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묘지라고요?”하천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항씨 가문의 비밀이 묘지와 관련되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항림이 옛날에 발구파와 협력했다면 당연히 도굴과 관련된 일일 것이다. 발구파 자체가 수백 년 동안 민간에서 전해 내려온 도굴 조직이니까.호옥자는 하천의 신분을 안 후부터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말했다.“옛날 항씨 가문의 가주였던 항림이 제 할아버지 호양를 찾아와, 그의 손에 있던 지도를 이용해 한 묘지를 발견했습니다. 그 묘지가 누구의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그들이 거기에 갔다가 많은 귀중한 물건을 가지고 왔다고 해요.”“어떤 물건이었나요?” 하천이 계속 물었다.호옥자는 말했다. “항림이 가져온 건 한장의 검경이었어요. 그 검경에는 고대 무림계에서도 많은 사람이 탐낼 만한 소중한 것이었죠.”‘검경!!!’하천은 매우 놀랐다. 호옥자가 말한 그 검경, 혹시 항앙이 그 큰 나무에 새겨 놓은 그 검경일까?하천은 검술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 검술을 보았을 때, 강도원이 칭찬하며 하천에게 그 검술을 잘 기억하라 한 적이 있었다.“그럼 당신 할아버지 호양은 그 묘지에서 무엇을 얻었나요?” 하천이 계속 질문했다.호옥자는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몇 가지 고급 골동품과 영약 한 알을 얻었어요.”“적목 영과인가요?” 하천이 물었다.“아니요.” 호옥자가 고개를 저었다. “적목 영과는 우리 호씨 마을 사람들이 발견한 것이고 호양이 그 묘지에서 가져온 것은 영초 한 뿌리였는데 그걸로 만든 금창약이 상처 치유에 아주 효과적이었죠.”“오.”하천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항림과 호양이 이미 그 묘지에서 물건을 가져왔다면, 왜 20년 후에 항앙은 다시 그 묘지를 조사하려 하는 걸까?’‘혹시?’하천은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렸고 옆에 있던 호옥자의 생각도 하천과 같았다.“제 할아버지와 항림 선배가 그 묘지를 찾았을 때 좋은 물건을 얻긴 했지만 사실 그들은 그 묘지를 진짜로 열지 못했어요.”“묘지
거리 모퉁이를 돌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그들 중 앞장서는 이는 중년 남성과 선우였다. ‘저건 아까 경매에서 적목 영과를 놓고 다퉜던 그 중년 남자 아닌가? 이렇게 사람들을 이끌고 여기 나타난 의도가 뻔하네.’“아가씨, 적목 영과를 내놓으시죠.”중년 남성이 눈을 부릅뜨며 하천을 노려보았다. 마치 하천을 삼킬 듯한 태도였다.하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 적목 영과는 제가 1800억을 주고 산 것입니다. 왜 그걸 당신들에게 줘야 하죠?”“그렇다면 목숨과 적목 영과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선우는 마치 도사 같은 기품을 풍기며 말했다. 그의 말투에서는 권위적인 느낌이 묻어났다. 이 사람은 평범한 도시 사람이 아니다. 하천은 경계를 강화했다.“적목 영과를 내놓으세요. 맞은 다음에 남 탓하지 마시고.”중년 남성이 손을 내뻗으며 말했고 그의 뒤에 선 부하들도 모두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 하천은 그들의 기세에서 기공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범속 초월적인 고수들, 여기 모인 것은 모두 초월적인 고수들이었다.이렇게 많은 범속 초월적인 고수들을 이끌고 다니는 자는 분명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작년 이맘때라면, 이런 고수들 앞에서 하천도 약간의 압력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너무 강해진 하천에게 이들은 아무 위협도 되지 않았다.“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데리고 산책이라도 나온 건가요? 당신들은 분명히 평범한 도시 사람들이 아닐 텐데요.”하천은 이미 그들의 정체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한국 무림계에서 이렇게 많은 범속 초월 고수들을 동반할 수 있는 곳은 제경의 몇몇 황족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황족은 아니었다.그렇다면 하천은 그들이 고대 무림계에서 온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대단한 고대 무림계의 조직이라고 해도 1800억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조직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었다.또 다른 가능성은 이들이 조직 내에서 별다른 지위가 없다는 것이었다.“고대 무림계 사람들인가요?” 하천은 무표정하게 그들을 응시
