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와 원중의 인솔하에 하천 일행은 줄곧 진왕부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진귀한 화초들이 심어져 있는 인공 화원이 있었는데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꽃들은 여전히 활짝 피어 있었다. 게다가 이 중에는 하천도 본 적 없는 여러 가지 꽃들이 많았다. 이 화원의 가운데는 정자가 하나 있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지만 정자 쪽에는 오히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사람들에게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정자 안에는 한 노인이 꼿꼿이 앉아 있었는데 비록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기운은 고대에 놓고 말한다면 적어도 왕이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바로 진전, 진 씨 왕족의 가족이자 남릉성 전체의 진왕이었다. 진전의 앞에는 이미 좋은 술과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진혜와 원중이 하천 등 일행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본 진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버지.” 진혜와 원중은 곧바로 진전을 향해 걸어가며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진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하천 쪽을 바라보았다. 하천이 말했다. “하천이 진왕을 뵙겠습니다.” 무림에서의 지위를 볼 때 진전의 지위는 확실히 높았다. 하지만 실력으로 따지면 진전은 하천이라는 천왕궁의 주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진전은 진혜의 부친이었기에 하천은 그에게 비교적 공손한 태도를 취하였다. 진전은 웃으며 말했다.“자네가 하천이구먼, 이렇게 젊을 줄은 몰랐네. 자네는 진혜의 양아들이니 나를 수양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소.” “네?” 하천은 뜻밖에도 진전이 주동적으로 자신과 친척을 맺으려 하는 모습에 멍해지고 말았다. 여름의 놀란 모습을 보자 진전은 갑자기 하하-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요. 자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니, 과연 소년 중에서 영웅이 났다 할 수 있지 않겠소? 얼른 이쪽으로 앉으시오.”“진왕, 별말씀을요.” 하천이 앉자 임수연과 양금갑은 그의 좌우 양옆에 서있었다. 진전은 눈을 살짝 찌푸리더니 옆
오늘 진전이 이곳에 잔치를 벌인 것은 진왕부의 영향력으로 이 일을 최대한 무마시키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진전은 이 일을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며 심지어 전혀 해결될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이 일은 쌍방의 후손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용원의 외아들 도소보는 눈이 멀었고 하영 역시 하천의 딸이었기에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양보할 수 없었다.게다가 어제 도용원이 중해의 4대 태보를 청주에 보내 하천을 상대하도록 하였으나 결국 4대 태보가 전부 청주에서 죽음을 맞이했으니 말이다.이토록 큰 도씨 왕족에게 있어서 중해 13 태보는 도씨 가문의 표면적인 병력의 일부일 뿐이었고 그 이면에는 아직도 수많은 고수들이 숨어 있었다. 비록 4대 태보의 죽음이 도씨 가문에 있어서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양측의 전쟁이 정식으로 시작됨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 일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도용원이 말했다. “네가 어젯밤 4대 태보를 죽였다고 하여 우리 도씨 왕족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말거라. 우리 도씨 왕족의 배후는 네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허허.” 하천은 단지 냉소할 뿐이었다. 한 왕족의 배후라면 하천 역시 적지 않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도용원은 전혀 과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천도 전에 연씨 왕족에 대한 정보에 근거하면 13태보가 한 왕족 중에서 왕족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또 어떤가? “도용원이라고 했지? 난 여전히 그 말이야. 이 일을 해결하고 싶거든 1800억이던 3600억이던 모두 배상할 의향이 있다. 어쨋거나 내 딸이 네 아들의 눈을 멀게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너도 학교 CCTV 영상을 봤겠지만 너의 아들이 먼저 내 딸을 건드린 것이 이 일의 시작이지 않은가?” “그러니 내 딸을 건드린다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말거라.”“좋아. 아주 좋아.” 도용원은 연신 좋다며 말했다. “하천, 우리 도씨 왕족은 돈 따위
