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훈은 약속한 찻집으로 향하며 가는 길에 꽃다발을 주문했다.그가 찻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꽃도 같이 도착했다.그는 꽃다발을 들고 가계 안으로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다 창가 쪽 자리에 있는 유월영을 발견하고는 곧장 걸어가 웃으며 사죄했다.“고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 제 사과를 꼭 받아주세요.”유월영을 꽃다발을 받아 들고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예쁘네요. 하지만 꽃다발로 그냥 넘어가려는 건 아니겠죠? 윤 대표님?”윤영훈이 진지하게 대답했다.“고 대표님, 제가 어떻게 사과하면 될까요?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반드시 해드리겠습니다.”유월영은 꽃다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렇다면...윤 대표님, 신주시에서 저를 위해 사무실 하나를 찾아주시는 걸로 하죠.”“사무실이요?”그는 이해 안 된다는 듯 되물었다.“레온 그룹이 아직 신주시에 지사가 없거든요. 보아하니 우리가 앞으로도 여러 가지로 협력할 게 많은데 사무실 하나쯤 있으면 편할 것 같아서요.”윤영훈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이내 궁금한 듯 다시 물었다.“제가 싫다는 건 아니고요. 다만 고 대표님께서 원래 신주시 출신이시고 여기서 오랫동안 일하셨잖아요. 사무실 찾는 것쯤은 쉽게 하실 수 있을 텐데 왜 저한테 부탁하세요? 저는 송초 출신이고 신주시는 아무래도 고 대표님만큼은 잘 모르는데...”“신주시 같은 고도로 번화한 도시는 거의 두 달마다 한 번씩 추세가 변하죠. 저도 여기서 떠난 지 3년이 지났는데 방금 보니 많은 것들이 변했더군요. 이제는 제가 아는 신주시가 아니에요. 그래서 윤 대표님께 부탁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유월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아까 윤 대표님께서도 저에게 집을 선물하시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윤영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고 대표님, 방금 전에 연 대표님한테서 집 한 채를 받으시지 않으셨나요? 그런데 또 저한테 사무실을 달라고 하신다고요? 양쪽에서 다 얻어가시려는 건가요?”유월영이 찻주전자를 들고 그에게 차를 따라주며
“어젯밤에요.”신연우는 유월영이 권하기도 전에 자리에 앉으며 그녀에게도 앉으라고 손짓했다.“학교에서 방학하자마자 바로 항공권 사서 날아왔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고 대표님의 풍채를 빨리 보고 싶었거든.”유월영은 그의 농담에 기가 찬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한세인에게 다시 웨이터를 불러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전에 연극을 더 실감 나게 하려고 파리까지 직접 오셔서 도와주셨잖아요.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먼저 떠나버리셨더라고요.”신연우가 말했다.“어쩔 수 없었어요, 공무가 있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거든요.”“신 교수님이 나타나야만 연재준과 그 일행들이 내가 신부라고 굳게 믿게 할 수 있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그 사람들이 결혼식을 망치려고 무대에 뛰어오는 바람에 해성 그룹과 아르사의 협력을 망칠 수 있었어요.”유월영은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일 후에 형님께서 신 교수님을 찾아와서 추궁하지 않던가요?”신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나한테 따지긴 했어요. 모든 책임을 월영 씨한테 돌렸죠. 초대장을 받아서 월영 씨가 결혼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용당한 거였다고 둘러댔죠.”유월영이 미안한 듯 말했다. “신 교수님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요.”유월영은 그의 형을 속이고 도와준 것에 대해 사과했다.“나도 내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니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돼요.” 신연우는 그녀 앞의 작은 접시 위에 반쪽 남은 다과를 보고는 가볍게 화제를 돌렸다. “맛있어요?”유월영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꽤 맛있는데 너무 달아요. 제가 단 걸 싫어해서 다 먹지 못하겠어요.”“내가 도와준 것에 대해 보답하려면 밥 한 끼 사죠?”유월영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뭐든지요. 드시고 싶은 거 아무거나 골라보세요. 이제 저도 예전처럼 신 교수님한테 밥을 얻어먹기만 하던 유 조교가 아니니까요.”신연우는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렇다면 비싼 걸 먹어야지.”유월영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웨이터가 따뜻한 차
