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급하니까 알아서 죽어.”이선우가 손가락을 살짝 튕기자 인장 하나가 마 선배 앞에 굴러 떨어졌다.“허허, 허세가 심하네.”마 선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이선우 같은 경지의 사람들은 그의 눈에 너무도 약했기 때문에 손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넌 너무 약해서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알아서 찌그러져 있다가 죽어.”말을 하던 마 선배는 바닥에 떨어진 인장을 힐끔 쳐다보다가 그 위에 적힌 지존이라는 두 글자에 그대로 숨이 멎은 채 목숨을 잃고 말았다!그는 의식이 사라지던 마지막 순간에 머릿속에 네 글자만 떠올랐다.수라 지존!마 선배는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이 어마어마한 소식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이선우는 덤덤한 표정으로 인장을 도로 챙기더니 허공을 날아올라 정원을 떠났다. 이제 모든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니 그가 더 이상 나설 필요는 없다.이와 동시에 전쟁이 시작되었다.조무진이 거느린 3천 명의 가짜 주작 부대는 이설 일행과 전투를 벌였다. 쌍방의 전장에는 신비로운 세력이 보낸 기자들도 있었으며 전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그뿐만 아니라 가짜 주작 부대를 시켜 수천 명의 수행자들을 살해했으며 그 모든 죄명을 최은영에게 덮어씌웠다.최은영에게 불리한 여론들이 여기저기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대체적으로 최은영에게 소속되어 있는 주작 부대가 역모를 일으켜 르네르 수행자들을 살해하고 있고 최은영은 엘벤트에서 자신만의 부대와 세력을 설립했다는 등등의 내용이었다.이설 일행은 그런 기사들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일단 모든 적들을 멸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내 그들은 자신이 이 가짜 부대의 전투력과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갑옷의 단단함을 너무 만만하게 여겼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 가짜 부대 군사들이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눈치챘다. 손이 잘려도 여전히 싸울 수 있었으며 심지어 싸울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이내, 이설 일행의 몸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생겼고, 심지
”저희 쪽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요. 남궁정화 그 여자 곁에 고수가 더 있어요. 그리고 그 여자의 경지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라요. 그 여자가 복용한 약물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무서워요. 짧은 시간 안에 전투력을 2배 이상으로 올릴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여자 곁에 갑자기 나타난 네 사람은 르네르 용병단 사람들이었어요!”“르네르 용병단이요? 일이 점점 재밌게 돌아가네요.”양현지의 말에 이선우는 살짝 예외인 듯했지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전부터 이선우는 신비로운 세력이 르네르 용병단까지 침투했을 거라고 의심했는데 이제 드디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그는 양현지의 판단을 믿었다.“푹 쉬세요. 내일 전쟁은 오늘보다 더 힘들 거에요.”단약 두 알을 남긴 이선우가 조용하게 방을 나섰다.저녁 때쯤 탁소은이 백 명을 거느리고 도착했고 탁재호도 2천 명의 무도 연맹 제자들을 데리고 나타났다.저녁 내내 바쁘게 움직인 이선우는 모든 사람에게 단약 한 알씩 만들어 주었고 청인까지 한 명씩 그려주었다.르네르 용병단의 사람이 나타난 이상, 이선우도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이튿날, 양현지와 이설에게 이런저런 말을 남긴 이선우가 홀로 집을 나섰다. 그는 남궁정화에게 찾아갈 생각이었다.그가 접한 정보에 의하면 이 여자의 신분이 결코 단순하진 않았기에 그 여자만 잡아 두면 그에게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가 생길지도 모른다.한편, 진영 안에서.남궁정화 몸에 난 상처들도 어느 정도 거의 회복되었다. 어제 양현지와 싸우면서 그녀는 꽤 중상을 입게 되었다.남궁정화는 양현지의 막강한 전투력에 경악했다. 만약 마지막에 네 명의 르네르 용병단 강자가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는 진작 양현지의 전투검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르네르 용병단 강자가 나타난 건 마 선배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매우 수상했다. 몸에는 그 어떤 상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도 아무런 내상을 입지 않았다. 르네르 용병단 강자들이 시체를 해부하여 얻은 결론은 마 선배가 놀라서 죽었다는 것