하천은 살인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이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고, 지금도 치명적인 공격은 하지 않았다.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중년 남자를 보며 하천은 한숨만 내쉬었다.고대 무림계는 고고한 존재였지만, 그들도 인간이고, 인간이라면 두려움을 잘 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나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하천은 중년 남자의 말을 무시한 채 적목 영과를 채취하고 떠났다.진씨 왕족 저택으로 돌아온 그는 원중과 진혜에게 어젯밤의 상황을 간략히 전한 뒤 며칠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사흘 후, 호옥자는 진씨 왕족 저택에 사람을 보내 그를 다시 호가 산채로 데려가려 했다.오적과 원지영은 하천을 따라가고 싶었으나 하천이 이를 거절했다. 이번 여행에 무슨 일이 생길 알 수 없었기에, 하천은 아직 자신을 지킬 수 있지만 오적과 원지영을 데리고 가면 불필요한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하천은 아직 묘지의 기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 비밀 때문에 항씨 가문이 몰살당하고, 발구파가 해체되었다는 사실로 보아 이번 여행은 위험한 게 틀림없었다.하천이 다시 호가 산채로 돌아왔을 때는 사흘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호가 산채 전체가 경계 태세에 들어갔고, 오늘 밤 경매도 열리지 않았으며, 하천은 주변에서 용병들의 움직임도 목격했다.하천이 호가 산채로 들어서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무언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큰일이라도 벌이는 겁니까?”하천은 무덤으로 가는 것도 아닌데 굳이 용병까지 고용해야 하는 건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는 이 일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때 호옥자가 집 안에서 걸어 나왔다.초록색 셔츠를 입은 호옥자는 사흘 전 섹시한 개량 한복을 입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용맹스러운 모습이었다.“왔군요.”호옥자가 일어나서 하천에게 인사를 했다.“네.”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도는 잘 보셨어요? 그곳이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건가요?” “가보면 알게 될 겁니다.”호옥자는 말
“도광검치?”하천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호옥자를 바라보았다.‘사람이름 같지는 않은데?’“남강 도광, 북강 검치!”하천의 머릿속에는 그 옛날 남강 도광 오진욱과 북강 검치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북강 검치는 그의 손에 죽었고, 오진욱은 멀쩡히 살아 있었다.어떻게 갑자기 두 사람의 무덤이 나타난 것일까?하천은 괜한 생각이라며 바로 정신을 차렸다.“도광 검치, 그게 이름입니까?”하천이 물었다.“맞습니다.”호옥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이상한 이름이군요.”하천은 중얼거렸다.“그 도광 검치가 뭐길래, 그렇게 강력합니까?”호옥자가 말했다.“고대 무림계에서 칼이든 검이든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인물인데, 그의 몸에는 어떤 보물이 있어서 고대 무림의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고 합니다.”“고대 무림계가 열광할 보물이 뭡니까?”하천의 머릿속에는 항앙이 남긴 오묘한 검술 세트가 불현듯 떠올랐다.혹시 그 검술이 도광 검치가 남긴 절대적인 기능이 아닐까?호옥자의 모습을 보면 그녀 역시 도광 검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발구파의 후계자로서 뼛속까지 도굴꾼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분명 저 도광 검치 무덤 안에 있는 보물들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다.“언제 떠나는 거죠?”하천이 물었다.호옥자가 대답했다.“새벽에 출발할 겁니다. 서촉에서 거의 1,2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특수 장비를 운반해야 하므로, 비행기나 기차가 아니라 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내일 오후 6시쯤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하천이 시간을 보니 지금은 밤 10시가 조금 넘어 아직 출발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호옥자가 말했다.“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세요. 이미 여기 위층 두 번째 방을 마련해 놓았습니다.”“알겠습니다.”하천은 마다하지 않고 호옥자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 두어 번 더 돌아다니고는 그래도 따분해 호옥자가 마련해 준 방으로 들어가 쉬었다.방에 도착한 하천은 주가을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아이들을 보고