재벌들은 항상 자선 행사와 같은 연회에 참여하는 걸 선호하고 있었다.그중에는 명예를 노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진심으로 불우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위해 참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든 간에 유월영이 초대장을 보내자 모두 기꺼이 참석하려고 했다.겨울은 만물이 시들어가는 계절이라 사실 말타기에는 좋은 시기는 아니지만 이런 날씨에서 말을 몰아 질주하며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짜릿한 그 느낌도 나름의 쾌감이 있었다.윤영훈은 방금 한 바퀴를 돌고 나서, 빨간색 상의에 하얀 승마 바지를 입고 말을 탄 채 느긋하게 산책하는 유월영을 발견하고 웃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고 대표님! 한 판 겨뤄보시죠!”유월여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고삐를 꽉 잡고 말했다.“그러죠. 갑시다!”그녀는 말머리를 돌리며, 두 다리로 말의 배를 꽉 조였다.“이랴!”준마는 거침없이 질주하며 주인의 명령에 따라 맹렬하게 달려 나갔다.승마장 주변에는 임시로 관중석이 마련되었고, 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해 천막이 둘러쳐져 있었다. 그리고 미슐랭 셰프가 준비한 뷔페도 있어 손님들이 휴식과 시식을 즐길 수 있었다.이런 준비에 많은 재벌들은 연회장에 모여 음악을 듣고 춤을 추는 것보다 훨씬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연재준은 관중석에 서서 멀리서 검은 말과 흰말이 질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연 대표님, 기억나세요? 월영 씨가 예전에 뭐든지 잘했지만 말타기는 못 했죠.”옆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연재준이 고개를 돌리자 신연우가 역시 유월영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때 내가 여기로 데리고 와서 말타기를 가르쳤지만 그녀는 말머리를 앞으로 몇 걸음 움직이는 것조차 하지 못했어요.”연재준은 물론 기억하고 있었다.그날 그도 신현우와 함께 승마장에 왔었다. 유월영은 말을 탈 줄 몰랐고 연재준이 억지로 말을 타게 가르치자, 그녀는 화가 나서 자신이 다칠지 말지 신경 쓰지
유월영이 말 위에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방금 윤 대표님과 내기했어요. 오늘 행사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기부금을 모을 수 있을지를요. 여러분도 함께 즐기고 싶으신가요?”신연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기까지 왔는데 안 하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고 대표님, 어떻게 하는 건지 말씀해 주시면 저희도 주최 인의 뜻에 따를 겁니다.”유월영이 말했다.“말을 탈 줄 아는 손님들은 저와 윤 대표님 중에 선택하셔서 두 팀으로 나뉘고, 누가 먼저 저 숲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그 팀이 이기는 걸로 해요.”“말을 탈 줄 모르는 손님들은 어느 팀이 이길지에 걸면 됩니다. 여러분들이 베팅한 돈은 모두 기부금으로 전환되지만 이긴 사람은 저기 선반에서 원하는 고가의 선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윤영훈은 일찍이 노름판에서 놀아본 베테랑으로서 이 아이디어가 참신하다고 생각했다.“이거 재밌겠네요!”손님들도 흥미를 느끼며 말했다.“그렇네요, 놀이도 하고 선행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죠.”한세인은 사람을 시켜 고가의 선반을 가져오도록 했다.사람 키만 한 여러 칸의 선반에는 칸마다 물건이 놓여 있었다.명품 가방도 있고 희귀한 와인, 유명한 서예 작품, 수공예 도자기, 절판된 책들도 있었다.이 물건들은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살 수 있는 것들이지만 선물로 준비되어 있어 주최 측의 성의가 엿보였다.갑자기 누군가가 선반 가장 윗부분에 놓인 작은 상자에 주목했다.“저 반지...저 반지는 에로스 아닌가요?!”그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놀라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세상에! 진짜 에로스야!”“저 반지는 희귀한 보물로 알고 있어요. 그 당시 크리스티즈 경매에서 600억이 넘는 가격에 팔렸었는데!”“이것도 선물인가요...고 대표님. 혹시 잘못 놓으신 거 아닌가요?”유월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요, 그것도 선물입니다.”원래 사람들은 이 게임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이 예기치 않은 선물은 모두를 더욱 열광하게 했다!만약 에로