다음 순간, 남궁정화는 자신의 몸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되었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눈앞에 있는 네 명의 르네르 용병단 고수들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때, 이선우가 은침 네 개를 꺼내더니 네 명의 르네르 용병단 고수들 체내에 찔러 넣었고 바닥에서 벌떡 일어난 고수들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멀쩡했다.이선우는 옆으로 살짝 피해서 그 과정을 핸드폰으로 찍었다.몇 분 뒤, 이선우에게 경지를 제압당한 네 명의 고수는 남궁정화가 휘두른 검에 머리통이 잘려 나갔다.이선우가 남궁정화 뒷목에 있던 침을 빼자 남궁정화는 순식간에 의식이 회복되었다.그녀는 몸과 머리가 분리된 네 명의 고수를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모든 게 끝났다.“이선우, 네놈을 죽여버릴 거야!”팍!이선우가 손바닥을 뻗어 한 방에 남궁정화를 기절시킨 뒤, 그녀를 업고 조용하게 현장을 빠져나왔다.중진으로 돌아와보니 전지현이 보낸 사람도 도착해 있었다. 이선우는 조무진과 남궁정화를 전지현이 보낸 사람들에게 넘긴 뒤, 그들에게 얼른 떠나라고 명령했고 조금 전에 찍은 영상을 특수한 수단으로 그의 스승님에게 전달했다.르네르 용병단은 국왕이 직접 만든 단체로 르네르 법에 따라 르네르 용병단은 그 어떤 세력 간의 전쟁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지금 분명한 사실은 신비로운 세력이 르네르 용병단까지 침투했다는 것이고 르네르 용병단의 고위층 관리자들은 아마 썩을 대로 썩은 게 분명했다.이선우는 국왕이 이 영상을 보게 되면 바로 르네르 용병단 내부를 청소하고 심지어 르네르 용병단을 해산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신비로운 세력에게 큰 한 방을 먹일 수 있기에 남은 일들은 그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이선우가 남궁정화와 조무진을 산 채로 잡아 오긴 했지만 이쪽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백조 여신의 누명을 벗기자!”“백조 여신의 누명을 벗기자!”“죽여!”양현지와 이설, 그리고 탁소은 세 사람은 맨 앞에 서있었고 그녀들 뒤에는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뛰어난 백
이틀 뒤, 최은영 일행이 아지트로 침입하려던 그때, 누군가가 조용하게 아지트를 빠져나왔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선우의 아버지, 이한이였다.그는 포대기 두 개를 등에 업고 있었으며 그 포대기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명은 7품 현성 절정이고 나머지 한 사람은 2품 무황의 강자였다.“이 두 쓰레기만 없으면 우리 며느리가 이곳을 쉽게 접수할 수 있을 거야.”이한은 최은영 일행의 기운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우리 집 그놈이 유동백 제자 외에도 또 다른 신분을 갖고 있나 보네! 그 사실을 우리 며느리는 아직 모르는 거 같던데...”사실 이한은 오래전부터 이선우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유일하게 모르고 있고 전혀 상상도 못하는 게 바로 이선우가 수라 지존이라는 사실이다.일주일 뒤, 르네르 풍영진에서.이날 이선우는 스승님에게서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최은영의 동향을 알게 되자 내심 뿌듯했다.최은영이 신비로운 세력이 아를란에서 세운 중요한 아지트를 성공적으로 뿌리째 뽑아버린 것이다.또한 유동백은 최은영이 그 속에서 수많은 기밀 문서를 찾았다는 것도 얘기해 주었으며 그 기밀 문서가 국왕의 손에 전달되었다고 했다.그 신비로운 세력은 이제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선우 씨, 저희가 조금 전에 총사령부의 명령을 받았는데 지금 바로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이설과 탁소은 그리고 양현지가 전투복으로 갈아입을 채 이선우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찾아왔다.“여러분들은 전술 부대로 돌아가는 겁니까 아니면 은영 씨를 찾아가는 겁니까?”이선우는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잘 모르겠어요. 총사령부에서는 저희한테 복귀해서 대기하라고만 했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장군님 쪽에서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이제 드디어 장군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게 되겠네요. 선우 씨는 혼자 이곳에 남아야 하는데 우리를 너무 그리워하지 마세요.”최은영과 오랜 시간 떨어져 있은 만큼 양현지 등 세 사람은 하루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었고 그녀와
사실 이선우는 임주하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매번 최은영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힘들게 참았던 것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은영 동생이 선우 씨에게 나를 거부하지 말라고 명령했어요. 선우 씨, 저를 가지면 안 돼요?”임주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몸으로 이선우 앞에 서있었다.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난…”이선우는 머리가 창백해진 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바로 이때, 임주하가 이선우를 꾹 누른 채 다시 그에게 입을 맞추었고 이선우는 그녀의 말랑한 입술에 빠져들고 말았다. 두 사람이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있을 때 창문 밖으로 한 그림자가 갑자기 날아 들어왔다. 순간 정신을 차린 이선우가 임주하를 안고 침대 밑으로 피신했다. 팍!어마어마한 위압감에 침대는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버렸지만 그전에 이선우가 이불을 잡아당겨 임주하의 몸을 가리고 보호했다.