비록 이번 사건은 진전이 직접 나서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이 일을 결코 잠재울 수 없었다. 진전도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일은 그냥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하천이 권한 술을 마시며 말했다. “행운을 비오.”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천은 진전을 향해 공수했다. 그는 진왕부가 자신의 편에 서줄 것을 강요하지 않았고 동시에 진왕부가 손을 써주기를 애초에 바란 적도 없었다. 하천은 정말 도씨 왕족따위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설령 황족이 상대에게 힘을 실어준다 한들 또 어떤가?화원을 떠나자, 밖에서는 진혜와 원중이 이미 이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임수연과 양금갑을 데리고 돌아다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자연히 담판의 결과를 가장 먼저 알려고 했다. 그러나 방금 어두운 얼굴을 하고 떠난 도용원을 보고 나니 그들은 아마 이 담판은 실패로 끝났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비록 원중과 그들은 이번 담판의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일이 막상 이 지경에 이르자 원중과 진혜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실망과 근심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천, 결과는 어떤가?” 하천의 이쪽으로 향하자 오자 진혜가 바로 그를 향해 걸어갔다. 하천은 방금의 암울한 표정을 거두고 진혜에게 웃으며 말했다. “근심 마세요, 숙모. 괜찮을 겁니다.” “괜찮아?” 진혜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하천에게 말했다. “하천, 너와 도용원의 담판이 틀어진 게야?” “애초부터 담판할 것도 없었어요.” 하천은 기지개를 켜더니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숙모, 걱정 마세요.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 하천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시간도 늦었고 저희는 오후에 청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내가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진왕부 사람을 보내 도와달라고 말해볼게.” 진혜가 말했다. “괜찮아요, 숙모.” 하천은 진혜를 제지하며 말했다. “걱정해 주셔서
한 황족에게 있어서 무림의 일에 개입하는 것은 차원을 낮추어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므로 이 은발 남자는 하천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당신과 하천의 원한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또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소.” “나는 단지 무조건 자네 도씨 가문을 도우라는 가문의 명을 받았을 뿐이요. 그러니 앞으로 당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은발 남자는 술을 한잔 마시더니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도용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하천의 온 가족이 죽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의 딸 하영이는 살려두고요.” “그렇게 해드리지요.” 은발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했다. 그러자 다른 테이블에 있던 왼손에 붉은 에메랄드 구슬을 한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왔다.“홍루, 네가 청주로 가 내일 날이 밝기 전까지 하천의 가족을 몽땅 죽이거라. 그리고 그의 딸 하영이만 여기로 데려와 도왕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해라.” “네!” 홍루라 불리는 이 남자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밖으로 걸어나갔다. 도용원은 약간 멍한 표정으로 다급히 물었다. “그 하천이란 자의 주변에는 고수들이 구름처럼 많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틀 전 제가 중해 많은 고수들을 청주로 보냈지만 결국 모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한 명만 보내도 괜찮겠습니까?” 도용원의 질문에 은발 남자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좀 강한 개미 한 마리일 뿐이니 홍루 한 사람이면 충분하오.” 만약 이 말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면 도용원은 틀림없이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감히 중해왕 앞에서 이런 농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은발 남자의 입에서 나왔기에 도용원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제경 황족의 강대함은 결코 도용원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후 4시, 중해에서 청주로 직행하는 비행기가 청주