지옥의 저승사자 같은 목소리가 하천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이 순간 호옥자와 칠형이 받은 충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불에 타지도 않을뿐더러 무사하다니, 도대체 어떻게 한 걸까?그의 뒤에 있는 건물 전체가 이미 하늘 높이 불에 휩싸여 있었고, 돌풍이 불어오며 기세를 더해 많은 양의 불길이 하천 쪽으로 옮겨붙었다.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하천을 덮치는 불길은 그를 두려워하는 듯 그를 피해 주위로 흩어지며, 하천을 조금도 해치지 않았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신과 같은 하천의 모습에 호옥자와 칠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무도 고수인 하천의 힘이 화경의 경지에 도달하자, 그의 몸에 있는 내공이 온몸으로 퍼져 아주 강력한 보호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불길은 물론, 총알도 이 보호막을 뚫지 못한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당신이 왜 성회 출신인지 맞혀보지.”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하천은 느긋하게 무언가를 생각했다.“그때 항림 선배와 발구파의 호양이 함께 도광 검치 무덤에 갔어. 다만 힘이 모자라.”“돌아와서 힘을 비축하며 검치 무덤을 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려 했고, 둘 중 누구라도 다른 마음을 품을까 봐 지도를 둘로 나누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서로에게 신물을 전했지.”“결국 사고가 발생했고, 항림은 항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회에게 몰살당했고, 발구파도 성회의 공격을 받았지. 다만 발구파는 항씨 가문보다 영리했기 때문에, 발구파를 해체하고 성회에게 빌붙는 길을 택한 것이지.”“그러니 수년 전부터 호씨 가문 사람들은 사실상 성회의 하수인이 된 거야.”이 대목에서 하천은 더 이상 분석을 이어가지 않고,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호옥자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 말이 맞나?”“이번에 내가 너희들에게 반쪽 지도를 가져다준 건, 결국 호랑이 굴에 제 발로 찾아온 것이지. 성회가 항씨 가문에서 반쪽 지도를 구하지 못했지만, 내가 직접 지도를 가져와서 너희들에게 주게
그 순간 누군가 칠형의 목을 한 팔로 감쌌고, 동시에 칠형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이…… 어떻게 이런 일이?”칠형은 눈을 크게 뜨며 상황을 파악하려 했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하천이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감싸고, 다른 한 손에는 이미 용궐도가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이 정도 속도가 어디 중독된 사람의 모습인가.“너…… 분명 시화독에 중독되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용궐도가 칠형의 심장을 꿰뚫으며 그는 죽기 전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힘없이 바닥에 쓰러진 칠형은 두 눈을 부릅뜬 채, 고통 대신 당혹스러운 표정만 남긴 채 죽어갔다.“칠아.”한쪽에 있던 호옥자도 이 장면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왜 조금 전까지 멀쩡하던 칠형이 하천의 손에 죽었을까.하천은 중독된 게 아니었나, 그런데도 그는 놀라운 전투력과 스피드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지금 하천의 얼굴에는 조금 전 고통스러워하던 기색은 완전히 사라진 채, 기운이 넘쳐흐르고 온몸으로 난폭한 에너지를 뿜고 있었다.호옥자는 당황했다.“하천, 너…….”“놀랍지?”하천은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아주 오래전 난 이미 독에 무감각해진 상태지.”“독에 무감하다고?”호옥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를 죽여라, 당장.”호옥자는 숨이 막혀왔지만 풀 곳이 없었다. 칠형이 하천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의 뒤에서 호가 산채의 많은 고수들이 하천 쪽으로 달려갔고, 그들은 모두 범속 초월에 들어간 무자비한 사람이었다.호가 산채는 오랜 세월 성회의 지원 아래 변모하여, 원래 도굴 조직이었던 것이 이제는 제경의 황족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범속 초월 고수를 양성할 수 있게 되었다.하천은 숨을 고르며 많은 범속 초월 고수들을 한꺼번