그 그림자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이선우가 손바닥을 뻗어 어마어마한 기운으로 그자를 벽에 꽂아버렸으며 그 사람은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이선우는 다급하게 품에 안겨 있던 임주하를 이리저리 훑어보았으며 그녀가 무사하다는 걸 보고 나서야 안심을 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놀란 임주하는 창백하게 굳은 얼굴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이선우가 임주하를 위로하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그제야 평정심을 되찾았다.이때, 이선우가 벽에 꽂힌 사람을 자세히 훑었다. 그는 40세가 조금 넘어 보이는 남자였으며 야행의를 입고 있었다. 조금 전에 이선우의 한 방으로 내장이 전부 터진 그는 중상을 입었다. 그의 경지는 4품 무황 절정이다!이 남자는 신비로운 세력에서 보낸 킬러로 이선우의 실력을 알아내기 위해 보낸 것이다!“쿨럭… 역시 네 경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네. 넌 아마 9품 무황 절정까지 도달했을 거야!”극심한 고통을 꾹 참고 있던 남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얻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미리
이선우는 임주하를 난감하게 만들기 싫어서 자리를 비켜주었고 그가 장혁이 앉았던 자리로 이동하자 양쪽에 있던 사람들이 의자를 들고 그를 멀리했다.그들은 후줄근한 이선우의 옷차림에 그를 가난뱅이로 여겼으며 심지어 이선우를 임주하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충으로 생각했다.이선우는 그런 시선을 신경도 쓰지 않았으며 임주하만 기분이 좋으면 뭐든 상관이 없었다.이때, 장혁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가 이내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임주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주하야, 네 약혼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어?”“저 사람은…”임주하는 이선우가 DT 그룹에서 일을 한다고 말을 하려고 하다가 이내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자각했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내 남편은 의사야, 개인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아, 의사구나…”듣고 있던 장혁과 나머지 사람들은 아니꼬운 듯 웃었다. 그들은 의사가 일년 동안 뼈 빠지게 일해봤자 얼마 벌지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개인 진료소를 운영한다고 해도 일년에 최대 2억밖에 벌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의 비웃는 듯한 표정에 임주하는 화가 났다. 그녀는 지금의 동창 모임이 결국엔 허세를 부리는 자리가 되어버렸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이번에 모임에 목시은이 참석했기에 마지못해 왔다.“그래요, 전 의사입니다. 제 의술도 꽤 쓸만하니까 나중에 다들 어디 아프시면 저를 찾아오세요.”임주하의 표정이 굳어지자 이선우는 그녀가 화났다는 걸 눈치챘고 이내 분위기를 풀면서 임주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이때 목시은도 얼른 말을 보탰다.“그만해, 장혁. 네가 장씨 가문 도련님이라서 돈이 많을 걸 다 알아. 그러니까 여기서 허세 좀 그만 부려.”목시은의 말에 이선우 왼쪽에 앉아있던 한 여인이 불쾌한 듯 대꾸했다.“목시은, 네 말이 듣기가 좀 그렇네, 허세를 부린 다니? 장혁 도련님이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어? 장씨 가문은 백 년 동안 이어온 세가로 장혁 도련님은 한달 용돈만 해도 몇십 억이야. 아 참, 도련님, 이번에 영안진에 놀러 온 것만
이 사람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불순했고 특히 장혁은 애초부터 임주하를 염두에 두고 온 것이였다.만약 임주하가 아직도 혼자라면 목시은은 그렇게 화가 나지도 않았을테지만 임주하 곁에는 분명 약혼자가 있기에 어쩔 수 없다. 목시은은 장혁이 이 정도로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임주하, 목시은,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 감히 장혁 도련님 체면을 전혀 고려도 안 해? 너희들이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무사할 거 같아?”나머지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선우 등 세 사람의 앞길을 막았고 장혁도 이 순간 체면이 깎인 듯 기분이 언짢았다.“임주하, 우리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서 식사 한 끼 같이 하려는 건데 이 정도 체면도 안 봐줄 거야?”“미안해. 내 남편이 나랑 홍어회 먹어준다고 해서. 다들 맛있게 먹어. 시은아, 우린 가자!”임주하가 한 손으로 이선우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시은의 손을 잡아당기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이때, 화가 치밀어 오른 장혁이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임주하, 좋은 말로 하니까 내가 만만해 보여? 오늘 너희가 감히 이곳을 나갈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 오늘밤 이 모임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내가 널 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녔는데 내 마음이 어떤 지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 나를 한번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것도 짜증이 나는데 저런 기생충 같은 놈을 데리고 와서 내 심기를 건드려? 지금 너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줄게. 저 기생충은 보내고 넌 남아.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 안 그러면 저 기생충은 오늘 밤을 살아서 넘기지 못할 거야.”장혁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고 나머지 사람들, 특히 몇몇 여인들은 환호를 지르며 건방을 떨었다.“임주하, 잘 들었지? 넌 그래도 L 그룹 대표라는 사람이 남자 보는 눈이 왜 그렇게 낮아? 장혁 도련님이 너에게 일편단심인 걸 너도 잘 알고 있으면서 저런 기생충을 데리고 와서 장혁 도련님을 난처하게 만들어? 진짜 너무했어.”“네 동창
