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는 매우 풍성했다. 올드 헌터는 일부러 마을 사람들에게 외부에서 술을 가져오게 시켰고, 그들은 술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음식까지 챙겨왔다.원래는 임무 중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았겠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술로 몸을 녹이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웠다.설산 중턱에 위치한 마을이라 바깥보다 더 추웠다.바람막이 점퍼와 반팔을 입고 다니던 청룡과 현무는 줄곧 추위를 단련이라고 여겼지만, 오늘 밤만큼은 그들도 견딜 수 없었다.결국 현무는 직접 손 씨에게 가져오라고 부탁한 겉옷을 입고 조금은 따뜻해졌지만, 바람막이에 익숙한 청룡은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저녁 식사 후 청룡 일행 셋은 벽난로 주변에 둘러앉아 몸을 녹였다.반면 올드 헌터는 문밖으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남자를 데리고 다가왔다.“이분은?” 청룡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마른 체구의 청년을 훑어보았다. 체격은 비쩍 마른 원숭이 같았지만 사람에게 주는 인상은 들개에 더 가까웠다.“이름은 이구, 우리 마을에서 제일 젊고 사냥을 잘하는 놈인데, 설산과 천열곡이 만나는 지점에 약초를 캐러 간 사람은 이놈이 유일해. 내일 아침 일찍 얘가 길을 안내해 줄 거야.”올드 헌터는 아궁이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젊은이를 소개해 주었다.“여기서부터 그곳 설산과 천열곡이 만나는 지점까지 그리 멀지는 않죠?” 청룡은 의아한 표정으로 청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곳 마을에서는 사냥으로 먹고사는데 다른 사람 다 놔두고 왜 저 사람만 다녀왔어요?”“자네들은 몰라.” 그렇게 말하는 올드 헌터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며 무언가에 경외감을 느낀 듯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뀌었다.“네?” 청룡과 현무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호삼도마저 다소 놀란 기색이었다. 올드 헌터와 알고 지낸 이후로 지금처럼 진지한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왜 그러십니까, 그곳에 뭔가 특별한 거라도 있습니까?”이를 본 현무도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허 씨는 대답 대신 옆에 있는 이구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자네
“동생, 겁내지 마. 이런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저러니 그냥 무시하면 되네.”이 말을 들은 청룡은 서둘러 설명했다. 화가 난 이구가 일부러 엉뚱한 곳으로 인도할까 봐 걱정되었다.“그냥 좀 궁금해서요. 대답 안 하시면 저도 더 묻지 않겠습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이구는 현무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청룡은 시가에 불을 붙이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네다섯 시간이 지나고 수행원 네 명이 힘을 거의 다했을 때 이구가 갑자기 발을 멈췄다.그는 지형이 험준한 앞쪽 설산을 가리키며 말했다.“형님들, 이쪽으로 내려가면 천열곡입니다. 말씀하신 설련은 근처에 있을 테니 직접 가서 찾아보세요.”“너희들은 잠시 쉬어.” 청룡은 수행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몇 걸음 걸어나가 전방을 유심히 살폈다.그들 앞, 수십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매우 높은 설산 두 개가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칼로 반으로 쪼개서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수직 방향으로 곧게 내리 찍힌 양쪽 절벽은 일 년 내내 햇빛을 보지 못했기에 꽃이 피지 않은 틈새에는 두꺼운 눈이 쌓여 있었다.“여기가 천열곡인가요?” 현무가 앞으로 나와 청룡에게 다가가 물었다.“저 모습을 봐선 틀림없어.” 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돈 좀 주고 우리를 안내하게 시켜. 안 그러면 설련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려울 거야.”“자네, 이 돈 넣어두게. 잠시 쉬었다가 설련을 찾는 데까지 데려다줘. 찾게 되면 돈을 더 주지.”현무는 이구에게 다가가 주머니에서 지폐 뭉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전 당신들을 안내할 생각이 없으니 이 돈은 됐습니다.”이구는 고개를 저었다.“이상하네, 여긴 지도에 표시된 것과는 좀 다른데, 길을 잘못 인도한 건 아니겠지?” 호삼도가 지도를 손에 들고 뒤에서 다가오더니, 설산과 천열곡이 만나는 지점을 가리키며 뭔가 이상하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길은 정확히 안내했습니다.” 이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호삼