하천은 몇 분 버티지 못하고 몸속의 내공이 소진되자 속도가 느려지고 리듬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금신단은 철퇴를 하천의 가슴에 내리쳤고, 하천은 몇 발짝 뒤로 비틀거리며 신음 소리를 냈다.이윽고 누가 그의 등을 베었는지 한기가 느껴졌다.“하천, 내가 말했지, 넌 오늘 죽는다고.”호옥자가 차갑게 웃으며 손바닥을 치켜들자, 얼음 안개 손바닥 바깥쪽을 덮고 있었고, 두 손이 마주치며 순식간에 하천을 덮쳤다.얼음 안개 층이 하천의 온몸을 뒤덮었고, 날카로운 추위에 무수히 많은 칼이 온몸을 베는 것 같았다. 하천은 강한 내공으로 얼음 안개를 깨트린 다음 손바닥으로 호옥자를 날려 보내고, 사람들을 죽이며 낭패한 모습으로 도망쳤다.“도망치려고?”금신단 일행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재빨리 하천을 따라잡았고, 연달아 적을 물리치며 그들 중 셋을 크게 다치게 만들었지만, 결국 탈진하여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이것이 천왕궁의 궁주, 한국 강호의 새 황제의 끝일까?대답은 당연히 아니었다.금신단 일행이 하천을 일격에 죽이려는 순간, 갑자기 어두운 하늘을 뚫고 밝은 빛이 나타났다.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검의 빛이었다.그 순간 하늘에서 하얀 장검이 떨어져 하천의 바로 앞에 떨어졌다.이 검은 마치 하늘의 해자처럼 하천과 금신단을 단단히 분리하는 역할을 했다.검 안에서 광폭한 검기가 뿜어져 나오자 금신단 일행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강력한 검이군.”금신단 일행은 모두 깜짝 놀랐다.“누구지?”밤의 어둠 속에서 백의를 입은 하얀 형체가 앞으로 나왔는데, 피부는 희고,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잘생긴 이목구비에는 차가움이 감돌았다.하천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상대를 알고 있었다. 칼 케이스를 들고 있던 백의 남자였다.백의의 사나이가 하천의 앞으로 걸어가며 손을 흔들자, 백검이 자동으로 그의 손에 들어갔고, 그가 장검을 휘두르자 곧바로 그의 발밑에 칼자국이 나타났다.“선을 넘는 자는 죽는다!!!”“허풍이 심하군.”일곱 부하 중에는 당연히 검술에 능한 자들이 있었고
백의 남자의 간단한 한마디가 하천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었다.도광 검치, 고대 무림계에서 칼을 무기로 주름 잡던 절대 강자.하천이 현재 알고 있는 무도 경지 중 가장 강한 것은 화경이었는데, 백의 남자의 입을 통해 화경 위에 반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도광 검치는 화경에서 무적의 존재이며, 고대 무림계 전체에서 세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그렇다면 세가는 여전히 고대 무림계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세가에서 도광 검치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은, 가문 내에 반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금의 하천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먼 이야기였지만, 언젠가는 하천도 직면해야 할 일이었다.“도광 검치가 죽은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하천이 물었다.“삼십 년이 넘었습니다.”백의 남자가 대답했다.“전설에 의하면 당시 검치 도광은 반신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믿었던 형제에게 배신당해 중상을 입었고, 그 후 굳은 의지로 포위망을 빠져나와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20년 전 도광 검치 무덤이 세상에 드러났고, 체경 최대 정보 가분인 항씨 가문에서 지도를 입수한 뒤, 발구파와 협력해 도광 검치 무덤에 들어갔죠.”백의 남자는 고고한 이미지는 뒤로하고 말을 길게 이어갔다.반면 하천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었다.“성회가 도광 검치 무덤을 찾는 걸 보면, 도광 검치가 보물을 꽤 많이 남겼던 것 같습니다.”“가보면 알 수 있겠죠.”백의 남자는 대답을 하고 운전을 계속했다.하천이 말했다.“내 손에는 지도의 반쪽밖에 없는데, 노을산에 도착해서 지도가 없으면 검치 무덤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이제 성회 쪽에서 완전한 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나머지 반쪽의 지도를 성회에게서 가져와야겠습니다.”“그럴 필요 없어요.”백의 남자가 대답했다.“지도의 나머지 반쪽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하천은 깜짝 놀랐지만 금방 평정심을 되찾았다. 백의 남자는 평범하지 않은 실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