목시은은 비록 수행자가 아니지만 현성이 어느 정도의 강자인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목씨 가문 전체를 통틀어도 현성 단계의 강자는 한 명도 없으며 반단계 현성 몇 명밖에 없었다.이런 문제로 목씨 가문은 십 년 넘게 일어서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장씨 가문의 상황은 달랐다. 장씨 가문은 현성 단계의 강자만 해도 열 명이나 넘게 있으며 심지어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무황 단계도 한 명 있다고 한다.장혁 곁에는 확실히 현성 경지가 한 명 따라다니고 있었기에 목시은은 그의 말이 괜한 허세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이번엔 진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이다.목시은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고 임주하도 마음이 불안했기에 낮은 목소리로 이선우에게 물었다.“이길 수 있어요?”“남편한테 그 정도 자신도 없어요?”이선우가 손을 뻗어 다정하게 임주하의 코끝을 살짝 만졌고 얼굴이 빨개진 임주하가 까치발을 들고 이선우의 볼에 뽀뽀를 했다.“그럼 얼른 끝내요. 전 시은이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 홍어회 먹고 싶어요.”임주하가 목시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장혁이 부른 수행자들이 문을 막았다.이를 본 이선우는 손바닥을 뻗어 그들을 허공에 둥둥 띄웠고 임주하는 얼른 목시은을 데리고 나갔다.장혁과 나머지 사람들은 허공에 떠있는 수행자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 특히 장혁은 이선우가 이렇게까지 강한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가 불러온 수행자들 중 경지가 가장 낮은 수행자도 3품 무왕의 강자였으며 그 중에는 5품 무왕도 한 명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 사람들은 이선우에게 잡혀 허공에 둥둥 떠있게 된 것이다.도대체 저자는 얼마나 강한 것이지?!이때, 이선우가 손을 쓱 휘두르더니 수행자들을 억누르고 있던 어마어마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바닥에 떨어진 수행자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앞으로 내 아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마.”말을 던지고 떠나려던 이선우를 보며 장혁이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이놈아! 내가 너에게
이선우가 연달아 절기를 시전하자, 그의 기세는 최고조에 달했고, 검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이내 그의 기세는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 모든 것을 노인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순간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비록 그의 본체는 천공성 멀리에 있었지만 그와 같은 강자에게 있어 거리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이선우는 그의 지척에 있는 것 같았다.“녀석, 내가 눈이 나빠 너를 얕봤구나. 불굴의 검도를 이렇게까지 깨우쳤을 줄을 몰랐구나. 너는 정말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두 번째 젊은이다. 불굴의 검도라니 재밌구나.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이 허공을 밟고 떠났다. 그는 이선우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토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젊은이는 그를 위해 쓰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은영에게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는 최은영의 장총에 지고 말았다.그는 이선우가 그를 이길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이선우는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노인의 본체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본체가 온다고? 그 사람한테 죽는 거 아니야?”어리둥절한 나머지 이선우는 놀라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록 몇천 리 덜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십여 초 사이 노인은 이미 이선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이선우는 그를 보고 다시 한번 넋이 나갔다.몸집이 작고 새우등처럼 굽어진 허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절대 강자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늙은이 같은 존재였다.“어떠냐, 젊은이. 실망한 거냐? 나도 널 그다지 죽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날 위해 쓰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네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보거라.”노인은 몇 마디 하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배님께서 가르침을 주시지요.”웅!이선우 수중의 수라검에서