유월영은 고삐를 잡아 말이 먹이통에서 떠나게 한 후 한세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나의 수단이 아무리 정당하지 않더라도 이런 비열한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한세인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다.그녀는 비서로서 상사가 지시한 일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했고, 경호원으로서 적을 물리치고 주인을 보호할 때는 단호하고 신속해야 했다.그래서 항상 지름길이 있으면 그 길로 일 처리를 했다. 그래서 연재준의 말에 손을 좀 쓰는 것만으로도 그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면 해도 무방하다고 여겼다.유월영은 말에서 내려 그녀 앞에 다가가 말했다.“한 비서님은 연재준을 해결하면 저의 모든 복수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나요?”‘그게 아닌가?’한세인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유월영이 웃으며 말했다.“만약 그게 그렇게 간단했다면 내가 왜 용병 몇 명을 고용해서 그 독수리, 뱀, 표범, 사자를 사냥하지 않고 이렇게 공을 들여가며 판을 짰겠어요?”“연씨, 신씨, 윤씨 그리고 오씨 그 네 가문은 당시 해양 그룹과 고씨 가문을 모함하고 하나도 남김없이 나눠 먹었어요. 연재준은 연씨 가문의 사람이지만 그 가문의 유일한 사람은 아니죠. 그가 죽어도 연씨 가문은 여전히 이어가고 해운 그룹도 여전히 존재하겠죠. 수십 년이 된 뿌리와 가족들이 있어 연재준 하나가 쓰러지더라도 그들은 곧 다른 연재준을 세워 연씨 가문을 통제할 거예요. 마치 시우 씨가 한 달 동안 혼수상태였을 때, 내가 그의 자리를 대신해서도 레온 가문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처럼요.”한세인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되었다.“아가씨의 뜻은...”유월영은 승마장 쪽을 바라보았다. 연재준은 말을 탈 준비를 마치고 평소에는 검은 옷을 좋아하는 그가 오늘은 웬일인지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유월영이 입을 열었다.“내가 원하는 것은 네 가문이 고씨 가문처럼 완전히 사라지는 거예요. 그들도 나와 같은 고통을 느껴야 고씨 가문에 보내는
유월영은 긴 부츠에서 호신용 단도를 꺼내며 그들이 누구의 지시로 온 사람들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추측하기 시작했다.‘내 목숨을 노리는 건가?’유월영은 이내 부정했다. 아직 네 가문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녀의 목숨을 노리기엔 너무 일렀다.아마도 그녀에게 약간의 상처를 입혀 경고를 주거나 그녀를 납치해 진짜 목적을 캐물으려는 것일 것이라 유월영은 생각했다.한세인이 말의 고삐를 잡아당기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아가씨, 조심하세요.”유월영은 고개를 끄덕였고 바로 다음 순간 그 네 명이 일제히 달려들었다!한세인은 실력이 뛰어나 네 명과 싸워도 밀리지 않았다.그녀는 다가오는 한 사람을 발로 차서 날려버렸고 모든 공격은 갈비뼈를 부러뜨릴 만큼 강했다. 복면을 쓴 남자들은 쓰러진 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한세인은 말채찍을 휘둘러 그중 한 명의 목을 감아 잡아당겼다!남자는 목이 졸려 얼굴이 파래지자 한세인이 물었다.“누가 보낸 거야! 말해!”그 남자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고 쓰러진 다른 사람들이 휘파람을 불자 숲 속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아마 그들의 한패일 거로 생각하고 한세인이 재빨리 말했다.“아가씨! 먼저 가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유월영은 자신이 남으면 한시인에게 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저하지 않았다. “조심하세요.”“걱정하지 마세요!”유월영은 말을 몰아 달리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뒤에서 다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유월영이 뒤돌아보자 서너 마리의 말이 따라오고 있었으며 말 위의 사람들은 모두 복면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들은 분명 다른 참가자가 아니라 추격해 온 암살자들이었다.그녀는 곧바로 방향을 바꿔 나무가 무성한 쪽으로 말을 몰고 가서 말에서 내려 말채찍으로 말의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말은 아파서 곧바로 질주하기 시작했다.유월영은 풀숲에 숨어 그 몇 명의 추격자들이 말을 따라가는 것을 지켜본 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숲을 빠져나가려 했다.그러다