바로 이때 문밖에서 양금갑의 목소리가 들렸다.양금갑이 건장한 부하들을 데리고 별장 앞의 빈 공간에 나타났고 맞은편에는 홍루가 이미 도착해 있었다.홍루는 고개를 들어 맞은편의 양금갑 무리를 바라보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하천 일가가 여기에 사는가?” 홍루는 마치 아무나 찾아 길을 물어보는 듯 말투는 차분했고 아무런 파동도 없었다.양금갑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홍루는 사실 그대로 대답했다.“난 우리 집 주인의 명을 받아 하천의 가족을 전부 죽이고 하영을 데려가러 왔소.” “뭐라고?” 이 녀석이 감히 천왕궁의 사람들보다 더 미쳐날뛰다니, 양금갑의 가슴에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저 자를 해치워라.” 양금갑은 더 이상의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뒤에 있던 한 무리의 건장한 부하들이 즉시 주먹을 휘두르며 홍루 쪽으로 돌진했다.“잘못 찾아온 건 아닌가 보군.” 홍루가 눈을 가늘게 뜨고 두 주먹을 쥐는 순간, 두 줄기의 붉은빛이 그의 주먹 사이로 피어났다. 홍루는 순간 이 건장한 무리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마치 밤하늘의 붉은 불꽃과 같은 빛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여기 양금갑의 모든 부하들은 다 무림에서 반종사라고 할 수 있는 천왕궁의 일등 정예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홍루앞에서 이 사람들의 힘과 강력한 방어는 모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졌다. 심지어 그중 하나는 홍루에게 가슴을 맞았는데 그 공포스러운 힘으로 하여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고 말았다.“이것은?” 이 장면을 보자 양금갑은 순간 겁에 질렸다. 이전에 하천이 내력을 수련하는 책을 복사하여 양금갑과 천왕궁의 부하들에게 나눠준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양금갑과 부하들은 내력의 수련에 대하여 이미 적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진정으로 내력의 수련을 완성하지 못했기에 하천처럼 대단하지 못했다. 이때 양금갑은 홍루가 보여준 이 놀라운 힘을 보자마자 바
“강한 기세로군.” 홍루도 하천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이 기세를 확실히 느꼈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는데 뜻밖에도 이곳에서 이렇게 강한 고수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전체 범속 가운데서 당신이 가장 최고의 종사라고 볼 수 있겠지? 어쩐지 중해 도씨 왕족도 너를 상대할 방법이 없더라니, 당신은 실력이 좀 되나 보군?” 홍루는 먼저 하천에 대한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내 말머리를 돌렸고 살짝 찌푸렸던 미간을 펴더니 유난히 괴이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세속에 군림한 초륜 고수에게 종사는 여전히 너무 약하다.” 말이 끝나자 홍루의 주먹 사이에서는 다시 붉은빛이 번쩍였다. 붉은빛 가운데는 붉은 번개가 섞여 서슬 퍼런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내가 기회를 주었거늘 소중히 여기지 않다니, 아쉽구나.” 쾅- 홍루의 주먹에서는 붉은 권망이 터져 나오고 있었는데 마치 뜨거운 태양처럼 눈부셨다.하천은 물러서지 않고 홍루의 주먹과 부딪혔다. 비록 내력이 없었지만 그의 주먹힘은 이미 최고봉에 이르러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은 굉음이 울렸다. 한방 때린 후, 하천은 제자리에서 미동도 없었지만 처음에 마냥 날뛰던 홍루는 멀리 날아나 버렸다. 그의 손에 있던 권망은 하천의 주먹에 의해 부서져 버렸고 동시에 팔 전체의 뼈도 함께 부서졌다. “이것은 내 형제의 몫을 대신 돌려주는 것이다.” 하천은 마치 지옥의 심연에서 온 마신마냥 코웃음을 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순간, 공기 전체가 얼어붙은 것 같았다. 홍루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양금갑 등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해 눈앞의 이 장면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홍루는 세속에 군림한 초륜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세속 중에서도 최고봉에 있는 종사라 하더라도 홍루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방금 발생한 이 장면은 사람들의 인식을 훨씬 초월했다. 종사가 초륜을 꼼짝도 못 하게 물리치다니, 이건 정말로 터무니가 없는 상황이었다. “너…… 네가 어떻게?” 홍루의 팔 전체는