이번에 이선우는 선제공격을 감행했다.웅!수중의 수라검에서 낮은 검명성이 들려왔다. 불굴의 검의와 불굴의 검도의 가세 하에 이선우는 간사한 각도로 손에 쥔 수라검으로 커다란 손을 잘랐다.쾅 하는 소리가 울렸다.이선우의 검이 여전히 거대한 손을 부수지는 못했지만, 손은 허화되고 있었다.이선우는 기세를 몰아 다시 검을 몇 번 내질렀다.슉! 슉! 슉!끝내 손이 철저하게 부서지며 허화되더니 사라졌다.그 모습을 본 이선우와 일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는데, 곧 또 다른 손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반응했지만 거대한 손이 그를 덮칠 때 그는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갑자기 자기 발이 땅속에서 자라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손은 바로 이선우를 내리쳐 완전히 날려버렸다.무려 십여만 척이나 날아간 후에 겨우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 장벽도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몸을 가누고 멈춰 선 이선우의 입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는데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사람 전체가 아비규환이었다.바로 그때 어린 스님과 일행이 당황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참담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을 졸였다.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놀라움과 경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안에 있는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실력이 반단계 도경의 강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들의 인지 안의 범위에서는 이선우도 더할 나위 없이 강했다. 하여 그들은 이선우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괜찮으십니까?”어린 스님은 놀라서 얼른 이선우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불러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체내로 진기를 주입해 주었다.그 순간 이선우의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의식은 약간 흐려지며 매우 괴로웠다.오장육부는 이미 부서진 것처럼 일순간에 뒤집혔지만,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그저 심적인 억울함이 더 강했다.상대도 똑
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은 그대로 만 척 밖으로 날려갔다. 이선우가 제때 검기를 내뿜어 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들 모두 어디로 날아갔을지 모를 일이었다.“무섭네요. 너무 두려운 위압감과 기세에요. 공포스러운 기세는 우리의 인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안에 있는 사람은 아마 초월자를 넘어서 도경에 들어선 것 같네요.”어린 스님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정말 통로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은 그들의 인식을 뛰어넘어 있었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무서운 살상력을 뿜어냈으니 말이다.그들은 이선우 뒤에 서서 호흡조차 조심히 해야 했다. 이선우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마 이미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었다.그 순간 그들은 모든 희망을 이선우에게 걸었고 마음속에는 그를 향한 경외심만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이선우의 얼굴빛은 약간 굳어있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안에 있는 사람의 실력이 그의 예상을 조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목소리만으로 끝없는 공포가 밀려왔다.“아미타불, 이 시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 생각 밖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시주님만 믿겠습니다. 저희는 저 사람의 목소리조차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니 시주님과 함께 나란히 싸운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결과가 어찌 되든 저희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어린 스님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바로 그때 검령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는 이선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시선을 먼 곳에 있는 문에 고정했다.“이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지? 안에 있는 사람은 너랑 경계 자체가 달라. 그는 너보다 몇천 년은 더 살았어. 아마 일찍이 공간 접힘술을 익혔을 거야. 그의 실력은 이미 도경에 들어섰어. 조금 전 그 사람의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공간 접힘술을 통해 너희들을 향해 온 거야. 너희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면 아마 그의 본체는 사실 통로에 있는 게 아니라 천공성에 있다는 것이겠지.