어젯밤 마을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모두 연출된 것이었고, 사실 그땐 이미 마을 전체가 아수라와 다른 사람들의 지배하에 들어간 상태였다.이곳 마을 사람들은 다들 순박했고, 허 씨와 호삼도는 가까운 사이였기에, 아수라가 돈으로 그들을 매수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여 그는 결국 극단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을 쓸 수밖에 없었다.오늘 아침 일찍 청룡 일행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부하는 다시 마을로 들어가 마을 주민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아수라 일행은 이구가 청룡 일행을 미리 정해놓은 장소로 인도하도록 그리한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잘했어.”아수라는 무릎을 꿇고 있는 이구를 바라보며 입가에 괴이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곧이어 귀에 꽂은 소형 이어폰을 눌러 통신기를 통해 마을 안에 있는 부하들에게 연락을 취했다.“움직여, 다 죽여.”“네!!!”그의 명령이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헤드셋 안에서 큰 비명이 들렸다.“무슨 짓을 한 거야?!”그 순간 이구는 몸을 흠칫 떨었다. 아수라의 헤드셋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경외에 찬 그의 눈빛도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를 악물고 아수라를 바라보는 눈이 시뻘겋게 변했다.“별거 아니야. 그냥 부하들에게 네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지시한 것뿐이지.” 아수라는 무심하게 말했다.그의 눈에 이구와 마을 사람들은 개미와 같아서 죽이고 싶으면 언제든 죽일 수 있는 존재였다.“약속한 장소로 유인만 하면 우리 마을 사람들을 모두 풀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왜 약속을 어기는 겁니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겁니까?” 이구는 온몸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돌아갈 때만 해도 상대방이 말한 대로만 해주면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네까짓 게 감히 나와 협상할 자격이 있나?” 아수라는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당신!” 이구는 이를 갈았다.눈앞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에게 이
그들은 이곳을 통과할 수 있었지만, 뒤에 있던 네 명의 수행원들은 현철관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하천이 안에서 떨어질 수도 있었다.“이런!”드론이 이륙하는 순간, 호삼도는 거친 말을 뱉었다.“왜 그래?” 청룡이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이것 좀 봐. 저게 우리가 찾던 설련 아닌가?” 호삼도는 두 눈을 크게 뜨고 화면을 응시하며 다른 손으로 레버를 잡고 드론을 설련 쪽으로 날려 보냈다.화면에는 산 중턱에 툭 튀어나온 작은 암석이 선명하게 보였고, 그 위에 보랏빛 설련이 자라고 있었다.그 시각 하늘에서는 거위 털 같은 눈이 내리고 있었고, 북풍이 휘몰아치며 눈을 날리고 있었지만 설련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 여전히 깨끗한 모습이었다.“보라색 설련?” 청룡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현무도 덩달아 물었다. “이 설련의 색깔이 왜 이상하지, 하얀색이어야 하지 않나? 세상에 보라색 설련도 있나?”“아마 그게 보통 설련과 60색 설련의 차이일 거야.” 호삼도는 청룡에게 기기를 건넸다. “너희들은 설산에 익숙하지 않으니 여기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 좋겠어. 내가 올라가서 따 올게. 이것으로 우리의 임무는 끝났어.”청룡은 화면과 드론 조종 기계를 건네받으며 귀띔했다. “무조건 조심해야 해!”“그래.”호삼도 고개를 끄덕이며 설련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는데, 그 속도가 흰 눈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표범처럼 매우 빨랐고, 절벽 밑에 다다르자 힘차게 뛰어올라 한 손으로 위의 돌을 움켜쥐며 위로 올라갔다.2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이미 10미터 가까이 올라갔고, 보라색 설련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그런데 이때 청룡과 현무뿐만이 아니라, 설련 뒤편에서 아수라와 금신단 두 사람 역시 몸속의 내공을 억누르며 저 멀리서 청룡 일행을 지켜보고 있었다.“내년 오늘이면 하천의 기일이 되겠군, 하하하. 금신단, 내가 하천의 오랜 친구로 선택한 이 묘지 어때?” 아수라는 버튼이 하나밖에 없는 검은색 리모컨을 손에 쥔 채 가