말을 할 때, 하천은 이미 정면에 있던 벤츠 차의 문을 열고 홍루를 내동댕이쳤다.양금갑이 가장 먼저 쫓아와서 물었다. “보스, 도대체 뭘 하려는 것입니까? 혼자 도씨 왕족을 쳐들어가다니, 미치신 겁니까?하천이 대답했다. “나름대로 다 계획이 있으니 걱정 말거라. 너는 사람을 불러 여기를 정리하거라. 그리고 내 가족들을 잘 부탁한다. 내일 날이 밝으면 돌아올 거야.” 양금갑은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보스, 천왕궁의 형제들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급하게 가려고 하니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닙니까?” 하천은 고개를 들고 밤하늘의 둥근 달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한애한테 오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거라. 이 일은 내가 혼자 해결할 수 있다.”양금갑은 이해할 수 없었다. “보스, 상대의 실력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천왕궁의 사람들을 불러오지 않으면 그들과 싸워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혹시 혼자 가셨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천왕궁과 다른 형제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란 말씀이십니까? 안됩니다. 만약 정말로 가실 거라면 임수연을 부를 테니, 저희와 함께 가시지요.” “괜찮다.” 하천은 양금갑의 의견을 거절하고 그의 귀에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내 스승이 거지왕 고창풍이란 것을 잊지 말거라.”이 말을 마치자 하천은 바로 차에 올라타고 홍루를 데리고 만월산 별장 구역을 떠났다.벤츠 차가 청주의 공항에 도착한 뒤, 하천은 중해로 가는 비행기 표 두장을 예약하여 중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저녁 10시쯤, 비행기가 중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하천과 홍루는 공항에서 걸어 나와 도씨 장원으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초륜의 회복 능력은 매우 놀라운 나머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하천은 원래 신의였기에 사람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에 대해 매우 견식이 있었다. 그러나 오는 동안 홍루의 신체가 변하는 것을 보자 하천은 자신의 인식이 크게 뒤집혀졌다고 느꼈다.홍루가 하천에게 입은 상처는 보통 사람이라면 아마 침대에 반년 정도 누워있어
“뭐라고?” 이 말이 나오자 구운과 도용원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자신의 귀가 문제가 생겼나 의심할 정도였다. 홍루가 하천에게 패하다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순간 홀 전체는 갑자기 긴장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구운은 하천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은 초륜 인가?’ “아니요.” 하천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옆에 있던 홍루가 대신해 말했다. “주인님, 이 자는 비록 초륜은 아니지만 초륜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어 저도 그의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홍루는 놀란 듯 보였고 옆에 있던 도용원은 암울한 표정을 지었다. “여봐라.” 도용원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자 밖에 있던 한무리 도씨 가문 고수들이 들이닥쳐 하천을 에워쌌다. 이때 구운이 데려온 나머지 두 명의 부하들도 다가와 하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하천은 주위의 고수들을 보고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도용원을 직시하며 말했다. “도용원, 오늘 내가 혼자 너의 도씨 왕족에 온 것은 우리 둘 사이의 원한을 확실히 해결하려는 것이다.” “지금처럼 잔뜩 긴장할 필요 없다. 어쨌든 당당한 왕족이거늘 좀 너무 겁먹은 게 아니냐?” 도용원은 일찍이 뼈에 사무칠 정도로 하천을 미워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천과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천, 설마 너의 목숨으로 네 딸과 가족들의 모숨을 바꾸려는 것이냐? 영웅주의를 원하는 것인가? 나 도용원은 절대 허락 못한다.” “오늘 네가 죽으면 너의 가족도 전부 다 죽는다.” 하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네가 오해한 것 같다. 난 오늘 도용원 너에게 굴복하러 온 것이 아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해 내 딸이 그저 네 아들의 한쪽 눈을 찌른 것뿐이 아니더냐? 설사 그가 네 아들을 죽였다고 해도 넌 그냥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야.” “큰 기세로구나.” 도용원은 화를 벌컥 냈다. 이곳은 도씨 왕족이고 도용원의 땅이었다. 하천이 혼자 도씨 왕족에 달려든 것은 그렇다 쳐도 감히 이렇게 큰소리를 치다니. 이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