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던 하천도 깜짝 놀랐는데 분명 꽃가마 위에 앉아 있던 신부가 온데 간데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말 위에 앉아있던 신랑과 꽃가마를 들고 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삐그덕- 한없이 조용하던 공간에서는 마치 뼈마디를 꺾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하천과 묘아는 서로 눈을 마추치더니 주위를 바라보았다. 이때 가뜩이나 어두웠던 이 공간은 더욱 어두워진 것 같았다. 게다가 하천은 곧 저쪽 한 건물의 옥상에 혼례복을 입은 한 여인이 기괴하게 몸을 흔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묘지는 외롭다네.” “주서가 세상에 나오면 반신은 영생할 것이라네.” 그리고 허공 속에는 갑자기 이런 요상한 가요가 울려 퍼졌다. 게다가 그 옥상의 여인은 여전히 이상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마치 고대의 무당이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삐그덕-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많이 나기 시작했고 2천 년 동안 잠잠했던 이 지하 도시는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이 주위의 무수한 진흙 인간들은 모두 비틀거리며 몸을 움직였고 심지어 말과 같은 짐승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하천과 묘아는 모두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진짜 인간이 아니라 진흙으로 만들어진 모형들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묘아는 갑자기 매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것들은 애초부터 진흙으로 빚어진 게 아닌 거 아닐까?” “만약 산 사람을 이 진흙 속에 가두었고 지금 다시 살아난 거라면?” 순간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완전히 얼어버렸고 삐걱거리는 진흙 인간들 사이에서 전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저쪽 약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엄청난 힘이 하늘로 폭발하고 있었는데 그곳은 한설과 붉은 악마가 이동한 방향이었다. 즉 저쪽에서는 이미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이 진흙 인간들이 공격성을 갖고 있는 겁니다.” 하천은 재빨리 천궐도를 꺼
이때 하천은 자신이 있는 이 공간은 진짜 지하가 아니라 고대 신령에 의해 개척된 결계일 것이란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왜냐하면 오직 그래야만이 그런 거대한 공간이 지하에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고대인들에게는 지하에 이런 방대한 공사를 완성시킬 능력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천이 말했다. “당신의 말에 일리가 있습니다. 그 선왕궁만 찾는다면 정말 회춘단과 주세황 도서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요. 당신은 조상들을 만날 수 있을 거고요.” 그러자 묘아는 하천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농담이 나와? 이 도시는 이렇게 큰데 선왕궁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겠어?” 하천이 말했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여기는 당신의 조상이 살던 곳이잖아요. 그런데 당신의 조상들이 미리 꿈에 나타나 선왕궁의 위치를 알려주진 않던가요?” 하천의 장난기 섞인 말에 묘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몸에서 나침반 한 개를 꺼냈다. “일단 이 주위의 진흙 인간들 좀 막아줘. 내가 대체적인 위치를 계산해 볼 테니 말이야.” “좋습니다.” 하천은 풍수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모든 것은 묘아에게 맡기고 돌진해오는 진흙 인간들을 끊임없이 처리해 나갔다. 약 반 시간쯤 지나자 묘아는 몸을 일으키고 동남쪽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바로 선왕궁의 위치인 것 같아.” “확실합니까?” “완전히 확실하진 않아.” 묘아가 말했다. “그러나 이 도시의 위치로 봤을 때 저기에 선왕궁이 있을 가능성이 제일 커.” “음.”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지라 신속하게 묘아와 함께 동남쪽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도중에 진흙 인간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었지만 하천은 끊임없이 그들을 베어버렸고 약 한 시간 정도 달린 후 마침내 높은 성벽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하천은 이미 이 공간이 고대 신령이 개척한 공간이란 것을 거의 확신했다. 왜냐하면 정말 이 도시는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먼 곳에 어렴풋
이때 묘아 뿐만 아니라 하천과 동방명 등도 전부 선왕궁이 바로 이 뒤에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 안에는 석벽이 없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이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그들 뒤의 도시는 하늘이 석벽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석벽에 보석들이 박혀 반짝반짝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볼 때부터 하천은 이미 이곳은 고대 신령이 만들어낸 결계의 공간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런데 성벽 안에는 전혀 석벽이 없는 모습에 하천은 자신의 추측을 철저히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먼 곳을 바라보니 번개가 쉴 틈 없이 번쩍였다. 이때 번쩍이는 번개의 빛으로 저쪽 먼 곳에 있는 검은색 궁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왕궁이야.” 모든 사람들은 저쪽 먼 곳에 보이는 검은색 궁전에 너도나도 들뜨기 시작했다. 그 검은색 궁전은 하천 일행과 약 7~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었는데 직선거리였기에 그곳에 나타난 궁전의 모습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그리고 그 검은색 궁전과 하천 일행 사이에는 선대 왕조 황제의 백만 대군인 진흙 병사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젠장, 선왕궁은 바로 저기에 있는데 어떻게 가지?” 이 빽빽이 들어선 백만 대군의 기세에 묘아는 막막한 감정이 들었다. 비록 하천을 비롯한 네 명의 반신들까지 여기에 있었지만 그들도 엄청난 병사들의 수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회춘단은 반드시 저 궁전 안에 있을 거야.” 동방명은 그 성벽 위에서 저 멀리 선왕궁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백만 대군은 분명 선대 왕조의 황제가 만든 게 분명해. 정말 엄청나군.” “우리가 설마 이 진흙 병사들을 쳐내지 못 하겠어? 그게 누구든 내 앞길을 막을 순 없어.” 옆에 있던 흑의 검황은 이를 악물고 그 성벽 위에서 뛰어내렸다. 순간 그 진흙 병사들은 순식간에 흑의 검황을 향해 돌진했고 곧이어 흑의 검황은 철저히 병사들 속에 파묻혀 버렸다. 그러나 하천 등 남은 사람들은 모두 침착하