말을 마친 검령이 검광으로 변해 수라검 안으로 들어갔다.이선우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십여 초 지나고 나서야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그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검령이 방금 한 말은 그의 약함과 보잘것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검령이 그를 속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력함을 느꼈다.그는 줄곧 자신의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최은영과 조민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재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왔다. 비록 스승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초월자라는 큰 경지에서 자신만의 절기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검도도 터득했다.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는 이미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법했다. 하지만 검령의 말을 들은 그는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이미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지체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었다.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실력은 확실히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그는 최은영이 어떻게 관문을 뚫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단시간 내에 혼자서 장총 하나로 뚫고 지나갔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그는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꼈고, 보잘것없이 느껴졌다.“은영이는 임독 2맥을 뚫은 건가?”이선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최은영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과거로 돌아가게 했다.비록 그는 최은영이 구효궁에서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몰랐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분명 행운과 거대한 기연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그가 우러러 바라봐야 할 정도로 성장했을 리가 없었다.지난 두 달여 동안 통로 안의 강자들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하여 그는 그 안 수호자들의 실력도 철저히 알게 되었다.안에 있는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강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몇 사람을 포함해서 말이다.
어린 스님과 일행의 생사가 불명했다.이선우가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들의 종적은 찾지 못했다.“설마 내가 그 사람들까지 전부 죽였나? 그럴리가...”이선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한 그는 마음이 초조해졌다“아니겠지? 정말 내가 그 사람들까지 다 죽였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이선우가 얼른 자기 생각을 부정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그는 마침내 부서진 공간에서 그들을 찾았는데 사람들을 본 이선우는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어린 스님과 기타 일행들의 상태나 너무 처참했다. 모든 사람이 중상을 입었고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몇 사람은 목숨이 위태로웠다.온 현장이 아비규환이었다.이선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어린 스님 곁으로 달려가 단약 몇 알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어 진기를 그의 몸에 주입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했다.두 시간의 치료로 모든 사람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두세 달 동안은 싸울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모든 부상이 안정되자 이선우는 그제야 질문을 건넸다.“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 지경이 됐어요? 개척해 낸 공간에서 시전한 그 검들은 무차별적인 공격이 아니었어요. 제가 실수로 공격했나요?”일행이 듣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러니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까지 얻으셨겠죠. 