“이 설련, 처음 우리가 알던 설련과는 좀 다른 것 같은데?”그때 금신단도 설련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으며 상쾌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이거, 60년은 족히 넘었을 거야.” 아수라의 눈에서 광기가 번뜩였다. “예전에 조직에 있을 때 윗분들이 골수를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꽤 많은 영약을 주었어. 게다가 고대 무림계에서 정말로 큰 조직이라면 그런 일반적인 영약은 흔한 거야.”“하지만 우리가 전에 접했던 설련은 이 설련만큼 비범하지 않았어. 금신단, 우리가 이번에 뜻밖의 횡재를 얻은 것 같군. 이 설련을 얻으면 어쩌면 우리 몸의 내부 기운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금신단의 표정도 진지해졌다.“이런 희귀한 영약이 기운을 북돋아 준다고?”“틀림없어, 하하하.” 아수라는 저기 절벽에 있는 설련을 바라보며 점점 더 흥분했다.“조직에 알려야 하지 않을까?” 금신단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그와 아수라만이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희귀한 영약을 발견하고도 윗선에 알리지 않으면 큰일 날 거야.”“하늘이 알고, 땅도 알고, 너와 내가 알아. 우리 둘이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어?”아수라는 눈을 가늘게 떴고, 금신단은 무의식적으로 주변 남자들을 훑어보며 아수라의 의도를 거의 파악했다.하여 금신단은 아수라를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이 녀석은 분명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언제든 이 녀석 조심해야 한다. 언젠가 자신에게도 그의 마수가 뻗어올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빨리 올라가서 설련을 따와!” 희귀한 설련이라는 것을 확인한 아수라는 서둘러 주변 부하들을 부추겼다.설련이 절벽 꼭대기에서 자라고 있었지만 남자들은 아수라의 명령을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호삼도보다 훨씬 민첩하지 못한 남자들은 자칫 떨어질까 봐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럽게 올라갔고, 바닥에 눈이 쌓여 있어도, 10미터 이상 높이에서 떨어지면 죽거나 다칠 수 있었다.“너희들도 가. 따올 수 있는 사
10분이 지나고,20분이 지났다.청룡과 현무는 여전히 진전이 없었다. 눈사태는 2미터 두께에 수백 미터 거리로 뻗어 있었고, 눈사태의 거대한 힘에 현철관은 아마도 이곳에서 밀려났을 것이다.천으로 감싼 현무의 팔에서는 이미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청룡의 등은 갈라지기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고통을 무시한 채 정신없이 현철관의 위치를 찾았다.“누군지 찾으면 가죽을 벗기고 채찍질할 거야!” 현무는 이를 악물고 죽기를 각오하며 눈동자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 이구라는 자에게 분명 문제가 있어.” 청룡은 한숨을 쉬며 옆에 있는 호삼도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고는 급히 바람막이를 벗어 호삼도를 단단히 감싸고 이 눈 덮인 땅속에서 하천이 들어 있는 현철관을 계속 찾아다녔다.“이 자식, 하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마을 전체를 생매장할 거야!”현무는 눈을 주먹으로 때렸고, 거친 힘에 팔에 난 상처가 다시 벌어졌고, 극심한 통증에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너무 흥분하지 마.”“음?”청룡이 현무에게 충고하려는 순간, 서서히 공기를 가득 채우는 향기를 맡았다.이제껏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향이었는데,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온몸의 피로가 순식간에 풀리고 몸에 난 상처도 천천히 아물어 더 이상 통증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이게 무슨 향이야?”청룡과 현무는 모두 깜짝 놀랐고, 그 옆에서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던 호삼도가 이때 손가락을 움직였다.“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설마?”두 사람은 무슨 생각이라도 한 듯 서로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번쩍였다.바로 그때, 수십 미터 앞의 눈 덮인 땅이 갑자기 풀리더니 눈 밑에서 “펑”하는 소리가 났다.“저쪽을 봐.”청룡은 얼른 저쪽 눈밭을 가리켰고, 눈 아래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듯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저게 뭐야?”두 사람이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저쪽에서 폭발음이 들리더니 현철관의 철제 덮개가 갑자기 땅을 뚫고 이쪽을