과연 하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앞으로 전진하던 동방명은 갑자기 진흙 병사들에 의하여 가로막혔다.그 중 한 병사는 손에 도끼를 든 채 미친 듯이 동방명을 향해 돌진했다. 순간 동방명은 신속하게 그 도끼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곧이어 뒤에서 수천 명은 되어 보이는 병사들이 연이어 동방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동방명은 안색이 급변했고 빠르게 후퇴했는데 이때 이미 그가 걸어왔던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진흙 병사들 속에 완전히 포위되어 버렸다.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던 동방명은 몸 안의 진기를 뿜어내어 주위의 병사들을 밀어낸 후 신속하게 다시 성벽 위로 돌아갔다. 이때 붉은 악마, 한설과 흑의 검황도 전부 기진맥진했는데 비록 그들이 전력을 다했을 지라도 이 백만 대군을 4분의 1도 해치울 수 없었다. 게다가 만약 계속 이렇게 무턱대고 포위를 뚫으려고 한다면 결국 진기가 먼저 소진되고 말 것이 분명했다.그리하여 안에서 전투를 벌이던 흑의 검황 등 다른 반신들도 전부 다시 성벽 위로 도망쳤고 아래 쪽의 백만 대군을 바라보면서 무력감과 절망감을 동시에 느꼈다. 회춘단이 바로 저 앞의 궁전 안에 있는데 그 누구도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때 동방명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는 절대 이 백만 대군의 진형을 뚫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고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옆에 있던 흑의 검황과 한설 등 다른 반신들에게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백만 대군은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동방명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무슨 규칙?” 이 말에 한설 등은 즉시 고개를 돌렸고 놀란 표정으로 동방명을 바라보았다. “모두 높은 곳에서 올라와서 한번 보십시오.” 동방명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 있던 반신들은 모두 각자 진기를 이용하여 3미터 정도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몇 분 동안 조용히 백만 대군을 관찰했는데 이때 흑의 검황이 무언가 발견한 듯 말했다. “이 안에 길이 있어?” “맞아. 길이 있어.” 동방명이 말했다. “
하천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줄곧 핸드폰으로 상자 밀기와 미로 탈출 등 지력 게임을 해왔었는데 그 목적은 체내의 미친 병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미친 병이 해결된 후 이미 이 게임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던 하천은 심지어 해외에 전문적으로 게임을 연구 개발하는 회사까지 전문적으로 만들어 난이도 높은 지력 게임들을 만들어내게 했다. 그리고 고작 하천의 취미일 뿐이었던 게임이 뜻밖에도 지금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눈앞에 펼쳐진 미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았기에 하천은 짧은 시간 안에 이 미로를 풀 수가 없었다. 이 진형은 여전히 30분에 한 번씩 변했는데 변할 때마다 하천은 신속히 정확한 노선을 찾아 암기하려 했다. 그러나 백만 대군이 형성한 빽빽한 진형에서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는 것은 정말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때문에 하천과 같은 게임 고수조차 이 미로 앞에 가로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하천은 절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다시 한번 공중에 몸을 띄운 후 끊임없이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아내려 했다. 처음 몇 번 하천은 그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아내지 못 했지만 1번, 100번 후에는 이 미로의 변화에 점점 적응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흘이 지났다. 이3일간 일행들은 줄곧 성벽 위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동방명과 한설도 처음에는 이 미로를 풀어보려 시도했지만 하루가 지나자 바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4명의 늙은 괴물들은 모두 힘을 합쳐 그 백만 대군을 물리치려고도 해보았다. 하지만 겨우 3분의 1 정도도 전진하지 못하고 결국 만신창이가 되어 후퇴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또 사흘이 지났다. 다행이도 하천과 네 명의 늙은 괴물들은 반신이었고 묘아 또한 화경의 고수였기에 10일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아도 몸에 큰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6일이 지난 후 백만 대군들과 전투를 치른
“설마?” 붉은 악마는 자신들이 몇 날 며칠을 시도해도 뚫을 수 없었던 백만 대군의 진형을 하천이 뚫었단 사실을 믿을 수 없었고 결국 절망감에 빠졌다. 이 30분에 한 번씩 번하는 미로는 절대 보통 사람이 풀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난 왜 저 자가 정말 건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한설은 직감적으로 하천이 이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찾았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것은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천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반신이 되었다는 것 자체부터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때 하천은 이미 묘아를 데리고 앞으로 300여 미터 정도 이동했는데 지금 그들이 가고 있는 노선은 정확한 길이었기에 주위의 진흙 병사들이 그들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미쳤어! 