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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그래서 내가 쪽지를 남겨두었잖아요?”

유월영은 연재준의 품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놈들은 따돌렸고 나도 괜찮아요...수액은 다 맞았어요?”

“응.”

연재준은 대답하면서도 시선은 유월영에게 고정되어 한순간도 떼지 않았다.

마치 한눈을 팔면 그녀가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유월영은 모자를 눌러쓰며 말했다.

“국경으로 가는 방법도 알아냈어요. 여기서 ‘시골 버스’라는 게 있는데 신분 확인 없이 바로 탑승해서 돈만 내면 된대요. 그걸 타고 국경선까지 가면 여기를 뜰 수 있어요.”

“어디서 타면 돼?”

“이런 번화가에서는 아닐 테고...가시죠.”

유월영은 이미 길을 다 물어놓았다.

이런 버스를 타고 국경선까지 가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불법 입국자들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암묵적으로 이해한 채 차에 올라 요금을 지불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서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차 안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공통점이라면 모두 옷이 더럽고 얼굴에도 먼지가 잔뜩 묻은 채 짐 가방을 멘 가난한 막노동자들은 듯했다.

별안간 한 남자가 자신은 깡패 두목이라며 하루에 몇 명까지 죽여봤는지 떠벌리고 있었다.

유월영과 연재준은 눈길을 주지 않은 채 그저 흘려듣고 넘겼다.

여기서 국경선까지는 몇 시간이 걸렸고 차는 도중에 거의 멈추지 않았다. 결국 앞에 남자는 참지 못하고 그냥 생수병을 사용했다.

유월영은 불편한 듯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조금 구역질이 났다.

그러자 문득, 따뜻한 손이 그녀의 두 귀를 살며시 막아주었다.

유월영은 순간 당황하여 연재준을 쳐다보았다.

연재준은 몸을 살짝 돌려 그녀의 시야를 가리며 창밖을 계속 바라보라는 신호를 보냈고 유월영은 입을 다물고 밖을 내다보았다.

잠시 후, 연재준은 그녀의 귀에서 손을 떼고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정말 초라하네요, 우리 재벌 집 아가씨가.”

유월영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나도 재벌 집 아가씨로 산 건 얼마 안 됐어요. 연 대표님이야말로 정말 초라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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