“무슨 일이야?!”금신단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순식간에 인상을 찌푸리며 설련을 재빨리 치운 뒤 손에 쥔 황금 철퇴를 쥐고 주변을 살폈다.“이 기운이 너무 익숙해.” 아수라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인물을 응시했는데, 그는 하천의 기운이 머릿속에 새겨졌다고 할 정도로 익숙했다.아수라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상대방을 알아보았다.“하천이야, 그는 아직 죽지 않았어.”“눈사태와 낙석에 깔리지 않았나, 어떻게 아직 살아있을 수 있지?” 금신단은 아수라가 바라보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손에 쥔 황금 철퇴가 눈 속에 무겁게 박힌 채 온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 녀석 명이 좋네.”“허허허, 이 자식 목숨 거둬가기 쉽지 않네?” 아수라는 얼굴을 굳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는데, 그 웃음이 더욱 기괴해서 흥분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었다.이 순간 하천은 이미 아수라와 금신단 일행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이성을 잃고 아수라와 금신단을 알아보지 못했으며, 그가 미친 사람처럼 이쪽으로 달려온 이유는 순전히 저 설련 향기에 이끌렸기 때문이었다.훅훅훅-콧구멍에서 사나운 짐승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 얼음장 같은 눈밭 한가운데서도 끓어오르는 피의 광기를 느낄 수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천이 눈앞으로 달려왔고, 주홍빛 눈동자가 사람들을 훑어보며 손에 쥔 도우도의 칼날은 이제 청룡의 암월도만큼이나 위압적이었다.“이 녀석,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몸에 흐르는 피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금신단은 하천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과 하천은 예전에 남쪽에 왔을 때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하천은 침착하고 지혜로웠고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 차이였다.하천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잔인한 기운에 유명한 남천자 금신단도 극도의 위기감을 느껴 두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황금 철퇴를 잡은 손마저 살짝 떨리고 있었다.“모두들 명령을 들어라. 하천을 죽이고 절대로 설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지난번 선녀산에서 하천과 아수라는 수천 라운드에 걸쳐 싸웠지만 결국 처참하게 패배했다.이후 남쪽에서 태세를 상대할 때도 금신단과 하천은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지만 힘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논리적으로 보면 이 두 명의 강력한 범속 초월 고수들이 하천 한 명을 상대로 이길 확률이 높았지만, 과연 그럴까?광폭한 하천은 살육의 신이었고, 그의 힘은 거의 화공의 영역에 가까웠으며, 혼자서 아수라와 금신단을 완전히 이길 수 있었다.곧 하천의 손에 쥔 칼이 아수라의 어깨 위를 베었는데, 칼이 이미 말려 있었기에 다행이지 하천의 용궐도였다면 아수라의 어깨를 베어버렸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천의 칼은 아수라를 날려 보냈고, 그 순간 금신단이 뒤에서 하천을 향해 황금 철퇴를 내려쳤고, 하천은 몸을 돌려 금신단의 황금 철퇴를 빠른 속도로 막아냈다.금신단의 황금 철퇴는 알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져 매우 단단했고, 불빛이 튕기며 하천의 도우도는 두 동강이 났다.그러나 그 엄청난 힘에 먼저 공격하던 금신단은 몇 발짝 뒤로 물러났고, 하천의 칼날은 부러졌지만 반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 금신단의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금신단이 뒤로 날아가면서 입에서 한 줌의 피가 튀어나왔다.그 순간 금신단과 아수라 모두 삶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하천의 사나운 모습을 본 금신단은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배낭을 풀어 힘껏 던졌고, 배낭 안에는 설련이 들어 있었다.금신단은 하천이 설련을 찾으러 온 것이지 둘과 대적하러 온 것이 아니며, 설련을 던져 버리기만 하면 하천은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배낭을 던진 금신단은 아수라를 향해 고개를 돌려 다급하게 말했다.“오늘은 하천을 처리할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우리도 여기서 죽을 거야!”“후퇴해!”아수라는 이를 악물고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지금이 하천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걸 알았고,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