남자의 몸에서 나는 익숙한 향기가 오랜만에 유월영의 코를 다시 스쳤다. 그와 살을 맞대고 지냈던 나날들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그녀의 낯빛이 차갑게 돌변했다.유월영이 살기 어린 눈으로 연재준을 바라봤다. “연 대표님. 여기서 저랑 한판 붙으려는 건 아니겠죠?”연재준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당신 격투기 기술도 꽤 괜찮던데. 듣자 하니 지금 하는 모든 걸 현시우가 가르쳐줬다면서? 그가 당신을 가르칠 때도 이렇게 당신을 몸 아래에 눌렀나?”두 사람은 거의 밀착하고 있었으며 연재준이 말할 때마다 그의 숨결은 유월영의 목덜미에 닿았다. 유월영은 참아내며 숨을 죽였다.헤어진 지 3년이 지났어도 유월영은 연재준의 기분을 가장 잘 알아채는 사람이었다. 연재준은 지금 기분 나빠서 빈정거리고 있었다. ‘뭐가 맘에 안 들어 저러는 거지?’다만 유월영은 무엇 때문에 연재준이 심기가 불편해서 이러는지 알지 못했으며 또한 알고 싶지도 않았다.유월영은 그에게 통제되는 느낌이 정말 너무 싫었다. 3년 전 양부모가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던 자신을 떠올리며 유월영은 몸을 떨었다.그녀의 선명한 눈동자는 마치 먹구름이 끼듯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연재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한 글자 한 글자 경고했다.“이거 놔!”연재준은 놓아주기는커녕 더 세게 잡았다.“자기야.”세 글자만으로 유월영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연재준을 쏘아보았다. 연재준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말했다.“난 항상 당신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건 당신이 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조건하에서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둔 거지.”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거워졌다.“누가 당신보고 현시우와 함께 있으라고 했어!”유월영은 그제야 그가 무엇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지 알았다.그래서 비웃음 섞인 미소로 비꼬며 말했다.“어쩐지, 연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나한테 손대나 했더니 그것 때문에 발작한 거군요.”그의 소유욕이라는 병이 발작한 것이다!유월
유월영과 한세인이 숲을 빠져나왔을 때 경마 대회는 이미 승부가 갈린 상태였다.윤영훈은 결승점에서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고 대표님! 왜 이제 오셨어요? 혹시 우리한테 일부러 양보한 거 아니에요? 아까 보니까 고 대표님 승마 기술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잖아요.”“말이 발을 헛디뎠어요. 사고는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죠.”유월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 대표님께서 이렇게 기분이 좋으신 걸 보니 윤 대표님 팀의 팀원들이 첫 번째로 숲을 빠져나왔나 보네요.”“맞아요!”윤영훈은 기분이 좋아서 떠들었다.“고 대표님께 또 하나의 ‘나쁜’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현재 모금된 금액이 200억 정도 됐어요. 금액이 더 올라간다고 해도 어쨌든 제가 예상했던 숫자에 더 가까우니까 고 대표님은 이번에도 진 거죠!”유월영이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오늘은 참패했네요. 그러면 윤 대표님께서 오늘 저녁 사는 거로 하죠. 상처받은 제 마음도 달래줄 겸요.”윤영훈은 시원하게 대답했다.경기가 끝나고, 경품을 나눠주는 시간이 되자 숲에서 첫 번째로 나온 사람이 앞장서서 선물을 선택했다. 우승자는 유월영이 모르는 남자였다.그는 곧장 골동품 선반으로 다가가 모두의 예상대로 에로스 반지를 들어 환호했고,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축하해 줬다.유월영은 그 광경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며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 듯했다.하루 동안의 자선 모금 활동이 끝나고 최종적으로 모금된 금액은 정확히 300억 원이었다. 이 숫자는 윤영훈이 유월영과의 내기에서 예상했던 금액과 딱 맞아떨어졌고 최근 몇 년 동안 신주시에서 열린 단일 자선 모금 행사 중 최고 금액이었다.이 돈은 모두 “비상” 재단 계좌로 이체되었고 계좌 비밀번호도 윤영훈한테 넘겨졌다.경기가 끝나고 유월영은 윤영훈을 포함한 몇몇 자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식사 자리는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고 몇 병의 술이 해치운 후 모임이 끝났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넘었다.한세인은 약간 취한 유월영을 부축해