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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심소흠이 눈썹을 치켜든다.

루장월은 줄곧 분수를 잘 따지는 여자였다.

설사 함께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더라도 절대 그 어떤 썸의 기류도 연상하지 않도록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그의 손을 덥석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 대며 죽을 힘을 다해 유일한 부목을 붙잡은듯 했다.

심소흠이 그녀를 자세히 쳐다봤을때 그녀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마음 약해진 그는 조용히 탄식을 하고는 머리를 숙여 나긋하게 물었다.

“아가씨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루장월은 바닷 바람에 저릿하게 아파오는 뒤통수 통증을 참아내며 밑도 끝도 없이 물었다.

“교수님 파트너 데리고 오셨어요?”

“아니요.”

“그럼 형은 파트너 데리고 오셨어요?”

“데리고 왔죠.”

“여자 친구요?”

심소흠이 적절한 대답을 골라한다.

“이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무조건 아니다.

여자 친구같은 신분이었다면 그의 대답은 이게 아닐거다——설마 자신의 형수를 모를까?

똑똑히 말할 순 없지만 사실은 형이 교환하러 데리고 온 여자라고 에둘러 표현한걸거다.

하긴 유람선에 타기까지 했는데 게임 수칙을 모를리가.

모든 사람이 그녀처럼 속아서 배에 탄 건 아닐테니 말이다.

루장월이 바짝 마른 입술을 깨물고는 유심히 심소흠을 바라본다. 이목구비 어디 하나 흠 잡을데가 없는 그는 까맣게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진 잘 생긴 사람이다. 루장월이 갑자기 입을 연다.

”비운과 심씨는 동일한 목표를 두고 경쟁중이에요. 필경 이 한달동안 제가 회사 업무에 크게 참여하진 않았지만 그 프로젝트가 두 회사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건 압니다.“

심소흠이 말을 끊는다.

”아가씨, 제가 화사 일에 참여하지 않는 거 아시잖아요.“

”알죠. 전 그저 교수님이 절 친구로 여기시고 형님께 대신 한마디만 전해주셨으면 합니다——만약 절 바꿔오셔서 그 어떤 터치도 없이 절 안전하게 데리고 나갈수만 있다면 제가 형님 도와드린다고요.“

도와준다?

절벽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 타기를 하는 듯한 루장월은 본 그는 자기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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