그 검의 살상력은 전보다 더 매서워져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시주님께서 내지른 검에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공간 파편 때문에 다친 겁니다. 이 시주님의 검은 저희의 상대를 단칼에 제거했어요.”이선우는 듣고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전에 시전한 검이 외부의 공간까지 파괴하고 복구하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공간 파편만으로 일행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칠 줄도 생각지 못했다.“선배님, 정말 강하십니다. 자책하실 필요 없으세요. 저희가 너무 약해서 그렇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보여드렸네요. 다행히 저희를 제때 구해주셔서 망정이지 아니면 저승에
그 순간 세 사람은 모두 이선우를 향한 살의가 넘쳤다.이선우의 실력이 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돌아 그들에게 극도로 위험한 감정을 안겨주었다.“그럼 너희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지 봐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와라!”이선우의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는 전투를 갈망했다. 통쾌하고 피로 물든 전투를 갈망했다.눈앞의 세 사람이 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이선우는 지금 점점 더 전투를 갈망하고, 더 강한 상대를 갈망하고 있었다.강한 상대만이 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그의 경지를 더 빨리 향상할 수 있었다.“죽어라!”세 사람이 동시에 이선우를 향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최선을 다해 돌진했다.쾅! 쾅! 쾅!공포스러운 기세가 세 사람의 체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금방 만들어낸 공간은 바로 풍비박산 나버렸다.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써서 보여준 실력이 공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로 이선우가 바라던 바였다.“싸우자!”이선우는 수라검을 손에 쥔 채 자리에서 사라졌었다. 공포스러운 검명성이 천지를 울렸다. 공포스러운 검기가 주위의 공간을 산산이 조각내더니 다시 복구시켰다.이선우는 공포스러운 검의를 두르고 있었다. 매번 나타날 때마다 발밑에는 새로운 검기가 생기고 있었고 검기는 부단히 강해지고 있었다.슉! 슉! 슉!수라검이 한 번씩 휘둘러 질 때마다 한 줄기 한 줄기의 검기가 발사되며 검광이 번쩍였다.복구된 공간이 다시 한번 찢겼다. 이선우의 검기가 세 사람이 내뿜은 기세를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푹!네 인영이 연이어 뒤로 물러났다. 이선우도 족히 만 척 밖으로 밀려나고 나서야 멈췄다.멈춰 선 그는 검을 든 손이, 팔 전체가 이미 선혈로 낭자한 모습을 발견했다. 몸에도 빽빽한 상처들이 생겼다.수라검이 가늘게 떨며 낮은 검명성을 내었다.그와 만 척 밖에 떨어진 세 사람의 상태도 별반 다를 바는 없었다. 매 사람의 몸에는 적어도 열 개의 상처가 나 있었고 전부 이선우가 내지른 검기로 인해 생긴
이선우가 말하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두 시간이 지나자 이선우의 체력은 이미 완벽히 회복했다. 하지만 체내의 진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자연히 전투력도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90% 정도는 회복된 상태였다.비록 전투력은 90% 정도만 회복했지만 그의 경지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향상되어 있었다.두 시간의 회복 기간 이선우는 검도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이선우는 이제 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경지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 발견은 이선우를 매우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고 그가 검도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을 더 확신시켰다.그 순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이 이전보다 더 깊어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확연히 눈에 띄었다.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스님이 그랬다. 비록 그와 이선우가 함께 지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선우의 천재성과 불굴의 검도에 대한 깨달음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선우는 불굴의 검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여 일행들도 얼마간 깨달음을 얻긴했지만 도의 문턱에 닿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이선우에 비한다면 그들은 모두 이 세상에 살 자격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격도 없다고 느껴졌다.상대적인 박탈감은 심했다.“아미타불, 이 시주님은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짧디짧은 두 시간 사이에 불굴의 검도에 관해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니요. 이러면 정말 사람들에게 맞기 쉽습니다. 저희도 살길 좀 주세요. 희망도 좀 주시고요.”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선배님. 제발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세요! 지금 재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저희 지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부에 부딪혀 죽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모두 제각기 표정이 울상인 채로 입을 열었다.이선우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얼른 위로의 말을 내뱉었다.“자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천부적인
