼저 싸우고 옛정을 나누자.”

장님이 이렇게 말하고 호수를 딛고 호수 한가운데로 와서 호수 위에 떠 있었다.

추선은 한숨을 쉬고 날아갔다.

둘 다 바로 붙기 시작했고, 잔잔하던 호수에 갑자기 성난 파도가 일었다. 두 사람의 공포스러운 진기는 호수 전체를 뒤흔들다시피 했다.

4~500m 되는 거대한 파도는 마치 용처럼 공중에서 포효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거대한 용 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몇 라운드나 지났지만 누구도 상대방을 어떻게 할 수는 없었기에 장님은 다시 호수 위로 내려왔다.

“네가 이겼다. 내가 졌으니 이젠 옛정을 나누자.”

백수 정도 겨루고 장님은 추선의 경지가 자신보다 훨씬 높은 것을 느꼈다.

더 겨뤄도 의미가 없었다. 추선은 방금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에 장님이 아직 살아남아 있을 수 있었다.

추선도 호수 위로 내려왔다.

몇 분 후 호수면은 다시 잔잔해졌고, 두 사람은 호숫가로 다시 돌아왔다.

“그곳이 여기랑 뭐가 다른데?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오랜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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