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0화

“갈 거야 말 거야?”

밀입국 브로커가 어눌한 한국말로 물었다.

유월영은 그를 한 번 힐끗 보고 말했다.

“얼마야?”

상대는 손바닥을 펼쳐 보이더니 두 번 흔들었다.

유월영이 물었다.

“20만 원?”

브로커가 고개를 끄덕였다.

“20만원, 한 사람당.”

연재준이 막 동의하려 하자 유월영이 먼저 말했다.

“20만원에 두 사람.”

브로커가 흥정하며 말했다.

“30만원, 두 사람.”

“25만원 두 사람, 아니면 우리끼리 갈 거야.”

브로커가 입술을 핥으며 손으로 OK 사인을 보내자 그제야 유월영은 몸을 돌려 돈을 세어 그에게 건넸다.

돈을 받은 브로커는 그들에게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둘은 뒤를 따라가며 연재준이 물었다.

“왜 그렇게 흥정한 거야?”

브로커가 한국말을 잘 알지 못해서 그들은 신경 쓰지 않고 서로 대화할 수 있었다.

유월영이 찡그리며 말했다.

“정말 몰라서 물어요? 밖에서 돈이 많은 티를 내면 눈에 띈다고요.”

연재준이 미소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유 비서, 당신 없으면 어쩔뻔했겠어?”

국경선은 철조망 하나로 구분되어 있었고 부근에는 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브로커는 그들을 데리고 풀숲에 숨었다가 국경 경찰이 교대하는 순간을 기다렸다. 이때를 틈타, 그는 바로 뛰어 들어가 이미 손상된 철조망 부분을 벌리고 그들을 부르며 말했다.

“빨리 뛰어! 빨리!”

유월영은 그의 말대로 생각할 겨를 없이 몸을 움직였지만 머리로는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게 다야? 무작정 뚫고 가는 거야?”

그녀는 순간 아까 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거라면 그 브로커가 필요도 없고 그냥 연재준과 둘이서도 갈 수 있었다. 비밀 통로도 없고 왜 돈을 줬을까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연재준은 그녀를 잡아끌며 웃음을 참고 말했다.

“인터넷에 나오는 농담 안 봤어? 브로커가 돈 받고 알려준‘비밀 통로’라는 게, 사실 줄을 새치기하게 해 주는 거래. 그리고 고객이 새치기해서 들어가면 그가 남아서 뒤에 사람들과 대신 싸워주는 거야. 지극히 간단한 방법이지.”

“.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