이어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성이 대문을 나서며 이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선우가 날려갔다. 멈춰 선 그의 입가로 선혈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이선우의 안색은 더 없이 어두워져 있었다.그 남자는 엄청 강했는데 사용하는 수법이나 공법이 매우 기이했다이선우는 한순간 그 어떠한 허점과 속임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상황이 그의 표정을 저도 모르게 굳게 만들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이선우를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저 그렇네. 난 또 얼마나 강한 사람인가 했어. 공격해 봐. 세 수 안에 네 목을 취하겠다.”말을 마친 남자는 더 이상 이선우를 신경 쓰지 않고 손을 주소요의 어깨에 올려 진기를 그녀의 체내로 주입해 주었다.“네 매혹술로 적을 상대하지 말라고 말했지. 이제 네 실력이 얼마나 약한지 알겠지?”주소요는 인정하지 않았다.“나 여우야! 매혹술을 안 쓰면 뭐 하라고? 그리고 네가 뭔데 내 실력이 약하다고 하는 거야? 당시에 네가 어떤 모습으로 져서 내 치마폭에 들어왔는지는 잊은 거야?”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주소요의 매혹술에 걸려 처참한 모습으로 패배했기에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때 그는 하마터면 몸을 잃을 뻔했다.비록 지금의 주소요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당시 주소요가 매혹술로 그를 패배시켰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여전히 몸을 흠칫 떨었다.“흥, 할 말 없지? 아직 비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않았어! 꺼냈으면 저놈도 내 치마 밑에 무릎을 꿇었을 거야! 아까 나를 아주 처참하게 때렸어! 그러니까 나 대신 저놈 잘 좀 혼내줘. 하지만 죽이지는 마. 괜찮은 남자야. 쟤랑 수련해서 정기를 흡수할 거야. 아니면 이분을 삭힐 수 없어!”말하는 순간 조소요의 온몸에서 도발적인 향이 풍기더니 이내 인간형으로 변했다.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단 몇 알을 던져주고는 그녀를 외면한 채 이선
검이 또 한 번 내질러 지며 주소요의 두 꼬리가 잘려 나갔다.두 꼬리가 사라지자 주소요가 사람들에게 가했던 매혹술이 훨씬 약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서둘러 이선우와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그녀는 이내 먼 곳에 있던 문 근처로 후퇴하고 남은 7개의 꼬리를 모두 회수했다.잘린 두 개의 꼬리를 보는 주소요의 마음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이선우를 노려보았다.“죽일 놈의 인간! 감히 두 꼬리를 잘라? 정말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미호로 진화했는지 알아? 매 꼬리가 나한테 무슨 의미인지 아냐고! 죽일 놈의 인간! 가만두지 않겠다.”이전의 주소요는 계속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꺼내야 할 만큼 이선우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여우 일족으로 구미호가 되는 건 극한에 다다른 성과였다. 더 앞으로 진화하고 실력을 더 향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하지만 아홉 개의 꼬리가 잘리지 않는 동시에 인간의 비술을 수련하면 끊임없이 경지를 향상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 남자와 정을 나눈다거나 하는 행위가 있었다.하여 이선우를 만나고 난 후 얼굴도 잘생겼고 실력도 괜찮은 듯하여 적합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중요한 사실은 이선우가 잠자리에서도 굉장한 능력이 있을 듯하여 끊임없는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만 같았다.하여 그녀는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저 환술만으로 이선우를 굴복시키고 싶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이선우한테 두 꼬리가 잘린 그녀는 이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두 꼬리가 잘린 그녀의 실력은 최소한 30%가 줄어들었다.그녀에게 치명적인 상황이었다.이선우와 동귀어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러한 원수에게는 꼭 복수를 해야 했다.한순간 주위에 다시 한번 공포스러운 보라색 기운이 풍겨왔다. 그와 동시에 주소요도 여우와 인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영혼과 수명을 태우는 일도 불사했다. 주소요의 목적은 이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