정말 미쳤어.” 게다가 하천과 함께 미로를 통과하고 있던 묘아는 지금 이 상황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하천은 줄곧 너무나도 침착하게 전방의 미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하천, 정말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알아낸 거야?” “그럼 30분에 한 번씩 변하는 백만 대군이 형성한 미로의 정확한 노선을 2~3분 안에 풀어냈다는 말이야?” 묘아는 하천에게 주절주절 물어보았다. 그러나 이때의 하천의 모든 주의력은 전부 미로를 통과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묘아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만약 1분 1초라도 늦어진다면 이 백만 대군의 진형은 또다시 바뀌어 버리고 그렇게 되면 모든 것으로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하천은 절대 이 미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작은 실수라도 해서는 안 됐다. 그런데 바로 이때 뒤에서 한설과 붉은 악마가 하천의 통과한 노선을 따라 돌진해왔고 하천이 가고 있는 길이 정말 정확한 노선이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저 젊은이가 정말 미로를 풀어내다니!” 붉은 악마와 한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비록 두 사람은 모두 조금씩 부상이 있을 지라도 하천을 따라잡는 데는 전혀 아
그러자 붉은 악마는 동방명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 하천이란 자가 미로를 풀었어.” 이 말에 동방명은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이때 동방명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흑의 검황도 눈을 떴는데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저 멀리 선왕궁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 녀석이 정말로 미로를 풀어내다니! 젠장.” 네 명의 늙은 괴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멍하니 서있었는데 어떤 말로도 지금 그들의 심정은 표현할 수 없었다. “나와 붉은 악마가 뒤따라갔지만 그 녀석이 우리를 몰아냈어. 분명 선왕궁 안에 있는 회춘단을 독식하려는 거야.” 한설이 말했다. 이 말에 동방명은 깊은 생각에 잠겼고 붉은 악마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진기를 회복하는 즉시 반드시 이 백만 대군을 뚫고 말 것이다. 그 녀석이 회춘단을 독식하게 둬서는 안 돼.” 그러나 한참 생각에 동방명이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무슨 뜻이냐?” 붉은 악마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동방명이 말했다. “여기는 선대 왕조의 묘지이자 고대 신령이 개척해낸 결계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이런 공간은 출구가 단 한 개뿐이고요.” “즉 그 녀석이 회춘단을 구한 후 이곳을 떠나려면 반드시 다시 여기를 지나야만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여기서 그 자를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자 흑의 검황이 말했다. “저기 선왕궁에 있는 회춘단은 우리의 목숨과도 같은 물건이야. 그런데 만약 그 하천이란 자가 회춘단을 찾는 즉시 그걸 먹어버린다면?” 흑의 검황의 말에 동방명을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저 하천은 이제 고작 30대야. 그러니 그 자가 회춘단을 먹는다고 한들 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이지.” 여기까지 말한 동방명은 또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한참 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번에 저 하천이란 자를 이 묘지에 들어오게 한 배후는 용조입니다. 그 용조에는 제갈 홍루와 위면이란 최고의
그런데 바로 이때 고요하던 궁전이 갑자기 약간씩 진동하기 시작했고 하천과 묘아도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두 사람은 동시에 동작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저쪽 멀지 곳에 있는 입구를 바라보았다. 두둥둥- 궁전 안의 그 진동은 갈수록 강해졌고 어디선가에서 굉장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거대한 괴물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게 뭐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묘아는 저쪽 한 곳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고 덩치가 우람진 두 괴물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 하천과 묘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괴물이었다. 그 괴물들은 거의 키가 3미터에 달했고 헌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머리에 뿔이 자랐고 다른 하나는 온몸에 검은 털이 무성했다. 그리고 이 두 괴물은 하천과 묘아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이때 묘아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선왕궁 안에 이런 괴물이 있을 줄이야.” 뿐만 아니라 하천도 깊은 숨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 천궐도를 꽉 잡았는데 이 두 괴물은 거의 반신 못지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순간 그 괴물 중 하나가 갑자기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는데 순식간에 균열이 일면서 하천과 묘아 쪽으로 빠르게 퍼졌다. “비켜야 합니다.” 하천과 묘아는 동시에 양쪽으로 비켰고 두 괴물은 이미 그들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저쪽으로 피하고 소리 내지 마십시오.” 하천은 그들이 내뿜는 강력한 힘을 느끼고 반신의 경지인 자신은 이 두 괴물을 상대해볼만 할지도 모르지만 절대 묘아와 같은 화경의 고수가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2천여 년 전 선대 왕조의 황제가 묘지를 건설하고 주세황 도서를 이용하여 반신이 되어 영생하려 했던 것은 그 시대에 반신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 반신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임에도 불고하고 반신 경지의 실력을 갖고 있는 두 괴물을 보면서 하천은 매우 이상한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